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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놀랄 만한 점수

중간고사가 끝난 후 처음 맞는 월요일.

미아국민학교 3학년 1반은 알 수 없는 흥분에 휩싸여 있었다.

"야! 빡선철! 딱지치기 하자!"

"딱지는 무슨 그러지 말고 팽이나 치러 가자!"

"빡수 내 따조 니가 가져갔지?"

"뭐? 아니야 내가 안 가져갔어!"

"증거 다 있어 빨리 내놔!"

"재진아 오늘 너네 집에 게임보이 하러가도 돼?"

"어? 안 돼 오늘 철진이 온다 그랬단 말이야."

그것은 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과 이제 곧 올지도 모르는 성적표에 대한 불안이 만들어 낸 소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의 대한 반가움이 만들어 낸 왁자지껄함이었다.

"야 박선철! 팽이 말고 딱지 하자니까 딱지!"

"거기 내 따조 본 사람? 없어?"

"재진아 철진이도 괜찮다는데 너네 집에 게임보이 하러 가도 돼?"

물론 3학년 1반에 있는 학생들 모두가 정신줄을 놓고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들 또한 학생들이 만들어 낸 소란 속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들의 폭주를 막아야 할 담임이 오늘따라 늦게 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 주말에 성당 가느냐고 디즈니 만화동산 못 봤어···."

"야 김영호 오늘 학원 숙제 뭐야? 뭐? 구구단 9단까지?"

"김진호 사슴벌레 잡으러 갈래?"

"악! 왁스 당번 누구야! 손에 가시 박혔잖아!"

그때.

"다들 조용히 좀 해! 곧 선생님 오실 거야!"

갑자기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지른 것은 새하얀 피부의 어린 여자아이.

작은 체구와는 다르게 차가운 표정을 견지하고 있는, 왠지 가까이 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띄고 있는 소녀의 목소리였다.

순간 도떼기시장에 선 장사꾼마냥 시끄럽게 굴던 학생들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어··· 어 미안."

"아, 자영아 알았어 조용히 할게."

일반적인 여자아이가 소리를 친 것이었다면 어림도 없는 일이었겠지만.

3학년 1반의 반장이자 전교 1등, 그리고 선생님들의 총애를 듬뿍 받고 있는 김자영의 말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후우··· 알았어 그러니까 좀 조용히 하자. 이제 곧 선생님 오실 테니까."

하지만 흘러가는 물을 다시 뒤집을 수 없듯, 김자영이 반 급우들을 조용히 시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3학년 1반 교실 안은 또다시 아이들의 목소리로 가득 차 버렸다.

"야야! 아 씨, 너 내 따조 가져오라고!"

"팽이치기 할 사람 아무도 없냐?"

"야 수업 끝나고 학원가기 전에 뺑뺑이나 타자."

그 모습을 본 김자영의 이마가 살짝 찌푸려졌다.

‘휴··· 진짜 수준 안 맞게···.’

분명 시험이 끝난 후 첫 번째 맞는 월요일. 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3학년 1반의 반장, 다른 아이들처럼, 급우들이 왁자지껄 떠들고 있는 것을 그냥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만약 선생님이 들어오셨을 때 아이들이 지금처럼 떠들고 있는 모습을 보신다면 자연히 반장인 자신의 가치마저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대로는 안 돼!’

때문에 그녀는 다시 한번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려 했다.

"다들 그만···."

그런데 그때.

드륵-

갑자기 교실 문이 열리더니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젊은 교사가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자자, 다들 빨리 앉아!"

그러자 이때까지 시끌벅적 놀고 떠들고 있던 학급 학생들 모두 허둥지둥 자기 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원 녀석들. 언제 철들 들려는 건지."

이윽고 학생들이 모두 다 자리에 앉은 것을 확인한 교사가 혀를 차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곤 손에 들고 있던 서류 봉투를 교탁 위에 올려놓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자 다들 이게 뭔지 알지?"

순간, 학생들이 긴장 어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시험이 끝난 후 첫 번째 월요일, 지금 이 타이밍에 담임이 들고 들어올 것은 뻔했기 때문이었다.

"중간고사 시험지랑 성적표요."

학생들의 대답에 교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아. 저번보다 성적 떨어진 사람들은 오늘부터 보충하고 가야 하니까 그렇게 알아. 그리고···."

잠시 말을 멈춘 교사가 슬쩍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우리 반에 전교 1등이 나왔다."

그러자 그 순간, 학급에 있던 학생들의 시선이 김자영을 향했다.

학교에 들어온 후 지금까지 매번 전교 1등은 그녀의 차지였기 때문이었다.

"에휴··· 이번에도 전교 1등은 김자영이겠구만."

"그러게. 부럽다 부러워."

급우들의 말을 들은 김자영이 허리를 곧게 폈다.

그녀 또한 곧 자신의 이름이 불릴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이번에도 무난하게 1등이겠네.’

하지만 김자영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 버렸다.

그녀의 생각과는 달리 담임의 입에서 나온 이름이 그녀의 이름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시험 1등은··· 김준영! 수고했어. 자 다들 열심히 공부한 준영이한테 박수!"

순간, 김자영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김준영.

평소 귀엽게 생긴 얼굴과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여학생들의 주목을 한눈에 받고 있는 학생.

하지만 결코 공부계는 아니었던 학생의 이름이 교사의 입에서 나온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서, 선생님···."

때문에 김자영이 당황한 표정으로 교사를 부르자 김준영을 향해 박수를 치고 있던 교사가 ‘아’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 맞다 자영아 넌 이번에 2등이야. 수고 많았어. 이번에도 공부 열심히 했나 보네."

그리곤 시험지 속에서 김자영의 시험지를 찾아 내밀었다.

[국어 95점]

[수학 93점]

[사회 100점]

[과학 97점]

.

.

[전체 석차 2/212]

김자영이 영혼이 탈곡당한 표정을 지었다.

전교 2등.

국민학교 3학년 수준으로는 절대 볼 수 없었을 정도로 어려웠던 이번 시험난이도를 생각하면 준수한, 아니 뛰어난 점수와 등수였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전교 1위 자리를 놓쳐본 적이 없었기에 김자영이 받은 충격은 크고 깊었다.

잠시 뒤.

교사가 교실 밖으로 나가자마자 3학년 1반 학생들이 김준영에게 우르르 몰려들었다.

"준영아. 진짜 전교 1등이야?"

"어 1등이네."

"와 진짜 대박이다. 너 학원 어디 다녀?"

"나? 안 다니는데?"

"진짜? 와 그런데 전교 1등이라고?"

다들 김준영의 전교 1등이 신기한 것 같았다.

"준영아 혹시 공부할 때 나랑 같이 할래?"

"야. 무슨 소리야. 준영아 그러지 말고 나랑 같이 하자."

"준영아. 재철이 말 듣지 마. 우리 집 가서 하자. 우리 집엔 게임보이도 있어."

그 모습을 본 김자영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이건··· 이건 뭔가 잘못됐어.’

그녀가 알기로 김준영의 성적은 중간에서 조금 높은 정도, 공부를 못한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순위를 위협할 정도의 실력도 아니었다.

그런데 불과 며칠 사이 김준영은 수십 개의 계단을 딛고 올라서 어느새 자신의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혹시······.’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커닝’이라는 단어가 스쳐지나갔다.

그러나.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준영이의 자리는 분명 내 앞이었어. 그러니까 만약 커닝을 했다면 내가 알았을 거야.’

평소 커닝과 같은 부정행위를 병적으로 싫어하던 그녀였기에 언제나 학생들의 커닝 징후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본 김준영은 컨닝은 커녕 문제를 다 푸는 데까지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었다.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 봐야겠어.’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김자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천천히 걸음을 옮겨 김준영이 있는 곳으로 다가간 뒤, 생글생글 웃는 목소리를 위장, 김준영의 이름을 불렀다.

"준영아"

그러자 급우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김준영이 김자영을 바라보았다.

"어 왜?"

김자영이 멈칫했다.

뭐라고 할까? 어떻게 전교 1등을 했냐고 물어볼까? 아니면 그동안 왜 실력을 숨기고 있었다고 물어봐?

아니 그건 하수나 하는 짓이다.

지금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빼앗긴 1등의 자리를 어떻게 다시 탈환하느냐. 김준영의 실력이 얼마 만큼인가 파악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다음 시험을 준비할 때 자신의 김준영에게서 1등의 자리를 되찾아 올 수 있을 테니까.

결심을 굳힌 그녀가 화사한 웃음을 보이며 입을 열었다.

"혹시. 시험지 좀 보여 줄 수 있니?"

순간, 주변에 있는 학생들이 피식피식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평소였다면 있을 수 없는 일. 하지만 그녀는 부끄러움을 견디며 억지로 허리를 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불패.

김준영이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 알아야 다음에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부끄럽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어.’

그러자 잠시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김준영이 이내 알 수 없는 웃음을 보이며 그녀에게 시험지를 건네주었다.

"자 마음대로 봐."

"그래 고마워."

김자영이 차가운 눈으로 시험지를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분명 사회랑 과학은 내가 더 잘 봤을 거야.’

그러나 김준영의 시험지를 확인한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국어 100점]

[수학 100점]

[사회 100점]

[과학 100점]

.

.

[전체 석차 1/212]

올 백 점.

그야말로 압도적인 점수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

나는 왁자지껄 떠들고 있는 어린 아이들 사이,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을 한 채 교실 밖으로 빠져나가는 여자아이를 바라보았다.

분명 기억 속에 있는 아이.

내가 아니었으면 전교 1등을 독차지, 중학교에 가서도 좋은 성적을 받지만 결국 부모님의 어마어마한 기대로 인해 망가져 버리는 아이, 그 아이가 내 시험지를 보고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하긴 당연한 일이었다.

아무리 그동안 공부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내 정신은 37세의 아저씨. 그런 내가 초등학교 3학년들한테 밀리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였다.

‘뭐 공부를 아예 안 했다면 모르지만 김귀란과의 약속 때문에 나름 열심히 공부했었으니까.’

어쨌든 이로써 내가 가진 판교 땅은 2만 평으로 늘어났다. 김귀란이 가진 10만 평의 땅이 내 손에 들어올 날이 한층 가까워진 것이다.

‘아직 땅문서는 못 받았지만··· 그거야 시간 문제지.’

하지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판교의 땅값이 오르기 시작하는 것은 빨라 봐야 1996년.

급속도로 탄력을 받는 것은 1997년 이후의 일이다.

그러니 그 전까지 내 손에 들린 것은 판교에 있는 땅에 대한 소유권뿐, 1997년에 올 거대한 파도를 막기 위해선 1996년, 늦어도 1997년이 오기 전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돈을 벌어 놔야만 한다.

그리고 단기간에 돈을 버는 것에는······.

‘주식이 최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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