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툰 최신 접속주소바로가기
100% 동네 섹파 구하기 바로가기 [AD]토토커뮤니티 NO.1 먹튀검증 토토사이트 추천 바로가기

122화 뜻밖의 초대 (2)

영화는 관객을 길들인다.

- 데이비드 보드웰(David Jay Bordwell). <픽션 영화에서의 내레이션((Narration in the Fiction Film)> 中.

***

할리우드(Hollywood).

미국 남서부 캘리포니아 주 로스엔젤레스시에 소재한 영화 산업단지로. 본래는 인구 500명 남짓한 조그마한 농촌 도시였으나, 1910년 로스엔젤레스 시에 합병.

이후 뉴욕과 뉴저지일대에서 번성하였던 영화산업의 중심지가 사회적, 환경적 요인을 이유로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미국 영화 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한 곳이다.

영화의 본고장.

미국 영화 산업의 총화.

아니 정확히 말해 전 세계 영화 산업의 메카.

전 세계 14억 2천만 명의 관람객들의 꿈과 환상을 만들어 내는 곳이자, 316억 달러에 이르는 시장규모를 자랑하는, 세계 영화 시장의 약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공룡의 둥지.

거대한 자본과 전문화된 영화 제작환경, 그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시각 특수효과 등으로 대형 영화들을 양산해 내며 세계 영화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황금향.

20세기 폭스, 파라마운트 픽처스, 유니버설 스튜디오, 소니 픽처스, 워너브라더스, 월트 디즈니 픽처스 등 이름만 대면 알 법한 수많은 배급사들이 자리해 있는 곳.

그곳이 바로 할리우드다.

그런 만큼 영화 밥을 먹는 사람이라면, 아니 영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할리우드의 입성을 꿈꾼다.

세상에서 가장 전문화된 영화 창작 공간이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뭐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긴 하지만.

"이봐! 준영! 시선 처리가 제대로 안 되어 있잖아! 시선처리가! 보다 더 샤하고 아찔하게 시선을 처리하란 말이야!"

후…

나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저 멀리 나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치고 있는 늙은 백인 남자 모습, 그리고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는 촬영장비들의 모습과 또 시작이군이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있는 촬영 스텝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모두다 얼마 전 걸려온 전화에서 비롯된 일. 나와 조지 소로스를 찍은 사진이 월스트리트 저널에 게재된 것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얼마 전, 나와 조지 소로스의 사진이 월스트리트 저널에 게재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할리우드의 중소 영화 제작사 중 한 곳인 레전트 픽처스 측에서 전화가 걸려왔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레전트 픽처스의 케네스 오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전화의 목적은 바로 캐스팅, 나를 자신들이 제작하려 하는 영화의 조연으로 캐스팅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준영군을 저희 영화에 캐스팅하고자 합니다. 혹시 영화 출연에 관심 없으신가요?]

‘영화 출연이요?’

[네. 여러 후보들을 고심한 결과 준영군이 저희 영화가 추구하는 이미지에 가장 잘 부합한다는 결론이 나왔거든요. 어떠세요? 괜찮다면 이 기회에 한번 저희 영화에 도전해 보시는 게?]

뭐 일반인들이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절로 어이가 없어지는 제안이었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자산은 약 1,500억 원.

이중 약 300억 원 정도는 이번 투자건, 그러니까 벤처 기업들에 대한 투자 건으로 소모되었지만 그래도 1,200억 원이라는 거금이 남아 있었다.

그러니 내가 할리우드 영화에 조연, 그것도 아역으로 참여한다는 것은 사실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아니 말마따나 영화사에 투자를 요청하는 것이었으면 몰라도 직접 출연이라니.

‘개가 웃을 일이지.’

때문에 나는 나에게 들어온 레전트 픽처스 측의 제안, 그러니까 나에 대한 캐스팅 제안을 단칼에 거절해 버렸다.

‘죄송하지만 사양하겠습니다. 지금으로썬 그런 쓸데없는 일에 허비할 시간이 없군요.’

지금 이 타이밍에 굳이 영화에 나가고 싶은 마음도 또 그럴 만한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저… 정말요? 다시 한번 재고를…]

‘다시 생각해도 제 대답은 똑같을 겁니다. 제 시간은 그렇게 싸구려가 아니거든요.’

그러나.

이런 나의 생각은 얼마 지나지 않아 180도 바뀌어 버렸다.

내가 레전트의 제안을 거절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레전트의 캐스팅 담당 케네스 오에게서 제법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레전트에서 만드는 영화에 저와 소로스 씨의 일화를 모티프로 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말인가요?’

[그게… 네. 사실 원래는 조지 소로스 씨를 모티프로 해서 만든 영화였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당신과 조지 소로스의 사진이 나온 뒤 대거 시나리오를 수정하면서 당신의 역할이...]

의외였다.

내가 알기로 할리우드에서 한 해 만들어지는 영화의 수는 대략 600에서 1,000편 정도. 그중 상당수가 치밀한 계획에 따라 만들어지고 배급된다.

그런데 그런 영화에 나를 모티프로 한 인물, 그리고 사건이 나온다니. 분명 들었지만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였다.

‘…그게 정말입니까?’

때문에 내가 묻자, 레전트 픽처스의 캐스팅 담당. 케네스 오가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사실 처음엔 조지 소로스 씨를 모티프로 한 인물만 나올 계획이었는데… 아무래도 이번 월스트리트 저널에 게재된 사진이 윗분들한테 강렬한 인상을 줬거든요.]

‘설마 소로스 씨도 나오는 겁니까?’

[아, 아뇨. 그분은 고사하셨습니다. 자신에게는 필요 없는 자리라면서. 대신… 김준영군에게 한번 이야기해 보는 것이 좋을 거라고.]

‘아…….’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것이 제법 좋은 기회가 될 것임을.

왜 캐나다의 미디어 이론가이자 문화비평가인 마셜 맥루한(Marshall McLuhan)이 말했지 않은가 ‘미디어는 메시지라고’.

그만큼 미디어의 힘. 문화의 힘은 크고 무서웠다.

그러니 나와 조지 소로스를 모티프로 한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 그런 영화가 상영된다면 내가 미주 땅에 수십억 달러를 뿌리는 것보다 더 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거래를 할리우드라는 미끼를 통해 낚아 올릴 수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돈도 벌어들일 수 있고 말이지.’

아무리 내가 성인이 된 후 영화를 그리 많이 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크게 히트치는 작품들.

그러니까 예를 들어 전 세계 21억 달러가 넘는 흥행수익을 올렸다는 타이타닉이나 11억 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린 반지의 제왕.

한때 전 세계에 조니뎁 열풍을 불러일으킨 캐리비안의 해적이나, 3D영화의 새 지평을 연 아바타 같은 작품들 같은 작품들은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것도 그 영화들의 흥행 요소들까지 모두 다!

그러니 내가 가진 자본과 내 기억만 잘 이용할 수 있다면 내가 기억하는 영화들을 통해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것은 물론 미국 내에 내 영향력까지 드높일 수 있었다.

‘뭐 영화로 돈을 버는 것 자체야 굳이 영화를 찍지 않아도 가능하지만… 기왕이면 안에서부터 차근차근 진행하는 게 좋겠지.’

그리고 그 결과.

‘좋습니다. 귀사의 캐스팅 제안 받아들이기로 하죠.’

나는 레전트 영화사의 캐스팅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게 정말입니까?]

‘물론입니다. 대신 시나리오와 캐스팅을 먼저 알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이미 할리우드에 대한 투자를 생각하고 있었던 만큼 이 기회에 할리우드의 내밀한 속내부터 차근차근 확인 확인해 가며 속살을 파고들어 갈 생각이었다.

[물론입니다! 크게 연기력을 요하는 역할은 아니니만큼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촬영에 들어가면서부터 나는 촬영장 내부에 감도는 요상한, 아주 기분 나쁜 공기를 캐치할 수 있었다.

"자 다시 한번 가 봅시다! 이번엔 좀 더 확실하게. 샤하고 쿨하게 좀 가 보는 거야."

"……."

"다들 내 말 안 들려!"

"네… 알겠습니다."

레전트 픽처스 쪽에서 선임한 감독. 할리우드 내에서 제법 이름이 있다는 중년의 감독이 자 감독이 자꾸만 내 신경을 거슬리고 있었던 것이다.

"컷! 컷컷컷컷! 조명! 각도가 안 나오잖아! 다들 정신 안 차려!"

"네, 넷 죄송합니다!"

"빌어먹을 다시 갑시다! 이번에도 또 조명을 이상하게 잡았다간 내 총으로 쏴 버릴 거야!"

이상한 일이었다. 분명 내가 알기로 할리우드의 촬영 시스템은 분업화, 전문화 되어 있다고 들었다. 때문에 한국에서와는 달리 감독의 권한이 그리 크지 않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본 현장. 영화감독 우베 폴(Uwe Poll)의 현장은 무척이나 날선 분위기를 띄고 있었다.

물론 세계 거장급 감독들 중에 성격 좋은 감독들이 그리 많지 않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말해 우베 폴이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이다.

"이번 씬은 밀도 있게 갈 테니까. 다들 정신 똑바로 차려. 카메라. 롤 함부로 쓰면 자네 급여에서 제할 테니까 그리 알고."

"네……."

하지만 그렇다고 영화사가 선임한 감독과 트러블을 일으킬 수는 없는 일. 일단은 그저 지켜보기로 했다.

"준영. 이번 장면에선 좀 더 어린아이 같은 표정을 지어 줘. 왜 그런 것 있잖아. 천진하지만 속에 악마를 품고 있는 그런 사람 말이야. 알아들어?"

"알겠습니다."

영화 또한 상품, 그것도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만큼 상품 생산에 필요한 부분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니까.

"좋아. 제법 자세가 잡히는구만. 그대로만 하면 될 거야. 대사야 천천히 절지만 않으면 될 테니까."

그런데 내가 우베 폴 감독의 연기 요구에 따라 조지 소로스와 처음 만나는 장면을 연기하고 있을 때쯤, 갑자기 이변이 벌어졌다.

"잠깐만! 이거 장면이 좀 약한데? 좀 더 샤하고 쿨하게 좀 갈 수 없나?"

나와 소로스를 모티프로 한 인물이 녹아웃 옵션으로 상대 국가를 공격하고 있는 장면에서 갑자기 우베 폴 감독이 딴지를 걸어온 것이다.

"샤하고 쿨 하게요?"

"그래. 그 느낌. 왠지 환율 1포인트 2포인트 차이는 너무 약해 보이는 것 같잖아. 그러니까… 한 10포인트 아니 50포인트 정도로 수정하면 어떨까?"

뭐?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을. 환율이 무슨 장난도 아니고 10, 50포인트가 빠져?

아니나 다를까 그 말을 들은 조감독, 영화 촬영 내내 감독의 욕받이가 되어 준 사람이 난색을 표하며 말했다.

"감독님.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그래도 리얼리티라는 게 있는데…."

순간, 우베 폴의 얼굴이 일변했다.

"뭐? 리얼리티?"

푸들거리는 그의 볼살. 그의 모습에 사람들이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촬영 내내 그가 그런 표정을 지을 때마다 한바탕 난리가 났었기 때문이었다.

"네. 아무래도 실화를 모티프로 하고 있는 만큼…."

하지만 이번에는 조감독도 물러설 수 없다는 듯 조심스런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러자 말없이 조감독을 노려보는 우베 폴. 그가 돌연 짙은 웃음을 입에 물었다.

"이봐."

"네. 감독님."

"사실이 그렇게 중요해?"

조 감독이 일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본 우베 폴이 천천히 조감독의 뺨을 손가락으로 두들기며 말했다.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바로 메시지지."

"…메시지요?"

"그래. 바로 내가 원하는 그런 메시지 말이야."

그가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그러니까 네가 원하는 ‘사실’찍고 싶으면 가서 다큐나 찍어. 원한다면 내 회사에 말해 주지. 아니면 나랑 스파링 한번 뜨던가."

그러자 사람들이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 인간, 가만히 내버려 뒀다간 이 영화 엎어진다.

아니 엎어지지 않더라도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할 건이 뻔했다.

물론 내가 취미로 영화에 출연한 아역배우라면 모르겠지만, 나는 이번 영화를 통해 내 이미지를 미국 사회에 박아 넣겠다는 목적이 있는 만큼 이대로 그를 놓아둘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조치를 취해야겠지.’

결정을 내린 나는 내 분의 촬영이 모두 끝난 뒤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그리곤 바로 이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저씨."

[어 왜?]

"사야 할 게 좀 있어요."

그러자 잠시 말이 없던 이어진. 그가 곧 의아한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응. 갑자기?"

"네. 되도록이면 최대한 빨리 샀으면 좋겠어요."

"…도대체 뭐길래…? 그게 뭔데?"

이어진의 물음에 나는 가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레전트 픽쳐스요."

오류신고

아래 오류에 해당하는 버튼을 클릭해 주시면 빠른 시일내 수정작업이 이루어 집니다.

1993 회귀 재벌 - 1993 회귀 재벌-122화
[123 / 총381]

1993 회귀 재벌 - 1993 회귀 재벌-122화

연재 총 38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