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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231화   단두대 (1)

1997년 12월 19일.

제15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접전 끝에 누르고 당선, 서둘러 인수위 인원을 발표, 대음 정권을 준비하고 있던 그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침몰선.

1912년 4월 10일 영국의 사우샘프턴을 떠나 미국의 뉴욕으로 향하던 중에 빙산과 충돌, 1,514명의 사람들을 태운 채 북대서양의 깊은 물속으로 사라진 비운의 함선, 호화여객선 타이타닉호를 배경으로 영화 <타이타닉>이 개봉했다.

[신도 침몰시킬 수 없는 배! 영화 <타이타닉> 1997년 12월 19일 대개봉!]

제작비만 무려 3억 달러!

할리우드에서도 독보적인 제작비가 들어간 이 영화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는데, 그것은 3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제작비는 물론, 당대의 청춘스타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 그리고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감독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과연 얼마나 벌어들일까?’

‘타이타닉이라니 그런 내용이 흥행할 수 있을까?’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감독이 과연 거장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것이다.

하지만.

12월 19일 북미를 시작으로 호주, 홍콩, 동남아 등지에서 개봉한 영화 타이타닉의 성적, 이 당시 일반적인 영화 개봉 스타일과는 달리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전반에 동시 개봉한 타이타닉의 흥행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겨우 2,800만 달러.

오프닝 성적으로만 따졌을 때 역대 할리우드 영화들 중 20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이었던 것이다.

“그 영화 개봉 성적이 어떻다고?”

“얼마 안 돼 한 3천만 달러도 간당간당 할 거야.”

그러자 타이타닉의 흥행 가능성을 낮게 보던 사람들, 물에 관련된 징크스를 깰 수 없으리라 생각하고 있던 이들이 나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본디 질투란 실패를 통해 강화되는 것이었으니까.

“뭐 3천만 달러? 하하 거 완전히 망했구만. 완전히 망했어. 아니 제작비만 3억 달러라더니 그래 가지고선 손익분기도 못 넘겠는데?”

“아무래도 그렇지. 제작비만 3억 달러가 넘겨 들어갔으니 적어도 6억 달러 정도는 나와 줘야 할 텐데……. 뭐 배급사만 완전 박살 나는 거지.”

“배급사가 어딘데?”

“글쎄 어디라더라? 오라클이라던가?”

그러나.

끝날 때까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고 개봉 첫 주가 지나면서 사태가 반전되었다.

1997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가 지나며 영화 타이타닉을 관람한 사람들의 입에서 입을 통해 영화 타이타닉이 대단한 영화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이다.

“……오빠 이 영화 너무 슬퍼….”

“나… 나도 이런 영화는 처음이야….”

“안 되겠어. 우리 한 번만 더 보자. 응?”

“그…그럴까?”

그러자 12월 말을 기점으로 영화 타이타닉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는 사람들.

타이타닉을 보기 위해 오랜만에 극장을 찾은 사람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1월. 새해가 찾아오자마자 관람객 수는 물론 수익 또한 그야말로 폭발해 버렸다.

“엄마. 나도 타이타닉. 타이타닉 보고 싶어! 응? 보러 가자아!”

“오빠 타이타닉? 이게 재미있다는데 이거 어때?”

“타이타닉? 김 과장. 이거 회사 회식 대신 영화나 같이 보는 게 어때?”

무려 5억 달러.

불과 3주 남짓한 기간 만에 제작비의 6분의 1에 달하는 자금을 벌어들인 것이다.

[북미 박스오피스 150,000,000$]

[유럽 박스오피스 90,000,000$]

[호주 박스오피스 45,000,000$]

.

.

이제는 돌아오지 않을 미래.

북미 흥행 성적 6억 달러, 미국 제외 해외 흥행 성적 12억 4,500만 달러, 총합 약 18억 4,5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향후 10년 넘게 세계 1위 타이틀을 고수한 영화.

영화 <타이타닉>이 만들어 낼 전설의 시작이었다.

*

“준영아. 이거 봤어?”

아침 출근 후 업무를 확인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이어진이 내게 툭- 신문 하나를 내밀었다.

“뭐요?”

“이거.”

그가 가리키는 곳을 보자 그곳에는 이번에 개봉한 영화 <타이타닉>에 관련된 영자 기사 하나가 떡하니 자리해 있었다.

[타이타닉 신드롬! 영국언론들 제임스 카메론 감독에게 기사작위 수여 가능하다 ? 뉴욕해럴드. 1998. 01. 05]

아무래도 익숙한 이름이 나온 것이 신기한 것 같았다.

“아. 이거요. 봤죠. 안 그래도 제임스가 이야기했어요. 제 덕분에 기사 작위 받게 생겼다고.”

“제임스? 제임스 카메론을 말하는 거야?”

“그럼 누구겠어요? 요즘 들어서 매일 전화가 오던데요? 그러다 보니까 들리더라고요. 요즘 영국 왕실 쪽에서 슬쩍 연락이 온다고. 잘하면 기사작위 받을지도 모른다고요.”

“…기사 작위라는 게 그렇게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거야?”

“뭐 기준이야 영국 왕실 마음대로겠죠.”

그러자 잠시 혀를 차던 이어진,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거 참, 받을 사람은 따로 있는데. 아니 그 장면 그것도 네가 제안한 장면이라면서?”

“어떤 장면이요?”

나는 수더분하게 그에게 물었다.

뭐 타이타닉을 제작하면서 어느 정도 조언을 해 줬던 터라 어떤 장면인지 한 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아뿔싸.’

이어진의 얼굴을 본 나는 곧 후회하고 말았다.

나를 바라보며 두 팔을 벌리는 그의 모습을 보니 순간,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다.

아니 이 양반이 설마? 지금 여기서?

때문에 내가 다급히 그를 막으려 손을 뻗던 그때.

“나는 세상에 왕이다(I'm the king of the world)!”

그가 팔을 쫘악 펼치며 힘껏 외치는 것이 보였다.

아… 결국.

나는 그를 말리려던 손을 돌려 이마를 짚었다.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니 부끄러움이 몰려왔기 때문이었다.

‘왜 부끄러움은 내 몫이냐고.’

하지만 부끄러움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어진의 외침에 이쪽을 본 직원들이 굳 입가에 짙은 미소를 달더니 이내 팔을 활짝 벌리고 외치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세상에 왕이다(I'm the king of the world)!”

“나는 세상에 왕이다(I'm the king of the world)!”

“나는 세상에 왕이다(I'm the king of the world)!”

메아리처럼 반복되는 외침.

아무래도 다들 얼마 전에 본 영화 <타이타닉>의 ‘뽕’이 빠지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러자 그런 직원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본 이어진이 슬쩍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장면 맞지?”

“……맞긴 한데 그렇다고 직접 해 볼 필요는 없잖아요.”

“뭘 부끄러워하고 그래. 자랑스러워해야지. 들어보니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다들 유행이라던데. 거참 어떻게 저런 장면을 생각해 낸 거야?”

주변을 돌아보자 맞는 말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직원들이 있었다.

뭐 그들의 모습을 보자 약간 찔리긴 했지만, 별다른 내색은 하지 않았다.

어차피 내가 그 장면을 카메론에게 이야기해 줌으로써 영화가 보다 더 빠르게, 그리고 풍성해진 것은 물론, 어차피 감독의 이름에는 제임스 카메론이 들어갔으니까.

“……뭐 딱하고 떠오르더라고요.”

“그래? 거참. 천재들은 뭔가 팍하고 떠오르는 게 있다더니. 이게 그런 건가? 너 혹시 영화감독도 재능이 있는 거 아니야?”

“하하, 뭐 그 정도는 아니고요.”

게다가.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지금은 그런 사소한 것이 중요한 때가 아니었다.

물론 타이타닉의 성공, 타이타닉이 벌어들일 외화 또한 중요한 것이긴 했지만, 현재 우리 앞에 놓인 사업, 그것에 비해선 현저히 무게가 가벼웠다.

왜냐하면.

“그나저나. 인수위 구성은 끝났어요?”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은 바로 건국(建國), 하나의 재벌 그룹을 만들어 내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잠시 じ? 바라보던 이어진, 그가 곧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당연하지. 진즉에 인원 배정은 끝났고 이제 실무 준비 중이야.”

방금 전까지의 표정이 마치 거짓이었다는 듯, 냉정한 모습이었다.

“그래요?”

“어. 아무래도 규모가 규모다 보니까 준비할 게 좀 많더라고.”

말을 마친 그가 내게 자료 하나를 건넸다.

자료에는 내가 인수한 회사들.

[쌍호자동차]

[한성유통]

[한성전자]

[한성모직]

.

.

스무 개가 넘는 기업들의 인수 책임자들의 명단이 자리해 있었다.

‘뭐 일은 확실하네.’

나는 이어진에게서 명단을 받아들며 입을 열었다.

“인원은 충분히 뽑은 건가요?”

“일단은. 부족하면 더 충원할 생각이야. 시간이 생명이니까.”

“자금은 부족하지 않겠어요?”

“전혀. 뭐 그동안 제법 많이 소모했다고 해도 아직 꽤나 많이 남아 있으니까. 아마 300대 기업 정도는 두세 군데 더 인수해도 무방할걸?”

그렇다면 다행이었다.

하긴 우리가 처음 가지고 있던 자금은 약 70억 달러. 그중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제법 많은 자금을 사용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꽤나 많은 자금이 남아 있었다.

현재 대한민국의 달러 가치는 달러당 1950원.

환율이 올라갈수록 우리가 가진 달러의 가치는 커지는 만큼 기업 인수에 들어가는 자금의 액수 또한 커지기 때문이었다.

“좋아요. 그럼 쌍호랑 한성 쪽은요?”

“쌍호랑 한성?”

“네. 다른 회사들이랑 달리 그쪽에선 말이 나올 법도 한데. 뭐 모기업에서 애를 떼 온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그러자 잠시 고개를 끄덕인 이어진, 그가 피식 웃으며 말을 받았다.

“뭐 그건 그렇지. 그런데… 거긴 굳이 신경 안 써도 될 것 같아.”

“그래요?”

“어. 뭐 쌍호야 김석원 그 양반이 이번에 비자금 조성한 거 걸려서 요즘 정신없고. 한성은… 알잖아. 기아차 인수 뛰어든 거. 그거 때문에 바쁜지 아니면 정말 쿨하게 넘기기로 한 건지 별 이야기 없더라고.”

그래?

“…다행이네요. 한성 쪽에서 그렇게 나왔다는 말은 완전히 수긍했다는 말이니까.”

“확신하는 거야?”

“아는 거예요. 그 사람을.”

말을 마친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아마 인수에 큰 잡음은 없을 거예요. 뭐 조금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는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그렇게 넘어가겠죠.”

그러자 소싯적 월급쟁이 생활을 해 봤던 이어진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그렇지. 아무리 애사심이다 뭐다 해도 중요한 건 돈이 나오느냐 마느냐니까. 뭐 돈만 나온다면 어느 회사든 상관없겠지.”

“그렇죠. 그러니까 아저씨. 우리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중점적으로 잡아야만 해요.”

일순 이어진의 표정이 의아하게 변했다.

“……응? 그렇지 않은 사람들?”

“네. 단순한 월급쟁이가 아닌 사람들. 내 것을 좀 먹는 기생충들. 그것들을 싹 다 걷어내야죠.”

말을 잇던 나는 잠시 휴지를 준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동안 저희 뱃속에서 배를 채운 기생충들이 제법 많을 테니까.”

그러자 잠시 의문어린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던 이어진, 그가 이내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 고개를 들며 나를 바라보았다.

“……너 설마…?”

그런 그를 바라보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아요. 그동안 왜 그들을 가만히 내버려 뒀겠어요?”

“……허.”

“그러니까 아저씨. 확실하게 조사하고 준비해 주세요.”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단두대는 제가 만들 테니까.”

그리고는 천천히 손을 목에 가져다 대었다.

“이쯤 되면 대가리들이 영글었을 테니 잘라야죠.”

이제 소화의 시간이다.

그리고 이 소화가 끝나는 날, 나는 재벌이 되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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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 회귀 재벌 - 1993 회귀 재벌-23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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