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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떼 1001마리로 시작한 대북 사업, 현대그룹 20년 아픔과 좌절 ? 조X일보. 2019. 10. 24]

2019년 10월 23일, 김X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시설을 현지 지도하면서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싹 들어내고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은 아침부터 당혹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대책 회의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현대그룹 직원은 “2008년 관광이 중단되고 2011년 북측이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몰수했지만, 이산가족상봉 행사와 금강산관광 20주년 남북공동행사 등이 진행되어 일말의 기대감이 있었는데 오늘 김정은 국무위원장 발언으로 사업이 물거품되는 것 아니가 하는 위기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현대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면초가의 상황”이라고 밝혔다.

금강산 관광의 시작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90년대 초 고(故) 정영주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기업인으로처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해 ‘금강산 관광 개발 의정서’를 체결했다.

이후 그는 1998년, 소 500마리를 이끌고 판문점을 통해 북한을 다시 찾았다. 같은 해 10월 아들 고 정몽진 회장과 함께 남측 기업인 최초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하고, ‘금강산관광 사업에 관한 합의서 및 부속합의서’를 맺었다.

하지만 금강산관광은 누적 200만 명 관광 기록을 앞두고 2008년 7월 관광객 박X자씨가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면서 전면 중단됐다. 그리고 이를 통해 현대아산은 어마어마한 손실을 짊어지게 되었다.

지난 20년간 금강산 관광 사업 전체 매출 손실 추정액만 2조 5000억 원, 이로 인한 현대그룹의 총 자금 손실액만 무려 7조 9천억 원이 규모로…….

*

“뭐?”

크게 떠진 눈, 놀란 황소의 눈처럼 크게 떠진 그 눈을 바라보며 나는 입을 열었다.

“회장님의 염원. 대북사업. 그 사업이 실패할 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나를 바라보던 그의 눈이 여러 차례 변화한다.

처음은 당황, 그 다음은 의아, 마지막으로 깃든 색깔은 짙은 분노였다.

“……대북 사업이 실패한다고?”

끓어오르는 듯한 그의 목소리. 그 소리에 사방은 정적, 다른 이들 모두가 눈치를 살피며 숨을 골랐다.

모두 다 우리를 향해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네.”

“……지금 그 사업에 투여된 자금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하는 소린가?”

“올해 8월 있었던 ‘경제협력사업권’ 협상, 그러니까 북한 내 대형 SOC(Social Overhead Capital 사회간접자본) 사업권를 획득하는데 소요된 자금이라면 약 10억 달러 정도의 자금이 소요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잘 알고 있구만. 정부 자금까지 포함하면 그 갑절이 넘는 돈이 들었지. 국내 투자자금을 생각하면 그 이상이고. 그래 그런데도 이 사업이 실패할 거라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습니다.”

순간, 내 앞에 있는 남자, 정영주 그가 탕- 발을 굴렀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자네 지금 자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지 알고 있는 건가?”

그의 몸 전체가 떨렸다.

아무래도 온몸의 분노가 그 간의 노쇠를 잊게 만든 것 같았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분노가 닿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럼 회장님은 아십니까?”

그것이 무게 없는 분노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뭐라고?”

“현대그룹의 대북 사업, 그건 분명히 실패합니다. 그리고 그 실패는 단순한 실패로 끝나지 않겠죠.”

나는 말을 이었다.

“사안의 무게가 무게인 만큼 후폭풍이 꽤나 거셀 테니까.”

그러자 일순, 그의 얼굴에 수많은 생각들이 머문다.

그는 감정적인 남자, 하지만 이성적인 남자다. 결코 감정으로만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잠시 뒤, 묵묵히 나를 노려보던 정영주, 그의 입에서 찬 숨이 새어 나왔다.

“……자네는 언제나 이런 식이군.”

묵묵한 시선, 그의 눈은 어느새 차가워져 있었다.

“그런가요?”

“그래. 언제나 이런 식이지. 상대방을 흔들고 파고들어. 마치 오소리처럼.”

오소리?

아니 이 사람 비유를 해도.

하지만 뭐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는 어디까지나 옛날 사람이니까.

“오소리라… 뭐 요즘 젊은 사람들한테 딱히 와 닿는 비유는 아니군요.”

“글쎄. 그걸 알아듣는 자네는 젊은 사람이 아닌가?”

“저는 젊다기보단 어리죠.”

“그래. 어리지. 그래서 아직 보이지 않는 것이 있는가 보구만.”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

“요즘 뉴스 보나?”

“언제나 봅니다.”

“그렇다면 알겠구만.”

그가 슬쩍 고개를 들어 허공을 향했다.

“시대가 변했다는 걸.”

그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시대요?”

“그래. 시대. 그게 변했지. 예전 같으면 김정일이 그 사람을 따라 하는 게 어디 가당키나 하던가? 당장 큰일이 났겠지. 하지만 지금은 중학생들도 그치의 흉내를 내는 세상일세.”

그가 주먹을 꽈악- 움켜쥐었다.

“그걸 내가 그리 만들었지.”

그런 뒤, 누가 말을 할 사이도 없이 그의 입에서 세찬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무도 가지 않을 때 평양 땅을 밟은 사람도 나고 소떼를 몰고 올라간 사람도 나야. 김일성이 그 썩을 놈의 관에 절을 한 것도 나고 어린놈의 면전에 굽실거리며 아부를 하던 것도 나다. 그런데 그런 내가 실패한다고?”

쿵- 그가 테이블을 내려쳤다.

“절대로 안 돼.”

그가 말을 이었다.

“그러니 나는, 우리는, 이뤄낼 걸세. 누군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그건 반드시 내가 우리 현대가 될 테니까.”

그의 입에서는 자신의 대한 자긍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하긴 그럴 만도 했다.

대북사업(對北事業)

현대그룹의 대북사업. 그것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누군가는 해야 하지만 했으면 좋겠지만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 재계 누구도 학계 누구도 정부까지도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아니 못했던 일이었다.

그런 사업의 물꼬를 틀고 그 물길의 방향을 만들어낸 남자인만큼 그의 자긍은 당연했다.

그가 한 일은 반백년의 증오, 그 엉키고 얽힌 고르기아스의 실타래를 매듭을 향해 떨어진 칼이었으니까.

하지만.

“아뇨. 실패합니다.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염원, 그것은 실패한다.

왜냐하면.

“시대는 변해도 사람들이 변하지 않을 테니까요.”

그러자 일순, 정적이 감돈다.

수십이 넘는 눈동자. 그 눈들이 나와 정영주 회장을 번갈아 쳐다본다.

이미 현대그룹의 향후 계획, 경영 일체에 대한 회의를 진행한다는 이야기는 사라진 후였다.

“……사람이 변화하지 않는다?”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 사업, 현대의 대북사업이 실패한다?”

“그렇습니다.”

“자네… 자네 말이 억지라는 건 알고 있겠지?”

“아뇨.”

나는 고개를 들었다.

“회장님도 사실 아시잖습니까.”

“무엇을!”

“통일.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일순 그가 멈춰섰다. 그의 눈이 도로록 나를 향했다.

“자네….”

뭔가 열리던 입, 하지만 곧 그 입이 굳게 닫힌다.

고요 그리고 침묵. 나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회장님.”

“그래.”

“남과 북이 화합을 해 회장님이 얻을 수 있는 게 뭡니까?”

“이름. 그리고 북한 땅에 노다지로 널린 자원과 인간. 그것이지. 올라가기만 하면 120,538km²에 달하는 땅과 2천 5백만이라는 시장이 내 손에 들어올 테니까.”

역시. 적어도 남북 간의 평화니 어쩌니 그런 말은 하지 않는다.

“북한이 개방을 생각하시는군요.”

“등소평 그 양반의 모습을 보면서 깨달았지. 빨갱이들은 절대로 자기들 걸 포기하지 않아. 구색이라도 맞추려 한단 말이지. 그렇다면 살살 구슬러야 하지 않겠나.”

흑묘백묘 주노서 취시호묘(黑猫白猫 ?老鼠 就是好猫).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말. 80년대 등소평의 개방개혁 정책을 의미하는 말이다.

아무래도 그는 그 생각에 약간의 감미를 첨가한 것 같았다.

“바람으로 안되면 햇볕으로. 누군가가 생각나는 말이군요.”

“DJ 그는 깨인 사람이지. YS에 비하면 말이 통해.”

“그렇죠. 하지만 그것 때문에 불가능할 겁니다.”

“뭐?”

나는 의문으로 물든 정영주의 시선, 그것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누구도 들러리가 되고 싶어 하진 않을 테니까요.”

순간, 그의 눈이 얼어붙었다.

“…들러리라?”

보이지 않던 부분을 보았을 때의 모습. 그를 바라보며 나는 말을 이었다.

“네. 들러리. 이대로라면 김정일 그는 들러리가 되고 맙니다. 그러니 그로서는 절대로 이 일을 진행할 일 없죠.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 데 딱 좋은 정도로만 이 일을 생각할 겁니다. 그는 영악한 두더지니까요.”

권력이란 복잡하지만 권력자란 단순하다.

권력을 쥐기 위해선 많은 것이 필요하지만 권력을 쥔 자에겐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그런 만큼 그는, 북쪽의 권력자는 이번 일을 오래 끌고 가지 않을 것이다.

물론 좋은 지갑, 좋은 명분, 그의 권력을 위해 이용하긴 하겠지만 그 이상은 나아가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에겐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 테니까.

“북한은 변화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바란다고 해도 그쪽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이 사업은 실패죠.”

“바로 옆에 있는 중공이 문을 열었어. 그리고 그 성과가 보이고 있지. 그런데도 문을 닫아 걸 거라고?”

“필요한 만큼만 열 겁니다. 그리고 빗장일 칠 겁니다. 외부의 적에게 선물은 받고 싶지만 사람은 들이지 않겠죠.”

“그렇게 어리석은 사람일 리가….”

“어리석지 않기 때문이겠죠. 그는 이미 가진 게 많은 사람이니까.”

나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국민, 아니 인민은 그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그에게 중요한 건 권력이죠. 다른 권력자들처럼 말입니다.”

“다른 권력자들처럼?”

“네, 다른 권력자들처럼.”

권력의 맛이란 바로 그런 것이니까.

그러자 잠시 나를 바라보던 정영주,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자네… 지금 내가 속았다고 말하고 있는 건가?”

“네. 속았습니다. 회장님도 DJ도 국민들도 모두 다. 그도 아니면… 속아 주신 겁니까?”

그러자 일순 그의 눈이 흔들린다.

흑백이 명확한 그의 눈동자에 당혹의 기색이 어린다.

이거 아무래도 내 예상이 맞는 것 같았다.

“설마….”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네.”

“너무 서두르셨습니다. 아시잖습니까 큰일이란 그리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그렇지만 나에겐 시간이 너무 없었지.”

그의 눈엔 회한이 가득했다.

“좋아. 자네가 이겼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거지? 자네가 건설을 맡으면 이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기라도 한단 말인가?”

“사라지길 바라십니까?”

“아니 그럴 수도 그래서도 안되지. 들어간 돈이며 이름이며 이미 너무 많이 왔어. 지금와서 그만두면 현대가 흔들릴 걸세.”

그의 눈에는 쏟아진 물을 바라보는 어린 아이와 닮아 있었다.

“그렇죠. 하지만 방법은 있습니다.”

“방법?”

“네.”

“아니 무슨 방법?”

나는 슬쩍 웃으며 입을 열었다.

“회장님. 고기가 썩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먹고 탈이 날 가능성이 100%죠.”

그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또 그 이야긴가?”

“네. 하지만 아직은 아무도 그걸 모릅니다.”

“모른다?”

“모릅니다.”

나는 말을 이었다.

“그럼 이 물건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러자 잠시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 그들의 눈을 바라보며 나는 입을 열었다.

“팔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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