그린툰 최신 접속주소바로가기
100% 동네 섹파 구하기 바로가기 [AD]토토커뮤니티 NO.1 먹튀검증 토토사이트 추천 바로가기

348화 헤게모니 (1)

5월 말부터 시작된 붉은 물결.

대한민국의 축구 역사를 다시 써 내린 2002년 월드컵의 여파는 꽤나 컸다.

일단 가장 먼저 대한민국 사람들 모두에게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심어 준 것과 동시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이 나라의 저력을 전 세계에 드러낸 계기가 되었다.

동아시아 한쪽에 자리한 반도 국가.

16강에 진출하는 것만 해도 어렵게 생각하던 국가가 무려 4강이라는 자리에까지 올라간 것에 전세계 사람들이 놀람을 금치 못한 것이다.

[이겼다! 48년 만에 해냈다! 황선홍 골! 월드컵 사상 첫 승 감격! - 한X일보. 2002. 06. 05]

[117분간 이어진 혈투 끝에 승리! ‘대역전 드라마’ 이뤄내 - 조X일보. 2002. 06. 18]

[투혼! 졌지만 잘 싸웠다! 독일과의 승부에서 1대0 패배! - 조X일보. 2002. 06. 25]

그러자 자연스레 대한민국의 경제 또한 활황을 띄기 시작, 각종 월드컵 소재 마케팅이 줄을 잇기 시작했다.

월드컵. 대표팀. 붉은 악마.

월드컵 관련 마케팅을 실시한 기업들의 주가가 하늘을 뚫을 듯 치솟고, 그 모습을 본 다른 기업들이 너도나도 월드컵 마케팅에 손을 보태면서 월드컵 마케팅이라는 블루오션에 기업들이 뛰어든 것이다.

[삼성, 현대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 월드컵 마케팅에 적극 참여! 태극전사들의 몸값 상승 중! - 한X일보. 2002. 07. 25]

하지만.

그중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마케팅을 선보인 사람이 있었다.

그게 누구냐고?

……누구긴 바로 나지.

이미 월드컵 대표팀의 경기력, 그리고 그 결과를 알고 있는 만큼 나는 남들과는 다른 시작점에서 이번 사건을 이용할 수 있었다.

‘알면서도 이용하지 못하면 바보지.’

일단 가장 먼저 나는 월드컵 대표팀 전체와의 마케팅 계약을 맺었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한 월드컵 축구단 전원, 그리고 코치진 전원과 계약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케팅 계약의 내용은 월드컵 본선에서 뛰어난 성적.

그러니까 16강, 8강, 4강, 결승전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다면 오라클의 명의로 선수들에게 각 경기당 3억 원, 6억 원, 12억 원, 24억 원, 우승의 경우 48억 원이라는 특별 급여를 지불하는 대신, 경기 이후 한 달 동안 오라클의 마케팅에 적극 참여한다는 것이었다.

‘네에? 아니 정말, 정말입니까?’

‘물론입니다. 그리고 필요할 경우 선수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을 저희 오라클에서 후원하겠습니다. 선수들이 입는 옷, 선수들이 타는 차, 모두 다 저희가 책임지도록 하죠.’

‘아니… 하지만 만약 저희가 16강전에서 탈락하면….’

‘그렇다고 하더라도 약속은 지킵니다. 모든 리스크는 저희 오라클이 질 테니까요.’

거기다 ‘오! 필승 코리아!’라는 응원가로 어마어마한 인기를 얻게 되는 윤동현, 그리고 얼마 뒤 노래 하나로 전세계적인 가수가 되는 싸이비(PSYbe) 등의 가수들을 섭외, 서울 비롯한 광역시 전체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방송시설을 완비했다.

‘오! 필승 코리아! 오오래오래 오! 오! 오!’

‘챔피언! 소리 지르는 네가! 챔피언! 음악에 미치는 네가! 챔피언!”

월드컵이라는 무대를 오라클의 광고판으로 사용한 것이다.

‘방송 장비를 설치한 광역 단체에서 설비 증설을 요청해 왔습니다!’

‘광역시를 제외한 지역에서도 방송장비 설치에 대해 문의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과거 대통령과의 약속을 빌미로 4강전.

대한민국 사람들은 물론 전세계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타이밍에 어머니를 모시고 오라클 제품들로 도배한 채 대통령과 같은 곳에 입장하면서 나의 마케팅은 정점에 다다랐다.

‘각하.’

‘아… 김 회장 오랜만입니다. 그런데 무슨….’

오라클이 후원금을 주고 설치한 거대한 경기장 화면에 나와 대통령, 어머니의 모습이 노출되면서 나와 오라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폭발한 것이다.

‘약속을 지킬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약속이라고요? 약속이라면….’

‘4강전 같이 보시기로 하시지 않았습니까.’

물론 그 와중에 대통령의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던 어머니가 다소 놀라시는 문제가 있긴 했지만 그만큼 그 효과는 대단했다.

‘주, 준영아 이건….’

‘엄마. 꼭 필요한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은 이 순간을 즐기세요.’

그게 어느 정도였냐면….

[코요테123 : ㅋㅋㅋㅋㅋ 아니 김준영이 왜 저기 있어 ㅋㅋㅋㅋㅋ]

[Y2K : ㅋㅋㅋㅋㅋ 그러게 이번엔 대통령 옆이냐 이거 클라스가 다르다니까]

[딸기공듀 : 허억허억허억 회, 회장님이다! 회장님! 너무 좋아]

[그렌라간 : ……얘 맛이 갔는데?]

[nayo241 : 냅둬 쟤 원래 저런 애니까. 이야. 그나저나 옆에서 손 흔들고 있는 사람은 누구야? 누난가? 아님 연예인? 겁나 이쁜데?]

[JAE-DRAGON : 아… 아름다워…]

……한동안 인터넷 상에서 나와 어머니의 사진이 엄청나게 돌아다닐 정도?

아무튼 그 결과, 오라클은 한동안 엄청난 특수를 노릴 수 있었다.

‘……결과는 어때요?’

단순한 제품의 판매는 물론 대한민국과 전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인지도 재고까지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것이다.

‘대박입니다. 현재 동년 대비 10% 이상 제품 판매량이 늘었습니다. 게다가 주가 또한….’

‘주가 또한?’

‘모두 다 상승셉니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만… 5조. 무려 5조에 달하는 자금들이 오라클로 밀려들었습니다.’

본디 정보란 돈이 되는 것이었으니까.

‘그래요?’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해외에서 자금들이 몰려든게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뭐 그 와중에 어떻게 알았는지 정영주 회장에게 연락이 와 약혼녀인 정희주와 3, 4위전을 관전해야 하긴 했지만 그리 나쁘지 않았다.

두둑한 돈이란 그 무엇보다 더 뛰어난 윤활유가 되어 주는 법이었으니까.

‘오랜만입니다. 희주 씨.’

‘네, 네에….’

아무튼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희노애락 속에 끝난 월드컵. 그것의 열기가 어느 정도 잦아든 그때.

대한민국이 또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100일 앞으로 다가온 16대 대선! 과연 그 승자는? - 조X일보. 2002. 09. 25]

이번에는 조금 다른 층위로.

바로… 제16대 대통령 선거. 대한민국의 다음 5년을 사이에 둔 대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

“누가 될까?”

“지금 저한테 묻는 거예요?”

“그럼 여기 너 말고 누가 있어?”

TV대선 토론회를 보던 중 이어진의 말에 고개를 든다. 그러자 꼿꼿한 자세로 TV를 보고 있던 레이첼과 눈이 마주친다.

“레이첼도 있는데요?”

“그야… 레이첼은 외국인이잖아.”

순간, 차갑게 굳는 레이첼의 얼굴. 그녀가 찌릿- 이어진을 바라본다.

“……레이첼. 그렇다는데요?”

그러자 일순, 입을 합 다무는 이어진, 그가 슬쩍 고개를 돌린다.

하여간 평소에는 빠릿빠릿한 사람이 우리끼리 있을 때만 이렇다.

“으이그 그러게 말조심하라니까요.”

“아니 그게 아니라… 어휴….”

그렇게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이어진, 그를 바라보며 피식 웃어 보였다.

보아하니 지금은 물론 나중에도 꽉 잡혀 살 것 같다.

“그러는 아저씨는 누가 될 것 같으신데요?”

그 말에 슬쩍 레이첼의 눈치를 살핀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말을 잇는 그의 모습은 어느새 냉정함을 찾고 있었다.

“글쎄… 아마 무난하게 이회창 후보가 이기지 않을까? 경력도 당내 파워도 대중의 인지도도 넘을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이니까.”

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결과, 나는 그 말에 슬쩍 대답했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대응은?”

대답은 두 사람에게서 동시에 나왔다.

“확장.”

“확장입니다.”

마주보는 두 사람, 이럴 때는 커플 같다.

“왜 그렇게 생각들 하시죠?”

그러자 잠시 멈칫하던 이어진이 대답한다.

“일단 그 사람 아이덴티티 자체가 그쪽이야. 미국 리버럴이랑 비슷한 성향을 가진 그 사람의 특성상 ‘완전 경쟁’ 아래에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까.”

그의 말은 ‘정석’적이었다.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강화할 거라는 말이네요?”

“그렇지. 아무래도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키워드를 대놓고 이야기하는 사람이니까.”

“그렇다면 신세현 후보는요?”

“그쪽은….”

잠시 말이 없는 이어진, 그가 조금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힘들지. 일단 성향 자체가 기업에 적대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 물론 밑바닥부터 긁고 올라온 인물인 만큼 마냥 꿈을 꾸는 사람은 아니겠지만 규제는 더 강해지겠지.”

신세현 후보.

상고출신 변호사이자 민권운동가 출신 의원, 수회의 낙선을 반복한 끝에 가까스로 국회에 입선. 엘리트 법조인 출신인 이회창 후보와는 시작부터 다른 곳에서 시작한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우리 손은 좀 더 조여지겠네요?”

“아무래도 그렇지. 만약, 만의 하나 신세현 후보가 당선된다면 꽤나 시끄러울 거야. 아마 재벌들에 대한 개혁을 시도할 테니까.”

이어진, 그가 안 봐도 비디오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럼 우리 오라클은 신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죠.”

“뭐?”

약간은 벙찐 이어진의 표정, 그것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왜요?”

“아니 너 혹시 잘못 들은 거야? 그 사람은 안 된다니까 그러네?”

“아뇨. 그렇지 않을걸요?”

그러자 그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왜 그런 말을 하는 지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유가 있어?”

“물론이죠.”

말을 멈춘 나는 천천히 TV속 얼굴, 제법 완고해 보이는 얼굴의 신세현을 바라보았다.

“남들 다 하는 선택은 때론 악수(惡手)가 되는 법이니까요.”

“악수?”

“네. 방금 전 아저씨 입으로 말했잖아요. 이회창 후보는 친기업적인 성향을 띨 거라고. 그러니… 우리가 딱히 친해지지 않으려 해도 그쪽에서 우리와 친해지려 하겠죠.”

이른바 필요와 선택의 차이였다.

그러자 이어진은 물론 옆에서 듣고 있던 레이첼 또한 ‘아’ 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 그러니까 이회창은 친기업적이지만 반대쪽은 다르다 그거지?”

“네. 뭐 누군가와 약속한 것도 있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말짱 도루묵일 텐데? 설마… 너 직접 개입할 생각이야?”

“아뇨. 절대로요. 후원은 할지언정 직접개입은 절대로 없습니다.”

“에이 그렇다면 불가능할 텐데? 인지도면 인지도 경력이면 경력, 모든 게 게임이 안 돼.”

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물론 그렇죠.”

나는 그의 말에 수긍하며 또 다른 정보를 내보였다.

“하지만 만약 다른 사람이 레이스에 뛰어든다면 그땐 어떻게 될까요?”

일순, 딱딱하게 굳는 이어진.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다른 사람?”

“네. 갑작스럽게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된 사람. 그가 갑자기 나타나 당내 경선을 뒤엎고 후보를 압박한다면, 그리고 당내 의원들이 해당 후보를 찬밥 취급한다면….”

잠시 말에 휴지를 준 나는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표심이 결집한다면.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그렇게 되면….”

대답은 다른 곳에서 나왔다.

“기적이 일어나겠죠. 사람들은 언더독(Underdog). 드라마를 좋아하는 법이니까요.”

나는 레이첼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사람이 있어?”

“있더라고요. 생각보다 더 가까운 곳에.”

나는 이어진의 말을 들으며 현대가의 육남. 정몽철의 얼굴을 떠올렸다.

앞으로 며칠 뒤, 현대가의 육남 정몽철은 대한민국 정치계에 파란을 일으키며 대선주자로 합류한다.

2002년 월드컵의 성공적 유치, 그것으로 말미암은 인지도를 무기로 대선이라는 레이스에 끼어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뒤 화려하게 퇴장한다. 물론 그의 의도는 아니지만 역사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한발 먼저 가 기다립니다. 선물을 가지고서.”

“선물?”

“네.”

나는 시계를 살핀 뒤 입을 열었다.

“현재 날짜 9월 25일 13시. 앞으로 3개월 뒤면 한 가지 프로젝트가 완성되죠.”

“3개월 뒤라면….”

이어진, 그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설마?”

“네.”

앞으로 3개월 뒤, 그러니까 12월 19일. 그 날을 즈음해서 요령 유전과 황금평의 파이프라인 착공 공사가 1단계 끝이 난다.

드디어 이 나라가 기름바다. 기름의 늪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2003년. 새해에는 반값 주유소로 시작할 것 같네요.”

이 나라의 헤게모니 또한 내 손에 들어오게 되겠지.

이어진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카운트가 시작되었다.

오류신고

아래 오류에 해당하는 버튼을 클릭해 주시면 빠른 시일내 수정작업이 이루어 집니다.

1993 회귀 재벌 - 1993 회귀 재벌-348화
[349 / 총381]

1993 회귀 재벌 - 1993 회귀 재벌-348화

연재 총 38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