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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화 최고(最高) (2)

“그래 어떻게 됐어?”

김귀란의 물음에 회장실로 들어온 전진호가 몸을 바로 했다.

“두 분 다 말씀 드립니까?”

그러자 잠시 멈칫하는 김귀란.

찰나의 순간 그녀의 눈앞으로 한 사람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지만 그녀는 곧 욕심을 버렸다.

“···그래 다 말해 보게. 두 녀석 다 말이야.”

김귀란의 말에 잠시 그녀를 바라보던 전진호, 그가 천천히 자세를 바로한 채 김귀란의 물음에 답하기 시작했다.

“일단 홍래 도련님 같은 경우엔 한국대학교 정도는 무난하게 입학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

“네. 저번 시험 성적도 그렇고 오늘 가채점 한 성적도 그렇고 충분히 상위권 대학에 들어갈 만 했으니까요.”

단정한 전진호의 말. 그의 말을 들은 김귀란의 입가에 가벼운 미소가 맺혔다.

김홍래.

자신의 장남인 김명석의 아들. 장남이라는 이유로 부회장 자리에 앉혀 놓은 아들이야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 아들 녀석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 녀석한테 돈이 들어간 게 얼만데 당연히 그 정도는 해야지. 그마저도 못했으면 내 당장에 다리몽댕이를 분질러 버렸을 거야.”

김귀란의 말에 전진호가 슬쩍 웃으며 말했다.

“돈을 들여도 한국대 문턱도 못 가는 사람들도 있잖습니까.”

“뭐 그건 그렇지. 저번에 영림 이 회장네 막내 손자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주 식겁하더라고. 어린놈의 새끼가 벌써부터 마약에 계집질까지. 쯧쯧 아주 글러먹었어.”

김귀란이 혀를 차며 말했다.

전진호 또한 알고 있는 이야기였던지 그가 끄덕끄덕 고개를 끄덕였다.

“영림 쪽이라 그쪽이면 유명하죠.”

“염병할 놈이지. 그놈 때문에 이 회장 그 양반, 볼 때마다 늙어 가더구만.”

그렇게 잠시 혀를 차던 김귀란 그녀가 다시 전진호를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홍래 그놈, 그럼 과는 어디까지 가능해? 혹시 농상대나 뭐 이런 데는 아니겠지?”

약간 기대 어린 김귀란의 말, 그녀의 말에 전진호가 슬쩍 고개를 저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마 경영대까지는 무난하게 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 무리를 좀 한다면 의대나 법대까지도 노려 볼 수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아무래도 그쪽은 경쟁이 조금 세니까요.”

“그래?”

“네. 정확한 건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아마 거의 확실할 겁니다.”

그 말에 김귀란이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조금만 더 성적이 좋았다면 한국대학교 법대. 대한민국 0.001%의 벽을 뚫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쯧, 아깝구만 아까워. 그래도 법대에 떡하니 붙었으면 얼마나 좋아. 하여간 맨날 그 마지막이 문제라니까.”

하지만 아쉬움도 잠시 뿐, 곧 김귀란의 얼굴에 짙은 기대가 감돌았다.

“그래. 그럼 준영이 그놈은 어떻게 됐어?”

또 다른 손자, 방금 전 전진호의 말을 들었을 때 그녀의 눈앞을 스쳐 지나간 얼굴, 그 얼굴의 주인공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게······.”

어찌 된 영문인지 전진호의 입에서 그에 대한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뭐지? 설마 성적이 그렇게 안 좋은 건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김귀란의 차갑게 식어 내린 어조로 묻자 전진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아닙니다.”

“그럼?”

“그것이······.”

김귀란의 재촉에 잠시 말을 고른 전진호, 그가 천천히 김귀란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만점입니다.”

“뭐?”

“준영 도련님 성적 말입니다. 200점. 만점입니다.”

“뭐어어?”

그리고 잠시 후.

“하하, 하하하하하.”

상황을 파악한 김귀란의 입에서 커다란, 아주 커다란 웃음이 터져 나왔다.

***

199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 한 달, 2차 수능의 성적표가 배부되면서 그야말로 난리가 나 버렸다.

[1차 수능에 비해 어려웠던 2차 수능, 하지만 만점자는 있었다! - 조X일보. 1994. 12. 17]

[충격! 199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 ‘11살 검정고시 출신’ - 중X일보. 1994. 12. 18]

[수능 만점자 11살 김군의 정체! 한성그룹의 후계자로 밝혀져 - 동X일보. 1994. 12. 19]

199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유일한 만점자.

11살이라는 내 나이.

그리고 대기업 한성가의 핏줄이라는 정보까지.

그 모든 사항들이 한데 모이면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1995학년도 수능의 유일한 만점자 ‘김준영군’ 그는 누구인가 - 경X일보. 1994. 12. 20]

저번 달 16일에 있었던 199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2차 시험의 유일한 만점자가 11살 어린이로 확인되면서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당초 이번 수능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8월에 있었던 1차 시험보다 전반적으로 높아진 난이도 때문에 11월 16일에 치러진 2차 시험에 만점자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번 달 17일 2차 수능 성적표가 배부, 만점자가 확인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2차 수능의 유일한 만점자로 확인된 김준영군은 작년 말 있었던 ‘한국국민학교 3개 반 월반 사건’의 주인공으로, 올해 초 있었던 중졸 검정고시 시험과 8월 고졸 검정고시를 만점으로 합격한 학생으로 재계서열 12위의 대기업 한성가의······.

덕분에 한동안 나는 스캔들이 터진 연예인의 감정을 맛보아야 했다.

각종 시사 일간지는 물론 국영방송인 KBS 9시 뉴스에까지 내 이름이 잠깐 나오면서 나를 취재하려는 사람들이 김귀란의 저택 주위로 몰려든 것이다.

“김준영군! 김준영군 안에 있습니까! 한 번만 인터뷰 좀 해 주십시오!”

“경기일보 김XX 기자입니다. 1분, 1분이면 됩니다. 문 좀 열어 주세요!”

“아 진짜 언제 나오는 거야? 여기 있는 거 확실해?”

아마 다른 시험이었다면 이런 관심은 어림도 없었겠지만 문제는 내가 본 시험이 대입시험. 그것도 제 1회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교육의 대한 관심과 열기는 전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만큼 다들 내 성적의 이유를 찾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어, 저기 김준영이 아니야? 김준영군! 김준영군!”

“으아아아! 저 김준영인가 하는 사람 아니에요!”

···뭐 덕분에 이 동네에 사는 내 또래의 어린 아이들이 수난을 당한 것 같지만.

거참, 그나저나 다들 굉장하네. 아니 내가 살고 있는 동네가 호락호락한 동네도 아니고 골목마다 경비원들이 즐비한 동네인데 다들 겁도 없이.

하지만 언제까지 집밖으로 두문불출할 수는 없는 일, 기자들의 취재열기가 극에 달했을 즈음, 한성가의 입김이 짙게 배여 있는 신문사와 주요 시사 일간지 몇 곳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안녕하세요. 김준영 군. 경X일보의 유XX기자라고 합니다. 바쁘실 텐데 오늘 인터뷰를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좀 더 일찍 인터뷰를 진행했어야 했는데, 어른들께 허락을 받는 것 때문에 조금 늦었습니다.”

“하하. 생각보다 더 어른스러운 분이시네요. 역시 수능 만점자답습니다. 자 그럼 오늘 김준영 군께 몇 가지 질문을 드릴 텐데요. 혹시나 불편하신 질문이라면 질문을 안 하셔도 무방합니다. 자 그럼 준비되셨나요?”

“네. 준비됐습니다.”

“좋습니다. 준영군 그럼 첫 번째 질문 드리겠습니다. 제가 미리 조사한 바에 따르면 김준영 군의 나온 학교가 미아동에 있는 미아국민학교라고 하던데 이게 사실인가요?”

“아, 네. 사실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미아국민학교에서 3학년까지 마친 이후에···.”

그 결과, 한동안 미아국민학교와 한국국민학교의 입학 문의가 줄을 잇고, 검정고시에 대해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한성그룹 계열사의 주식 또한 소폭 상승했다.

[한성건설 20,540▲700]

[한성유통 10,300▲320]

[한성전자 20,394▲900]

.

.

“아저씨··· 이거 뭐예요.”

“뭐긴. 주식 올라가는 거 처음 봐?”

“아니, 뭐 아무런 호재도 없는데 이렇게 주가가 올라가요?”

물론 처음엔 시험 하나 잘 본 거로 주가가 올라간다는 걸 믿을 수 없었지만, 곧 이어진의 설명을 듣고 이해할 수 있었다.

“호재가 없기는 왜 없어? 여기 있잖아. 여기. 김준영이라는 호재.”

“아니. 수능 하나 잘 본 걸로 호재가 된다고요?”

“당연하지. 후계자 잘못 세워서 망한 그룹이 어디 한둘이야? 게다가 11살에 수능 만점자라니 평소에 한성 쪽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관심을 가질 만하지 않겠어?”

뭐 듣고 보니 그럴 만하네.

아무튼 그 덕분에 나를 가르친 강사들의 몸값이 올라간 것은 물론 내 나이 또래 어린아이들의 대한 어머니들의 극성 또한 늘어났다.

“이사님 들으셨어요?”

“네? 김 대표님 뭐가요?”

“그게 요즘 국민학생들 대상으로 영재 교육이 유행하고 있데요. 들어보니까 월반 교육이랑 검정고시 특별반도 생기고 막 그렇다는데··· 이거 혹시 이사님 효과 아니에요?”

“······글쎄요.”

그리고 그에 따라 정 회장에게서 걸려오는 전화의 빈도수도 늘어났다.

[작은 선생. 이야기는 들었어. 정말 대단하이. 대단해.]

“아 회장님. 감사합니다.”

[허허. 이거 참. 내가 여유만 있으면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데 지금 미국이라. 그나저나 자네 다음 달 초쯤에 시간 있나?]

“네? 다음 달 초요? 뭐 큰일은 없는데··· 왜 그러시죠?”

[왜긴, 우리 손녀 소개시켜 주려고 그러지.]

······이 양반이.

“아, 그러시군요.”

내가 떨떠름한 어조로 대꾸하자 수화기 너머에서 정 회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농담이야 농담. 여전히 농담을 잘 못 하는구만. 그나저나 자네, 자네 할머니한테 뭐 좀 받은 것 좀 있나?]

“네? 할머니한테요?”

[어? 혹시 아무것도 못 받은 건가?]

“···네 뭐 특별한 건 없었는데요?”

그러자 수화기 너머에서 의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허, 그럴 리가 없는데? 들어보니 그 할망구 아는 사람들한테 동네방네 다 자랑하고 다녔다더만. 아니 오죽했으면 영림그룹 이 회장은 자네 할머니 자랑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소리가 돌고 있어.]

응? 정말?

그런 모습은 전혀 안 보였었는데?

생각지 못한 정보에 내가 잠시 말을 멈추고 있자, 수화기 너머에서 끌끌 웃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허허 뭐 생각지도 못한 큰 걸 준비하고 있나 보지. 그나저나··· 자네 그럼 한국대학교로 갈 건가? 학과는 법과?]

아무래도 내가 한국대학교에 들어갈 것이란 것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것 같다.

하긴 한국대학교라면 자타공인 우리나라의 최고 대학교, 다른 학교들과는 상대를 거부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학교였다.

그러니 그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은 100이면 100 그런 생각을 할 테니까.

하지만.

“아뇨. 한국대학교 안 갈 거예요.”

나는 그의 생각을 정면으로 부정했다.

왜냐하면 그보다 더 좋은 선택지가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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