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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277화 새로운 조류 (1)

“분명 그들은 움직일 거예요.”

어두운 밤하늘,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러자 내 앞에 앉아 있던 남자, 이어진이 슬쩍 나를 바라보았다.

“움직인다라. 그리 좋은 뉘앙스는 아니네.”

아마 내가 누굴 말하고 있는지 말하지 않아도 아는 모양, 그가 보고 있던 자료에 적힌 이름 ‘삼성’이란 이름이 유독 크게 보였다.

“네. 아마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짓을 다 하겠죠.”

“그럴까?”

“분명 그럴 거예요. 자신을 위협하는 대상을 때리고, 헐뜯고, 찌르고, 터뜨리는 것, 그것이 그들의 방법이니까요.”

나는 천천히 말을 맺었다. 그러자 잠시 묵묵한 표정을 짓던 이어진, 그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그쪽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소름끼치더라. 아니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가도 가끔씩 보면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까지 하지 싶은 일들을 한다니까.”

“그거야 뭐 그렇게 훈육 받아 왔으니까요.”

“훈육이라고?”

“네. 태어나면서부터 봐 온 환경이 그러니까요. 마치 각인 효과처럼 부모와 주변을 보고 배우는 거죠.”

말을 마친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슬쩍 삼성의 왕좌, 그곳을 차지하고 있는 남자의 사진을 손에 들었다.

사진 속의 남자는 음험한 눈동자를 빛내고 있었다.

그는 과거 이 나라의 지배자와 다름없었던 자. 2000년도 이후의 세계를 만들어 낸 자였다.

“그러니까 우리도 빠르게 움직여야 할 거예요.”

“…움직인다고?”

“네.”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가만히 있다간 그들이 우리의 등에 발톱을 박을 기회를 잡을 테니까.”

순간, 차가운 공기, 서늘한 공기가 살갗을 건드렸다.

일순 나와 이어진의 시선이 마주치고 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또한 이제껏 그들을, 우리나라 경제계의 상황을 경험한 만큼 그들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 그들은 그런 이들이지.”

“그렇죠.”

“……그런데 방법은 있어?”

약간은 의아한 듯 보이는 이어진의 시선, 그것을 마주하며 나는 말했다.

“당연하죠. 제가 언제 계획 없이 움직이는 것 본 적 있으세요?”

“뭐 가끔씩 무대포로 나가는 것 같아서 말이지.”

“하하, 가끔은 그래 보일지 모르지만 이번에는 절대 아니에요.”

그렇게 가볍게 말을 마친 나는 천천히 손을 들어 사진을 들었다.

그들의 위험성을 알고 있는 만큼 이전부터 그에 대한 대비를 마련해 둔 상태였다.

“일단은 그들, 그러니까 삼성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갈 거예요.”

“손이 닿지 않는 곳이라… 좋아. 그런 다음?”

“그런 다음….”

잠시 말을 멈춘 나는 천천히 이어진 그와 시선을 맞췄다.

“…공격하는 거죠. 그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무기로.”

그리고는 사진을 내리며 주먹을 꽈악 움켜쥐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들이 가장 자신하는 것이 자신의 목을 조르는 꼴을 보게 될 거에요.”

그러자 잠시 뭔가를 생각하던 이어진, 그가 곧 뭔가를 깨달은 표정을 지었다.

“……준영아 너 혹시?”

아무래도 내가 생각한 일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떠오른 것 같았다.

하긴, 그 또한 그동안 나와 함께 움직였던 사람, 그라면 내가 말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만 했다.

“네. 저희의 무기는 이곳, 캘리포니아에 있습니다.”

“……퀄컴, 정말 그걸 사용할 거야?”

“물론이죠. 맞기 전에 때리는 것, 그리고 싸우기 전에 이기는 것. 그것이 최고의 방어책 아니겠어요?”

“하지만 아직 확실하지 않을 텐데….”

“아뇨. 확실할 거예요. 그리고 성공할 거고요.”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벌써 3년이나 기다렸으니까요.”

그러자 묵묵히 나를 바라보는 이어진, 그를 바라보며 나는 선언했다.

“그러니까. 앞으로 일주일 뒤, 저희는 삼성, 그들의 보급로를 차단합니다. 그런 다음….”

그런 뒤, 사진에 손바닥을 대었다.

“…그들의 목을 칩니다.”

*

오라클이 퀄컴을 인수한다!

그 소문이 돈 그 순간, 대한민국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오라클이 진짜 퀄컴을 인수한다고?”

“그렇다니까! 지금 그것 때문에 다들 난리야!”

퀄컴(Qualcomm).

제2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CDMA(코드 분할 다중 접속 Code Division Multiple Access)기술의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 그리고 그밖에 수많은 이동통신 기술의 특허를 가지고 있는 특허 전문 기업, 그 회사를 오라클이 인수했다는 말은 곧 이동통신 기기 전쟁에서 오라클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는 의미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말마따나 이동통신 기술의 원천기술 특허를 가지고 있다는 말은 곧 차(車)와 포(砲)를 두개씩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 원천기술이 없다는 말은 전쟁을 할 때 상대방에게서 사 오겠다는 말이나 진배없는 것이었으니까.

“말이 안 되고 말고는 상관없어. 문제는 그게 진짜냐 아니냐는 거니까.”

“……그런가?”

“그렇지.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큰 일이 벌어지는 거니까. 아니 말마따나 오라클이 퀄컴을 인수하며 우리나라 휴대폰 업체들 대부분이 그쪽에 목을 매야 한다고.”

때문에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 삼성이나 LG와 같은 대한민국의 주요 휴대폰 제조사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정보망을 총동원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움직여 그리고 파악해. 이 사실, 오라클이 퀄컴을 인수한다는 소문이 과연 진짜인지 아닌지. 확실히 알아오라고.”

그들이 들은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 진위여부를 가려내기 위해서였다.

“일단… 눈에 띄는 기사는 없습니다. 아직까지는 한성일보 측에서 아무런 기사도 나오지 않았고 또 미 증권가 찌라시도 조용한 것이 아무래도 오보가 아닐지….”

“확실하기 전까진 속단 하지 마. 만약 이 정보가 사실이라면 그땐 우리 목이 달아난다. 그러니까 확실하게 파악해. 확실히.”

물론 퀄컴이라는 기업이 동네 구멍가게도 아니고 이렇게 빠르게, 마치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오라클에 넘어가진 않겠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정말 퀄컴이 오라클에 넘어가는 것이라면, 아니 넘어가고 있다면 그 영향은 어마어마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미국으로 사람을 좀 더 보내겠습니다.”

“그래. 주재원들로 안 되면 더 보내고 그래도 모자라면 사람을 써. 자금이야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최대한 빨리 정보를 물어오란 말이야.”

말마따나 특허권이 한 회사에게 종속된다는 것은 곧 상대방이 만든 무기로 전쟁을 한다는 의미,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니게 된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말이었으니까.

“명심해. 그 정보가 사실이라면 우리 모두 죽는다. 회장님이 가만히 내버려두셔도 그렇게 될 거야. 그러니까… 서둘러.”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대한민국 경제계 내에 오라클의 퀄컴인수에 대한 소식이 돈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 그들은 알아낼 수 있었다.

“……팀장님. 확인했습니다.”

“어떻게 됐어? 단순한 소문인가? 아니면 블러핑? 그도 아니면 사실?”

“그게 아무래도….”

“젠장, 속이 터지는구만 빨리 말해!”

진실을.

그간 아무도 알지 못했던 그 놀라운 진실을 말이다.

“……아무래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아니, 정말, 정말 오라클이 퀄컴을 인수했다고?”

“네. 사실입니다. 벌써 3년 전부터 진행되어 온 일이라고 합니다.”

그러자 사실을 파악한 사람들 모두 충격에 휩싸여 버렸다.

3년 전, 그때라면 퀄컴이 아직 CDMA 기술 개발에 성공하기 이전, 그러니까 아직 퀄컴이 연 매출 8,000만 달러 정도, 순이익 마이너스 8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던 꼬꼬마 시기였기 때문이었다.

“……하, 미친 그게 3년 전부터 진행되어 온 일이라고?”

“그렇습니다. 3년 전, 그러니까 오라클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분잠식을 시작해 온 것 같습니다.”

“아니 그건 말이 안 돼! 3년 전이라면 퀄컴이 CDMA 상용화에 성공하기도 전이었잖아. 그런데 오라클이 왜 거기에 관심을….”

“아시잖습니까. 그 회사 회장, 그 사람이 이번에도 직접 움직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김준영이 그 양반이 3년 전부터 퀄컴에 지분을 갉아 먹고 있었다. 다들 퀄컴이 실패할 거라 생각하고 있을 때?”

“네. 그렇게 해서 먹어치운 지분만 17%. 거기에 이번에 퀄컴의 적자 창구였던 기지국 사업부 휴대전화 제조부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오라클의 지분 비율이 대거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인수로까지 이어진 것 같습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하지만.

놀랄 일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아니,

놀랄 일은 거기서 시작이었다.

왜냐하면.

“……뭐 좋아. 그럼 그 이후의 일은? 칩셋 납품이나 뭐 이런 거에 대한 정보는 없나? 우리한테는 그게 제일 문제니까.”

“아, 그게……”

“……너 빨리 안 말할래?”

곧 그보다 더 충격적인 이야기가 들려왔으니까.

“……들리는 말로는 오히려 특허료를 더 낮춘다는 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뭐! 진짜?”

“네. 현행 퀄컴세 5%에서 무려 3%로 비율을 낮춘다고….”

그러자 그 소식을 들은 대한민국의 이동통신 제조사들, 그들은 놀람을 금치 못했다.

독과점 업체가 자체적으로 가격을 낮춘다. 그 말은 그의 상식선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아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야? 지 손으로 비율을 낮춰?”

“그렇습니다.”

“……니 상식 상에선 그게 이해가 돼?”

“……말이 안 되긴 하지만… 실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이야깁니다. 들리는 소문엔 오라클의 제품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 오라클과의 협력 여부에 따라 그 비율이 조정될 거라는 말도 있고요.”

“……아주 고삐를 잡고 운전을 하겠다는 거구만. 아주 노가 났어. 좋아, 그럼 언제쯤 발표된다고 하지?”

“아마 늦어도 모레 빠르면 내일쯤 발표될 것 같습니다.”

“하, 진짜, 오라클 그쪽은 무슨 생각인지….”

물론 예외도 있었지만.

“그런데….”

“또 뭐야?”

“한 군데는 비율 조정에서 제외될 거라고 합니다.”

“제외? 아니 어디가?”

“그게….”

“그게?”

단죄가 떨어져 내렸다.

“……삼성입니다.”

*

쨍그랑-

이건주, 그가 들고 있던 잔을 떨었뜨렸다.

“뭐라고?”

그만큼 방금 전 들은 이야기가 충격이었기 때문이었다.

“오라클이 퀄컴을 인수했다고 합니다.”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야. 지금 뭐라고 했다고?”

“그게… 저희 회사만 비율을 유지한다는 말이….”

순간, 이건주 그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최악의 상황, 그가 걱정했던 최악의 상태가 도래했기 때문이었다.

“오라클은?”

“오피셜은 내일쯤이나 뜬다고 합니다.”

“빌어먹을 아니 도대체 왜? 퀄컴을 인수한 것도 어이가 없는데. 뭐? 우리만 비율을 조정한다고? 그게 어느 나라 셈법이야!”

“……아무래도 저희를 견제하겠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아니 견제를 하려면 왜 우리만 해! LG도 있고 다른 곳도 있잖아!”

버럭 소리를 내지른 이건주의 모습,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순 없는 일, 몸을 움츠린 사람들 중 하나가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혹시….”

“혹시 뭐?”

“저희가 공작을 하던 게 탄로 난….”

순간, 이건주, 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이 상황에 그들이 오라클을 공격한다면 일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설마 아직 진행 중인가?”

“일단은 진행 중입니다. 아직 진위 여부가 확실시 된 게….”

“모두 다 중지시켜.”

“네? 모두 다 말입니까?”

“그래! 모두 다 중지시켜. 만약 들키기라도 하는 날엔 되돌릴 수 없을 테니까. 그리고… 지금 당장 오라클에 연락하고 최대한 신제품 런칭 일자 당겨.”

“네?”

“일단 내가 시간을 끌어 볼 테니 일을 끝내자는 말이야. 어차피 저쪽도 인수 끝나고 정신없을 테니까.”

“하지만 그렇게 되면 모든 것들이 다시 처음부터….”

“지금은 그래야 할 때야!”

쿵-

이건주 그가 테이블을 두드렸다.

그의 서슬에 사람들이 몸을 움츠렸다.

“일주일 준다. 모든 것을 다 감수할 테니까. 최대한 빠르게 후려친다. 지금은 시간이 금이야.”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이미 그들은 이미 벗어날 수 없는 레이스에 올라와 버렸음을.

이미 그들의 목에 올가미가 드리워졌음을 말이다.

왜냐하면.

[김준영 회장, 화제의 신제품 ‘일주일 안에 선보이겠다’ 오라클 전자의 주가 폭등 예고! - 한성일보. 1999. 09. 10]

사신이 바로 그들의 등 뒤에 자리해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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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 회귀 재벌 - 1993 회귀 재벌-27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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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 회귀 재벌 - 1993 회귀 재벌-27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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