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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4화 거대한 변화 (1) >

제법 커다란 아크릴 용기.

그 안에서 찰랑이고 있는 검은색 물. 그것을 바라보며 나는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이게 요령유전에서 찾은 원유라는 거죠?”

그러자 내 앞에 있던 이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니까. 오늘 아침에 긴급으로 이송해 왔어.”

살짝 열기가 깃들어 있는 눈, 원유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큰 기대를 하고 있는 눈이었다.

하긴 그럴 만도 할 것이다.

원유(原油).

세계 경제의 가장 중요한 축이자 군사적인 전략물자.

미국 달러화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달러가 석유 결제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 금융의 중심. 파워 게임의 기초 자산이 바로 석유인 것이다.

그런 만큼 그가 저리 들뜬 것도 이해할 만했다.

석유를 가졌다는 것은 단순히 에너지 자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아닌, 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것이었으니까.

“채굴이 가능했나요.”

“소규모로는. 일단 최가촌 인근에 있는 협곡 쪽에서 시험적인 채굴을 시도했는데 운 좋게 지표면 가까이에 유정이 형성되어 있었어.”

그가 원유가 든 통을 테이블 위에 올리며 말했다.

제법 무거운지, 그의 손에 힘줄이 도드라졌다.

“깊이가 얼마나 되죠?”

“심도 3천. 이 정도면 거의 표면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심도 3천이라면 거의 표피나 진배없다.

2020년대쯤 육지에 남아 있는 유전의 깊이는 기본이 5천 6천을 헤아리니까.

“채굴은 편하겠네요.”

“그렇지. 뭐 이번에 조사한 사람들도 협곡 깊은 곳이라 꽤나 힘들긴 했다는데 어떻게든 뽑아 낸 모양이더라. 게다가 품질도 좋아. 불순물도 거의 섞이지 않은 최고급유인 만큼 채산성 하나는 확실할 거야.”

그가 탐사진이 보내온 자료를 내밀었다.

자료 안에는 저번 골드만삭스와의 딜 이후 그쪽 회사들에서 초빙한 인물들, 그들이 정리해 놓은 요령 유전의 관한 정보가 정리되어 있었다.

[Oracle-001 유전]

- 추정 매장량 : 4억에서 5억 톤 사이.

- 품질 : 상. 기본적인 정제 후 사용 가능.

- 매장심도 : 3천에서 최대 5천. 지역 주변에 대규모의 버블들 확인.

- 현재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국 최대 유전인 대경유전, 혹은 승리유전과 비슷한 규모의 유전일 것으로 판단되며 채굴 난이도는 두 유전보다 상대적으로 더 낮을 것이란 게 탐사진 전체의 의견임.

자료로만 봤을 땐 내가 기억하던 요령 유전의 정보와 거의 비슷했다.

“5억 톤이라··· 자금으로 치면 얼마나 되는 거죠?”

“현재 유가가 배럴당 16달러 선이니까··· 1톤당 7.9배럴··· 그러니까···.”

그렇게 잠시 뭔가를 헤어리던 이어진, 그가 슬쩍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최소 600억 불. 아니 미래 가치까지 생각하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00억 불 정도의 가치는 있다고 봐야지. 거의 석유 위에 떠 있는 판이니까.”

600억 불에서 최대 1000억 불.

그 돈이라면 우리가 현재 찾아 낸 유전의 가치가 최소 60조에서 100조 원에 달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말이었다.

“정말요?”

“정말로.”

순간, 나는 주먹을 꽈악 움켜쥐었다.

드디어 OPEC으로 대표되는 오일머니 기구. 그들이 가지고 있는 힘의 원천이 내 손에도 잡혔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좋아요. 현재 수고한 사람들한테 포상하세요. 석유 채굴 인력들 만들고요.”

“알았어. 그럼···.”

“그리고 뚜껑 닫고 비밀 유지 작업 들어갑니다.”

“비밀 유지?”

순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나를 바라보는 이어진, 그를 향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닫고 정리 끝나면 이번 일에 참여한 사람들도 황금평으로 불러 비밀 유지 확답 받아 내세요. 무슨 수를 써서도 이건 비밀로 남겨야 합니다.”

그러자 이어진의 의문이 점점 더 짙어졌다.

“아니 왜? 중국 정부에 유전 탐사권을 팔려는 게 아니었어?

“전혀요. 이거 우리가 먹어야죠.”

“하지만 준영아!”

나는 손을 들어 그의 말을 막았다.

뭐 그가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다.

일단 이 시기 중국 정부의 유전 개발은 기본적으로 국가 주도의 유전 개발. 그런 만큼 내가 찾아 낸 유전 또한 중국 정부, 혹은 국영 석유 개발 기관에 넘기는 것이 최선이었다.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중국 정부의 철퇴만이 우리를 기다릴 테니까.

하지만.

‘굳이?’

나는 포기할 수 없었다.

아니 온전히 가지고 싶었다.

왜냐하면 이 물건은 앞으로 점점 더 큰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니까.

“분명 현재로서는 유전을 개발하기 힘들어요. 뭐 조선시대 잠채(潛採)도 아니고 이건 스케일이 너무 크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공개적으로 나갈 수도 없죠.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중국 내에서도 해외 기업에게 자국 유전의 개발을 허락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래 그러니까 하는 말이야 그냥 단순히 개발권을 넘기면···.”

“하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어떨까요?”

그러자 그 순간, 그의 눈이 크게 떠졌다.

“뭐? 발등에 불이 떨어져?”

“급격한 산업화로 석유의 사용량이 한참 많아지고 있는 이때, 국제 유가가 갑자기 미친 듯이 치솟는다면 그땐 어떻게 할까요?”

“그렇게 된다면···.”

이어진의 얼굴이 여러 번 바뀌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든 그의 얼굴에는 ‘설마?’라는 빛이 감돌고 있었다.

“네. 새로운 유전을 찾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겠죠. 외국 기업의 힘을 빌어서라도요.”

“······그 이야기는 유가가 올라갈 거란 말이야?”

“물론이죠. 그리고 그렇게 되면 우리가 가진 가치 또한 올라가겠죠.”

“얼마나?”

“최대 배럴당 150달러 정도?”

이어진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뭐? 10배나?”

“네.”

현재 우리가 찾아 낸 요령 유전의 가치는 최소 600억 달러. 하지만 만약 유가가 10배 올라가면 단순 계산으로도 6000억 달러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

물론 원유라는 게 그리 단순히 판단할 수 없는 자원이라지만 그럼에도 그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그것을 온전히 먹는 것이 필수였다.

“하지만 준영아 너의 말엔 어폐가 하나 있어.”

“뭔데요?”

“만약 유가가 안 올라가면 그땐 어떻게 하려고···.”

아 난 또 뭐라고.

나는 나를 향해 걱정 어린 표정을 짓는 이어진 그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

“아뇨. 올라갈 거예요.”

왜냐하면.

“그것이 미래니까.”

*

2001년.

올해는 대한민국에 꽤나 많은 일들이 일어난 해였다.

일단 가장 먼저 대한민국의 언론사들이 정부의 세무조사에 정면으로 반발, K&G구조조정 이용남 회장 주가조작 사건에 검찰을 비롯한 정부기관들의 고위직 공무원들이 연루되었다는 이른바 ‘이용남 게이트’를 터뜨렸다.

[이용남 게이트 몸통 수사는 이제부터 ? 프X시안 2001. 07. 10]

[‘이용남 게이트’ 등 대형 사건 수사 유린한 DJ정부의 검찰 커넥션 ? 조X일보. 2001. 07. 11]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하나? 주가 조작 ‘이용남’ 관련으로 민심 들끓어! - 중X일보. 2001. 07. 13]

그리고 미국에서 터진 엔론 등의 세계구급 분식회계 사건들로 인해 조금씩 고점을 향해 가던 경제가 또다시 휘청.

정치적으로는 이웃나라인 일본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가 일본의 내각총리대신으로 취임하면서 교과서 왜곡 사태,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같은 사건들을 일으켰다.

[고이즈미, 야스쿠니 참배 “오늘이 참배에 적절한 날” - 한X레신문. 2001. 08. 15]

IMF이후 점점 회복세로 접어들던 대한민국의 경제와 정치가 다시금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쯧쯧, 아니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거 참, 뭐 살기 좋은 나라라더니 점점 더 팍팍해 지는구만 그래.”

“이제 변할 때가 된 거지.”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에게 2001년은 상승의 해였다.

일단 가장 먼저 황금평에서 시작한 사업. 중국 동북부 지역을 타겟으로 한 물류 유통 사업이 황금평 완성 이후 탄력을 받았다.

그리고 그를 통해 중국 동북부 지역, 약 25개에 해당하는 주요 도시들에 오라클의 유통센터들이 건설, 본격적인 수출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회장님. 한국 본토 기업들의 황금평 입주에 대한 문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디 어디서 들어왔죠?”

“일단 중소기업 1560여 곳, 그리고 중견기업 50여 곳, 대기업 8곳에서 문의가 온 상탭니다.”

“우리가 제시한 조건에 부합하는 회사들이라면 받아들이세요. 궁극적으로는 오라클 상품의 중국 시장 점유지만, 일단 그러기 위해선 국내 기업들과 스텝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니까.”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저희가 애써 만들어 낸 인프라가 다른 이들에게 그대로 노출될 겁니다.”

“노출되라지요. 어차피 선점 효과는 무시할 수 없을 테니까. 그리고 그들이 사용하는 유통인프라의 비용 또한 우리에게 들어오는 만큼 그들의 융성은 곧 우리의 융성입니다.”

“아···.”

물론 일반적인 경우 중국 내 기업들의 내수를 위해 해외 기업의 유통산업 참여에는 일정한 규제가 가해지곤 했지만, 경제적인 토대가 미약한 동북성, 그곳의 지역적 특성을 이용, 상당 부분의 약진을 이뤄 낸 것이다.

“게다가 그들이 우리를 따라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힘들 겁니다. 우리에겐 있는 것이 그들에게는 아직 존재하지 않으니까.”

“그렇겠군요. 알겠습니다.”

그러자 자연스레 중국 내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기 시작하더니 자연스레 중국 내 인맥 또한 빠르게 넓어지기에 이르렀다.

동북삼성의 경제관료. 정치관료. 그리고 중앙의 연예인이나 떠오르는 젊은 사업가 같은 이들이 나와 만나기를 원해 오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 뵙겠습니다. 허베이성의 정딩현의 당부서기를 맡고 있는 자이진샹이라고 합니다. 정금석 노야에게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전부터 뵙고 싶었습니다. 북경중앙TV의 요령지부장을 맞고 있는 장첸이라고 합니다.”

“충칭시 부서기를 맡고 있는 장후이입니다. 대형(大兄)이라 불러도 되겠습니까?”

본디 경제와 정치란 뗄래야 뗄 수 없는 법, 그들 또한 나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마윈(馬雲)이라고 합니다. 알리바바라는 작은 회사를 이끌고 있습니다.”

“아 마윈 씨. 안 그래도 한 번쯤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이번에 소프트뱅크에서 큰 투자를 받으셨다고요?”

“···소문이 참 빠르시군요.”

“하하. 사실 저 또한 관심이 있었거든요. 괜찮으시면 식사라도 같이 하면서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 볼까요?”

“그, 그래도 되겠습니까?”

뭐 가끔씩 의외의 사람들이 끼어 있긴 했지만.

“···푸젠성 당위원회 서기를 맡고 있는 시진핑(習近平)이라고 합니다. 듣던 대로 헌앙한 모습이시군요.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누구요?”

“시진핑이라고 합니다. 혹시 무슨 문제 있습니까?”

“아, 아니요. 아는 분과 이름이 비슷해서. 혹시··· 원래 허베이성에 계시지 않았습니까? 아버님 성함은 시중쉰(習仲勛) 위원이시고요.”

“맞습니다! 저희 아버지를 아시는 분이시군요!”

세상에.

아무튼 그렇게 2001년 하반기.

중국 내 사업들이 본궤도에 오르고 나를 찾는 사람들의 수가 두 자리 수를 넘어가던 그때, 나는 중국을 떠나 오랜만에 미국으로 향했다.

“휴··· 간 떨어질 뻔 했네요.”

“왜? 사람 좋아 보이던데?”

“시진핑이요?”

“그래. 보아하니 그 뭐냐 곰돌이 푸 닮은 게 웃상이던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그런 사람 아니니까.”

9월.

뉴욕에서 벌어지는 거대한 변화, 사건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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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 회귀 재벌 - 1993 회귀 재벌-33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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