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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한성가 (1)

어머니와 김귀란의 딜(deal)로 내가 한성가로 들어가는 것이 잠정 결정되었지만 그렇다고 대학가 원룸 들어가듯 바로 평창동 저택으로 갈 수는 없었다.

일단 학기 중에 학교를 옮기는 것이니 만큼 이것저것 처리할 일이 많기도 했고 또 앞으로의 일을 위해 현재 내가 벌여 놓은 일들을 정리할 시간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한성가 사람들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모르니 한동안 조심해야겠지’

물론 한성가의 지배자, 김귀란의 명으로 한성가에 입성하는 것이니만큼 대놓고 나를 적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지만.

자산 총액 8조.

연 매출 4조.

영업이익만 1,512억 원.

거대 기업 한성을 꿀꺽하기 위해 김귀란의 눈치를 살살 보고 있던 후계자들이 나를 기꺼운 눈으로 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았다.

그들에게 나란 존재는 굴러 들어온 돌.

자신들의 몫이 되어야만 하는 고깃덩어리를 훔쳐 먹으려는 쥐새끼에 불과하니까.

‘원래 돈 깨나 있는 집 치고 가족끼리 사이좋은 집은 드문 법이지’

그러니 한성가(漢城家)라는, 지금까지와는 내가 살아왔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적대적 생태계 안으로 뛰어들기 위해서는, 그 안으로 들어서기 전에 최대한 많은 준비를 해 놔야만 했다.

자칫 방심한 채 아무것도 모르고 천방지축 날뛰다가는 한성가를 손에 쥐기는커녕, 지금까지 만들어 왔던 것들마저 모두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았다.

‘모든 일은 최대한 은밀하고 안전하게. 다른 이들에게 내 생각을 들키지 않고 진행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때문에 나는 사전 정리 및 준비를 할 시간을 벌기 위해 전진호를 통해 김귀란에게 연락.

마지막으로 어머니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말을 핑계로 김귀란에게서 약 한 달간의 유예기간을 얻어 낼 수 있었다.

‘···진호 아저씨 맞나요?’

‘네. 도련님. 전진호 입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아 아저씨··· 저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물론 내 할머니, 성격 급하기로는 대한민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한성의 회장님은 내게 어이가 없다는 듯, 일주일에 3일이나 어머니와 지내는데 무슨 유예기간이냐는 핀잔을 주긴 했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김귀란의 입에서 먼저 나를 한성가로 들이고 싶다는 말이 나온 이상 이 정도의 요청은 받아들이리라는 것을.

그리고 내가 김귀란 그녀를 실망시키기 전까지는 그녀 또한 나의 요청을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내가 한성가 안으로 들어가기로 한 이상 한 달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할 테니.’

어쨌든 그렇게 얻어낸 한 달이라는 기간을 이용해 나는 내가 그동안 벌여 놨었던 일들을 빠르게 정리해 갔다.

먼저 그 와중에도 학교의 일과는 돌아가고 있는 만큼, 판교에 있는 1만 평의 땅을 위해 틈틈이 시험을 준비.

이어서 치른 시험에서 단 한 문제를 제외한 모든 문제를 맞히면서 또다시 전교 1등을 차지했다.

‘···이번에도 우리 반에서 전교 1등이 나왔다. 준영아. 진짜 수고 많았다. 너 덕분에 선생님이 요즘 교무실에서 살맛이 나요. 살맛이.’

그러자 그 전부터 계속되던 학생들의 러브콜이 어마어마하게 급증. 손쉽게 미아국민학교 3학년 학생들의 머릿속에 나에 대한 이미지를 심어 놓을 수 있었다.

‘준영아! 나랑 같은 학원 안 갈래? 원장님이 넌 그냥 와도 된다고 했어!’

‘그러지 말고 나랑 같이 과외하자. 엄마가 너 데리고 오면 매일 저녁도 사 주신대!’

‘오늘 너네 집 놀러가도 돼? 숙제 같이 하자. 응? 제발···.’

물론 지금에야 이런 애들한테 관심 받아 봐야 뭐하나 싶을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본디 땅과 인맥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법.

내 기억에 따르면 미아국민학교 3학년들 중 훗날 매스컴에 나올 정도의 인지도를 쌓는 사람이 몇 명 있는 만큼, 나로서는 시험하나 잘 본 것으로 토지와 인맥이라는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은 격이었다.

‘제법 잘나가는 아나운서 한명이랑, 연예기획사 사장에··· 아 야구선수도 한 명 있었지.’

그렇게 미아 국민학교에서의 마지막 시험을 끝낸 뒤, 나는 지난 10년간 나와 어머니가 지내온 미아동 월세방을 정리, 이어진의 도움을 받아 서울 시내에 아파트 한 채를 구입했다.

‘어진 아저씨. 저랑 집 좀 알아보러 가요.’

‘어? 갑자기 집은 왜?’

내가 떠난 후 달동네에 혼자 남으실 어머니가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언제까지 여기 ? 수는 없잖아요. 이번에 돈 좀 벌었으니 부동산 투자 ? 집 좀 옮겨야죠.’

‘아, 하긴 그렇겠네. 흐음, 그럼 어디 쪽으로 알아볼 거야? 성남? 아니면 분당?’

물론 걱정은 걱정이고 투자는 투자니까. 되도록이면 좋은 곳으로.

‘아뇨. 이번엔 좀 고전적으로 가 볼까 해요.’

‘어디로?’

‘이번엔··· 잠실이요.’

그 결과. 2억 1천만 원 정도의 금액을 들여 잠실 주공 5단지. 2020년 평균가격 20억 정도로 거래되는, 집값 상승률 1,000%의 부동산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아파트라니 갑자기 그게 무슨··· 준영아. 엄마는 괜찮아. 엄만 계속 여기 있어도···.’

뭐 그 와중에 아들이 번 돈을 함부로 쓸 수 없다는 어머니의 반대가 극심하긴 했지만, 이어진과 나의 계속된 설득으로 어머니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

‘어머님. 이사에 대해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달동네에 어머니 혼자 계시면 준영이 마음이 얼마나 안타깝고 위태롭겠습니까. 게다가 이번에 준영이가 옮기는 학교가 대치동 쪽에 있으니 어머니께서 잠실로 집을 옮기시면 준영이가 어머님 집으로 가기에도 훨씬 수월해집니다.’

‘맞아요. 엄마. 잠실로 옮기면 매일 학교 끝나고 엄마 보러 갈 테니까 이번에 이사 가요. 네?’

덕분에 지난 10년간 만들어 온 어머니의 동네 인맥이 모두 다 사라져버렸지만, 막상 이사를 끝낸 후엔 어머니도 내심 만족해하시는 것 같았다.

‘엄마. 이제부터 여기가 우리 집이에요.’

‘···여기가? 세상에··· 준영아 이게 몇 평이야?’

‘여기요? 얼마 안 돼요. 한 50평 정도?’

‘뭐어? 아니 그럼 집값이 얼마나···.’

‘···그건 나중에 이야기 해 드릴게요. 일단은 가전제품부터 사러 가죠. 엄만 삼성이 좋아요 아니면 금성이 좋아요?’

그렇게 빠르게 어머니의 대한 일까지 모두 마무리한 후.

마지막으로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비밀. 나의 밑천인 주식계좌를 정리했다.

‘어진 아저씨. 일단 제가 가지고 있는 종목들 중에 여기 체크한 것들만 빼고 모두 다 정리하고 싶은데 얼마나 걸릴까요?’

‘글쎄? 정리하려고 하면 금방 정리할 수 있을 거야. 금융실명제 때 우리가 고른 종목들, 지금도 계속 오르고 있거든. 아마 모르긴 몰라도 우리가 물량을 내놓자마자 너도나도 바로 가져가려고 할걸?’

앞으로 한동안 다른 사람의 시선을 조심해야 하는 만큼 지금까지처럼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움직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래요?’

‘그렇다니까. 왜 지금 내놓게?’

‘네. 그럼 체크한 종목만 빼고 전부 다 내놓을게요. 그리고···.’

‘그리고?

‘그 나머지 금액들은 아저씨가 책임지고 운용해 주세요.’

‘뭐? 지금 무슨 소리야? 정리하고 나면 그래도 20억에서 30억... 족히···.’

‘아저씨.’

‘왜?’

‘예전에 제가 했었던 말 기억하세요? 제가 제갈량을 원한다고 했던?’

‘···당연히 기억하지.’

‘네. 그러니까 한동안 저 없이 투자 운용해 주세요. 그리고 시간 되면··· 아니 시간 날 때마다 회사 설립이랑 투자사 운용에 대해서 공부해 두시구요. 나중에 꼭 필요할 테니까.’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니 어느덧 한 달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

9월.

제법 서늘해진 아침 공기에 흘러내린 옷깃을 여미는 계절, 나는 차창 너머로 들려오는 김광석의 노래 소리를 맞으며 눈을 감고 있었다.

‘거리에 가로등 불이 하나 둘씩 켜지고 검붉은 노을 너머 또 하루가 저물 땐 왠지 모든 것이 꿈결 같아요···.’

진솔한 목소리. 2000년도 이후 가요계를 점령한 기계음들과는 전혀 다른, 마치 낙엽진 가을 풍경 같은 맑고 깊은 목소리에 절로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러고 보니 이때쯤 이 양반이 자신의 데뷔 10년을 정리하며 대학로 소극장에서 한 달째 공연을 하고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과거, 그의 노래를 좋아하면서도 단 한 번도 그의 라이브를 들어보지 못했기에 조만간 그의 무대를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어머니 모시고 꼭 한번 가 봐야지.’

그렇게 다짐을 하며 점점 멀어지는 노랫소리를 곱씹고 있던 그때.

"도착했습니다."

귓속으로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서히 속도를 늦추는 차의 떨림. 눈을 뜨자 곧 내 눈앞으로 거대한 성의 모습이 가까워졌다.

두 번째 오는 거지만 도저히 집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 다소 고압적으로 보이기까지 한 저택의 모습이었다.

"······."

오늘은 바로 김귀란이 내게 허락한 한 달이 딱 끝나는 날, 그리고··· 한성가 사람들에게 나를 정식으로 소개하는 날이었다.

"내리시죠. 모시겠습니다."

한규선이 차 문을 열며 고개를 숙였다.

과거, 삼촌이라 불렀던 존재. 하지만 지금은 나를 공손히 맞이하는 사람.

그의 구부러진 등을 바라보자 이 저택이 주는 무게가 절로 느껴졌다.

이 안으로 들어간다면 이제 영영 이 밖으로 나올 수 없겠지.

이 저택 안으로 발을 내딛는다는 말은 나 또한 이 안에 사는 사람들의 일원이 된다는 말. 곧 재벌가의 사람이 된다는 말이었으니까.

순간, 약간의 떨림, 그리고 약간의 긴장이 내 몸을 잠식했다.

분명 저번에 왔던 곳인데도 불구하고 공기가, 그 느낌이 달랐다.

마치 흉포한 맹수의 우리에 들어가는 듯한 느낌, 러시안 룰렛을 하는 듯한 감각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난다면 더 이상 이 안으로 들어갈 기회가 없을 것이 뻔했다.

한번 뒤로 물러선 새끼를 자신의 무리 안으로 끌어당기는 사자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숨을 크게 몰아 내쉬며 천천히 차 밖으로 걸음을 내딛었다.

그러자 곧 한성가의 공기가 폐부에 가득차고, 뒤이어 신전의 일부 같아 보이는 새하얀 대리석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본관.

이 저택의 심장부였다.

"식사는 저곳에서 하는 건가요?"

내가 묻자 한규선이 슬쩍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곧 본관에 있는 다이닝룸에서 하시게 될 겁니다."

"···평소에도 이런 일이 자주 있나요?"

"식사 말씀이십니까?"

"네. 맞아요."

한규선이 기억을 더듬는 얼굴로 말했다.

"그리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가끔씩 회장님께서 지시하실 때마다 벌어지곤 합니다."

"그래요?"

"네."

"주로 어떨 때 지시를 하시죠?"

"그게··· 명절 때를 제외하면 주로 회장님께서 기쁜 일이 있을 때 지시를 하시곤 합니다. 예를 들어 저번에 있었던 가족 식사는 부회장님의 첫째 아드님이 한국고등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하셨을 때였습니다."

부회장의 첫째 아들이라면 김귀란의 장손자로 현재 고1, 한때 김귀란의 기대를 듬뿍 받던 이였다.

그런 이가 고등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할 정도에나 하는 행사라니, 아무래도 간단한 식사자리가 아닐 것 같았다.

하긴 생전 처음 보는 혈육, 자신의 손으로 쫓아냈던 사람의 자식을 다시금 불러들이는 자리이니 간단할 수가 없지.

내가 이 자리에 선다는 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는 말, 그것을 지우기 위해 권위를 세울 필요가 있을 테니까.

생각을 정리한 나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좋아요. 안내하세요."

그러자 한규선이 공손한 자세로 앞장서기 시작했다.

"네. 이쪽입니다. 따라오시죠."

그리고 잠시 뒤.

나는 거대한 문 앞에 다다를 수 있었다.

저번에 왔을 때는 보지 못했던 공간, 아무래도 오늘과 같이 큰 행사가 있을 때나 사용하는 곳인 것 같았다.

"이곳입니다. 들어가시죠."

한규선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천천히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러자.

"이제야 왔느냐."

테이블 양 옆으로 서열에 맞춰 앉아 있는 왕자들과 공주들의 모습.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며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는 여제(女帝).

김귀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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