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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 / 291화 붕괴 (1)

주식이란 사실 간단하다.

개인이나 단체가 특정 회사에 일정 금액을 투자해 주고 그 대가로 정해진 기간마다 투자금에 걸맞은 이득, 예를 들면 투자금에 비례하는 이익을 배당받거나 회사 경영권을 행사한다. 그리고 그 투자자는 이 경영권을 타인에게 판매할 수 있다.

기업의 가치, 자신의 자본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사는 것이 바로 주식인 것이다.

그런 만큼 본래적 의미의 주식이란 투기와는 다른 이름을 가진, 투자라는 이름을 가진 제도의 기본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가끔씩, 아주 가끔씩 그 주식시장 전체가 일반적인 등락을 벗어나는 시기가 찾아오고는 한다.

바로 버블이라는 이름으로.

주식 가치의 명목상 수치가 실질적 가치보다 과도하게 평가 절상되어 있는 상태가 도래하는 것이다.

‘1636년 네덜란드 튤립 파동(Tulip mania)’

‘1712년 미시시피거품사건(Mississippi bubble)’

‘1720년 남해거품사건(South Sea Bubble)’

그리고 1995년 미국 나스닥에서 시작된 투자열풍 또한 그러했다.

1995년 넷스케이프, 야후, 아마존 등의 성공적인, 아니 충격적인 IPO 이후 미국 정부는 미국 정부는 통신법을 개정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통신 업체들의 경쟁과 대형화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통신 업체들은 합종연횡을 통해 망을 개선, 사업을 대형화하며 통신 인프라가 확대한다.

그러자 자연스레 미국 경기는 인터넷과 PC의 보급에 따른 노동생산성 혁명으로 최장기 호황을 만끽하며 막연한 낙관론을 증폭, 나스닥의 비이성적 낙관론은 전 세계로 전염병처럼 번져나갔다.

‘인터넷 사업 투자 불패’ 라는 인식이 생기게 된 것이다.

게다가 1997년에 클린턴 행정부가 경기 활성을 위해 금리 인하 정책이 발표하면서 투자처를 찾는 자본이 시장에 대량으로 유입, 투자자들은 조금이라도 저렴할 때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한다.

회사의 수익성, 사업 계획에는 전혀 관심 없고 그저 닷컴(.COM)이라는 글자만 붙어 있으면 투자하는 상황에 이르른 것이다.

그러자 나스닥을 비롯한 전세계 주식시장은 ‘묻지마’ 투기장으로 변해 버렸다.

다수의 벤처기업은 높은 주가를 이용해 주식을 마구잡이로 찍어 낸 뒤 투자자의 돈으로 새로운 회사를 인수하고 주가가 너무 비싸지면 주식을 쪼개거나(액면분할), 더 많이 찍어 공짜로 나눠 주는(무상증자) 방식으로 다시 싸 보이게 만들었다.

그 와중에 미국 투자사들은 개인들을 향해 엄청난 구애의 손길 내밀었고 사람들은 저금리로 돈을 빌려 투자를 하고 투자사들은 개인의 자금을 운용 어마어마한 수익을 만들어 냈다.

‘개도 주식을 물고 다닌다’

펀드를 만들기만 하면 사람들의 돈이 몰리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그러자 미국 나스닥 시장에 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의 삶은 엄청나게 변화해 버렸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핫도그 하나 사 먹는 것에 고민을 하던 샌님이 어느 날 전용 비행기를 사고, 하루에도 수십 명의 백만장자들이 탄생했다.

마치 일본의 버블경제 시기처럼 자식의 생일에 스포츠카를 선물하는 것이 일상이 되고 수백만 달러짜리 고급 요트가 마치 장난감처럼 선물되던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하지만 그 활황은 영원할 수 없었다.

아무리 튼튼한 거품이라도 터질 때는 매한가지인 법이니까.

그리고 그 거품의 한계, 그 거품의 크기가 가장 크고 요란하던 시점, 2000년 2월 말, 미국 땅에 발을 내딛은 사람이 있었다.

그게 누구냐고?

누구긴 바로… 나다.

*

미국 뉴욕 케네디 공항.

공항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이어진의 얼굴이 굳었다.

“그러니까 지금 네 말은 나스닥에 투자해 놓은 주식들, 알짜배기 주식들을 정리하자는 거지?”

몹시나 놀란 표정.

아무래도 방금 전 내가 한 말 때문인 것 같았다.

“네. 물론이죠. 이번 주 안에 모든 주식들을 정리할 거예요. 적어도 3일 안에는 얼개를 짜고 그 이후에 한 번에 들이칠 거예요.”

하긴 그럴 만도 할 것이다.

미국에 오기 전까지 나는 구체적인 이유를 이야기하지 않은 상태였으니까.

“아니 모두 다? 정말 나스닥 주식들 모두를 정리한다고?”

“그럼요. 아마 아저씨가 생각하는 주식들은 대부분 다 정리할 생각이에요.”

“아니 왜?”

놀람에 가득한 그의 얼굴, 그런 그의 표정을 바라보며 나는 입을 열었다.

“지옥으로 끌려들어가는 취미는 없으니까요.”

“지옥?”

“네. 이제 풍선이 곧 터질 거거든요. 그러니 이쯤에서 정리해야죠. 가만히 있다간 터진 풍선 위에 앉은 꼴이 될 테니까.”

그러자 그 순간, 이어진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버블이 붕괴될 거라는 거야?”

“물론이죠.”

“허 참, 너 그 이야기가 무슨 이야긴지 알아?”

“미국 경제가 결단 날 거 말인가요?”

“그래. 이미 수천억 달러가 투여됐어. 나스닥 시장 활황 덕분에 여든 할머니까지 월마트에서 알바를 할 정도로 완전 고용이 이뤄졌고. 그런데 지금 그 모든 게 다 사라질 거라고?”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흔드는 이어진, 나는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네, 분명히요.”

“정말로?”

“그렇다니까요.”

이쯤되자 이어진 또한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챈 것 같았다.

그의 흔들리던 시선이 바로 멈추고 나를 향한다.

“좋아. 그럼 설마 그것 때문에 미국에 올 때까지 아무 말 없었던 거야? 직원들도 안 데려오고?”

“뭐 겸사겸사요. 다리가 많아지면 걸음이 느려지니까. 그리고 이쪽에도 저희 사람들은 상주하고 있잖아요.”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일일 수록 아는 사람이 적은 것이 좋으니까.

“타이밍은? 그것도 알고 있어?”

“뭐 확실하지 않지만 언제쯤인지는 대략 체크해 뒀죠.”

“언제인데?”

“그리 머지는 않을 거예요. 한 한 달쯤?”

순간, 이어진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뭐 한 달?”

그러자 그 바람에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하지만 그뿐, 사람들의 시선은 다시 자신들에게로 돌아갔다.

현재는 2000년도, 아직 미국의 입국제한이 강화되지 않은 시기다.

테러란 아직 할리우드 영화 속에서나 나오는 시기라는 것이다.

“목소리가 크시네요.”

“아니 네가 말도 안 되… 아니 놀랄 만한 말을 하니까. 그런데 정말 한 달도 안 남았다고?”

“물론이죠. 실은 그 이전에 터질 수도 있어요.”

1999년 5월 미 정부는 기준금리를 4.75%에서 6.5%로 1.75%포인트 인상했다. 과거 있었던 과도한 금리 인하가 현재의 무분별한 주가 과열, 나스닥 시장 과열을 불러온 것이라 판단 그 열기를 식히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미국인들의, 아니 전 세계인들의 나스닥시장 투자 열기는 그치지 않았다. 1995년 1300포인트에서 2700포인트까지 무려 4년이 걸렸지만 2700포인트에서 5000포인트까지 올라가는 덴 분과 4개월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한계에 다다라 버렸다.

이제 더 이상 그들이 버틸 수 없는 시기, 환상만 쫓고 있을 수 없는 시기가 도래할 것이었다.

“사람들은 믿고 있는 거예요. 금리를 올려도 수익이 생긴다고. 하지만 이제 곧 사람들은 알게 되겠죠. 자신들이 쫓던 게 빛 좋은 개살구라는 걸.”

“그거야 지금까지 괜찮았으니까.”

“네. 하지만 이젠 그것도 한계예요. 이미 상장된 기업들 중 상당수가 적자인 상황이니까요. 뭐 소수의 흑자 기업들도 있긴 하지만 그들도 PER(주가수익률)이 수백 배가 넘어요. 이미 터지기 직전이라는 소리죠.”

일순 이어진이 눈썹을 찌푸렸다.

“막을 수 없다는 말이군.”

“그렇죠. 물론 월가의 욕심쟁이들은 괜찮다고 ‘신경제’체계의 담보는 이전 시대의 체계와는 조금 다르다는 말을 하고 있지만 말이에요.”

“빌어먹을 나라가 결단날지도 모르는 데 레이스를 하고 있는 꼴인데?”

“언제나 그래 왔잖아요. 그들은 국가와 국민들의 생각 따위는 하지 않아요. 그저 자신들의 주머니 속에 들어오는 돈만이 중요하죠. 어차피 그래 봐야 자신들은 손해 볼 게 없으니까.”

1996년 12월 5일. 앨런 그린스펀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미국기업연구소(AEI) 연설에서 말했다.

‘비이성적 과열이 자산가치를 지나치게 밀어올렸을 때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미국의 나스닥지수가 1300을 돌파하며 파죽지세로 오르던 그때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미국인들은 그의 우려를 뒤로 한 채 나스닥 버블이라는 페달을 3년이다 더 밟아 내렸다.

1997년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가 세계 체스 챔피언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이후 만들어진 낙관론, 그리고 월가로 대표되는 자본가들의 호도가 만들어 낸 콜라보였다.

물론 그 와중에 그린퍼스와 같은 이들이 이러한 과열, 비이성적 과열의 끝에 낭떠러지가 있음을 경고했지만, 전세계 금융 경제를 아우르는 이들,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왜냐하면 달려나가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은 그들이 아니기에. 자신들에겐 그 위기를 벗어날 힘이 있기에 그들은 희생자들을 절벽까지 안내를 한 돈을 받으며 착실히 사람들을 절벽으로 내밀고 있었다.

이른바 죽음의 레이스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미국은 추락할 일만 남았군.”

“그렇죠. 뭐 높이 날던 만큼 타격은 클 거예요. 그리고 미국인들은 알게 되겠죠. 버블에 예외는 없다는 걸.”

“아니 이 상황을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고?”

“아저씨도 방금 전까진 생각하고 있지 않았어요?”

“그건….”

나는 주변을 돌아보며 말했다.

“다들 생각은 했겠죠. 다만 실감이 나지 않았을 뿐이에요. 원래 버블이란 그런 법이잖아요. 터지기 전까지 타이밍을 알지 못한다. 터지기 전까지 달린다. 뭐 이 경우엔 모두 공범이니 억울하진 않겠네요.”

그러자 이어진, 그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내 말이 끝난 순간, 앞으로 다가올 미래 그것을 상상한 듯 싶었다.

“그렇다면….”

“네. 그러니까 그 전에 저희는 배를 버립니다. 빠른 시일 내에 나스닥 시장에 산재한 주식들을 선별 정리할 거예요.”

그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럴 거면 차라리 인원을 좀 더 데려오는 게 낫지 않았을까? 물론 미국 인력도 괜찮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아뇨 그럴 시간도, 인력도 없어요,”

그의 의문이 깊어졌다.

“왜?”

그런 그를 바라보며 나는 입을 열었다.

“붕괴는 이곳에서만 이뤄지지 않을 테니까요. 기둥이 쓰러지면 찻잔이야 자연스레 깨지는 법 아니겠어요?”

순간, 이어진의 얼굴이 묵직하게 변했다.

나의 말 속에서 이번 일이 비단 미국에 국한되지 않은 일이라는 걸 깨달은 모양이었다.

하긴 그 말인즉슨, 세계가 움직일 거라는 이야기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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