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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185화   시한폭탄 (3)

지난 몇 주간 동남아 금융계를 들었다 놨다 하던 정체불명의 존재.

오라클의 다섯 번째 메시지가 금융사들에 도착한 순간.

태국이 불타올랐다.

[1. 7월 28일 태국 정부는 IMF에 수백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대기성 차관을 제공해줄 것을 공식 요청]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

국제 통화 기금.

유동성의 위기로 달러화 부족 현상을 겪는 국가나 방만한 재정 정책으로 외화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국가들에 달러를 지원하는 국제기구.

잔혹한 천사이자 무자비하고 이성적인 부모.

그 기구의 지원을 태국이 요청한다는 이야기는 곧 그 국가의 경제 상황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회생 불가능의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소리였기 때문이었다.

[0. All investors leave Thailand. Right Now(모든 투자자들은 태국을 떠나라. 지금 당장) - Oracle]

물론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

오라클.

그 존재가 블러핑을 친 것일 수도 있지만 금융사들은 그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난 몇 주간 오라클이 보여 준 예언.

그리고 그간 금융사들이 수집한 자료와 정보, 그 외 돌아가는 상황 같은 것들 모두가 오라클의 예언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려 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부터 전 사원 비상 근무체계로 돌입한다. 태국 내에 있는 자신들을 최대한 안전하게 옮기고 이 사태를 어떻게 이용할지. 작전 수립해.”

“…보스. 정말로 태국이 망할 것이라 생각하시는 겁니까?”

“하, 이 상황에 믿지 않는 것도 머저리 아니겠나? 이미 그는 우리에게 능력을 보여 줬어. 그러니 우리는 그가 원하는 대로 따라 줘야지. 뭐 얼굴은 모르더라도 정보료 정도는 지불해야 해야 할 테니까.”

“정보료요?”

“그래. 아무래도 그 쪽이 돈이 더 될 것 같거든.”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태국과 척을 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지라지 뭐. 빌려준 돈도 못 갚는 놈들보다는 이기는 쪽에 붙어야지. 우린 자선사업가가 아니라 고객들의 돈을 굴리는 사람들이니까.”

그러자 사태는 곧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전개되었다.

“빨리. 최대한 빨리. 속도가 생명이야. 1분 1분에 사람 목숨이 왔다갔다한다고 생각하라고.”

“알겠습니다. 일단 외채 독촉 시작하고 담보 처리 절차 밟겠습니다.”

“좋아. 그리고 담보들도 최대한 빨리 처분해. 아직 소식이 퍼지지 않았을 때 되도록 빨리!”

일단 공포에 질린 외국인들이 태국 내 자신을 빠르게 처분하기 시작하자 태국 내의 자산가치가 순식간에 폭락, 태국 정부의 회유책에도 불구하고 미친 듯이 태국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방콕 베스트 빌딩. 시왈리 그룹에 24억 바트에 넘기기로 했습니다. 아직 정보가 돌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시암 뱅크. 이번 달 만기 채권 독촉 시작했습니다. 압류 절차 진행하겠습니다.”

“현재 보유 중인 바트화 일체 매도했습니다. 1억 5천만 달러 선입니다.”

분명 태국 정부가 지급보증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지만 이미 거대한 위험을 목도한 사람들 대부분이 태국 정부의 담보마저 불안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좋아 태국 정부쪽에서는?”

“아마 사태를 파악한 것 같습니다. 그쪽에서도 영 머저리만 있지는 않을 테니까요.”

“움직이지 못하면 머저리나 마찬가지지. 대응은 어때?”

“지급보증 하겠답니다.”

“뭐?”

“정부에서 보증을 할 테니 저희한테 나가지 말랍니다. 만약 지금 나가면 차후 불이익이 있을 거라고….”

“개소리 하지 말라고 해. 지금 이 상황에 가장 못 믿을 놈이 바로 그놈이니까. 빚쟁이한테는 받을 수 있는 게 있을 때 최대한 빼앗는 게 최고야.”

뭐 그래도 여기까지였다면 어느 정도 방어가 가능했을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태국을 빠져나가는 것이 뼈아프긴 하지만 그래도 이번에 들어온 외국 은행의 지원을 통해 버틸 수는 있었을 테니까.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그것은 바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뱅크런, 외국인들이 좁은 문틈으로 도망치는 모습을 본 태국 사람들이 뒤늦게 현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은 신문도 안 보고 살아? 우리나라 망한다잖아!”

“뭐어?”

그러자 태국 내 외국인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은행으로 달려가 자신의 자산을 인출하기 시작했다.

경제 위기에 상황에서는 최대한 빨리 은행으로 달려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많은 보상을 얻게 되는 것이 상식.

다들 자신의 자산을 지키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 것이다.

“나! 나부터 먼저 처리해 줘!”

“내가 먼저야! 나부터 해 줘!”

“난 1천만 바트나 인출해야 한다고!”

“난 1억 바트야!”

그러자 상황이 가일층 악화되어 갔다.

은행에서 대규모 뱅크런이 일어나자 달러화의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고 바트화의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달러(USD) / 바트화(THB) 24.20 ▲ 0.50]

[달러(USD) / 바트화(THB) 24.70 ▲ 0.50]

[달러(USD) / 바트화(THB) 25.30 ▲ 0.60]

투기 세력의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원하는 그림이 그려지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행장님! 바트화 가치가 또 떨어지고 있습니다.”

“아니 왜? 또 소로스야?”

“아닙니다. 소로스 쪽이야 꾸준히 추매를 하고 있지만… 이번엔 뱅크런 때문에….”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앙은행은 울며 겨자 먹기로 떨어지는 자국의 통화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있다간 가까스로 올려놓은 태국 바트화 가치가 폭락, 870억 달러에 달하는 외채의 부담이 어마어마해질 것이 분명할 테니까.

“빌어먹을 금리로 방어해! 외환은 더 여유가 없어!”

“아,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바트화를 매수, 금리를 올릴 수도 없었다.

금리의 상승이란 곧 기업의 금융 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법, 정신없이 금리를 올렸다간 그나마 버티고 있는 국내 기업마저 무너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악순환(惡循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행장님. 이제 멈춰야 합니다.”

“무슨 소리야 지금 환율 떨어지고 있는 거 안 보여?”

“어쩔 수 없습니다. 벌써 동년대비 40% 이상 주가가 증발했습니다. 이 이상 금리를 더 올리면 주식 시장이 완전히 박살날 겁니다.”

“빌어먹을 그럼 어떻게 해?”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태국에게 아예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분명 아직 6월, 기회가 있는 만큼 태국 정부의 여야가 합심해 뼈를 가는 마음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정부 예산 축소, 은행 대출 규제 강화, 부실 은행의 인수 및 합병, 부실기업을 정리하는 등의 개혁에 돌입했다면 앞으로 다가올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지 몰랐다.

“아냐. 방법은 있어.”

“그게 무슨?.”

“환부를 도려낸다. 지금이라도 다 잘라내고 가져갈 것만 추리면 살 수는 있을 거야.”

뭐 문제가 있다면 관료들,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만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는 그들이 태국의 권력을 쥐고 있다는 거지.

[태국 정부, ‘현 상황 충분히 컨트롤 가능하다’ 현재의 혼란은 일시적인 현상 ? 데일리 뉴스. 1997. 06. 25]

“행장님. 정부쪽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최대한 버틴다.”

“네? 아니 지금 이 상황을 모른답니까?”

“알지. 하지만 그들은 인정할 수 없어. 그렇게 되면….”

그들의 정치적 생명은 완전히 끝이 나고 말테니까.

그 결과, 태국은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자국 경제의 개혁을 시도하기는커녕 근시안적인 해결책으로 부실 금융기관을 회생시키기 위해 구제금융을 잇달아 퍼부었다.

무려 100억 달러. 국내총생산(GDP)의 6%에 달하는 돈을.

그들의 생각에서는 이 바람, 이 태풍만 견디면 다시 태국이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단 우리는 기업들을 살리는 데 주력한다. 대기업. 대기업들만이라도 살려야 해.”

“아니 그렇게 되면 다른 회사들은….”

“…최악은 피해야지.”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점점 악화되어 갔다.

한 기업이 채무불이행 상태가 되면 그 회사에 돈을 빌려준 다른 기업도 같은 처지가 되고, 부도는 꼬리에 꼬리를 이었다.

그러자 눈 깜짝할 사이 경제에 관한 한 좋은 소식이라곤 들을 수 없는 시기가 도래하고 태국 법정에는 부채 상환을 요구하는 소송이 줄을 잇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자 백약이 무효했다.

전문가들은 태국 금융기관들이 앞으로 1년 반 내에 6,000억~8,000억 바트(233억~311억 달러)의 부실 채권이 태국에 쌓일 것으로 전망하고 주가는 96년 최고치에서 최대 60%나 빠졌다.

주식투자에서 물린 돈만 해도 태국 전체로 40억 달러나 되고, 태국 기업의 부채는 얼마나 되는지 정부도 몰랐다.

부실 채권은 곳곳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금융시장 전체가 과도한 빚더미에 올라 있었다.

그러자 정부의 호도에 휘둘리던 국민들, 설마설마 하는 국민들 사이에서도 태국이 망할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제서야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태국 정부는 어떻게든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했다.

“재무장관. 일본으로 가야겠소.”

“일본으로요?”

태국의 마지막 스폰서.

태국 외채의 절반 이상을 가지고 있는 최대의 채무자.

그들이라면 도와준다면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감돈 것이다.

“그래요. 왜 저번에 약조를 받아 놨지 않소. 분명 확실한 말이 오간 것은 아니지만 이 상황이라면 그들도 이해하겠지. 우리나라에 묶인 그들의 돈 또한 제법 많으니까.”

만약 일본의 도움만 있다면 870억 달러에 달하는 단기 외채 폭탄, 그것을 불발탄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알겠습니다. 기필코 일을 성사시켜 보겠습니다.”

“믿고 있소. 장관의 두 어깨에 태국의 미래가 달려 있소.”

그러나 얼마 뒤.

“장관! 어떻게 됐소?”

그들의 희망은 여지없이 박살나 버렸다.

“그것이….”

“…설마?”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고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만 믿으라는 소리를 뻥뻥 쳐대던 일본 측에서 단호히 태국의 요청을 거부한 것이다.

“일본이… 거절했습니다. 외환을 빌려주는 것은 물론 외채의 만기를 연장해 주는 것까지 모두 다 받아들일 수 없답니다.”

“뭐어? 아니 왜! 도대체 뭣 때문에!”

“그게… 현 정부를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뭐 일본이라고 패망이 코앞에 다가온 국가, 그 국가에 돈을 쏟아붓는 일은 그리 달갑지 않을 테니까.

게다가 일본이 굳이 도와주겠다는 말을 꺼냈다고 하더라도 그 지원은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왜냐하면….

“그리고…”

“그리고? 또 뭐가 있단 말이요?”

동남아 지역에서 일본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자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게… 미국이 원하지 않는답니다.”

“……”

결국 그들의 마지막 시도, 마지막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 버렸다.

그리고 그렇게 1997년 7월 1일.

‘대영 제국 왕관’의 보석이라 불리던 홍콩의 주권이 중국으로 완전히 이관되고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전세계를 향해 ‘서구 제국주의의 완전한 종식’을 선언한 그날.

앞으로 경제는 내가 책임을 지고 챙기겠다며 직접 경제 전면에 나선 태국의 차왈릿 용차이윳(Chavalit Yongchaiyuth) 총리는 국가의 존망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

[충격! 태국, 고정환율제 포기 선언! 변동 환율제로 환율제도 변화 ? 월스트리트 저널. 1997. 07. 01]

사실상의 항복 선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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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 회귀 재벌 - 1993 회귀 재벌-18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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