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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화 한번 문 사냥감은 놓지 않는다 (4)

아직 쇼핑은 끝나지 않았다.

이순신 장군에게 12척의 배가 남아 있었듯 나에겐 14,500만 달러가 넘는 돈이 남아 있었고, 마침 야후라는 맛있는 먹은 다음이라 식욕이 왕성하게 올라온 상태였다.

때문에 나는 야후의 살점을 베어 문 그날부터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저씨.”

“왜?”

“오늘부터 매주 샌프란시스코로 올 거예요.”

허기(虛飢). 배고픔. 굶주림.

과거 우리나라 축구에 한 획을 그은 네덜란드 출신 외국인 감독의 말처럼 나는 아직 배가 고팠기 때문이었다.

“뭐? 아니 왜?”

“저는 아직 배가 고프거든요.”

“…무슨 소리야? 배고파? 밥 먹으러 갈까?”

물론 이 허기. 굶주림을 충족해 줄 수 있는 대상이 없었다면 주린 배를 움켜쥔 채 또 다른 욕망에 충실했을 수도 있겠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있는 곳.

실리콘 밸리(Silicon Valley).

1995년 이제 막 닷컴 버블의 거품이 올라오기 시작하고 있는 규소(硅素)의 계곡에는 내 배고픔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거대하고 맛좋은 사냥감들이 즐비했기 때문이었다.

“아뇨. 그게 아니라….”

“하하. 알아. 너무 진지한 표정이길래 농담 한번 해 본 거야. 그럼 회사 명의로 집이라도 하나 수배해 놓을게. 네 표정을 보니 하루이틀 만에 끝날 일이 아닐 것 같으니까.”

사람 참…….

아무튼 그렇게 야후의 일을 모두 다 마무리한 뒤, 나는 이어진과 함께 본격적인 사냥을 시작했다.

‘세계는 산업사회를 거쳐 지식사회에 들어서고 있다’

앨빈 토플러가 말했던 세상이 이제 막 실리콘 밸리라는 땅에서 움트고 있는 만큼, 그 타이밍을, 버블이 커지는 시점이 오기 전에 최대한 많은 먹잇감을 사냥해 나의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보아하니 일단 타겟은 실리콘 밸리인 것 같긴 한데. 혹시 생각해 둔 계획이라도 있어?”

“당연하죠. 일단 굵직굵직한 타겟들은 정해 놨어요.”

“그래?”

“네. 일단 여기 있는 회사들부터예요.”

나는 이어진에게 내가 생각한 사냥감들의 이름을 보여 주었다.

가장 먼저…….

[아마존 닷컴]

벤처 기업의 신화.

1994년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창업한.

2020년 기준 시가총액 1조 달러.

매출 2,328억 달러.

총 직원 수 647,500명의 거대 기업이자 미국 온라인 쇼핑몰 매출 1위. 미국 전체 온라인 소매 시장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기업.

보더즈, 서킷시티 등 전통 있는 오프라인 소매체인의 강자들을 줄줄이 몰락의 길로 인도한 저승사자의 이름을 말이다.

“아마존? 무슨 여성 용품 파는 회사야?”

“하하 그 아마존보다는 열대우림 아마존이 더 본래 의미에 가까울 거예요.”

“그래?”

“네. 인터넷 서점이거든요.”

뭐 나중에야 어떻게 되든 일단 서점으로 시작한 게 맞으니까.

아무튼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두 번째 사냥감. 아마존을 사냥하기 위해 미국 북서부 시애틀로 날아갔다.

“으… 춥다 추워. 알래스카 옆이라서 그런지 더 추운 것 같은데?”

“아무래도 캘리포니아보다 위쪽에 있는 도시니까요. 그런데? 연락은 해 놓은 거죠?”

“어. 당연하지. 이미 약속을 잡아 놨으니까. 가면 될 거야.”

하지만 사냥은 순조롭지 않았는데, 제리 양 때에도 느꼈다시피 창업자의 투자자에 대한 경계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이었다.

“제프 베조프 씨?”

“맞습니다만 누구시죠?”

“아, 반갑습니다. 전에 연락드린 오라클 인베스트먼트에 CEO 이어진이라고 합니다. 이쪽은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김준영이라고 합니다.”

“…어린 아이가 사내 이사라. 제법 특이한 구조군요.”

“나이보다 중요한 게 능력 아니겠습니까.”

“뭐 그건 그렇죠. 그런데 전화로 연락 받은 바에 따르면 저희 회사. 그러니까 아마존에 투자하고 싶으시다고요?”

물론 그렇다고 그가 우리를 대놓고 괄시를 한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제리 양의 야후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었다.

“네. 저희 오라클 인베스트먼트는 귀사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추상적 대답은 원하지 않습니다. 그런 대답을 듣고자 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죠. 얼마를 원하든 말씀하십시오. 저희가 투자하죠.”

평범한 대학원생이었던 제리 양과 데이비드 필로와는 달리,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벤쳐기업 피텔의 기술개발담당 부책임자, 뱅커스 트러스트의 최연소 부사장, 금융사 D.E. Shaw의 수석 부사장까지 경험한, 나름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제가 10억 달러를 달라고 해도 말입니까?”

“네?”

“하하, 농담입니다. 너무 자신하시는 것 같아서.”

“…….”

“간단히 말하자면 당신들의 제안에 대한 제 대답은 ‘거절’입니다. 솔직히 투자를 받고 싶긴 하지만 제 손으로 집안에 독사를 끌어 들이는 멍청한 짓은 하고 싶지 않아서요.”

하지만.

“잠시만요.”

원래 현실은 아는 사람이 더 무서운 법.

내가 제리 양의 야후 때와 비슷한 조건 그에게 제시하자 그는 자신이 언제 차가운 태도를 보였냐는 듯 태도를 바꾸어 우리의 투자를 전폭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내비췄다.

“이 조건이면 어떠세요?”

“…그러니까 지금 이 말도 안 되는 조건으로 나한테 투자를 하겠다는 말이야? 그리고 오라클의 실질적 소유주가 바로 너고?”

“네.”

“허허, 참. 학교를 떠나면 나보다 잘난 놈을 만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세상은 넓은 법이잖아요.”

“후… 하긴 그렇지. 그래 얼마까지 줄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1천만 달러까지는 가능해요. 그런데 전부 다 소화하실 수 있겠어요?”

“물론.”

“네?”

“집을 사 주고 집안으로 들어오지도 않겠다며? 그럼 배가 터져도 일단 먹을 수 있을 땐 먹어야지. 이런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

제프 베조스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흐음, 일단 못 먹어도 고라는 건가?

뭐 아무튼 그 덕분에 생각보다 빠르게 아마존과의 투자 계약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자 그럼 이제부터 저희 오라클 인베스트먼트는 아마존 닷컴에 1천만 달러를 투자한 대주주가 된 겁니다. 열심히 해 주세요. 만약 투자금을 까먹으면 지구 끝까지라도 ?아갈 테니까.”

“하하 물론이지. 걱정 말라고. 내 1년 안에 어마어마한 성과를 보여줄 테니.”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지만 뭐 어때.

아무렴 시가총액 1,100조 원대의 회사를 만들어 낸 천재이자 아마존이라는, 기존의 제조유통 생태계를 개변시킨 장본인.

2020년 기준 세계 부자 1위. 개인 재산만 무려 190조 원에 달했던 사람이 설마 부도를 낸다거나 하지는 않겠지.

“…아저씨 저 사람 괜찮겠죠?”

“…믿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철저해 보이더라. 능력도 뛰어나고. 다만 사람이 좀 괴팍하다는 평가가 있긴 하지만.”

“확실하겠죠?”

“아마도…….”

거참. 뭐 괜찮겠지.

아무튼 그렇게 아마존과의 계약을 마무리 한 우리는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세 번째 사냥감을 사냥했다.

“그나저나 이베이(ebay)쪽이랑 약속은 어떻게 됐어요?”

“응? 이베이?”

“아, 아니요. 잘못 말했네요. 옥션웹(Auction Web)이요. 옥션웹. 왜 그 경매 사이트 만든다는 사람 있었잖아요. 그 사람 연락 왔어요?”

그러자 잠시 생각을 더듬던 이어진. 이내 그가 기억났다는 듯 짝- 박수를 쳤다.

“아. 그 개인 사이트 운영하는 프랑스 친구?”

“네. 피에르 오미디야르(Pierre Omidyar). 그 사람이요. 혹시 연락 왔어요?”

내가 묻자 이어진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 엊그제 연락 왔어. 혹시 투자 가능하냐고.”

그래?

사실 이베이의 창업자 피에르 오미디야르 같은 경우 우리가 처음 연락했을 때 아직 창업을 하지 않은 상태, 정확하게는 창업을 하려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 뭐라더라? 아직 자신의 사업에 대한 확신이 없다던가?

때문에 자신의 사업 아이템에 대한 테스트를 해 보고 확신이 들면 우리에게 연락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그 사람이 투자를 받겠다 연락을 해 왔다고?

“테스트는 끝났대요?”

의아한 마음에 내가 묻자 이어진이 고개를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어. 그런 모양이더라고 잔뜩 흥분해서 투자 좀 해달라고 하던데?”

“혹시 어떤 테스트였는지 물어보셨어요?”

“뭐 나도 궁금해서 물어보기는 했지.”

순간 호기심이 들었다. 도대체 어떤 테스트였길래 계속 망설이던 그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것일까?

“어떤 테스트였대요?”

내가 묻자 이어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 그게… 허 참, 일부러 자기 사이트에 부서진 레이저포인터를 올렸다고 하더라고. 만약 이걸 사 가는 사람이 있으면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그래요?”

“그렇다니까. 나도 처음엔 이 사람이 사기를 쳤나 했는데 분명히 명시해 놨다고 하더라고 이 레이저포인터는 부서진 포인터라고.”

“…그런데도 사 가는 사람이 있었어요?”

“캐나다에 ‘고장 난 레이저포인터 수집가’가 있었대. 그래서 확신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 이 사업. 인터넷 경매 사업의 시장성은 확실하다고.”

하긴 고장난 레이저 포인터까지 수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구매자의 다양성은 보증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확신할 수 있었겠지. 자신의 생각이 틀린 길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 테스트를 통해 확실히 알 수 있었을 테니까.

‘하여간 난 사람은 난 사람이야. 일반적인 사람이었다면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못했을 텐데.’

아무튼 다행이었다. 피에르 오미디야르. 그가 약속된 성공의 길을 걸어가기로 한 만큼 나의 성공 또한 한발자국 앞으로 다가온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럼 계약은 언제 하기로 한 거예요?”

“모레 아침 스탠퍼드 대학교 앞에서 만나기로 했어.”

“투자금은요?”

“일단은 100만 달러. 그리고 사업 추이에 따라 추가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걸로.”

100만 달러라… 후일 이베이가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서는 상당히 적은 금액이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이 돈, 100만 달러라는 이 돈이 나중에 마중물이 되어 이베이의 자금줄이 될 것이란 것을.

***

보스턴으로 돌아온 뒤 나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생각했다.

일단 그 동안의 외유로 내 품 안으로 들어온 회사들.

야후(Yahoo!), 아마존(Amazo), 이베이(EBay). 아브니르(Avenir) 등에 대한 투자가 완료된 만큼, 한동안은 동부와 서부를 오가며 사업과 학업에 전념할 생각이었다.

물론 마음만 같아서는 구글이나 넷플릭스 같은, 2020년이라면 이름만 들으면 알 것 같은 회사들에 대한 투자 또한 진행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1995년. 구글이나 넷플릭스 같은 회사가 세워지기는커녕 그 회사의 창업자들이 창업에 대한 생각을 하기도 전이었다.

그러니 아쉽지만 그들에 대한 투자는 나중으로 미뤄둘 수밖에 없었다.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회사들에 투자를 할 수는 없는 법이었으니까.

‘내가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창업을 하라고 말을 할 수도 없는 일이니.’

뭐 그렇게 해서 내가 동부에 벤처 회사들에 투자한 총 금액은 약 2천만 달러.

한화 200억 원의 거금이었지만 내가 소로스의 일본 침공으로 벌어들인 자금 1억 5천만 달러를 생각하면 아직 여유가 있었다.

그런 만큼 다음 타겟을 고르는 것도 일이었다.

1995년. 미국. 아메리칸 드림의 땅에는 제법 맛 좋은 타겟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떤 사업을 진행할까. 금광? 아니면 오일 머니? 아니면 종자? 이거 진행할 사업이 너무 많아도 문제네.’

그런데 그때.

따르르릉-

요란한 소리. 사무실 한쪽에 놓여 있는 전화기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울어대기 시작했다.

일순 짜증이 솟구쳤지만, 이런 일에 일일이 짜증을 낼 수는 없는 일. 나는 천천히 전화기로 다가가 수화기를 잡아들었다.

“여보세요?”

그러자 그 순간, 수화기 너머에서 곧 익숙한 사람의 목소리.

하지만 차마 이렇게 쉽게 들릴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랜만이로군. 그동안 잘 지냈나?]

조지 소로스.

나와 함께 컬리션을 결성, 일본이라는 거대한 짐승을 사냥한 사냥꾼. 그가 나에게 연락을 취해 온 것이다.

그동안 제법 바쁘게 돌아다니며 지내왔던 터라 오랜만에 듣는 그의 목소리가 조금 새로웠다. 설마하니 그 쪽에서 먼저 전화를 걸어올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기도 했고.

그런데 이 사람이 나한테 왜 전화를 한 거지?

나는 의아한 마음을 뒤로 한 채 천천히 입을 떼었다.

“소로스 씨?”

그러자 잠시 수화기 너머에서 낮은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소로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들어보니 요즘 동부 쪽에서 자주 보이는 것 같던데. 이거 서운하군. 캘리포니아까지 왔으면서 LA에 한번 들려도 좋을 텐데 말이야.]

…아무래도 내가 동부 쪽에 왔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죄송해요. 일정이 너무 바빠서. 그나저나 어쩐 일이세요? 한동안 쉬신다고 했잖아요?”

그러자 잠시 말이 없던 소로스. 그가 이내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내 사진이 나왔더구만.]

응?

그게 뭐?

설마 자랑하는 건가? 천하의 소로스가 고작 신문에 나온 걸로?

일순 의아한 마음이 들었지만 뭐 딱히 딴지를 걸기도 뭐해서 여상히 대답했다.

“하하 소로스 씨 정도의 인지도면 그럴 만도 하죠. 설마 파파라치라도 찍히신 거예요?”

[아니 그건 아니네. 저번 일본 환율 작전 때 찍힌 사진인 것 같더군.]

“그렇다면 아무런 문제도…….”

[문제는 자네 사진도 같이 나왔다는 거지.]

뭐?

지금 무슨 소리를?

내 사진이 지금 미국 신문에 나왔다고?

당황한 내가 잠시 말을 잇지 못하자 곧 수화기 너머에서 소로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보아하니 아직 확인을 못했나 보군?]

“네. 바로 얼마 전에 비행기에서 내린 참이라….”

[그럼 오늘자 월스트리트 저널을 보게. 그쪽 기자가 아무래도 우리 사진을 찍었던 모양이야.]

그 길로 전화를 마친 나는 빠르게 회사 직원을 호출, 오늘자 월스트리트 저널을 가져오라 지시했다.

그리고 잠시 후, 내 앞에 나타난 현실.

그것은 바로…….

[일본 침공의 숨겨진 배후. 조지 소로스와 11살의 귀공자 - 월스트리트저널]

자극적인 헤드라인 아래. 나와 조지 소로스 두 사람이 짙은 미소를 지으며 서로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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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 회귀 재벌 - 1993 회귀 재벌-1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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