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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화 숫사자들 (2)

“간단하네. 과연 이 사람이 나와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인가 알아보고 싶었거든.”

소로스가 말을 마친 순간, 손가락이 절로 움찔거렸다.

‘뭐…?’

그만큼 그의 말을 당황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사실 처음 소로스가 이곳에 오겠다고 했을 때, 나는 그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어째서일까?

어째서 그가 LA 멀리 떨어진 이곳 보스턴으로 오는 것일까?

분명 그가 저번에 했던 투자. 일본침공. 그때 내가 1억 달러라는 돈을 벌어들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가 신경을 쓸 정도의 액수는 아니다.

일단 15억 달러를 벌어들인 조지 소로스 자신이나 1억 3천만 달러를 벌어들인 존 헨리, 1억 5천만 달러를 벌어들인 줄리안 로버트슨 등. 나 말고도 소로스의 뒤를 ?아 수억 달러의 수익을 거둔 딜러들은 꽤나 많은 것이다.

‘아저씨. 소로스가 도대체 여기 왜 온 걸까요?’

‘글쎄, 아무래도 저번에 우리가 벌어들인 돈 때문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보다 더 많이 번 사람들은요?’

‘그거야… 허 참, 듣고 보니 그렇네?’

…그런데 그 이유가 내가 자신과 함께할 수 있을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위해서라고?

순간, 발끝에서 부터 올라온 차가운 혈액이 몸을 지나 손끝으로 모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스탕달 신드롬(Stendhal syndrome).

예상치 못한 전율, 인식 밖의 대응을 만났을 때 느끼는 그 느낌에 나는 어금니를 세게 깨물며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고요히 늙은 백인 남성의 모습. 도살자라 불리는 이의 그것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침착한,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깊고 맑은 회색의 눈동자가 내 눈에 들어왔다.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라. 그 말은 동조자를 찾고 계신다는 말인가요?”

나는 천천히 그를 향해 물었다.

아직 확실하지 않은 이상, 애매함을 제거해야만 했다.

그러자 잠시 묵묵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조지 소로스. 그가 곧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서로 모어(母語)가 아니라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군. 동조자는 아닐세. 내가 원하는 건 사업을 같이할 파트너지.”

“…사업 파트너 말씀이십니까?”

“그래.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와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친구. 자네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 지 알아보고자 왔네.”

친구라.

그렇다면 확실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애매한 구석이 있었지만 그의 입에서 친구라는 단어가 나온 만큼 그가 나를 사업 파트너 후보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명백하다.

슬쩍 눈을 돌려 옆을 보자 그의 수행원들과 이어진이 살짝 놀란 표정으로 나와 소로스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보아하니 수행원들도 정확한 이유는 모르고 있었던 모양.

아무래도 자신의 생각을 쉬이 다른 이들에게 이야기하는 성격이 아니라는 그의 소문이 맞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상하군요. 제가 알기로 소로스 씨만큼 친구가 많은 분은 흔치 않다고 들었는데 말입니다. 이번에도 소로스 씨와 동조해 움직인 사람들이 많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소로스가 피식- 웃음을 흘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은 마치 ‘선수끼리 왜 이래?’라고 말하고 있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들은 상어떼일 뿐 친구일 수 없지.”

“상어떼요?”

“그래 내가 찾고 싶은 건 실제 판을 읽고 돈의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안목을 가지고 있는 그런 친구지 피가 흘러야 사냥감을 감지하는 그런 둔한 짐승이 아니야. 이 바닥에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상어들은 넘쳐흘러도 그런 안목을 지닌 사람은 흔치 않으니까.”

그리고는 슬쩍 고개를 돌려 이어진을 바라보는 모습이었다.

“그래 자네에게는 저 친구가 그런 존재겠구만.”

…아무래도 나에 대해서 조사해 봤다더니 생각보다 더 많이 조사를 한 것 같았다.

‘이거 만만치 않은데?’

하지만 그렇다고 쫄 필요는 없었다.

분명 그가 내 생각보다 나에 대해 더 많이 조사한 것은 맞는 것 같았지만.

어차피 나와 그의 관계는 그저 같은 바다에서 같은 사냥감을 사냥했다는 것 정도.

그러니 그의 제안이 어떻든,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든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었다.

말마따나 평양감사도 제 싫으면 그만이니까.

문제는.

‘그가 가진 것들이 제법 구미가 당긴다는 거지.’

그가 가지고 있는 힘. 그가 가진 수 십 조원이 넘는 재산과 퀀텀 펀드라는, 산하에 수십 개의 펀드들을 거느리고 있는 헤지펀드계의 세계수.

한번 움직일 때마다 한 나라의 경제가 휘청거리게 만드는 거대한 공룡. 그것을 컨트롤 할 수 있는 힘. 그 힘을 가지고 싶었다.

물론 그 힘. 조지 소로스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제법 큰 만큼 그 모든 것들을 내 것으로 하기 위해선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테지만.

11살이라는 나이, 그리고 미래지식.

불가능을 가능케 만드는 두 가지 무기가 나에게 있었다.

그렇다면.

“좋습니다.”

과감하고 빠르게 결정을 내리는 게 낫겠지.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소로스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는 듯,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말이지?”

“제가 그 친구. 당신의 사업 파트너가 되어드리겠다는 말입니다.”

그러자 잠시 말없이 나를 바라보는 그, 그의 무거운 시선이 나를 향했다.

“…뭔가 오해를 했나 보군, 방금 전 내가 가능성일 뿐이라고 하지 않았나? 지금의 이런 발언은 무척이나 불쾌하구만.”

그의 눈빛이 서늘하게 나를 찔렀다.

마치 합당치 않은 것을 요구하는 어린아이. 금지(禁地)를 범접하려는 사특한 존재를 바라보는 것 같은 눈빛이었다.

하지만.

“소로스 씨.”

나는 그런 어리석은 존재가 아니었다.

나는 자신의 힘을 감각하지 못하고 상대의 영역 안으로 들어가려는 그런 존재, 어리석인 어린아이가 아니다.

왜냐하면 나는 그런 어리석음이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슬쩍 눈살을 찌푸린 조지 소로스. 그가 천천히 내게 시선을 던졌다.

“왜 그러지?”

“간을 보시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시지 않으십니까?”

“뭐?”

순간, 회의실의 공기가 무거워졌다.

분명 방금 전까지 제법 고요했던 공기. 하지만 지금은 그 공기가 밀도를 가진 듯 사람들의 몸을 억누르는 느낌이었다.

그래. 이 느낌. 이 감각이라면 익숙하다.

조금씩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렇듯 공기를 서늘하게 만드는, 살갗에 오스스 소름이 오르게 만드는 느낌. 이 느낌은 유사하다.

분명 성별, 인종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이것은 지배자의 위엄. 내가 경험했던 이들이 풍기던 무형의 분위기였다.

하지만.

‘익숙하지 이 정도는.’

그만큼 나에겐 익숙한 상황. 나는 고요히 숨을 죽이고 있는 사람들 사이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들었다.

“소로스 씨가 저를 조사 했듯이 저도 당신을 조사했습니다. 그런데 조사해 보니… 소로스 씨에게 시간이 부족해 보이더군요.”

그러자 잠시 이채를 띈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조지 소로스. 그가 표정을 풀지 않은 채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게 무슨 말인가?”

나는 그를 향해 천천히 나의 자신감, 내가 포착한 그의 비밀을 내려놓았다.

“당신이 일본을 공격할 거라는 말입니다. 그것도 근래에.”

일순, 소로스의 입이 꾹 다물렸다.

찰나의 순간, 소로스의 눈동자, 잿빛 눈동자 안으로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간다.

그리고 그 결과.

“…자네 정보가 밝군.”

그가 온전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는 사람이 없는 이야기인데. 도대체 어떻게 알았지?”

나는 내심 쾌재를 지으며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소로스 씨가 지금껏 타겟으로 했던 상대들. 그러니까 당신이 진심으로 공격했던 상대들을 모두 다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그 상대들 모두 다 넉다운 당할 때까지 무차별 린치를 당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그런데…….”

“그런데?”

“일본은 아직 버티고 있더군요. 그래서 생각했죠. 아마 다음 공격이 있을 것이다. 그것도 머지않은 근래에. 그 전까지의 공격은 장난처럼 보일 정도의 공격이 가해질 것이다. 왜냐? 지금까지 그래 왔으니까. 지금까지 보아온 조지 소로스라는 사람은 그런 사람이니까.”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조지 소로스의 회색 눈동자를 바라보며 말을 마쳤다.

“어떻습니까? 제 말이 틀렸습니까?”

그러자 잠시 말이 없는 그. 그가 묵묵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

그와 나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깊은 눈동자. 하지만 마다하지 않는다. 그가 나를 바라볼 때 나 또한 그를 바라본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일촉즉발. 갑작스러운 대치에 살짝 당황한 듯하다.

하지만 끼어들 수 없다. 이 대치는 온전히 나와 그의 것이니까.

그리고 잠시 뒤. 딱딱하게 굳어 있던. 금방이라도 일갈을 내뱉을 듯 했던 그의 입에서 나온 말. 그 말은 예상외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오랜 친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지.”

의외의 말. 하지만 외면하지 않는다. 그의 이야기는 그의 속내를 담고 있을 테니.

“…무슨 말이었습니까?”

“외로울 것이라고. 나처럼 공격적으로 상대방을 갉아먹다 보면 돈은 벌 수 있을지 모르지만 뭇 사람들에게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뭐 내 투자 방식이 그 친구의 방식처럼 그렇게 온건하지 않았으니 그럴 만했지. 그 친구의 투자 방식은 나완 정반대의 것이었거든.”

가벼운 웃음을 보이며 말하는 조지 소로스. 그의 말을 듣는 순간, 불현듯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조지 소로스가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존재.

조지 소로스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투자자.

그 두 가지 조건에 모두 맞는 것이라면 단 한 사람뿐이었다.

“혹시… 그 친구라는 게….”

내가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묻자 그가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눈치 챈 것 같구만. 맞네. 버핏. 그 친구지.”

아, 워렌 버핏. 그라면 그런 말을 할 법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잠시 나를 바라보던 그가 고요히 말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그 친구가 모르는 것이 있어.”

“…워렌 버핏이 모르는 것이요?”

“그래.”

“그게 뭐죠?”

그가 얼굴 가득 짙은 주름을 만들며 말했다.

“내가 찾는 건 나를 추앙하고 따를 놈들이 아니라 나와 같이 발을 맞춰 상대를 추적하고 사냥할 그런 유능한 사냥꾼이라는 거지.”

“사냥꾼이요?”

“그래. 큰 사냥감을 잡기 위해선 믿음직스런 동료가 필수적이니까. 동양에선 그런 관계를… 지음(知音)이라 하던가.”

그의 시선이 잠시 먼 곳을 향했다.

그 시선은 그가 잡을 수 없었던 사냥감. 보다 더 큰 사냥감을 향한 갈망에 닿아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찾을 수 없었지. 싹수가 보이는 사람들은 몇 있었지만 얼마 가지 않아 실패하거나 적당히 만족하고 주저앉아 버렸어. 그래서 포기하고 있었지. 작은 사냥감에 만족하면 서 말이야.”

그렇게 잠시 고개를 젓던 그. 그가 돌연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오늘. 그 가능성을 다시 찾은 것 같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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