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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화 미래를 위한 포석 (1)

가을의 막바지.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사람들이 옷깃을 여미고 이르게 떨어진 낙엽이 발길에 채이는 시기.

나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서울의 거리를 바라보며, 서초동 한가운데 자리한 오피스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승우 씨. 갈 때는 이 대표님 차 탈 거 같으니까. 기다리실 필요 없어요. 볼일 보시고 들어가시면 돼요.”

차가 멈춰선 뒤 내가 말하자, 운전석에 앉아 있는 사내, 이번에 내 경호원 겸 운전기사로 뽑은 묵직한 인상의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이사님. 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공수부대 하사관 출신.

김영삼 대통령의 하나회 척결 과정 와중에 하나회와 관련이 없으면서도 운 없이 잘려나간 사람들 중 하나로, 내가 필요 없다고 그렇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어진이 부득불 나에게 붙여 준 사람이었다.

“아니, 그러실 필요 없다니까요.”

“죄송합니다만 이 시간엔 집에 들어가도 딱히 할일이 없는지라···”

운전기사 송승우가 묵묵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운전도 잘 하고 또 성격도 과묵해서 제법 마음에 드는 사람이었지만, 가끔 이렇게 고지식하게 자신의 맡은 바 일을 하려 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럼 그렇게 하세요. 6시 넘으면 바로 퇴근하시고요. 아셨죠?”

“네 알겠습니다. 이사님.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불러 주십시오. 호출 대기하겠습니다.”

“알았어요. 알았어. 법인 명의로 처리하면 되니까 식사도 좀 잘 챙겨 드시고요.”

“네. 이사님. 걱정 마십시오.”

그렇게 운전기사에게 당부하고 난 뒤, 나는 곧바로 차에서 내려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러자 잠시 후.

띵-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곧 내 눈앞으로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여기! 아까 동국제강 재무재표 찾았던 분? 빨리 가져가세요!”

“판텍 쪽에서 들어온 설비투자 문의 누가 정리했죠? 없어요? 진짜?”

“10월, 건설주 종목 추이 정리한 자료 3시까지 올려 주세요!”

가을의 서늘함이 감히 범접하지 못할 정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내 사람들.

[오라클 인베스티드먼트]의 모습이었다.

“아 동국제강 재무재표 제가 찾았어요! 감사합니다.”

“판텍 설비투자 정리 자료 저한테 있어요. 자료가 좀 많은데 디스켓으로 정리해 드릴까요?”

“건설주 추이 정리한 거 2시까지 보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비록 이제 막 창업 2달차를 맞는 어린 기업.

아직은 체계가 채 잡히지 않은 기업이었지만 회사 내에 감도는 분위기만큼은 뜨거웠다.

하긴 우리 회사가 하루에도 수십 개씩 세워졌다 사라지는 그런 회사라면 모르되, 90억 원이라는 자본금. 그리고 대기업 수준의 연봉과 성과급까지, 급여 노동자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는 많고 또 많았다.

그러니 그들 또한 눈에 불을 켜고 일을 할 수밖에.

“오늘 3시에 월간 결산 있습니다. 전 인원 참여해야 하니까 그 전까지 업무 마쳐 주세요.”

“헉, 3시요? 예외 같은 거 없나요?”

“네. 없어요. 대표님 지시로 내려온 명령이니까 불만 있으면 대표님한테. 아시죠?”

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사무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나를 향해 시선을 돌리더니, 이내 하나 같이 반가운 낯으로 내게 인사를 건네 오기 시작했다.

“앗! 이사님 오셨습니까!”

“어? 이사님 벌써 오셨어요? 좋은 아침입니다 이사님!”

“이사님! 어서 오세요! 날씨 추우셨죠? 핫팩 하나 드릴까요?”

대부분 낯이 익은 사람들. 이번에 오라클을 창업하며 새로 들어온 사람들도 있었지만 15명의 직원들 중 대부분은 내가 고려증권에 출퇴근 할 때부터 인연을 맺어 온 사람들이었다.

“다들 고생이 많으시네요.”

“하하 뭐 고생이랄 게 있나요. 이 정도 환경에 이 정도 연봉을 주시는데 정신이 제대로 박혔다면 웃으면서 일 해야죠.”

내 질문을 받은 직원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다들 바쁜 모습이었지만 그 바쁨에는 보람이 가득해 보였다.

아무튼 그렇게 나는 사람들의 인사를 받으며 회사의 안쪽 [대표이사 이어진]이라고 쓰인 문 앞으로 다가갔다.

똑똑- 문을 두드리자 문 안쪽에서 익숙한 목소리. 안쪽으로 들어오라는 이어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세요.”

철컥- 문을 열고 들어서자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 웃는 이어진과 반가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김경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 벌써 왔어?”

“아. 이사님. 오랜만입니다!”

이어진이야 대표 직함을 달고 있는 이였으니 여기 있는 게 이상하지 않았지만 김경주가 이곳에 있는 것은 약간 의외였다.

아니 한참 게임 서비스와 개발 때문에 바쁠 사람이 왜 여기 있는 거지?

내가 반가움과 의아함이 깃든 얼굴로 김경주에게 묻자, 그가 슬쩍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 그게 업무 때문에 이 근처에 왔다가 들렀습니다. 이 대표님한테 여쭤볼 것도 있었고요.”

“여쭤볼 거요?”

“네. 그게 아무래도 기업공개나 상장에 대해 궁금한 게 있어서···.”

김경주가 이어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기업공개. 주식을 처음으로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해서 분산 소유하는 것, 그리고 그 주식을 손쉽게 매매할 수 있도록 증권거래 시장에 등재시키는 것을 상장이라고 한다.

그런데 지금 이 타이밍에 기업공개나 상장에 대해 물어보러 왔다고?

‘이 사람 욕심이 생긴 것 같네.’

하긴, 요즘 들어 신문지상에서도 넥스트 게임즈의 이름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 상황.

그런 상황인 만큼 이 타이밍에 회사를 주식시장에 상장해 회사의 덩치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선택은 과유불급. 내가 생각하기에 지금 이 상황에 기업공개와 상장은 사실 득보다 실이 더 많았다.

분명 현재 넥스트 게임즈에 쏟아지는 사람들의 관심이 제법 큰 만큼, 넥스트가 기업공개한 뒤 주식 시작에 상장된다면 단기간 제법 많은 돈이 들어올 것이 분명했지만, 투기 자본적 성격이 강한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의 특성상 그 위험 또한 확실했다.

아직 이름 좀 있는 벤처회사에 불과한 넥스트로서는 바다에 처음나간 나룻배처럼 흔들리다 배 자체가 뒤집혀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아직은 좀 이르지 않을까요?”

때문에 내가 자리에 앉으며 조심스런 어조로 묻자 김경주가 겸연쩍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 그래도 이 대표님과 이야기를 해 본 결과 일단은 시기상조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 그래요?”

“네. 그래서 일단은 지금 들어오는 수익으로 회사를 유지하면서 다음 작품 때를 노릴 생각입니다.”

다행이었다. 아무래도 이어진이 잘 설명한 덕분에 헛된 욕심을 버린 것 같았다.

내가 슬쩍 이어진을 바라보자 그가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보였다.

“잘 생각하셨어요. 그나저나 쥬라기 공원은 어때요? 요즘 신문에서도 제법 많이 나오던데?”

나는 슬쩍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 그러자 어느새 표정을 바꾼 김경주가 씨익 웃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저번 달에만 1억 매출을 찍었습니다. 접속자 수도 상시 1,000 이상 나오고 있고요.”

“정말요?”

“네. 덕분에 서비스 하는 플랫폼이 늘어서 하이텔, 나우누리, 천리안, 코넷, 데이콤까지 서비스 하고 있고 또 그쪽 플랫폼들에서 광고 문의도 들어오고 있는 중입니다.”

그가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안 그래도 요즘 신문에서 심심치 않게 넥스트 게임즈와 쥬라기 공원의 이름이 나온다 했더니 요즘 들어 제법 수익이 나오는 것 같았다.

‘순수익으로 따지만 좀 줄어들겠지만 그래도 제법 많은 금액이지.’

넥스트 게임주의 주식 2만 주, 주식비율 40%를 들고 있는 나로서는 희소식이었다.

“좋아요. 그 정도면 이제 슬슬 성장세는 끝난 것 같은데. 쥬라기 공원 다음 徘? 준비는 잘 되고 있죠?”

“네. 이사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희 쪽에서도 쥬라기공원의 성장세는 거의 고점을 찍었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요즘엔 바람의 제국 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개발 완료 시점은 언제쯤으로 보시고 계시죠?”

“내년 초쯤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막힘없는 그의 대답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만족스럽네요. 그럼 검색엔진 쪽은 어때요? 이해진 씨가 잘 하고 있던가요?”

그런데 곧바로 나올 거라 생각한 김경주의 대답이 이해진과 검색엔진에 대한 부분에서 약간 늦었다.

“그게··· 해진이가 팀을 이끌고 있긴 한데.”

애매한 표정으로 답하는 김경주의 모습에 나는 그 이유를 물었다.

“왜요 문제가 있나요?”

“아뇨 그건 아닙니다. 처음에 시장성이 있나 걱정하긴 했는데 요즘 들어 비슷한 걸 시도하는 사람들이 꽤나 있다는 소리가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런데요?”

내가 묻자 김경주가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그게 아무래도 독립법인으로 가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독립법인이요?”

뜻밖의 말에 내가 묻자, 김경주가 무거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게임 하고 검색엔진, 둘 사이에 업무적 유사성이 있긴 하지만··· ?. 아무래도 분야가 다르다 보니 업무 효율이 잘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회사를 아예 나누는 게 어떤가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해진이도 그걸 내심 원하는 것 같고요.”

말을 마친 김경주? 안릴醮?? ? 羈?? 내Ь駭?.

”沮? 같이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네 사람. 그 네 사람이 갈라져야만 한다는 사실이 꽤나 충격인 것 같았다.

그의 말을 들으며 나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그 전부터 왠지 일이 이렇게 될 것이라 생각을 하긴 했었다.

게임과 검색엔진. 두 가지 모두 컴퓨터, 그리고 인터넷에 관련된 종류의 사업이었지만 세부적으로 파고들면 꽤나 차이가 나는 사업이었다.

그러니 사실 지금까지 넥스트 게임 안에서 검색엔진 사업을 진행한 것도 사실 어떻게 보면 무리한 일이었다.

게임이야 그전 콘솔 게임이나 부족하나마 해외 컴퓨터 게임이라는 전례가 있었지만 검색엔진이라는 사업은 그 전례가 없는 사업이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그 전례가 없는 일, 무리한 일을 현실화 하는 과정이 필요하겠지’

나는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는 김경주를 바라보았다.

“김 사장님.”

그러자 김경주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네 이사님.”

“김 대표님이 오라클에 오셨다는 말은 이미 내부적으로는 이야기가 다 끝났다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맞습니까?”

“···아무래도 그렇습니다.”

“그럼 저희한테 원하는 건 투자겠군요. 넥스트 게임즈야 아직 자본이 충분할 테니 투자 대상은 이해진 씨가 만들 회사가 되겠구요.”

“네. 맞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해진 씨한테 말씀해 주세요. 만약 독립하실 거라면 오라클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 드리겠다고요. 그리고······.”

나는 잠시 말을 멈춘 채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해진 씨가 벤치마킹할만한 기업 또한 알고 있다고요.”

“그런 회사가 있나요?”

내 머릿속에 한때 해외 최고의 검색엔진이자 웹 디렉토리 사이트, 포털 사이트의 형태를 처음 제시한 회사의 이름이 떠올랐다.

“혹시 야후라고 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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