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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화 나락의 끝에서 (3)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부동산 사업가 출신으로 끝내 미국의 대통령 자리를 차지한 남자.

갖은 음해와 오욕, 과거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백악관, 독수리의 자리를 차지한 남자.

때문에 에릭 슈미트, 그가 도널드 트럼프를 만나러 가자고 했을 때, 나는 심장이 약간 떨리는 것을 느꼈다.

마치 조지 소로스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과거 내가 매체로만 알고 있던 사람, 과거였다면 만나볼 생각조차 하지 못할 그럴 사람을 만나러 간다는 사실에 약간 흥분한 것이다.

‘약간은 떨리는데?’

물론 그렇다고 내가 그에게 어떤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초강대국 미국의 지배자가 되는 남자를 대면한다는 것인 만큼 약간의 설렘을 가지고 있었다.

내 기억 속 그가 보여 주었던 모습이나 행동, 그리고 그로 인한 파급들이 새록새록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나밖에 없기도 하고.’

하지만.

에릭 슈미트의 안내에 따라 찾아온 트럼프 기업(The Trump Organization) 주주총회.

거대 기업 트럼프 기업의 주주총회, 그리고 그 안에 있는 트럼프의 모습은 내가 생각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빌어먹을 얼간이! 도대체 회사 운영을 어떻게 하기에 3억 9천만 달러에 매입한 호텔의 적자가 4년 만에 5억 5천만 달러가 될 수 있어!”

“타지마할 사건으로 본 손해에 이번 플라자 호텔 적자까지 도대체 몇 년 사이 얼마를 쏟아 부었는지 기억도 안 납니까!”

“나 참, 이 정도면 마땅히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언제까지 아집에 사로잡혀 회장 자리를 잡고 있을 거냔 말입니다!”

“그렇소. 이 정도면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대국적으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 아니오. 회장은 뭐라 말을 좀 해 보시오!”

그것은 일반적인 주주총회의 모습이 아닌, 제물을 불사르는 자리.

그래, 마치 수백 년 전 이베리아 반도에서 벌어졌다는 마녀사냥의 모습, 그 모습과 너무나도 유사했다.

“입이 있으면 뭐라고 말 좀 해 보란 말이오!”

“맞습니다. 우리의 돈으로 누릴 만큼 누렸으니 적어도 최소한의 책임을 져야 할 것 아닙니까!”

“빌어먹을 덩치만 산만 해 가지고 쯧쯧.”

그리고 그 앞에서 악다구니를 쓰는 사람들.

마치 이단심문관 같은 사람들의 질책을 묵묵히 받으며 한숨을 내쉬고 있는 남자.

사방에서 쏟아지는 무수한 질책, 그 질책을 묵묵히 받고 있는 거대한 체구의 남자.

트럼프.

화를 억누른 채 부들부들 떨고 있는 그의 모습에 나는 약간 충격을 받았다.

“……후우….”

아무리 현 상황이 안 좋다고 하더라도 그라면 현 상황을 어떻게든 타개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아니 저 사람, 트럼프 맞아?’

내가 기억하던 그의 모습, 그의 성격과는 조금 다른 모습의 그의 모습이었다.

때문에 내가 잠시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던 그때.

“어때?”

나를 이 자리에 데려온 사람, 에릭 슈미트, 그가 나를 보며 물어왔다.

아무래도 자신의 말이 맞지 않느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대로 수십 명의 주주들, 값비싼 정장에, 잘 관리된 머리칼을 휘날리면서 자신들의 눈앞에 있는 제물.

도널드 트럼프를 갈기갈기 찢어 버릴 듯 악다구니를 쓰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의 압박에 눌려 있는 트럼프의 모습은 약간 놀라웠으니까.

“조금 충격이네요.”

“그나마 지금은 좀 나은 편이야. 저번 타지마할 파산 땐 정말 어마어마했거든.”

“그래요?”

“어 저번 타지마할 카지노 파산 때에는 법적 공방까지 갈 정도로 사태가 심각했지. 만약 그때 트럼프 저 사람이 지분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회사가 결단 났을 테니까. 뭐 그것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지만.”

그가 쓴 웃음을 지으며 트럼프를 바라보았다.

그런 그의 시선을 따라 시선을 옮기자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악다구니를 쓰는 사람들 사이, 특유의 쉰 듯한 목소리로 주주들과 맞서기 시작하는 트럼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다들, 다들 진정들 하시고 제 이야기를 좀 들어보십시오.”

아무래도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인 것 같았다.

하지만.

“듣기는 무슨.”

그의 목소리는 곧바로 다른 이들의 아우성이 묻혀 버릴 뿐이었다.

“빌어먹을, 다들 돈을 받고 싶으면 내 말을 들어보란 말입니다! 지금의 자금 경색은 곧 투자를 받으면 풀릴 겁니다. 그러니까….”

“누가 어느 누가 당신에게 투자를 해 준다는 거지? 이미 시중의 은행들은 당신에 대한 신용평가를 떨어뜨렸어! 이미 수십 개가 넘는 업체들이 당신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고!”

난장판.

파장을 직전의 도떼기시장.

빚잔치를 앞둔 중소기업의 모습과 진배없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에릭 슈미트. 그가 곧 쓴 웃음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준영,”

“네. 에릭.”

“네가 어떤 생각으로 트럼프를 만나고 싶었는지는 모르지만 포기해. 아무리 너라도 이번에는 힘들 거야.”

그리고 슬쩍 트럼프를 바라본 그가 슬쩍 말을 마쳤다.

“그동안 트럼프 일가(一家)를 지켜 주던 재신(財神)이 그의 곁을 떠난 것 같으니까.”

그것은 확언, 사업을 하는 사업가의 눈으로 본 트럼프의 현 상황이었다.

‘아마 이게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현 트럼프의 상황이겠지.’

하지만, 내 입가에는 오히려 짙은 미소가 흘렀다.

그리고 그 미소는 그가 나락으로 떨어질수록, 더 깊은 구덩이 속으로 떨어질수록 더 짙어질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어둠이 깊어야 빛이 찬란함을 더 잘 알 테니까.’

***

도널드 존 트럼프(Donald John Trump).

가족들이 부르는 이름은 존. 어렸을 때부터 악동으로 유명했던, 아니 사실은 악동보다는 조금 더 격한 의미의 청소년기를 보낸 그에게는 한 가지 모토가 있었다.

그것은, 인생의 패배자가 되지 않겠다는 것.

승자와 패자가 명확한 이 세상에서 절대로 패자의 자리에 있지 않겠다는 것.

생의 마지막 순간에, 아니 순간까지 자신은 온전히 승자의 자리에 있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과정이 그리 쉽지만은 않겠지만, 그는 자신이 있었다.

그의 열정과 그의 아버지의 돈, 그것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한 것이다.

‘인생은 짧다 그리고 그 안에 나는 승리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 생각은 그의 형인 프레드,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 그가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의 사업에 대한 압박을 이기지 못해 결국 사업을 포기, 결국 알콜 중독으로 요절하면서 더욱더 강해졌다.

‘강하지 않으면 죽는다.’

‘승부의 세계의 패배자를 위한 자리는 없다.’

‘이 세상에는 오직 킬러와 킬러의 먹이가 되는 자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아주 명확한 생각이 그의 머릿속에 각인된 것이다.

‘형은 나약했어. 나약하면 죽을 뿐이지.’

덕분에 도널드 트럼프. 그는 젊은 나이에서부터 제법 열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인간이 살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00년, 그동안 패배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그는 고작 20살도 채 안 된 나이에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아버지. 일을 배우고 싶습니다.’

‘일?’

‘네. 저는 형처럼 되고 싶지 않거든요.’

그리고 그 결과, 그는 25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의 회사.

아버지 프레드와 형 프레드 주니어의 흔적이 묻어있는 회사의 전권을 물려받아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 곧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맨하탄에 부동산에 대규모 투자, 3억 달러 상당의 수익 거둬 - 뉴욕 해럴드. 1976. 03. 12]

[트럼프 기업, 단돈 100만 달러로 사 들인 호텔을 1억 달러 가치의 호텔로 키워내 - 월스트리트 저널. 1978. 04. 12]

[도널드 트럼프! 뉴욕 시와 대규모 빅딜 ‘40년간’ 세금 감면 혜택 받기로 - 뉴욕 타임즈. 1979. 09. 19]

불과 마흔 살이 되기 전에 그가 투자했던 사업들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회사를 수십 수백 배의 가치를 가진 회사로 키워 낸 것이다.

[단돈 100만 달러로 사 들인 호텔의 화려한 변신, ‘그랜드 하얏트’ 개장! - 뉴욕 해럴드, 1980. 05. 12]

[억만장자 도널드 트럼프, 뉴욕 한복판에 자신의 이름을 딴 빌딩 ‘트럼프 타워’ 건설! - 뉴욕 타임즈. 1980. 08. 12]

[도널드 트럼프의 자서전 <거래의 기술> 51주 동안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 시카고 트리뷴. 1986. 06. 12]

[트럼프, 포브스 선정 400대 부자 순위 26위, 밝혀진 재산은 약 10억 달러! - 뉴욕 타임즈. 1986. 10. 11]

.

.

문제는 그 영광이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는 거지.

“빌어먹을….”

맨하탄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사무실, 그 안에서 도널드 트럼프, 그가 짙은, 고통이 묻은 한숨을 내쉬었다.

벌써 며칠째 스트레스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았다.

지난 며칠 간 그를 괴롭혀 오던 문제.

88년 3억 9천만 달러로 인수한 플라자 호텔의 빚 5억 5천만 달러.

그것을 갚을 길이 도저히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그가 그동안 가만히 앉아 기요틴에 머리를 들이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동안 정말 개 발에 땀나 듯 움직이며 하루에도 십 수 번씩 사람들을 만나며 어떻게든 이 상황을 타개해 나갈 방법을 찾았다.

그러나.

“빌어먹을 것들, 돈을 벌 땐 그렇게 달라붙던 것들이 약간 삐끗했다고 안면몰수를 해!”

그가 만난 모든 사람들, 억만장자, 백만장자, 은행,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에 난색을 표했다.

그동안 그는 화려하게 돈을 벌긴 했지만 그의 투자 방식을 위험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있었다.

그것은, 그에게 남겨진 마지막 보루.

“아버지.”

그의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

트럼프 기업의 대주주.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그의 아버지의 비호, 그리고 재정적 지원이 있다면 지금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테니까.

그러나.

“도와줄 생각 없다. 그러니 네가 알아서 하거라.”

그의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는 그의 요청을 거절해 버렸다.

“네? 아버지. 그게 무슨….”

“패배자의 우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는 말이지.”

그의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순간, 그는 깨달았다.

‘변하지 않았구나.’

아버지 프레드는 형의 죽음 이후로 단 한 치도 변하지 않았구나.

그에게는 나의 요청 또한 패자의 울음소리에 불과하구나.

결국 아버지 프레드에게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도널드 트럼프는, 그는 지친 몸을 이끌고 맨하탄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빌어먹을.”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상황.

그가 극단적인 상상마저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던 그때.

“회장님! 돈을 융통해 준다는 곳이 나타났습니다!”

기적이 일어났다.

“뭐? 도대체 어디서? 어느 곳에서? JP모건? 아니면 아메리칸뱅크?”

“그게…….”

아무도 찾지 않는 그의 문을, 누군가 두드린 것이다.

“오라클이라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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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 회귀 재벌 - 1993 회귀 재벌-15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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