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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270화 공포가 도래하다 (3)

쾅-

테이블을 두드린다.

쨍그랑-

유리잔이 벽에 날아가 깨진다.

그리고 찢겨지는 신문들과 자료들.

회의실 내에 있던 모든 것들이 다 바닥에 떨어진 그때.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이냔 말이야!”

김우중, 그의 입에서 고통에 겨운, 분노의 겨운 외침이 터져 나왔다.

현재의 상황, 현재의 처지, 그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빌어먹을!”

하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렇게 분노를 토해내고 있을 수만은 없는 법, 그렇게 한바탕 뜨거운 분노를 쏟아내던 김우중, 그가 우뚝- 멈춰 섰다.

“후우….”

그리고는 이내 뜨거운 숨, 깊고 무거운 숨을 내쉬더니 이내 천천히 사무실 문을 벌컥 열고 나가 소리쳤다.

“……움직인다 준비해.”

그는 대우를 짊어지고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순간, 문밖에서 김우중의 목소리를 듣고 있던 사람들, 그들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어, 어디로 모실까요?”

그러자 그런 그들을 일별한 김우중이 쿵- 문을 치며 말했다.

“평창동.”

그의 눈은 어느새 차가운 빛, 냉정을 되찾고 있었다.

그의 손에서 주륵- 뜨거운 피가 흘러내렸다.

*

“그러니까. 지금 누가 도착했다고요?”

퇴근 후 겉옷을 벗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사용인들 중 한 사람이 내게 다가와 한 남자의 도착을 알려 왔다.

“대우 김우중 회장님이십니다.”

순간, 나는 손가락 끝이 찌릿하는 느낌, 전율이 흐르는 느낌을 받았다.

“…정말요?”

내가 던져 놓은 낚시 바늘에 대물이 물린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네. 확실합니다.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 많이 뵀던 분이라….”

“그래요?”

“그렇습니다. 미리 연락드리려고 했었는데 마침 도착하신 터라….”

사용인이 고요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아무래도 김우중, 그의 방문시간이 그리 오래된 것 같지 않았다.

하긴 김우중이 도착한 지 시간이 지났다면 자연히 내게 연락이 도착했을 테니까.

‘이건…….’

그러자 일순 내 머릿속으로 수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분명 내가 그를 향해 미끼를 던져 놓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빨리 반응이 올 줄은 몰랐다.

아무리 그래도 그는 재계서열 3위의 대기업 대우를 만든 남자였으니까.

‘아예 연락이 오지 않거나 그래도 한참이 지난 후에나 연락이 올 줄 알았지.’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이야기가 조금 재미있게 되었다.

그가 나를 이렇게 빨리 나를 찾은 것은 약간 의외였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꺼릴 만한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미 그에 맞는 시나리오를 짜 두었으니까 말이다.

‘이렇게 빨리 일을 시작할 줄은 몰랐지만.’

좋아 그릿摸?.

“가죠.”

“네, 네?”

나는 벗으려던 겉옷을 다시 여미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갔다.

왜냐하면.

“손님이 오셨으니 손님맞이를 해야 할 테니까요.”

내가 던져 둔 미끼에 걸린 물고기를 낚아채야 할 테니까.

*

미끼를 문 물고기, 아니 김우중 회장과의 만남은 빠르게 전개되었다.

저택 안의 다른 건물에 있는 접객실에 머물고 있는 김 회장을 찾아간 것이다.

그러자 한쪽 손에 붕대를 한 채 굳은 표정을 짓고 있던 김 회장의 모응? 보였다.

“안녕하십니까. 회장님.”

접객실 안쪽으로 들어가며 가볍게 던진 인사, 그 말에 김우중 회장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자네…….”

잠시 표정이 없이 나를 바라보던 김우중, 그가 이내 서늘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자네 맞지?”

“무슨 말씀이신지?”

“이제 와서 발뺌을 할 참인가? 한성일보의 기사. 이거 자네 작품이지 않나?”

아.

뭔가 했더니 이전에 있었던 기사에 대해 말하는 것 같았다.

“맞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때문에 내가 대답하자 그가 눈썹을 꿈틀거리며 입을 열었다.

“……아예 숨길 생각도 없었나 보군.”

“뭐 숨길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러자 잠시 나를 바라보던 김우중, 그가 나를 잡아먹을 듯 바라보더니 이내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도대체 왜 그랬지?”

그의 말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왜 그랬지.’

‘왜 그런 짓을 해서 일을 크게 만들지?’

‘왜 같은 재벌 그룹끼리 그런 짓을 하는 거지?’

그의 말 속에 숨어 있는 의미들이 얼핏 보였다.

하지만.

“그럴 수 있으니까요.”

내가 선택한 이유는 단 한 가지뿐이었다.

그러자 일순, 김우중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천천히 나를 바라보더니 이내 쯧, 혀를 차며 입을 열었다.

“정말 그 이유뿐인 건가? 그럴 수 있으니까 했다고?”

“네. 할 수 있으니 한다. 게다가 그 일이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는다. 그게 제 생각입니다.”

“부럽군, 어리고 참 꺾이기 쉬운 생각이야.”

“글쎄요. 지금까진 어디서 꺾여 본 적이 없어서요.”

잠시 나와 그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리고 그렇게 잠시 뒤, 김우중 그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하, 하긴 그러고 보니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듣는 것도 참으로 오랜만이로군. 그래. 혹시 선이 있었던 건가?”

“대우 내에 선이 있었다 생각하십니까?”

“아니.”

말을 마친 그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믿네. 내 사람들을. 그들이 그랬을 리 없지.”

그의 눈빛에는 자기 회사, 자기 회사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가득해 보였다.

아니 그럼 왜 물어본 거야?

하지만 뭐 굳이 시비를 걸 거는 아닌 바 나는 가볍게 입을 열었다.

“맞습니다.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죠.”

“그렇…….”

“다만 방심했을 뿐입니다.”

“…방심?”

“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김우중, 그에게 진실을 말해 주었다.

“너무나 자신감에 가득 차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으니까요.”

그랬다.

사실 대우그룹, 그들이 대규모 분식회계를 통해 몰락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분명 분식회계의 유무는 알고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정부를 움직일 수 없었던 것이다.

때문에 나는 그들의 꼬리를 잡기 위해 한 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2020년 ‘머디워터스리서치’가 중국의 스타벅스라 불리며 어마어마한 성장세를 구가했던 회사, ‘루이싱 커피’의 분식회계 여부를 공략할 때 사용한 방법, 전국에 산재한 기업 지점의 실제 매출을 하나하나 추적해 기업이 발표한 매출과 대조 분석하는 방법을 사용해 대우전자와 자동차 같은 주요 계열사의 실제 매출을 추적한 것이다.

‘레이첼, 비밀리에 맡길 일이 하나 있어요.’

‘비밀이요?’

‘네. 탑 시크릿, 누구에게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레이첼 혼자서 진행했으면 좋겠어요.’

‘알겠습니다, 보스. 어떤 임무인지 말씀해 주시면 따르겠습니다.’

‘좋아요. 그러니까….’

그리고 그 결과, 나는 확인할 수 있었다.

대우그룹의 맨얼굴을.

무려 25조 원에 달하는 분식회계의 정체를 말이다.

“대우그룹은 너무 안일했습니다. 뭐 그 덕분에 저희는 자료를 취합할 수 있었죠. 무려 1년 동안 말입니다.”

“미친 소리. 그게 가능하다는 말인가?”

“가능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지금 회장님께서 제 앞에 있는 거겠죠.”

말을 마친 나는 슬쩍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손님용으로 나와 있던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자네 내 생각보다 더 독하군.”

“독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죠.”

“하… 그렇지.”

김우중 그가 의자에 허리를 대며 말했다.

“좋아. 뭐 이제 와 이런 일을 왈가왈부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지. 그러니 내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네.”

“말씀하시죠.”

“자네… 지금 얼마까지 융통할 수 있나?”

그가 고요히 나를 직시하며 말했다.

흔들림 없는 눈동자, 하지만 그 속에는 숨길 수 없는 초조가 깃들어 있었다.

“…청와대에서 통첩이 갔다는 정보가 사실이었나 보군요.”

“자네의 탓이니 책임을 져야 할 거야.”

“책임이라뇨. 책임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지는 것 아닙니까.”

“횐소리 말고 말해 보게. 얼마나 가능하겠나?”

그가 다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의 시선에는 이 상황에 대한 짜증과 불안, 나를 향한 증오와 기대 그런 감정들이 뒤섞여 있었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나는 입을 열었다.

“얼마를 원하십니까?”

“5조.”

“…5조 원이요?”

“그래. 5조 원. 그 정도를 맞춰 주게. 그럼 내 자네가 원하는 것 모든 다 넘기지. 그것이 전자든 자동차든 말이야.”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5조원이라 그 돈이라면 대우 전자나 자동차의 부채 규모에 들어맞는 돈이었다.

대우전자나 대우 자동차의 자산가치에 반밖에 안 되는 돈이란 말이다.

“꽤나 손이 크시군요.”

“아까 자네가 이야기하지 않았나. 책임을 져야만 한다고 그러니 지는 것이지. 자 어떤가. 자네는 자네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겠나?”

“5조 원이라….”

“너무 많다면 눈높이를 조금 낮춰 줄 수는 있네.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그 값어치를 대신할 수도 있지.”

하지만.

“아뇨.”

나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그가 의아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뭐?”

“제 생각보다 너무 적어서 놀랐다는 말입니다.”

“뭐라고? 아니 5조 원이 적어?”

“네.”

나는 천천히 그를 직시하며 말을 이었다.

“적어도 10조 원까진 예상하고 있었거든요.”

순간, 그의 눈이 커졌다.

“뭐어! 10조 원!”

“네.”

“미친 소리. 아니 자네가 무슨 돈이 있어서….”

그가 말도 안 된다는 듯, 약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

하긴 그럴 만도 하지.

10조 원.

63빌딩 같은 빌딩 20채를 살 수 있는 돈, 세종대왕급 이지스함 10대를 살 수 있는 돈이 바로 그 돈이다. 그런 만큼 그가 놀라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현재 오라클의 자산가치 추정은 약 15조 원 정도로 대중에게 알려져 있었으니까.

하지만.

“뭐 미국에서의 투자가 제법 잘 되고 있는 중이라서 말입니다.”

그건 대한민국 내에서의 이야기.

미국에서의 투자 규모를 생각해 보면 10조 원 정도의 자금은 충분히 융통 가능했다.

왜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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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럴 만한 힘이 있었으니까.

나는 천천히 테이블 위 신문 하나를 눈에 담았다.

신문 안에는 올해 나스닥 시장 활황에 대한 기사들과 나스닥 시장의 기린아들의 대한 이야기들이 주르륵 나열되어 있었다.

올해 말까지 지속될 나스닥 버블, 그것이 나의 힘이었다.

“회장님, 회장님이 원하시는 자금, 충분히 동원 가능합니다. 원하신다면 그 이상도 말이죠.”

“그런…….”

“대신 한 가지 원하는 게 있습니다.”

나는 말을 마쳤다.

그러자 잠시 나를 바라보던 김우중, 그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그게 뭐지? 설마 대우 가지고 싶다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아무리 그래도 그건 곤란해. 대우는 지주회사야 그러니 절대로….”

“아뇨. 제가 바라는 건 그런 사소한 것이 아닙니다.”

“……사소하다고?”

“네. 사소합니다. 제가 바라는 건 보다 더 큰 것이거든요.”

그런 뒤,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회장님, 회장님이 예전이 이런 말씀을 하셨었죠.”

“……어떤 말을?”

나는 미심쩍은 표정을 짓는 김우중,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값만 맞다면 자존심 따위는 얼마든지 버릴 수 있다’라고.”

그러자 잠시 생각을 더듬는 듯 먼 곳을 향하던 그의 눈이 또렷해진다.

그리고는 천천히 나를 향한다.

“그랬지.”

“네. 그러니까. 묻겠습니다.”

나는 그를 향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회장님, 회장님의 가격은 얼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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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 회귀 재벌 - 1993 회귀 재벌-27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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