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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화 격변의 대한민국 (2)

1994년 7월 9일 오후.

장마가 끝난 이후 모처럼 비친 햇살 속 주말을 쩜? 시민들이 퇴근 준비에 여념이 없던 그때.

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갑자기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울려 펴지더니 한 가지 사건이 뉴스 속보를 탔다.

[속보! 김일성 사망]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일성이 1994년 9월 8일 새벽 2시경 사망했다는 뉴스가 나온 것이다.

[첫 소식입니다.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어제 새벽 2시, 평안북도 향산군 묘향산 특각에서 사망했습니다. 사망 원인은 심근경색이며, 김일성의 권한은 일단 아들 김정일이 대행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우리 전군에는 지금 특별경계령이 내려져 있고, 청와대는 모든 사태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므로 국민은 안심해도 좋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순간, 뉴스를 본 대한민국의 국민들 대다수는 충격에 빠졌다.

북한의 권력의 최고봉.

죽어도 죽지 않을 것 같은 대마왕이자 지난 수십 년간 수천만이 넘는 사람들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상瑛? 링? 존재가 어제를 기해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어, 어어? 김일성이 죽어? 진짜??

걀은? 어떻게. 이거 전쟁 나는 거 아니야? 응? 나 무서워.”

“아, 오늘 휴가 나왔는데! 아! 진짜! 아! 아아아아!”

마침 식사를 하러 거리로 나온 참이라 사宕?? 鳧?? 磯タ? 들어왔다.

‘25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김일성 없는 북한은 어떻게 되나’

‘김정일이 과연 북한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까’

삼삼오오 모여 김일성의 사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전파상등 앞에서 속보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내 옆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번뜩이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이어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준영아.”

“네. 시작됐어요.”

희열로 가득한 이어진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때가 도래했다.

이제 비로소 결실을 거둘 타이밍, 역배당이 터질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대한민국의 시간은 빠르게 그리고 격렬하게 흐르기 시작했다.

7월 9일.

북한 각 언론이 김일성 사망 사실을 발표한 이후 김영삼 대통령은 김일성 사망을 계기로 전군에 특별경계령을 내리는 동시에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였다.

휴가를 나왔던 사병들은 모두 복귀, 전방 사단들은 준비태세에 돌입해 혹시 모를 전쟁 상황에 대비하였으며 이로 인해 남과 북측의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었다.

언론에서는 김일성 사망에 대한 각종 추측을 쏟아냈으며 지난 3월 ‘서울 불바다’ 발언이 나왔을 때와 비슷하게 민간에서의 생필품 사재기가 일어났다.

하지만 종전의 남북 긴장 상황과는 다르게 주가의 폭락은 이어나지 않았는데, 김일성 사망이 발표된 7월 9일이 휴장일인 토요일이기 때문이었다.

7월 10일.

북-미 양국은 김일성 장례 후 3단계 고위급회담 개최에 합의하였으며 언론에서는 김일성의 후계로 김정일을 부각, 그에 대한 특별 방송을 편성하였다.

7월 11일.

북한 측은 남북정상회담 연기를 남한 측에 통보했다.

그리고 드디어 주식장이 열리며 주가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물론 지난 이틀간 최고조에 이르렀던 남북 간의 긴장이 조금 완화되고 김일성의 후계구도 또한 공고했던 만큼 주가 전반의 대폭락 같은 이변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남북정상회담이라는 특수로 급등하던 대북주 전반에 하락했다.

하지만 방산, 화학, 비금속광물, 음식료품, 운수창고 같은 종목들은 전반적으로 급등했는데, 남북정상회담의 주체인 김일성이 사망함으로써 당분간 남북 긴장이 유지될 것이라는 추측 때문이었다.

덕분에 내가 가지고 있던 주식들. 그러니까 6월 28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예비접촉 이후 급락한 주식들 대부분이 반등, 수익을 거두기 시작했다.

[풍산 10,136▲636 보유수량 63,157]

[협진단철공업사 1,632▲102 보유수량 392,156]

[대영전자공업 4,883▲306 보유수량 133,333]

[한일단조 1,227▲77 보유수량 521,739.]

[한화 11,363▲713 보유수량 56,338]

.

.

하루 만에 무려 2억 원!

그동안 떨어졌던 주가가 원통하다는 듯 상한가를 치는 주가에 실시간으로 내가 가진 재산이 불어났다.

“아저씨! 얼마나 올랐어요?”

“각 종목마다 다 가격제한 끝까지! 다들 사고는 싶은데 못 사는 판국이야!”

뭐 시간이 지나 남북의 긴장이 완화되면 내가 보유한 종목들의 상승세도 완만해질 것이었지만, 방산주를 사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당분간 상승세가 계속될 것 같았다.

“김 대리. 풍산이랑 한화 주식 현재가에 풀 매수 해 줘!”

“뭐? 가격제한폭? 야이 그럼 알아서 미리 다 사 놨어야 하잖아!”

“후··· 그래도 풍산 1000주는 샀네.”

그리고 그만큼 이어진에게 투자를 문의하는 사람들의 수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아마 그동안의 실적과 이번에 있었던 과감한 투자 그리고 아본 역배팅 투자의 성과 때문인 것 같았다.

“어진 씨. 정말 대단해 아니 다들 쪽박 차고 있는데 도대체 어디서 그런 정보를··· 그러지 말고 내 수수료는 따로 잘 떼어 줄 테니까 내 돈 좀 굴려 줘. 응? 그동안 우리 좋았잖아. 안 그래?”

“어허, 우리 어진 씨한테 뭐하는 짓이야. 내 자네가 그간 어진 씨한테 했던 걸 다 기억하는데. 그러니까 여기서 집적거리지 말고 딴 데 가서 알아봐!”

“뭐어? 아니 이 양반이··· 뭣이 어쩌고 저째!”

물론 그때마다 이어진은 쑥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지만 그의 명성과 들고 있는 돈이 커지는 만큼 나의 힘도 커지는 것이었기에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러는 와중에도 김일성 사망에 관련된 국내외적인 사건들은 일어나고 있었다.

7월 12일.

대검찰청은 전국 대학의 김일성 사망 추도 유인물 등을 국보법 위반으로 간주해 수사를 지시하였으며, 세계일보 사장 박진희와 재미언론인 문명자가 김일성을 조문하기 위해 방북했다.

7월 14일.

범민련 남측본부는 김일성 조문단 파견을 결정하고 이를 위해 통일원에 협조했으나 통일원은 범민련 김일성 조문단 방북을 불허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 북한 측은 남한 정부의 김일성 조문을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하면서 조문단 파견의 적절성 여부를 둘러싸고 한국 정부 및 정당, 정치단체, 사회단체 사이에서 극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조문파동(弔問波動).

정상회담을 준비 중이었던 북한 최고지도자의 권위를 인정하여 조문을 할 것인가 아니면 그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조문을 전면금지할 것인가에 대한 대립이었다.

물론 원래의 역사대로였다면 김영삼 정부의 강경한 입장 표명으로 일체의 조문이 금지, 그 후로 남북관계는 일체의 접촉이 끊어진 채 다시 냉랭한 관계가 형성되었을 것이지만.

[여당인사들 ‘겨레를 위한 결단’ 정부에 김일성 조문 허가 촉구 - 조X일보. 1994. 07. 14]

[사회단체들 잇단 조문 허가 촉구 성명 ‘남북 정상 회담을 위한 발걸음이 될 것’ - 중X일보. 1994. 07. 14]

[전문가들 정부의 강경한 ‘조문 금지’는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 - 경X신문. 1994. 07.14]

마치 기다렸다는 듯 사회각층, 전방위적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민족 화해의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 쏟아져 나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여당, 사회단체, 매스컴, 대학교수들의 조문 허가에 대한 입장 표명이 지속되며 여론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어? 김일성 조문? 에이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아니 전쟁 일으킨 놈 죽은 거에 뭐가 이쁘다고 조문을 가.”

“···그래도 미래를 생각하면 가야 하지 않을까? 뭐 전쟁 일으킨 건 나도 마음에 안 들지만 김일성이가 남북정상회담도 하려고 했었잖아. 나 같아도 아버지 초상에 안 온 사람하곤 화해하고 싶지 않을 것 같은데.”

“음··· 뭐 그렇게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러자 처음엔 강경한 태도로 무조건 조문불가를 외치던 정부 또한 한발 물러서 한정적이나마 김일성에 대한 조문이 허락하기에 이르렀다.

정부 차원에서의 조문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결격사유가 없는 민간, 그리고 개인의 자격으로의 조문은 허가한 것이다.

[정부 ‘조문 금지’ 방침 완화, 허가받은 인원에 한해 ‘특별 조문 허가 자격’ 부여 - 조X일보. 1994. 07. 17]

[‘정부 차원에서의 조문은 없을 것’ 개인 자격의 조문은 ‘특별허가’ - 한X일보. 1994. 07. 17]

그 결과, 정영주 회장을 필두로 한 경제계 인사들과 여당의원들, 사회단체 인사들에 의한 방북이 이뤄졌다.

[현대그룹 정영주 명예 회장 ‘개인자격’으로 가겠다. - 한X신문. 1994. 07. 18]

[정영주 회장의 방북 지지한다. 한성, 고합 그룹의 총수들 또한 방북 - 대X일보. 1994. 07. 18]

그리고 7월 19일.

김일성 사망 12일 만에 평양 금수산의사당에서 김일성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김일성의 시신은 특수 처리된 수정 유리관 속에 담겨 영구 보존되었으며, 김일성의 대형사진이 실린 운구차가 천리마 동상 앞과 창광거리 등 평양시내 주요 시가지를 일주, 분단이후 49년 동안 북한을 지배했던 김일성시대는 완전히 마감됐다.

며칠 뒤.

귀빈 자격으로 북한에 머물던 조문객들이 북한 정부의 환대를 받으며 귀국했다.

새벽을 기해 돌아온 그들은 곧바로 청와대로 향했고 오후가 되기 전에 각자의 길로 뿔뿔이 흩어졌다.

“형은 회사 내버려두고 왜 여기 와 있어?”

한성가 차남, 김명현이 장남 김명석을 노려보며 말했다.

주변을 돌아보자, 장남 김명석 내외와 그의 아들인 김홍래와 김홍진.

오늘 새벽 미국에서 서둘러 귀국한 차남 김명현 내외와 막내딸 김성아 부처.

그 외 수많은 손자 손녀들, 서로가 서로에게 불편한 눈빛을 보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다들 아침부터 평창동 저택으로 쳐들어와 김귀란에게 눈도장을 찍겠다며 한 차례 난리를 피운 뒤 저택 앞에 모여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는 너는, 무슨 급한 일이 있어서 미국에 있지 않고 한국에 들어온 거야?”

“나야 베스트 바이 측이랑 계약 진척 사항을 어머니에게 설명하려고 들어온 거지. 할 일이 없는 형이라는 다르게 말이야.”

김명석의 말에 김명현이 날카로운 어조로 말을 이었었다.

서로가 서로를 탐탁치 않아하는 이들이었기에 자연 아이들 사이에도 어색한 침묵만이 감돌았다.

그저 같은 배에서 난 사이끼리 귓속말을 흘쩍이며 서로를 흘겨볼 뿐, 친척들 간에 의례 오갈 그런 반가운 인사나 농담 같은 것들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

그런데 그때.

“어, 저기 오신다.”

저 멀리서 김귀란을 태운 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서로를 힐끗 거리던 사람들 모두 옷매무새를 바로 한 채 김귀란을 기다렸다.

“홍래야! 네가 앞으로 나가라 할머니 맞아 드려!”

“무슨 소리야 민지야! 네가 앞으로 나가!”

김명석과 김명현이 자신의 장남 장녀들에게 소리쳤다.

북에서 돌아온 어머니에게 자신의 핏줄을 어필하려는 생각인 것 같았다.

그러자 김홍래와 김민지가 서로를 슬쩍 바라보며 앞으로 나섰다.

아버지들의 난리는 물론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들로서도 상대방에게 밀리고 싶은 마음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민지야 부담되면 굳이 나설 것 없어.”

“···전혀 아닌데?”

“그래? 너 평소에 사고치고 다녀서 할머니 무서워했잖아? 괜히 그러다가 질질 짜지나 말고 그냥 뒤에서 있어.”

“도대체 언제 적 이야기를 하는 거야?”

그러나.

그들의 경쟁은 곧 쓸모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

김귀란을 태운 차가 앞으로 나선 김홍래와 김민지를 스윽- 지나쳐 대열의 가장 끝에 멈춰선 것이다.

끼익-

바로 내 앞에.

나는 당황으로 물든 김홍래와 김민지의 얼굴을 슬쩍 보았다.

‘그러게 욕심들을 부리더니.’

뭐 사람들에게 경계를 사는 것은 그리 반갑지 않았지만, 기왕 이렇게 된 것 김귀란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내가 막 옷매무새를 바로한 채 김귀란이 내리길 기다리던 그때.

나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람의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다.

달칵-

굳게 닫혀있던 차문이 열리더니 그 안에서 정영주 회장.

그가 무표정한 얼굴로 튀어나온 것이다.

‘아니 이 사람이 여기 왜?’

순간, 정영주의 얼굴을 알아차린 사람들, 김명석과 김명현, 김성아의 얼굴이 박제된 짐승처럼 굳었다.

도대체 왜 이곳에 정영주가 자리한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 모습들이었다.

하지만 정영주는 그들의 시선 따위 보이지도 않는 다는 듯 내가 있는 곳으로 뚜벅뚜벅 다가왔다.

그리고는 한동안 말없이 나를 내려다보았다.

거인의 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그 우묵한 시선이 나를 향한다.

······.

침묵. 꽤 오랜.

나는 계속해서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그리고 이내, 고목의 나무껍질처럼 투박하게 갈라진 큰 손이 나의 작은 손을 덥썩- 붙잡았다.

정영주의 입에서 극히 미약하게나마 떨리는 음성이 새어나온다.

“작은 선생.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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