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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화 벌크 업 (2)

하버드 대학교 매니지먼트 컴퍼니(Harvard Management Company).

일명 HMC.

전 세계 대학 기금 중 부동의 1위를 자랑하는.

2020년 기준 미화 한화 40조원, 1995년 기준 한화 10조 원 가량에 달하는, 하버드 대학교의 총 기금(endowment fund)을 투자 관리하는 곳.

요르단이나 라트비아의 국부와 비슷한 돈을 굴리는, 지구상에서 교황청 다음으로 돈이 많은 비영리 재단이 바로 하버드 대학교 재단이다.

“자네 설마…?”

내가 HMC의 이름을 꺼내자 데릭 엑손이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내가 하버드 대학교 재단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았다.

“네. 아마 데릭 엑손 씨가 생각하시는 게 맞을 거예요.”

“하… 아니 내가 HMC 측 어드바이저였던 건 제법 오래전의 일이었을 텐데? 도대체 어떻게?”

“잊으셨어요? 저 하버드 대학생이잖아요.”

순간, 데릭 엑손이 가시에 찔린 표정을 지었다.

새삼 내가 하버드 대학교의 학생이었던 것이 생각난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자네 하버드 출신이었구만.”

“뭐 1학년이지만 말이죠.”

“후, 그래. 하지만 조금 이상하구만, 아무리 자네가 하버드 대학교 학생이라도 해도 내가 하버드 재단의 어드바이저였다는 사실까지 알긴 어려울 텐데?”

“하하. 제 주변엔 제법 유능한 사람들이 제법 많거든요.”

나는 미심쩍은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데릭 엑손을 향해 가벼운 미소를 보였다.

사실 처음부터 내가 하버드 대학교 기금에 눈독을 들인 것은 아니었다.

하버드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 하버드 대학교 재단의 자산이 약 10조 원이나 된다는 것을 알아내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걸 건드릴 수는 없었다.

하버드 대학교의 대학 자금을 총괄하는 25인의 자산운용사들.

일명 원탁의 기사들.

평균 연봉만 400~600백만 달러의 달하는 철밥통들을 비집고 그 돈을 날름할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요?’

‘방법?’

‘네. 저 돈을 우리 것으로 할 그런 방법이요.’

‘야야. 무리야. 하버드 재단에서 자기 돈들을 어떻게 관리하는데. 아마 접근하기도 힘들걸?’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일. 나는 그때부터 하버드 대학교 재단에 대해서 조사하기 시작했다.

‘일단 조사해 주세요. 하버드 재단 사람들에 대한 일거수일투족 모두요. 돈을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맛 좋은 먹이. 약 10조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고깃덩이를 지나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후… 알았어. 10조 원이라면 나도 끌리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기대는 하지 마. 덩치가 큰 만큼 그리 만만하진 않을 테니까.

‘당연하죠. 만약의 가능성을 추구하는 것뿐이에요.’

그리고 그 결과, 나는 뜻밖의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준영아.’

‘네?’

‘이거 하버드 재단 말이야 의외로 가능성이 있겠는데?’

‘정말요? 진짜로요?’

‘어. 이거 봐봐.’

그것은.

[1991년 미국 국내 주식 투자 실패 5억 달러 손실]

[1993년 P&G 장외 파생상품 투자실패 3억 달러 손실]

[1994년 Orange Country 파생상품 투자실패 5억 달러 손실]

[1994년 Gibson Greeting 장외 파생상품 투자실패 3억 달러 손실]

.

.

HMC. 하버드 대학교 매니지먼트 컴퍼니 운용실적이 생각보다 그리 좋지 않다는 것.

그리고…

[HMC. 무선호출기 생산 업체 ‘스넥스’에 3억 달러 규모의 투자 결정! - 이코노미스트. 1994. 12. 20]

[큰손, 하버드 대학교 매니지먼트 컴퍼니의 투자. GM의 성장가능성 높이 평가 - 워싱턴포스트. 1995. 03. 12]

[하버드 대학교 재단. 아르헨티나 투자 펀드에 5억 달러 투자하기로 - 월스트리트 저널. 1995. 04. 10]

앞으로도 그리 좋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이게 정말이에요?’

‘그러다니까? 나도 보고 깜짝 놀랐어.’

아무래도 3년 전 HMC의 대표로 취임한 HMC의 현 대표 오엔 마이어의 공격적인 투자, 그러니까 기금의 65%는 미국기업 주식에, 나머지 35%는 미국 국채에 투자한다는 하버드의 전통을 뒤엎은 투자 방식의 결과인 것 같았다.

‘3년 전에 새로 취임한 대표가 꽤나 공격적인 투자를 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수익도 제법 나오긴 하지만 아직은 손실이 더 큰 모양이야.’

‘그래요?’

‘어. 일단 제3세계 투자가 늘었어. 뭐라더라 신경제 체제? 아무튼 그래서 미국 국내 기업에서 난 수익을 죄다 동남아랑 중국, 브라질 같은 나라에 대한 투자로 돌렸더라고.’

이어진의 말을 듣는 순간, 그간 잠재워놓았던 욕심이 부르르 솟아올랐다.

아무리 사자라도 성체 크기의 물소에게 달려드는 것은 미친 짓이지만 그 사자가 피를 흘리고 있다면, 지병을 앓고 있다면 한 번쯤 공격해 볼 만했기 때문이었다.

‘이거…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요?’

‘글쎄, 아무리 그래도 그리 높진 않을 거야. 일단 손실분이야 차후 이익으로 상쇄할 수 있을 테니까. HMC 같은 사학재단의 특성상 아무리 운용실적이 좋지 않아도 외부에 이슈만 되지 않으면 유야무야되겠지.’

그때부터 나는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과연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해야 저 돈. 100억 불, 작게 잡아도 약 10조 원에 달하는 저 돈을 어떻게 해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이대로 한번 재단으로 찾아가 하버드 재단 측에 슬쩍 발을 들여 볼까?

그래서 한번 슬쩍 제안을 던져 봐?

아니 그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아무리 내가 제법 돈을 벌었다고 하더라도 상대는 하버드. 350년에 달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 자본주의의 강호다.

그러니 만약 내가 섣불리 저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발을 내딛는다면 저들의 돈을 내 것으로 하기는커녕, 사방에서 공격을 받고 쫓겨나 버릴 것이다.

25인의 자산관리자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하버드 대학교 재단의 기금을 관리하는 이들이 나를 인정하지 않을 테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이대로 포기할까?

만약 잡을 수만 있다면 나와 나를 따르는 이들 모두가 배부르게 먹고도 남을 만한 그런 고깃덩어리를 눈앞에 두고?

절대 그럴 수는 없지.

만약 이대로 내 앞에 있는 10조 원의 돈을 포기한다면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할 테니까.

그렇다면?

‘방법을 찾아야겠지.’

그런데 그렇게 내가 미련을 감추지 못하고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갈 방법을 찾던 때쯤, 이어진이 한 가지 재미있는 자료를 발견했다.

‘어 준영이 이 사람. 우리가 아는 사람 아니야?’

그것은 나와 같은 클럽 카본의 한 사람.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이스턴 트러스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미 동부지역 최고 투자 책임자, 데릭 엑손이 과거 하버드 대학교 재단의 외부 어드바이저로 일했었다는 것이었다.

‘…이건?’

실낱같은 연결.

두 손으로 당긴다면 단박에 끊어질 것 같은 그런 관계.

하지만 나에게는, 맨손이나 다름없는 나에게는 그 무엇보다 더 커다란 구멍이었다.

‘어때? 이거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지?’

‘…이용하다뿐이겠어요. 이 정도면 대박이죠!’

사회적 인지도가 있는 사람의 추천.

미국과 같은 개인의 신뢰도가 큰 영향력을 미치는 사회에서는 믿을 만한 사람의 소개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사업과 인생이 달라진다.

인맥사회(人脈社會).

어떻게 보면 꽌시(?系)가 지배하는 중국과 비슷한 사회가 바로 미국인 것이다.

‘뭐 그 기저는 완전히 다르지만 말이야.’

아무튼 그 덕분에 살 길이 열렸다.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

그 전까지 꽉 찬 고구마를 마신 느낌이었다면 이어진의 말을 들은 이후엔 사이다 한 모금을 마신 느낌이었던 것이다.

‘당장 움직이죠.’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내 앞에 있는 데릭 엑손이었다.

“어떠신가요? 도와주실 수 있으신가요?”

내가 묵묵한 표정을 짓고 있는 데릭 엑손, 그에게 묻자 그가 내 머리통 속에 무엇이 들어 있나 궁금하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정확히 뭘 도와 달라는 거지?”

“뭐겠어요.”

나는 가벼운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HMC. 그 커다랗고 맛좋은 고깃덩이를 저희가 모두 다 먹자는 거죠.”

순간, 데릭 엑손의 눈썹이 하늘 높이 꿈틀거렸다.

“뭐?”

아무래도 내가 한 말이 충격이었던 것 같다.

“……자네 지금 자네가 무슨 말을 한 건진 알고 있나?”

“물론이죠. 10조 원짜리 코끼리를 사냥하자는 거예요.”

“자신만만하군.”

“당신이 도와준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아니 가능한 일이니까요.”

그러자 잠시 나와 그의 눈이 마주쳤다.

분명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단박에 거절했겠지만 나는 저번 사건으로 이미 그에게 이익을, 나의 능력을 보여 준 적이 있었다.

그러니 그도 고민을…

“미안하지만 그 제안, 거절하지.”

뭐? 이렇게 빨리?

“왜죠?”

내가 묻자 그가 딱딱한 청동 같은 낯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길이 너무 위험하니까.”

“…처음 보는 어린 아이에게 1천만 달러를 투자하시던 분이 위험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시다니 약간 의외로군요.”

“모르는 소리. 위험하다는 건 내가 아니야 바로 자네야.”

…그게 무슨 소리지?

내가 의아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자 그가 고요한 눈으로 나를 향했다.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는 진 모르겠지만 자네가 아는 것보다 HMC의 힘은 커. 비단 돈이 아니더라도 그 학교의 자금에 얽혀 있는 이들이 자네 생각보다 훨씬 더 많으니까.”

“설마 졸업생들을 말하는 건가요?”

“그들 또한 일부분일 뿐이지. 아마 자네가 하버드라는 식물의 줄기를 끌어내는 순간, 사방에서 자네를 향해 미친 듯이 총을 쏘아 댈 걸세. 그리고 그렇게 되면 아마 자네가 가진 회사, 자네가 돈 따위는 단박에 부서져 버리겠지.”

잠시 말을 멈춘 그, 그가 이내 찻물로 목을 축이며 말을 이었다.

“…자네와 함께했던 이들을 모두 포함해서 말이야.”

아무래도 내가 HMC. 그 거대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거대 자금을 쉽게 보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하긴 그가 HMC의 어드바이저로 활동하던 시기의 HMC를 생각하면 그 생각도 맞았다.

불과 5년, 데릭 엑손은 물론 세계 각국의 유명 펀드 매니저들의 섭외, 공격적으로 세력을 확장하던 시기의 HMC는 미국시장의 거인이었으니까.

하지만.

“물론 억지로 한다면 그렇겠죠.”

그가 모르는 것이 있었다.

“……그게 무슨 말이지?”

그것은 바로 그가 생각하는 것보다 HMC가 단단하지도 공고하지도 않다는 것.

그리고. 내가 그들의 목줄을 물어뜯을 생각도 없다는 것이었다.

“1000%”

“…무슨?”

“그들이 저를 따르게 된다면 얻을 수 있는 최소 수익률이죠.”

순간 데릭 엑손의 표정이 멍해졌다. 나는 입을 벙긋하는 그를 바라보며 쐐기를 박아 넣었다.

“어때요? 이 정도면 저쪽에서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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