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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96화   남의 돈 (1)

“저희 오라클은 제일은행 측에게 10억 달러를 빌리고 싶습니다.”

내가 말을 마친 순간, 내 앞에 있던 남자.

제일은행의 부은행장 김덕형.

그가 얼굴을 딱딱히 굳힌 채 어이없다는 듯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니 지금 무슨 말을…….”

아무래도 방금 전 내가 한 말, 10억 달러를 빌려달라는 말에 살짝 당황한 것 같았다.

“불가능합니까?”

“그런 것이 아니라 이렇게 갑자기…….”

하긴 그럴 만도 하지.

10억 달러.

현재 가치로 무려 1조 원에 상응하는 액수의 돈.

대한민국 한해 예산의 무려 80분의 1에 상응하는 돈이다.

그러니 그런 말을 듣고 태연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가 아무리 제일은행, 1997년 현재의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는 거대 은행 중 한 곳의 부행장이라 할지라도 이와 같은 자금은 쉬이 움직일 수 없는 돈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면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말이군요.”

나는 그의 표정 따윈 상관없이 다시 말을 이을 뿐이었다.

말마따나 고민하는 것은 그, 제안하는 것은 바로 나였으니까.

그러자 잠시 나를 바라보던 김덕형. 그가 살짝 찡그린 얼굴로 나를 바라보더니 이내 표정을 바로했다.

그리고는 이내 천천히 태도를 손질한 채 고요한 눈으로 나를 향했다.

“……아무래도 제 생각보다 더 바쁜 분인 것 같군요.”

보아하니 내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았다.

“제가 좀 효율을 중시하는 성격이어서요.”

“하긴 요즘 젊은 분들이 그런 성격이라 듣긴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엔 절차와 시간이라는 것이 동반 되어야….”

나는 그의 말을 끊으며 말을 이었다.

“부행장님.”

“네. 왜 그러시죠?”

“물론 저도 절차가 중요하다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이익이 더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순간, 그의 표정이 굳었다.

그의 눈은 마치 ‘이 조막만한 자식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했다.

“……그건.”

그런 그를 보며 나는 슬쩍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내 뒤에 시립해 있는 한 사람, 레이첼을 향해 물었다.

“레이첼.”

“네. 보스.”

“현재 한국 원화 환율이 얼마나 되죠?”

내 말에 잠시 자료를 확인한 레이첼, 그녀가 이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

“현재 달러당 914원입니다.”

“이번 달 평균은요?”

“890원대에서 91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달러당 900원대라고 봐도 무방하겠군요.”

“아무래도 그럴 것이라 생각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박수를 짝 치며 주위를 환기시켰다.

“좋습니다. 그럼 결정됐군요.”

그러자 내 앞에 있던 사람들, 제일 은행의 사람들이 시선이 나를 향했다.

“……뭐가 말입니까?”

“대가 말입니다.”

“대가요?”

의아한 듯 일그러진 김덕형의 표정, 그 표정을 바라보며 나는 입을 열었다.

“네. 돈을 빌린다고 했으니 대가가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자 일순, 그들의 시선에 호기심이 어렸다.

10억 달러.

자금의 규모가 규모인 만큼 화가 나는 것과는 별개로 내가 책정한 대가가 궁금한 모양이었다.

“대가라면 얼마나…?”

“1천억 원.”

“……네?”

“1개월간 10억 달러를 빌리는 대가로 1천억 원을 드리겠다는 말씀입니다.”

순간, 김덕형의 얼굴이 멍하니 풀어졌다.

10억 달러에 이어 1천억 원.

내가 살던 2020년에도 어마어마한 자금.

일반인이라면 언감생심 눈에 담지도 못한 자금이었다.

그리고 그 자금의 규모는 1997년인 현재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김덕형을 위시한 제일은행 사람들 모두가 내가 말한 자금의 액수에 놀람을 금치 못하는 모습이었으니까.

“……진심이십니까?”

“오늘따라 그 질문을 자주 듣는군요.”

“아니 그게… 아무래도 믿기지가 않아서… 정말 1천억 원을 감당하실 수 있다는 말입니까?”

나는 나를 향해 다소 멍한 표정으로 묻는 김덕형,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저희에겐 그런 힘이 충분히 있으니까요.”

그리고는 손가락을 겹쳐 딱- 두드렸다.

그러자 마치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 레이첼이 앞으로 나서 김 부행장에게 우리가 준비한 자료들, 우리가 가진 담보물들에 대한 자료를 건네주었다.

“이건…?”

“저희의 능력, 저희의 담보입니다.”

그러자 빠르게 그 자료들을 훑는 김 부행장, 그의 표정이 서서히 풀려나갔다.

“……아.”

아무래도 그동안 있었던 일,

동남아 침공.

그 사건의 결과 우리가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는 지 지금 이 순간, 표피나마 가볍게 파악한 것 같았다.

“확인하셨습니까?”

“…네. 아무래도.”

“만족하셨겠지요?”

“…이걸 보고 아니라고 하면 말도 안 되겠죠.”

“좋습니다. 그럼 이제 중요한 건 단 한 가지뿐이군요.”

말을 마친 나는 가볍게 김덕형 부행장의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리고는 천천히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부행장님.”

“네.”

“귀행 측은 저희 오라클에게 10억 달러의 외환을 빌려줄 생각이 있으십니까?”

“그건….”

“불가능하다면 빨리 말씀해 주십시오. 은행이 이곳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러자 그의 표정이 다급해졌다.

돈을 적게 빌리면 채무자가 되지만 돈을 많이 그리고 높은 이자로 빌리면 상전이 된다.

그 돈이 가져올 이익이 확실하다는 전제하에.

그런 만큼 지금 그의 머릿속은 복잡할 것이다.

지금 이 기회를 잡는다면 적어도 수십억이 넘는 돈이 자신의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올 것이라 생각했을 테니까.

‘사람의 욕심이란 다들 비슷한 법이지.’

그러니 그 또한 마음만 같아선 나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싶을 것이다.

고개만 끄덕인다면 불과 3개월 만에 1천억 원, 현재와 같이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 감로수가 쏟아지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아마 불가능하겠지.’

왜냐하면 현재 제일 은행의 상황, 정확하게는 외환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을 테니까.

‘욕심과는 별개로 말이야.’

사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내가 10억 달러라는 거금을 빌리려고 해봐야 제일 은행 측에서는 그 돈을 온전히 빌려줄 수 없다는 것을.

왜냐하면 동남아 단기 외채에 제일 많은 투자를 한 은행들 중 하나가 바로 제일은행인 만큼 현재 제일은행은 자행의 외환보유고를 늘리기 위해 아둥바둥 대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뭐 그렇다고 그 돈의 대부분이 제일은행 자신들의 돈이었다면 또 모르지만, 문제는 그 돈들의  대부분이 외국 금융기관들에게서 빌려온 빚이라는 것이었다.

빚을 내서 돈을 빌려줬다가 그 수익으로 먹고 사는 짓.

양아치도 하지 않을 짓을 선진 금융기법이라고 가져온 만큼 그들이 투자한 동남아 기업들이 지급 불가 상태가 되어 버린 이상, 그 책임은 온전히 그들에게로 돌아온 것이다.

‘자업자득이라고 해야 하나?’

그러나.

나는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내가 한 제안을 포기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본디 돈을 만지는 자들은, 그것도 다른 사람들의 돈으로 자금을 불리는 자들은 눈앞의 욕심을 포기하지 못하는 법이니까.

‘자신들의 명줄이 줄어드는 줄도 모르고 말이야.’

아니나 다를까 약간의 흐른 뒤, 말없이 고민을 지속하던 부행장의 고개가 빠르게 들렸다.

그리고는 나와 눈을 마주친 그가 이내 결심한 듯 단호히 입을 열었다.

“김 회장님.”

이젠 호칭까지 김 회장이다.

나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가볍게 웃어보였다.

“네. 듣고 있습니다.”

“회장님의 제안은 저희 또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그 이야기는….”

“네. 그게 죄송스런 말씀이지만 10억 달러 전부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럼 그렇지.

아무래도 내가 예상했던 것과 같이 그들의 현 상황이 긍정적이지 않은 만큼, 그들의 말은 의외로 현실적이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외부 자금을 빌려서라도 내가 제시한 액수를 맞추겠다 했을 테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그 말에 수긍하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약한 소리에 대한 수긍이 아니라 그 반대의 모습이었으니까.

“이거 실망이군요. 제일은행은 대한민국 최고의 은행 중 한 곳이 아니었습니까?”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김 회장님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상황에 따른 유동성이란 언제나 존재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조금 양해를 해 주시면….”

나는 조금 강한 어조로 나아갔다.

“그러니까 자금의 액수를 줄이자고요?”

“네.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10억 달러 전부는 무리가 있지만 어느 정도 조절을 한다면 아마 서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잭팟.

나는 비어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며 입을 열었다.

“흐음, 뭐 좋습니다. 어차피 빌리는 쪽은 저희 쪽이니 빌려주시는 쪽의 의견을 따라야겠죠.”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

나는 의아한 듯 나를 보는 부행장을 향해 가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저희 쪽에서도 조절을 좀 가하겠습니다.”

“조절이요?”

“네. 3개월의 1천억 원. 그것은 10억 달러가 온전히 대출되었을 때의 이야기였으니까요. 뭐 그렇다고 너무 걱정하지는 마십시오. 저희가 말도 안 되는 조건을 걸겠다는 말은 아니니까.”

그러자 일순 그들이 당황한 표정으로 서로를 돌아보았다.

다들 내 말에 당황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종국에는 나를 향해 그들의 관심이 쏠렸다.

이미 주도권이 넘어온 이상, 그들은 나에게 끌려오고 있었다.

“……그럼?”

나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손가락을 하나 폈다.

그리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간단하게 하죠. 대출규모가 1억 달러 줄어들 때마다 이율을 현재 환율로 1%씩 차감하겠습니다. 9억 달러라면 810억 원. 8억 달러라면 640억 원이 되는 룰로 대출을 진행하는 겁니다. 어떻습니까?”

순간, 사람들의 표정이 얼어붙었다.

전례가 없는 일.

이런 식의 대출은 그들의 상식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대출 자금이 줄어드는 만큼 이자율이 줄어든다면 그들이 가져갈 몫 또한 그에 비례해 엄청나게 줄어든다는 것.

그들의 시선이 자못 날카로웠다.

“김 회장님! 그건 너무한 처사가….”

“너무한 처사라고요?”

“네. 그렇게 되면 저희 측에서 1억 달러를 대출했을 때 이자라고 해 봐야 겨우 100만 달러 정도 아닙니까.”

그들은 숫제 억울하다는 듯, 용납할 수 없다는 듯 격앙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자기들의 손 안에 들어왔던 자금을 내가 빼먹기라도 한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하지 않으면 되겠군요.”

“아니 무슨…….”

“아니면 10억 달러를 만들어 오시던가요.”

이미 승기는 나에게 넘어왔다.

그들이 내가 쥐어 줄 이자에 눈독을 들였을 때부터 이미 승패는 갈릴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나는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

그들을 바라보며 말을 맺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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