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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천금의 꿈 (1)

주식(株式).

주식회사의 자본을 이루는 단위로서의 금액 혹은 이를 전제로 한 주주의 권리와 의무를 의미하는 말로, 개인이나 단체가 특정 회사에 일정 금액을 투자해주고 그 대가로 정해진 기간마다 투자금에 걸맞은 이득을 배당받거나 회사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주식이란 ‘기업가’라는 이름을 가진 농부가 보다 큰 농지를 일구기 위해 자신의 농지, 즉 ‘기업’을 만지기 좋은 크기로 잘라 자본을 가진 고객들에게 판 뒤, 농지에서 농사를 지어 그 안에서 나오는 수익을 고객에게 나눠 주는 제도라는 것이다.

때문에 적절한 토질과 적절한 거름, 적절한 농사기법이 행해져 많은 수익이 나는 농지에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달라붙어 농지의 가격이 올라가고, 그렇지 못한 농지의 가격은 떨어진다.

보이지 않는 손. 시장에 의해서.

그러니 긍정적으로 본다면 주식은 자본이 필요한 기업과 수익이 필요한 자본가의 이익,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나아가 아름다운 선순환을 만들어 내는 제도라 볼 수 있다.

하지만.

1993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주식이란 제도는 언제 망할지 모르는 위험한 투자.

간혹 대박이 나긴 하지만 쪽박 차는 경우가 더 많은, 도박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취급을 받고 있었다.

그것은 이즈음 우리나라의 주식 투자라는 게 객관적 투자지표를 통해서 이뤄지는 게 아닌.

출처를 알 수 없는 찌라시나 지인의 추천 같은 비이성적인 정보들을 근거로 이루어지는, 단꿈의 휩싸인 개미들의 몰락을 만들어 내는 괴물이기 때문이다.

투자보다는 투기.

군사정부 하에서 만들어진 후진적 경제정책과 그로 인한 주식시장의 후진성, 그리고 그 안에서 개미들의 피땀눈물을 쥐어짜 자신들의 뱃살을 살찌우려는 마귀들까지.

활황시대의 끝물에 선 자들이 제각각의 욕망을 표출시키는 복마전, 그것이 바로 1993년 현재의 대한민국 주식시장인 것이다.

["따라하면 고수익" 주식 정보의 함정 ? 중X일보. 1993. 04. 20. 경제면]

[개미들이 주식에서 무조건 잃는 진짜 이유 ? 경X일보. 1994. 05. 11. p6]

[주식투자로 패가망신하는 개미들의 특징 및 매매스타일 ? 한X경제. 1994. 12. 01]

과거, 나 또한 그 단꿈에 홀린 개미 중 한 마리였기에 잘 알고 있었다.

공장에서의 사고 후, 얼마 안 되는 돈을 들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주식 차트에 골몰했기에.

주식이란 마약.

주식에서 대박을 꿈꾸는 것은 모두 자신의 능력과 자신의 욕망을 착각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누구보다 더 뼈져리게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나는 다르다.

현재의 나에게 위기란 곧 기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다는 말은 곧 단기간에 큰돈을 벌수 있다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가수 김재혁 공백기 동안 30만원 주식투자, 20억 대박 ? 매X경제. 1997. 01. 20.]

[100만원이 1억6780만 원 돼, "주식 상장" 대박 난 공직자 ? 한X일보. 1995. 03. 13. 경제면]

[‘옴닉’ 상장으로 6000% 대박 친 엔젤투자자 ? 조X경제. 1994. 08. 10]

물론 시장의 유동성이라는 것이 그리 설렁설렁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알고 있는 나에게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

개미들이야 주식 시장의 높을 변동성을 파악할 정보도, 그 정보를 분석할 정신도 없었기에 몰락하고 말았지만, 주가의 변동에 대한 정확한 정보만 있다면 이 당시만큼 돈 벌기 쉬운 때도 또 없는 것이다.

문제는······.

"뭐? 주시이이이이익? 준영이 너 지금 엄마한테 주식 사 달라고 말한 거야?"

지금 내 나이가 10살이라는 거지.

후······.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냐는 듯 도끼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처음 내가 주식을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내 나이가 10살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법률 체계상 10살은 사회, 문화, 경제적인 자결권은 물론, 저지른 범죄에 대한 처벌조차 받지 않는 촉법소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내가 주식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법적 보호자인 어머니의 허락하에 어머니를 대리인으로 삼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안 돼! 절대로! 아니 10살짜리 애가 무슨 주식이야!’

전형적인 1993년대 30대 여성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어머니에게 내 말은 통하지 않았다.

물론 재계서열 12위, 한성그룹의 힘이라면 굳이 이런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내게 땅을 사준 것처럼 주식을 매매할 수 있게 만들어 줄지 모르지만, 그렇게 되면 한성이라는 거대한 아귀굴, 그 안에 도사리고 있는 한성의 후계자들 또한 내 정체를 파악할 것이 분명했다.

‘너무 김귀란에게 의존하는 것도 좋지 않고 말이야.’

때문에 나는 일단 어머니를 설득하기로 했다.

설득의 방법은 바로 거래.

내가 전교 성적을 100등 이상 올리는 것을 조건으로 한 가지 소원을 들어달라고 한 것이다.

‘엄마! 저 소원이 한 가지 있는데 들어주시면 안 될까요?’

‘응? 준영이 소원? 글쎄? 뭔지 엄마한테 말해 주면 생각해 볼게. 뭐니 준영이 소원이?’

‘···그건 나중에 말씀 드릴게요.’

‘그래? 흐음··· 무슨 소원이기에 준영이가 이리 진지한 표정을 짓지? 혹시 막 힘든 거야?’

‘네. 대신 저도 약속할게요. 다음 시험에 꼭 전교 1등 하기로.’

‘뭐어? 전교 1등? 호호호 알았어 준영이 전교 1등하면 엄마가 어떤 소원이든 다 들어줄게.’

그런데 지금 보니 아무래도 그 소원을 이루기 쉽지 않아 보였다.

방금 전, 내가 시험지를 보여드리자 눈물을 뚝뚝 흘리시며 기뻐하시던 어머니가 내가 주식을 사고 싶다는 말을 하자마자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후··· 준영아 아무리 그래도 주식은 좀···."

"엄마가 약속하셨잖아요. 저 백 점 맞으면 소원 하나 들어주기로."

내가 정당한 거래라는 듯 단호한 표정으로 말하자 어머니가 슬쩍 내 시선을 피하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보아하니 내가 자신과 했던 약속을 지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것 같았다.

하긴 전에 확인해 본 내 1학기 기말고사 성적은 평균75점.

전교 석차는 150/345등.

학원 하나 다니지 않는 것치곤 제법 준수한 성적이긴 했지만 전교권에서 놀 정도의 성적은 전혀 아니었다.

그러니 어머니 입장에서는 뭘 걸어도 부담 없이 콜을 외치셨겠지.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하더라도 한 번에 100등 올리지 못했을 테니까.

이쯤 되자 어머니가 내게 딜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그건··· 준영아. 엄마가 주식 대신 다른 소원 들어주면 안 될까? 응? 맞다. 너 저번에 선가드 로보트 사고 싶다고 말했었지? 엄마가 그거 사 줄게. 어때?"

아마 이 정도면 내가 고개를 끄덕일 거라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뭐 애들도 아니고 로보트 선물이라니 그런 건 관심도 없다.

나는 단호히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아니요. 엄마 전 로봇보다 주식이 좋아요. 그러니까 엄마도 약속 지키세요. 맨날 저한테 약속 지키라고 하셨잖아요."

"아니 그건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주식은 좀··· 그러지 말고 다른 건 안 될까?"

나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다른 건 필요 없어요. 전 주식, 그것만 가지고 싶어요."

그러자 어머니도 단순한 말로는 내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셨는지 이내 작은 한숨을 내쉬며 내 어깨를 잡았다.

"우리 아들. 도대체 왜 주식을 사려는 거야?"

"티비에서 봤어요. 부자가 되려면··· 돈을 많이 벌려면 주식을 해야 한다고."

내 말을 들은 어머니가 날카로운 가시에 찔린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내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예상치 못했던 것 같았다.

"우리 준영이. 부자가 되고 싶은 거야? 대체 왜?"

"그건······."

"그건?"

나는 슬쩍 어머니의 눈을 피하며 말했다.

"···엄마 호강시켜드리려고요."

순간, 내 어깨를 잡은 어머니의 손이 부르르 떨렸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어머니. 나의 어머니. 20살이라는 꽃다운 나이에 남편을 잃고 혼자된 몸으로 나를 키운 나의 어머니.

아무리 강한 척을 하고 아무리 쾌활하게 웃고 다닌다 해도 그 마음속에 응어리진 슬픔이 없지 않겠지.

지난 십년간 쌓여 온 감정이 한데 엉켜 내 어깨에 닿았다.

"······."

그렇게 잠시 말없이 나를 바라보던 어머니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곤 천천히 가벼운 미소를 입에 물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좋아. 준영이가 그렇게까지 엄마 호강시켜 주고 싶다는데 엄마가 마다하면 안 되지. 준영아. 그럼 잠깐만 기다려 봐."

말을 마친 어머니가 방 한쪽에 있는 비키니 옷장으로 다가갔다.

그 뒤, 옷장에서 작은 가방을 하나를 꺼내 내게 다가오시더니 그 안에서 손때 묻은 통장 하나를 꺼내 드셨다.

[자유저축예금통장 ? 조흥은행]

하필이면 조흥은행이냐······.

코스피 시장 제 1호 상장기업이지만 1997년 외환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사라져 버린 은행의 마크가 찍혀 있는 통장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과거, 공장에서 일할 때 공장에서 같이 일하던 아저씨, 형들에게 정말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이름들 중 하나, 내가 손을 잃은 뒤 주식을 준비하며 몇 번이나 확인했던 이름이었기 때문이었다.

‘조흥은행이라고 아나? 모른다고? 하 참 조흥은행을 모르는 놈이 있네. 야 그때 내가 조흥 주주식 때문에 무너지지만 않았어도...’

‘조흥? 하 그때 좋았지. 그때 골드만삭스 주 하나만 사놨어도... 아휴 진짜.’

‘조흥은행이 살아있을 때...’

그 당시엔 나 또한 부러워 할 수밖에 없었다.

조흥은행이 존재했던 90년대는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 그 당시 내가 가졌던 부러움 하나하나가 현재의 내게 중요한 소스(Source)로 작용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흥 빙산의 일각일 뿐이지.’

그렇게 나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어머니의 손을 바라보았다.

"엄마 그건···."

그러자 어머니가 잠시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거? 엄마 비상금이야."

"비상금이요?"

"그래. 주식 사려면 돈 필요하잖아."

아무래도 저 안에 있는 돈으로 내 소원을 들어줄 생각이신 것 같았다.

"흐음··· 보자. 30만 원이라··· 여기 한 10만 원 정도는 될 것 같은데···."

나는 긴장 어린 표정으로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저 안에 얼마만큼의 돈이 들어있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일이 변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좋아. 15만 원 정도는 쓸 수 있겠다. 준영아. 그럼 내일 엄마랑 같이 시내 나가자. 나가서 준영이 먹고 싶은 것도 먹고 또 준영이 소원대로 주식도 사는 거야."

이내 통장을 바라보던 어머니가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내게 말했다.

"정말요?"

"그럼. 정말이고말고. 대신··· 이번에 주식 산 거 떨어지면 다시는 주식 사겠다는 말 안 하는 거야, 알았지?"

어머니가 내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말했다.

살짝 웃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내가 산 주식이 오를 것이라 추호도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하긴 복마전이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의 주식판.

몇 년 동안 침식을 잊어 가며 주식만 파던 사람들도 한순간 아차하면 깡통을 차는 마당에 10살짜리 꼬맹이가 수익을 거둘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지.

그러나.

"네 그럼요. 떨어지면 다신 조르지 않을게요."

나는 자신이 있었다.

왜냐하면···

삼성, 현대, 선경, 럭키금성, 롯데, 한진, 한화···

지금 당장 내 머릿속에 떠오른 이름들만으로도 어머니가 내게 준 돈의 몇 십, 몇 백 배가 넘는 수익을 거둘 자신이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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