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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사냥 시즌 (2)

한창 주가를 파악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코가 간질간질 거리더니 이내 몸이 들썩일 정도의 거센 재채기가 터져 나왔다.

"엣취."

그러자 내 옆에서 차트를 분석하고 있던 이어진이 깜짝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뭐야 무슨 일이야?"

"아니 갑자기 재채기가··· 엣취!"

순간, 이어진의 얼굴이 짓궃은 미소가 어렸다.

"하하 누가 배 아파서 너 욕하고 있나 보다."

아무래도 뭔가 이유가 있지 않겠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피식 웃어보였다.

생각해 보니 요즘 같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기 때문이었다.

3주 전. 내가 성우 타이어 주식을 매수했던 날, 성우 타이어의 경쟁사인 한국 타이어의 생산공장에 커다란 화재가 났다.

[한국타이어 생산 공장 화재 진화 완료, 인명피해 없어 ? 조X일보 1993. 5. 8. 전면]

[국내 1위 한국타이어 "5일 화재로 안양공장 생산중단" - 한X일보. 1993. 5. 9. 경제면]

[재산피해만 약 100억 원. 한국 타이어 화재 ‘대체재’는? - 동X일보. 1993. 5. 11.]

그러자 주가 상승의 냄새를 맡은 사람들이 그날 아침 장이 서자마자 주식시장에 달려들기 시작. 성우 타이어의 주가가 하늘을 모르고 폭등했다.

[5월08일. 전일종가 20,806▲1,306]

[5월09일. 전일종가 22,200▲1,394]

[5월10일. 전일종가 26,487▲1,487]

.

.

3주간 무려 3배!

성우 타이어에 끊임없는 상한가 행진에 광기에 휩싸인 사람들이 미친 듯이 성우 타이어의 주식을 쓸어 담은 것이다.

‘김 대리! 성우 타이어 주식 얼마야? 뭐 3만 3천 원? 젠장! 빨리 사! 얼마나? 그냥 있는 대로 다 사! 다!’

‘최 사장. 자네 요즘 성우 타이어 주식 샀나? 뭐 아직도 안 샀어? 허허 이 사람 정보가 늦구만. 그러니까···.’

‘여보. 나 이번 달 용돈 좀··· 뭐 할 거냐고? 아니 그게 이번에 확실한 정보가 있어서··· 악 때리지 마!’

덕분에 내가 처음 샀을 때만 하더라도 19,500원 정도에 불과했던 성우 타이어의 주식은 6월 5일 현재 주당 61,000원을 호가하고 있었다.

‘고객님 성우 타이어 말씀이십니까? 지금 성우 타이어 주식은 한 주당 5만 7천에 시세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고객님께서 성우 타이어 주식을 사시려면 5만 8천 5백 원에 주식을 매입하셔야··· 네? 사시겠다고요? 감사합니다. 그럼 지금 바로 5만 9천 500원으로 매수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고객님 성공적으로 6만 1천에 1만 주 매수 성공했습니다!’

무슨 비트코인인가...

아무튼 이 정도로 팍팍 주가가 올라가고 있으니 누군가 배가 아파서 저주를 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얻는 사람이 있으면 잃는 사람도 있는 것이 주식판의 진리.

지난 3주간 내가 총 9억 원, 순이익만 무려 6억 원이 넘는 돈을 얻은 만큼 그 기간 같은 양의 돈을 잃은 사람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뭐··· 그럴 수도 있겠네요."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이어진이 슬쩍 웃으며 입을 열었다.

"하하 뭐 가장 배가 아플 사람은 김철환. 그 사람이겠지만 말이야. 그나저나 그거 어떻게 안 거야?"

"뭐가요?"

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묻자 그가 능글맞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뭐긴. 한국타이어 공장 일 말이야. 설마 정말 신기라도 있는 거야?"

아, 뭔가 했더니.

아무래도 그동안 내심 궁금해 하고 있던 것 같았다.

하긴 내가 주식을 사자마자 그날 새벽에 화재가 나고 성우 타이어의 주식이 폭등하기 시작했으니 좀 이상하긴 했겠지.

하지만 굳이 뭐 설명할 필요가 있나.

그저 슬쩍 웃으며 입을 열 뿐이다.

"글쎄요. 뭐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어요? 덕분에 아저씨 주가도 제법 올라갔잖아요."

그러자 이어진이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사실 이번 주가 상승으로 득을 본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이어진 또한 나와 같은 상품에 투자를 한 만큼 나만큼은 아니더라도 제법 많은 금액을 벌 수 있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아파트 두세 채 가격쯤 되는 돈을 벌지 않았을까?

거기다 이번에 그가 성우 타이어에 투자를 했다는 게 어떻게 알려졌는지 기존에 그를 떠났던 고객들까지 우르르 그에게 몰려들었다.

한 번은 우연일 수 있지만 두 번부터는 실력이라고 만우제강에 이어 성우타이어까지 타이밍 좋게 투자를 해 어마어마한 수익률을 거두자 투자자들 사이에 그의 이름이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뭐 그렇긴 하지···."

이어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죠? 그러니까 그냥 믿으세요. 사이비 교주가 하는 말 같긴 하지만. 뭐 믿는 자에게 복이 있다잖아요."

물론 여기서 복은 당연히 돈과 권력이었다.

그러자 잠시 나를 바라보던 이어진이 이내 시원한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 아암 믿어야지. 믿고 말고. 그래 도련님. 이제 다음은 어떻게 할깝쇼?"

그의 능글맞은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잠시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내가 알고 있는 성우 타이어의 주가 한계는 우리가 산 지점의 4배, 7만 8천 원 정도다. 그러니 주가만 보았을 때에는 성우 타이어의 주식을 좀 더 잡고 있는 것이 이득이다.

하지만.

다음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선 이쯤에서 성우의 주식을 정리해야만 한다.

작은 이득을 얻기 위해 빌빌거리다간 더 큰 이득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우리가 들고 있는 매물들 정리하죠. 그러고 나서 아저씨 고객들한테도 손 털고 나오라고 하세요."

"벌써? 좀 더 두고 보는 게 낫지 않을까? 주가 올라가는 거 보니까 아직 올라갈 여력은 충분한 것 같은데?"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저씨가 이야기했잖아요. 주식은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파는 게 기본이라고요. 우리는 발목에 샀으니 이제 정리해야죠. 이제 주가도 슬슬 꺾일 테니까."

그러자 잠시 뭔가를 생각하던 이어진이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쯧, 하긴 그게 좋겠네. 만우 때랑 다르게 코쟁이들이 조용한 게 좀 걸리긴 하니까."

아무래도 만우 때완 다르게 외국인 투자자들의 엉덩이가 무거운 것을 떠올린 듯했다.

"뭐 만우 때는 확실한 원천기술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단순한 공급 중단에 대한 기대심리와 그로 인한 주가 상승."

"그렇죠. 그러니까 눈치 빠른 사람들은 지금쯤 슬슬 발 뺄 준비를 하고 있을 거예요."

"에휴, 그래도 좀 아깝긴 한데···."

이어진이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그를 위로하듯 슬쩍 입을 열었다.

"에이, 어차피 지금 남아 있는 것들이라곤 끝물에 들어온 개미들뿐인데 굳이 더 남아 있나요. 그리고··· 우리한텐 다음 계획이 있잖아요."

나는 투자 계획서를 들었다.

그러자 그 안에는 우리 계획의 다음 페이즈.

우성 타이어의 주가 상승이 우스워 보일 정도의 종목들의 이름이 정리되어 있었다.

[동광제약. 상승률 6.5배]

[우세포리머. 상승률 9배]

[유리스제작소. 상승률 9.8배]

사실 우성 타이어는 이번 계획안에서 최약체에 불과했거든.

***

재계서열 12위의 대기업 한성.

한성그룹 비서실에는 한 가지 전통이 있었다.

그것은 3개월에 한 번씩 한성가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하게 정리한 보고서를 작성. 한성의 지배자인 김귀란에게 제출한다는 것이었다.

[한성그룹 특별감찰 정례 보고서]

모두 다 한성가의 후계자를 선별하기 위한 방법.

장남. 김명석.

차남. 김명현.

삼남. 김명준.

사남. 김명우.

막내. 김성아.

다섯 명의 자식과 열 명이 넘는 조손들의 능력과 품성을 판단하려는 김귀란의 지시였다.

그리고 그 보고서를 총괄, 검수하는 사람이 바로 김귀란의 호위무사. 비서실장 전진호였다.

전진호.

한성이 운영하는 장학재단 출신으로 어렸을 때부터 뛰어난 능력과 김귀란에 대한 충성심을 인정받아 비서실장의 자리에 오른 인물.

그런 그이니만큼 한성가의 후계자 선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정례 보고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벌써 10년 째.

후계자의 자리를 노리는 한성가 사람들도 알아서 자신의 행동거지를 조심하고 있는 만큼 특별히 눈에 띌 만한 일은 없었다.

그저 가끔씩.

[7월 5일. 김명석 부회장. 강남구 역삼동에서 추돌사고. 피해자 사망]

[7월 15일. 김명현 사장. 양평군 서종면 별장에 연예인 이XX과 동행]

[7월 23일. 김성아 사장. 장남 최현철 연예인 김XX과 동거. 현재 임신 중.]

이런 눈에 띄는 사건들이 있을 때에만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체크할 뿐이었다.

"부회장님 사고 누가 처리했어?"

"제가 처리 했습니다."

"피해자 상태는?

"피해자는 현장에서 즉사했고 유족이랑도 원만하게 합의하기로 했습니다."

"그래? 얼마에 합의하기로 했는데?"

"현금 5천만 원에 유족 자식을 저희 회사 계열사에 입사 시키는 걸로 합의하기로 했습니다."

"외부에 정보를 유출하지 않겠다는 각서는 확실하게 받아놨고?"

"아 그건···."

"오늘 안에 확실하게 처리해 놔."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그가 막 김준영에 대한 자료를 보고 있을 때.

갑자기 그의 눈에 이상한 것이 들어왔다.

[특이사항 : 조흥은행 미아지점에서 농지담보대출 받음(약 3억). 근래 들어 고려증권 수유지점을 자주 방문함.]

전진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가 알고 있는 김준영의 나이는 이제 겨우 10살. 아무리 생각해도 농지담보대출과 고려증권이라는 키워드가 나올 만한 나이가 아니었다.

"이거, 언제 벌어진 일이야?"

전진호가 ‘농지담보대출’이라는 부분을 짚으며 물었다.

그러자 그 부분을 담당한 직원이 다가와 그에게 말했다.

"한, 3개월 정도 된 일입니다."

"그래?"

"네. 도련님이 대출을 받은 건 4월 달 말일. 그리고 증권사에 자주 가기 시작한 건 5월 달 초부터였습니다."

"도련님 혼자서?"

전진호의 말에 직원이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처음에는 도련님 어머님이랑 같이 갔지만 요즘에는 주로 이어진이라는 직원과 함께 다니고 있습니다."

"이어진이라는 직원에 대한 정보는?"

"다음 페이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전진호가 빠르게 페이지를 넘겼다.

그러자 이어진의 얼굴과 그에 대한 간략한 프로필이 눈에 들어왔다.

[이름 : 이어진]

[나이 : 만 29살]

[출신 대학 : 한국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직장 : 고려증권 수유지점]

.

.

평범한 증권회사 직원의 프로필.

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았다.

때문에 그는 김귀란에게 보고서를 제출할 때 그 부분을 체크해 제출했다.

그러자.

보고서를 확인한 김귀란이 차가운 눈으로 그에게 명을 내렸다.

"준영이 이놈. 데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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