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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화 엔젤 투자자 (4)

바람의 제국.

1996년 신생 게임사였던 넥스트에서 서비스하기 시작한, 동명의 판타지 순정 만화를 원작으로한 게임으로.

시가총액 10조원.

총 매출액 2조 5000억.

영업이익 9800억 원.

사원수 5,500명의 한국 게임 계의 거대한 공룡, 넥스트를 만들어 낸 시작점이 된 게임이자,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초의 상용화된 완전 그래픽 MMORPG 게임이다.

그러니 나로서는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김경주들이 지금 이 시점에 바람의 제국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곧, 내가 선택한 길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니. 내가 알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시점이니 선점효과는 더 커질 수도 있지.’

2020년 기준 국내시장 17조 원. 세계시장 155조 원 규모의 거대한 시장을 한발 먼저 발을 내딛는 것이다.

‘대박이다.’

나는 짙은 미소를 흘리며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이야기가 얼마만큼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지 상상도 못하고 있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바람의··· 제국이요?"

마치 생전 처음 들어봤다는 듯이.

그러자 그들중 한 사람. 송현재가 눈을 반짝이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네! 그러니까 그게 지금 연재되고 있는 만환데. 고구려 3대왕인 대무신왕 무휼. 이 사람이 왕으로 즉위한 후에 부여 정벌하고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화거든요."

"그런데요?"

"그런데 이 만화가 정말 재미있어서··· 그러니까 객관적으로 봐도 사람들의 흥미를 끌 만한 작품이기도 하고 그래서 이 작품을 배경으로 RPG게임을 만드는 게 어떨까 해서요."

잔뜩 흥분한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이 사람이 바람의 제국이라는 만화를 게임을 만들자고 밀어붙인 사람인 것 같았다.

"그래요?"

"네."

기대 어린 그의 눈을 보니 혹시라도 내가 반대를 하면 금세라도 좌절에 빠져 버릴 것 같은 모습이었다.

‘뭐, 내가 반대할 일은 절대 없겠지만.’

하지만 걱정되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분명 그들이 바람의 제국을 게임화 하겠다는 생각을 품은 것은 다행이지만, 문제는 과연 그들이 만든 게임이 내가 기억하는 그 게임일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물론 내가 원래의 게임 모습을 알고 있는 만큼 엇나가는 것이 있다면 옆에서 바로잡아 줄 수 있겠지만, 되도록이면 참여를 최소화 하고 싶은 것도 내 마음이었다.

"그럼 머드 게임으로 시작하실 건가요? 그··· 여러분들 선배가 만들고 있는 단군의 땅인가 하는 그 게임처럼?"

내가 묻자 송현재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 모두가 짙은 웃음을 보였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설마 이대로 머드게임으로 만들 건가?

하지만.

"아니요."

다행이 그건 아닌 것 같았다.

나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럼?"

그러자 송현재의 옆에 있던 김경주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일단··· 저희가 만들려고 하는 게임은 궁극적으로 그래픽 게임입니다."

나는 의자를 꽈악 움켜쥐었다.

그들의 입에서 바라마지 않던 대답이 튀어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래픽 게임이요?"

"네. 물론 저희가 생각하기엔 머드 게임도 충분히 재미가 있지만 사실 텍스트로 이뤄진 머드 게임의 특성상 접근성이나 확장성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닌텐도나 세가의 게임 같은 그래픽 게임을 PC로 만드는 편이 머드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 더 낫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김경주의 말에 다른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다들 이미 조율을 끝낸 모양. 나의 선택만을 남겨둔 상황인 것 같았다.

‘···허허 이거.’

나는 흘러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시선을 돌렸다.

분명 내가 알기로도 머드게임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다.

물론 내가 머드게임이라는 명칭을 알고 있을 정도로 이런 저런 게임들이 유행을 한 모양이지만. 결국 머드 게임 중에 살아남는 게임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러니 게임회사를 차린다면 머드게임보다는 풀그래픽 게임을 지양하는 것이 옳았다.

앞으로의 시장을 생각했을 때에도 그것아 맞는 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놀란 것은 그것이 나의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닌, 이들, 김경주들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이었다.

원래 미래에는 당연한 일이 현실에선 당연하지 않다 느껴지는 게 일반적. 그들 또한 처음엔 머드 게임으로 게임을 만들겠다 할 줄 알았던 것이다.

‘역시 이들을 선택한 보람이 있었어.’

나는 흘러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으며 천천히 말을 이어 나갔다.

"풀 그래픽 게임이 미래가 있다라··· 그렇다는 말은 곧 바람의 제국을 풀 그래픽으로 만들고 싶다는 말씀이시겠군요."

"네. 저희는 그 게임, 그러니까 바람의 제국을 풀 그래픽 게임으로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그러더니 슬쩍 조심스런 표정으로 내 눈치를 살폈다.

"물론··· 투자자님께서 반대하신다면 머드로 개발하는 방법도 있겠지만요."

무슨.

그건 절대로 안 된다.

나는 내 눈치를 살피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요. 할 수 있으면 풀 그래픽이 좋죠. 무슨 일이 있어도 풀 그래픽으로 해야 합니다."

그러자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던 그들. 하지만 곧 그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걸렸다.

"하하 내가 뭐랬어! 분명 들어주실 거라고 했지?"

"제일 걱정하던 게 현재 너 아니었냐?"

"아니 그거야 만화 원작이라서 싫어하실 거라 생각한 거지."

다들 내가 자신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을까 걱정한 것 같았다.

김경주가 그런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작은 웃음을 보였다.

"감사합니다. 혹시나 안 좋아하실까 걱정을 좀 했는데. 아무래도 기우였나 봅니다."

"감사는요 무슨. 그게 옳은 길이라는데 당연히 따라야죠. 그런데··· 지금 기술로 그게 가능한가요? 그 풀 그래픽이라는 게?"

내 질문에 김경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프로그램이야 저희가 맡으면 되고 또 하드웨어는 작년 말에 나온 586기기. 그러니까 펜티엄으로 충분히 커버 가능하거든요. 물론 가격이 비싸긴 하겠지만요."

그렇다면야 더욱더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지금으로선 과연 어떤 작품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야기만 들었을 때엔 내가 기억하던 그 작품이 나올 것이 가능성이 높았다.

‘오히려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도 있겠는데?’

그러자 절로 마음이 급해졌다.

"얼마나 걸릴까요?"

"글쎄요. 일단은 회사도 차리고 준비도 해야 하니 바로 제작에 들어갈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거기다 저작권이다 뭐다 정리하려면 아마도 3월 말에서 4월쯤에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4월이라 생각보다 더 늦은 시기였다.

"그래요?"

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묻자 그가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래서 그때까진 지금 현재 녀석이 만들고 있는 게임. 그러니까 아까 말씀 드렸던 대로 ‘쥬라기 공원’의 마무리 작업을 병행할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기 전까진 회사 운영이나 게임개발 노하우 같은 것들을 쌓아놔야 할 테니까요."

아. 그렇다면 이해가 갔다.

노하우. 회사를 운영하는 법이나 게임을 개발, 운영하는 스킬 같은 것들은 단시간 내에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니까.

"바람의 제국이 나올 때까진 시간이 좀 걸리겠군요."

"예··· 그래도 그 안에 쥬라기 공원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있을 테니 최대한 아끼고 또 아끼면···."

그가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내가 아쉬운 마음에 한 이야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 같았다.

나는 슬쩍 웃으며 딱딱해지는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아니요. 아끼지 마세요."

"네?"

"돈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은 게임개발 그것에만 집중해 주세요."

기왕 하는 것 끝까지 책임져야겠지.

*

그 뒤로 며칠간 바쁘게 움직였다.

일단 투자를 하기 위해 법무사와 변호사를 선임. 김경주와 송현재를 공동대표로 해서 투자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나선 바로 회사를 낼 사무실을 임대. 각종 기자재들을 쇼핑하고 충원된 인력들이 머물 곳을 섭외했다.

"일단 기자재는 무조건 최신으로 그리고 그중에서도 전자기기들은 최신의 최신 사양으로 사세요. 그에 필요한 모든 돈은 제가 댑니다."

"네? 아니 그건 이미 투자 해 주신 돈으로···."

"그 돈은 회사 운영비로 써야죠. 이건 앞으로에 대한 윤활류입니다. 그리고 사무실은 아무래도 서초동 쪽이 좋을 것 같은데 어떠시죠?"

물론 마음 같아선 우리나라 IMF이후 우리나라 벤처 창업의 메카가 되는 테헤란로에 번듯한 사무실을 얻고 싶었지만, 아직 사업이 시작하기도 전에 그곳에 사무실을 얻는 것은 미친 짓.

때문에 나는 이어진을 통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하면서도 교통이 편리한 서초구 쪽에 사무실을 김경주에게 추천했다.

"알겠습니다. 서초구 쪽으로 알아보도록 하죠."

"아 굳이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어진 씨가 괜찮은 사무실을 봐 놨으니까 저흰 확인만 하면 될 겁니다."

"아··· 그렇군요."

그런 뒤 우린 본격적인 인력 충원에 나섰다.

물론 프로그래밍에 필요한 인력들 대부분은 카이스트 내에서 쉽게 확충할 수 있었지만, 프로그래밍을 제외한 다른 직별들. 예를 들어 기획이나 일러스트 같은 직별의 사람들은 따로 공고를 통해 뽑아야 했던 것이다.

[인원 모집]

흥미롭고, 보수는 많고, 포근한 잠자리와 맛있는 식사.

계속되는 휴가와 사내 복지에 비만을 보장하는 직장.

입사할 시. 영광과 명예, 그리고 부를 얻을 수 있음.

[4대 보험 지원]

[연봉 1,800만 원]

[건강검진 지원]

[기숙사 지원]

.

.

그러자 곧 사람들의 문의가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각종 복지에 양념에 불과했지만 1,800만 원이라는 연봉. 대기업 수준의 연봉에 사람들이 혹한 것이다.

"뽑아만 주신다면 견마의 충성을 다 하겠습니다!"

"저를 뽑아 주십시오! 머리와 손가락이 터져 나가도록 그림을 그리겠습니다."

"저, 저는 밤새도록 기획에 제 한 몸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한동안 김경주의 얼굴이 폭삭 늙었다.

하긴 그 많은 사람들 면접을 보고 뽑는 것도 스트레스 받는 일이니까.

하지만 덕분에 제법 빠르게 회사의 구색이 갖춰져 나갔다.

"일단 지원해 주신 자금 덕분에 상당 기간 회사 운영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인건비랑 임대료는 어떻죠?"

"일단 정말 필요한 인력들로만 뽑았으니 한동안은 괜찮을 겁니다. 그 전에 쥬라기 공원으로 수익이 나와야겠지만요."

"필요하면 말씀하세요. 언제나 가능하니까."

"하하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감사하긴 뭘. 그만큼 내 회사에서 내 지분 비율이 늘어나는 건데.

물론 마음만 같아서는 내 비율을 49%까지 만땅으로 채우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그건 좀···.’

그사이 사회인 패치라도 됐는지 경계 어린 김경주의 모습에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았다.

어차피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규모가 커질 테고 그러다보면 증자가 필요한 순간이 올 테니까.

‘그리고 그 지분은 모두 내 것이 되겠지.’

아무튼 그렇게 며칠 뒤.

"하하 투자자님 이쪽으로 오시죠!"

나는 김경주의 환영을 받으며 새로 마련한 사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며칠 전만 해도 어수룩한 공대생 느낌을 풍기던 사람들.

김경주, 이해진, 송현재, 이상범이 세련된 정장을 입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그 옆으로 회사의 이름이 적힌 현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주) 넥스트 제너레이션 게임즈]

자본금 2억 5천만 원.

발행주식 총 50,000주.

한 주당 가격 5,000원.

총 직원 수 15명.

아직은 작은 회사.

김경주의 아버지의 투자금과 나머지 발기인 3명이 사방에서 끌어 모은 돈, 그리고 내 자금으로 만들어진 회사.

하지만 20년 뒤, 자산 규모 10조 원 대의 거대 게임사가 될 회사.

지금으로부터 2년 뒤인 1996년부터 내가 회귀한 2020년까지 줄곧 업계 1, 2위를 다투는 회사.

그런 회사가 지금 내 앞에 있는 것이다.

좋아. 이제 얼마 뒤면···.

[김준영 20,000주. 자본 비율 40%]

내가 가지고 있는 주식 한 주 한 주가 금보다 더 한 가치를 띄게 되겠지.

그리고 그 기간의 나의 행보에 따라 더욱더 짧아질 것이었다.

그렇게 배부른 미소를 띠운 채 주변을 돌아보고 있을 때.

"투자자님··· 이거···."

김경주가 갑자기 나에게 작은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이건···?"

"아. 이건 선물입니다. 그동안 너무 감사해서··· 제 사비로 만든 거니까 부담 가지지 마시고 받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경주의 간곡한 말에 나는 그에게서 상자를 받아들었다.

묵직한 무게

화려한 자개가 박혀 있는 고급스런 상자.

내 손바닥보다 조금 더 커 보이는 상자를 든 나는 천천히 상자를 열어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이건···."

나는 눈이 번쩍 뜨이는 기분이 들었다.

김경주가 나에게 준 선물.

그것은 바로···.

[(주) 넥스트 제너레이션 게임즈 사내이사 김준영]

나의 첫 명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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