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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9화   고래사냥 (2)

삼성(三星)과 대우(大宇).

1997년 재계서열 2위와 3위 위치했었던 대기업.

한때 재계서열 1위 현대, 정 회장이라는 거인이 만들어 낸 제국을 뛰어넘기 위해 전력으로 움직였었던 회사들.

하지만 2000년대를 기해 이 두 기업의 위치는 급격하게 달라진다.

한 회사는 자신의 체력을 모른 채 급격하게 덩치를 불리다 자멸의 길로 흐르고, 다른 한 기업은 시대를 타고 날아올라 대한민국의 1위 기업으로 우뚝 솟게 되는 것이다.

[세계경영 대우그룹 재무구조개선수정약정 체결 ‘샐러리맨 신화’ 김우중 지다 ? 세계일보. 1999. 08. 16]

[재계서열 1위 삼성, 올해도 압도적 성과! 시가총액 460조 달성! - 조선일보. 2019. 12. 11]

같은 시기, 비슷한 위치, 하지만 전혀 다른 결과.

그들의 미래를 알고 있는 나로서는 그들의 완전히 뒤바뀌는 그들의 미래가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한국인인 이상 이 당시 대우가, 삼성이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설마 삼성이, 대우가 그렇게 될 줄이야.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지.’

하지만, 그와 동시에 내 머릿속에 드는 생각.

그것은 바로 그 일에 내가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분명 내가 기억하는 과거의 그들, 그러니까 삼성과 대우의 미래가 흥미롭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현재 내 앞엔 그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수두룩 빽빽하게 자리해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일들을 통해 나는 더 커지겠지.’

때문에 나는 쌍호자동차, 나의 타겟이 시장에 나왔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부터 빠르게, 그리고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간은 금. 흘러가는 시간을 내 것으로 하기 위해서였다.

“아저씨.”

“준비는 끝났어.”

일단 가장 먼저 나는 이어진, 그가 나의 지시에 따라 쌓아 놓은 인맥을 이용해 쌍호그룹의 움직임을 파악했다.

“삼성가와 대우 쪽에 인맥 만들어 놨죠?”

“예예, 김 대표님. 분부하신 대로 삼성가와 대우 쪽 인맥을 뚫어 놨습니다. 뭐 덕분에 돈이 꽤나 들긴 했지만 말이죠.”

최대한 빨리 이번 일을 진행해 김석원의 손에서 쌍호를 가져오기 위해서였다.

“그 정도야 감수해야죠. 좋아요. 어느 정도까지 손이 닿겠어요?”

“삼성은 사내이사. 대우는 계열사 사장급까지. 물론 그지 짙지는 않겠지만.”

물론 역사와 전통의 기업들이 만들어 낸 인맥, 인적네트워크에 비하면 급조한 것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이번 일, 내가 생각한 범위의 일에는 충분히 써먹을 수 있을 정도로는 충분했다.

돈이라는 키워드는 언제나 사람들의 관계를 급진전시키는 단어였기 때문이었다.

“뭐 그래도 일회용으론 쓸 수 있겠죠. 좋아요. 그럼 일단 쌍호 그룹 상황에 대한 자료. 그중에서도 김석원 회장이 삼성과 대우 두 회사를 대상으로 장난을 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증거가 필요해요.”

“증거라 하면 구체적인 자료를 말하는 거야?”

“네. 기왕이면 관련 서류가 있으면 좋죠. 하지만… 아마 그쪽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을 테니 정황증거로도 충분할 거예요. 예를 들어 다른 기업과 미팅을 하고 있는 김석원의 사진 같은?”

그리고 그 결과, 나는 쌍호의 김석원이 삼성과 대우를 상대로 열심히 밀당을 하고 있던 그때, 쌍호그룹의 움직임이 내 기억 속 사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 곧 이번 일의 주요 키포인트가 될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아니 낚을 수 있었다.

“준영아! 삼성 쪽 만남, 구체적인 날짜 나왔다!”

“언제죠?”

“정확하게 이틀 뒤. 장소는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

그 사람은 바로…

“좋아요. 이번 일을 맡은 사람이 누구라는 이야기는 나왔어요?”

“뭐 직접적으로는 나오지 않았지. 하지만 누군지는 알아냈어.”

“누구죠?”

이재영 재계서열 2위의 대기업 삼성의 장남이자… 훗날 삼성을 손에 쥐는 자였다.

“이재영 상무. 삼성가의 장남이야.”

순간, 손끝이 저려 왔다.

*

이틀 뒤, 우리는 서울특별시 중구 태평로에 도착했다.

“태평로입니다.”

앞 좌석에 자리한 송승우의 말에 따라 슬쩍 고개를 돌리자 창밖으로 거대한 빌딩들이 연달아 서 있는 대로의 모습, 사대문 안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기업들의 본사들이 위치한 대로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 이 시간이면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이들의 도로가 꽉 찬 상황이었겠지만, IMF 사태라는 초유의 사태에 차량의 운행 또한 줄어들어 도로가 휑한 느낌이었다.

‘…원화 가치가 줄어드는 만큼 유류에 대한 부담이 심해질 수밖에 없겠지. 지금에야 비축유도 있고 또 정부에서 관리를 하긴 하겠지만 그도 얼마 가지 못할 거야.

가만 보자 그러고 보면 앞으로 중동에 어떤 사건이 있었더라? 일단 2001년에 대박 사건이 하나 터지고… 흐음… 아 맞다 셰일 가스가 지금쯤 기술 개발에 들어갔다던가? SK에서 플랜트 사업을 시작한 것도 이쯤으로 알고 있는데?’

한번 생각을 시작하자 또 다른 사업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마치 고질병처럼 요즘엔 가만히 있을 때에도 이런 생각이 계속 들었다.

‘…가만, 그럼 아예 지금 움직여도 되겠는데? 깃발을 박고 키우는 데 품이 많이 들지만 일단 키워만 놓으면 에너지는 노다지잖아. 흐음… 그러고 보니 한성쪽 계열사 중에 에너지 사업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쪽으로 내가 가진 지분이….’

때문에 내가 앞으로의 산업, IMF 이후 에너지 사업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준영아.”

바로 앞, 우리가 탄 리무진의 맞은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슬쩍 고개를 돌려 바라보자 그곳에는 얼마 전 나에게 보트를 빼앗긴 남자, 애지중지하던 보트를 빼앗긴 뒤 매일 한숨을 내쉬던 남자, 이어진이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나를 향해 조심스레 입을 여는 이어진, 그를 향해 말했다.

“안 줄 거예요.”

“뭐?”

“보트 이야기 하려는 거 아니에요?”

순간, 이어진이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

“하하, 농담이에요. 아저씨 표정이 너무 진지해서.”

“어휴, 진짜.”

“그런데 왜요?”

내가 묻자 그가 잠시 한숨을 내쉬던 이어진, 그가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지으며 입을 열었다.

“후, 아니 너 이번 일 진짜 직접 처리하려나 싶어서. 솔직히 이번 일, 원래 계획에선 삼성은 내가 대우 쪽은 네가 맡기로 했었잖아.”

아, 뭔가 했더니. 아무래도 이번에 내가 직접 삼성가 사람을 만나러 가는 일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 같았다.

하긴, 원래 우리의 계획, 그러니까 저번 이어진이 삼성과의 약속을 물어오기 전까지의 계획에서는 나는 대우를 그는 삼성을 맡기로 했었으니까.

하지만…….

“뭐 그건 그렇죠.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잖아요.”

상황이 바뀌었다.

그러자 이어진이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상황이 바뀌었다고? 그리 바뀐 게 없는 것 같은데?”

“아뇨 바뀐 게 있어요.”

말을 마친 나는 그를 직시하며 말을 이었다.

“정확하게는 사람이 바뀌었죠.”

순간, 이어진이 눈을 가늘게 떴다.

“사람?”

“네. 분명 아저씨 말대로 큰 줄기는 바뀌지 않았어요. 김석원의 비밀을 파악한다. 그리고 김석원이라 작업하고 있는 회사들과 컨택, 이번 작전을 진행한다. 맞죠?”

내 말에 이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계획에 깊숙이 들어가 있는 그인 만큼 대략적인 계획은 빠삭한 그였다.

“그렇지.”

나는 그런 이어진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네. 그렇죠. 원래대로라면 그저 간단하게 진행하려 했어요. 시간은 황금 같은 거니까요. 하지만… 말씀드렸다시피 삼성 쪽에서 나오는 사람의 무게가 기존 예상보다 무거워졌어요. 그러니 우리도 무게 추를 맞춰야죠.”

그때 이어진이 퍼뜩 눈을 크게 떴다.

“너 설마 이재영 그 사람 때문에?”

아무래도 눈치가 빠꼼한 만큼 그 또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걸 파악한 것 같았다.

나는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아요. 이재영 상무 그 사람 때문에요.”

그러자 이어진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전에 없던 표정. 그 표정은 뭔가를 결심한 자의 표정이었다.

“준영아.”

“네. 아저씨.”

그가 무거운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후… 일단 너는 네 위치를 파악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보다 더 많은 자금을 쥐고 있는 것. 그게 너란 말이야. 그러니 네가 굳이 움직일 필요는 없어. 분명 이재영 그가 삼성가의 장남이긴 하지만 아직은… 그래, 상무 나부랭이일 뿐이니까.”

아무래도 그는 내가 이재영, 그 때문에 움직이는 상황을, 그리고 내 위치에 대한 자각에 대한 말을 하고 싶은 것 같았다.

물론 그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위치에 따른 무게와 그 무게에 따른 움직임 그것이 결부되었을 때 권력이라는 것이 생긴다. 너무 가벼운 움직임은 힘의 누수를 불러온다는 말이다.

그러니 그로서는 적재적소의 움직임이 필요하다 말하고 싶은 거겠지.

현재 외부인들이 보는 이재영 그는 그저 삼성가의 장남. 분명 후계구도에서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있는 사람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공고한 사람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거야 당연히 알고 있죠.”

“…그런데도 그를 만나러 간다고?”

“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상무 나부랭이가 아니게 될 테니까요.”

나는 고개를 흔들 뿐이었다.

“…무슨 소리야?”

나는 나를 바라보며 의문 어린 표정을 짓는 사내. 이어진을 바라보며 힘있게 혀를 움직였다.

그리고는 천천히 내가 알고 있는 미래의 편린, 정보의 꼬리를 드러내었다.

“아저씨.”

“어.”

“아저씨가 이야기하는 바가 뭔지 알고 있어요. 그리고 이재영 그가 동생들에게 밀리고 있다는 것도요. 물론 장남인 만큼 유리하긴 하지면 현 삼성 회장의 꿈, 재계 1위라는 꿈을 생각해 보면 어쩌면 이변이 벌어질 수도 있어요. 그렇게 되면 이재영 상무는 정말 아저씨가 말한 대로 상무 나부랭이가 되겠죠.”

나는 검지를 펴 그의 앞에 내세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승리할 거예요. 그리고 삼성의 주인이 될 테고요.”

그 말에 이어진이 눈을 크게 떴다.

“그가 삼성의 주인이 된다고?”

“네. 재계 1위라는 왕의 꿈, 현 삼성 회장의 꿈이 생각보다 더 빨리 이뤄지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되면 장남의 자리가 공고해지죠.”

말을 마친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이어진 그와 눈을 맞췄다.

“왕을 고르는 것은 왕의 특권. 훗날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면 싸울 필요가 사라지니까요.”

“…그런…….”

“그러니 오늘 제가 만나러 가는 사람은 상무 나부랭이가 아니라 1997년 기준 재계서열 2위. 시가총액 51조 원. 삼성의 후계자예요. 그러니 기회가 있을 때 빨리 파악해야죠.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느 정도의 크기와 깊이를 가진 사람인지. 그리고 삼성이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그런 연유에 만약 그 상태가 시원치 않으면, 그리고 빈틈이 있으면….”

“…빈틈이 있으면?”

나는 씨익 웃으며 말을 맺었다.

“짓밟아야죠. 아니면 먹어치우던가. 아저씨도 아시다시피 저는 욕심이 많거든요.”

쌍호를 미끼로 삼성을 먹는다.

아니, 먹지 못하더라도 확인하고 흔든다.

도랑 치고 가재 잡기는 언제나 즐거운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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