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툰 최신 접속주소바로가기
100% 동네 섹파 구하기 바로가기 [AD]토토커뮤니티 NO.1 먹튀검증 토토사이트 추천 바로가기

13화 심복 (2)

[만우제강]

[태강산업]

[태현화섬]

[신웅와코루]

.

.

서류를 확인한 이어진이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말도 안 돼······."

말도 안 되긴··· 돼 이 양반아.

나는 멍하니 내게 다시 서류를 돌려주는 이어진을 향해 슬쩍 웃어 보였다.

사실 그에게 보여 준 것은 그를 포섭하는 데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던 자료들, 그가 은퇴하기 전 쓴 자서전에 나와 있던 주식들을 비약적으로 좋아진 기억력을 통해 만들어 낸 투자계획서였다.

아니 얼마나 한이 되고 사무쳤으면 돈을 벌어 성공한 이후에도 그 이름들을 기억 자서전에 기록해 두었을까.

그만큼 그 주식들은 알짜배기. 현재는 물론 미래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주식들이었다.

하긴 만약 이때부터 직접투자 판에 뛰어들었다면 그는 정말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었을 테니 그런 생각을 가질 만도 하지.

그러고 보면 이 양반도 난 사람은 난 사람이었다.

나야 미래의 정보를 알고 있으니 그렇다고 치지만 이 사람은 정말 지금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정보만을 가지고 종목을 분석, 미래의 흐름을 예측한 것이었다.

물론 회사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 같은 것이야 있었겠지만, 그것을 분석하는 것은 온전히 그의 몫이 아닌가.

‘그런 면에서 보면 이 사람도 천재지. 요란하진 않지만 맥을 잡는 능력이 보통이 아니야.’

그러니 이제부터 이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들어 이 사람의 능력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으로선 미래 지식을 제외한 다른 능력으로 내가 그를 따를 수 없었으니 말이다.

‘물론 나중엔 다르겠지만.’

나는 짐짓 그의 당황을 모르는 척 천진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왜요? 별로 안 좋은 주식들이에요? 에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살짝 실망한 듯한 어조가 포인트. 그러자 내 모습을 본 이어진이 허탈한 웃음을 보인다. 그의 눈빛은 마치 자신의 보물을 빼앗긴 살리에르의 눈빛과 비슷해 보였다.

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 그냥··· 내가 봐둔 주식들이랑 비슷해서, 놀라서 그런 거야."

"아, 그래요? 다행이다. 그런데 진짜 아저씨가 봐둔 거랑 비슷해요?"

나는 다시 한번 모르는 척 말했다. 그러자 잠시 멈칫하던 그가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 사실 비슷한 정도가 아니라··· 이 정도면 거의 똑같아."

당연히 똑같지 이 양반아. 이건 당신 거니까.

그러자 잠시 뭔가 생각하듯 나를 바라보던 이어진이 한숨을 포옥 내쉬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이거 어떻게 정리한 거니? 혹시 다른 사람들이 도와준 거야?"

주변을 슬쩍 돌아보며 묻는 것이 아무래도 내가 혼자 저기 있는 종목들을 정리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눈치였다.

하긴 저기 나와 있는 주식들 대부분은 가치주. 그중에서도 근 시일 내에 주가가 올라가는 주식들이었다.

그러니 저런 생각을 했겠지. 어린 아이 혼자 정리했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일관적인 내용의 계획서였으니까.

순간, 나는 고민했다.

어떻게 대답을 할까?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처럼 대답을 할까? 아니면 어른처럼?

하지만 너무 아이처럼 다다가면 그와 중요한 대화를 나눌 수 없고 너무 어른처럼 대응하면 그에게 이상한 시선을 받을지 모른다.

내가 회귀를 했다는 것은 아무도 모르고 또 알 수도 없는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내 특별하면 동네방네 소문낼 때는 아니다.

나중에는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면 지금은 숨길 때. 하지만 최소한 이어진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적절한 정도의 조숙함은 섞어야 할 때였다.

‘그렇다면······.’

생각을 마친 나는 천천히 고개를 흔들며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

"아니요. 제가 직접 찾은 거예요."

"너 혼자? 아니 어떻게?"

믿을 수 없다는 듯 크게 떠진 이어진의 눈, 나는 그의 눈을 마주보며 가볍게 말했다.

"그게··· 신문을 봤거든요."

이어진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

"뭐 신문? 아니 그걸로 저 종목들을 찾았단 말이야? 말도 안 돼!"

신문으로는 도저히 종이에 적힌 종목들을 고를 수 없다는 확신이 담겨 있는 말이었다.

그런데 그때.

"거 전화 할 거요 말 거요?"

갑자기 등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자 이어진의 뒤에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노신사가 불편한 눈으로 나와 이어진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네의 뒤쪽을 더 살펴보니 그 신사 말고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선 채 나와 이어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긴 서 있으면서 우리가 좀 시끄럽긴 했지.

그제사 사람들의 모습을 확인했는지 이어진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아 예 죄송합니다."

사람들을 향해 서둘러 고개를 숙인 그가 슬쩍 나에게 눈짓을 하며 공중전화 줄을 벗어났다.

"그러니까 진짜 신문만 보고 저것들을 찾았단 말이야?"

살짝 열기를 띤 그의 눈을 보니 이미 전화를 건다는 건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그러니까 계속 보니까 조금씩이지만 주가가 꾸준히 오르는 주식들이 보이더라고요."

"허 참··· 진짜 그게 보였다고?"

그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할 수만 있다면 내 머리를 열고 탈탈탈탈 털어 보고 싶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물론 신문만 보고 저 종목들을 찾았다는 것은 거짓말이었다.

내가 그와 같은 천재 부류에 속하는 사람도 아니고 신문만 봐서 주식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깜냥이 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요즘 주인집으로 배달되는 신문을 계속 확인하며 주가가 어떻게 움직이는 지 확인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대부분은 2000년도 이후의 기억, 그 이전의 정보는 굵직굵직한 정보들, 아직 가공되지 않은 정보들이 태반이었다.

그러니 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시대의 디테일한 정보를 내가 가진 정보와 취합할 수 있어야 했다.

‘개입은 최소화 하겠지만 내 힘이 커질수록 앞으로의 흐름은 조금씩 변해 갈 테니까.’

덕분에 처음에는 경제면 한쪽에 자리한 깨알 같은 글씨들을 볼 때마다 토가 나올 것 같았지만, 한 한 달쯤 지나다 보니 이젠 그럭저럭 주가를 확인 하는 것에 재미가 들리기 시작했다.

왜 수학문제를 풀 때 옆에 답지가 있으면 자기 실력보다 어려운 문제도 잘 풀리고 재미도 있지 않은가.

물론 아직 스스로의 능력만으로 주가를 예측, 투자를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언젠간 나 스스로의 힘으로 이어진처럼 주가를 읽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거 참. 믿을 수가 없구만. 아니 이런 꼬맹이가··· 후 그나저나 왜 나한테 와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야? 이런 정보가 있으면 그냥 직접 하던가 아니면 나 말고 다른 사람한테···."

놀라움이 사라지자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의아함이었다.

나는 이어진의 얼굴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모두를 믿지 말고 가치 있는 이를 믿어라. 모두를 신뢰하는 것은 어리석고, 가치 있는 이를 신뢰하는 것은 분별력 있는 자의 특권이다."

순간, 이어진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그가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었다. 하지만 나는 그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라고 할머니가 말씀하셨어요."

정확하게는 데모크리토스지만.

"···왠지 무서운 성격이실 것 같네. 그 할머니."

"그렇긴 하죠. 아무튼 저 안에 있는 사람들 중에 아저씨 밖에 믿을 사람이 없어 보였어요."

나는 객장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저 안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기회주의자들. 그중에서도 영업맨들 대부분은 매매수수료를 먹고사는 빨판상어들이었다.

물론 아닌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까 본 고려증권 수유지점의 사람들은 그랬다.

그러자 잠시 객장 쪽을 바라보던 이어진이 묵묵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그런 것은 지난 5년간 이 지점에서 일해 온 그가 제일 잘 알겠지, 방금 전에도 그런 일을 겪었으니까.

나는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있는 이어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아저씨가 사 주세요. 제 주식. 아저씨라면 믿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자 이어진이 잠시 말없이 나를 내려다보다가 이내 고개를 천?? 저었다.

"날 뭘 믿고. 후完錤流? 능력 없다고 까이는 놈인데. 그리고 이제 나 여기서 일 안 할 거야. 다른 데로 갈 생각이거든."

아무래도 마음을 굳힌 것 같았다.

"일단 너한테 총알, 그러니까 돈이 얼마나 있는진 모르지만 네가 정리해 놓은 대로 투자하면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을 거야. 그 정도는 다른 사람들한테 부탁해도 충분히 가능한 거니까. 들어가서 부모님이랑 상담 한번 받아 봐."

이어진이 나를 달래려는 듯 부드러운 어투로 말했다.

하지만 이어진이 없는 고려증권 따위, 나에게는 쌀알만큼의 가치도 없는 곳이다.

애초에 내가 이곳에 온 것 자체가 이어진이 고려증권에 소속되어 있었기 때문이었으니까.

단순히 그가 다른 증권사로 옮겨 가는 것이라면 그쪽으로 가서 계약을 진행하면 되는 일이겠지만, 내가 알기로 이어진이 다음으로 옮겨 가는 곳은 골드만삭스. 현재의 나 같은 개미가 비빌 언덕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특단의 조치를 세워야겠지.

"아저씨."

나는 진지한 목소리로 이어진을 불렀다. 그러자 이어진이 얘가 왜 이러지 하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응?"

"그래도 바로 옮기는 건 아니죠?"

내 말에 이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지. 지금까지 해 온 것들이 있으니 정리하고 뭐 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야."

"다행이다. 그럼 그동안 저랑 내기 하나만 해요."

"뭐? 내기?"

그가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빠르게 말을 덧붙였다.

"아 그렇다고 막 이상한 건 아니고요. 그 만우제강 있잖아요. 아까 아저씨가 그 못생긴 아저씨한테 추천했던 주식이요."

내가 만우제강이라는 이름을 입에 담자 그가 가시에 찔린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래 이것을 노렸다.

이어진 정도로 주식에 애착을 가지고 몰두하는 사람에게 아까 그 일은 아킬레스건과 마찬가지겠지.

아니나 다를까 만우제강의 말이 나오자 잠시 말이 없던 그가 이내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만우제강이 왜?"

"그거 아저씨도 오른다고 본 거죠?"

내가 묻자 이어진이 두말할 것 없다는 듯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그거 분명이 올라. CNM인터내셔널 같은 거품주 하고는 태생부터 다른 주라고. 젠장 그런데 그런 주식을 알지도 못하고······."

다시 생각해 화가 난다는 듯 그가 뜨거운 숨을 내쉬었다.

나는 그의 표정을 살피며 말을 이어나갔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러니까 저도 그 주식을 계획서에 적어 놨죠."

"그건 그렇지."

"그러니까 한 달 뒤에 만우제강 주식 수익률이 얼마나 나올지 내기해서 맞추는 사람 부탁 하나 들어주기로 해요. 어때요?"

나는 최대한 어린 아이 같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자 잠시 나를 바라보던 그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피식 웃으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무슨 생각인지는 대충 알겠는데 주식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올라가는 게 아니야. 너도 신문 봐서 알겠지만 아무리 만우제강이라도 한 120~130% 정도면 오르면 많이 오른 걸걸?"

"그래요?"

"그래."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순진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럼 저랑 내기해도 괜찮은 거 아니에요? 어차피 아저씨가 이길 테니까."

순간, 이어진이 헛웃음을 내뱉었다.

"허 참. 정말 어이없네.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야 난 네 이름도 모른다고."

"그만큼 아저씨가 필요하니까요. 어쩌실 거예요, 내기 하실 거예요?"

그러자 잠시 말이 없던 그가 이내 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휴 그래 하자 해."

"하하 좋아요. 그럼 아저씨 아저씨는 얼마까지 오를 거로 생각하세요? 만우제강이요."

"에휴···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인지."

"아저씨?"

내가 묻자 잠시 생각을 정리한 그가 천천히, 하지만 확신에 가득 찬 어조로 말했다.

"130%. 지금 만우제강 주가가 5,500원이니까 7,150원. 아마 하느님이 와도 이 이상은 힘들 거야."

아무래도 그 이상은 힘들 것이라 확신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하긴 보름 만에 130%라니, 작전주가 아니라면 엄청난 상승률이었다.

하지만.

나는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알고 있는 만우제강의 상승률은 그야말로 엄청난 것.

전래에 다시없을 정도의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하하 그래요?"

내가 짙은 웃음을 보이며 말하자 이어진이 의아한 낯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뭐야? 도대체 몇 퍼센트나 오를 걸로 생각하고 있길래 그래?"

"저요?"

"너 아니면 누구겠어? 그래 얼마정도로 생각하고 있길래 그렇게 웃어?"

나는 슬쩍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저는······."

"저는?"

"깔끔하게 7배. 38,480원이요."

오류신고

아래 오류에 해당하는 버튼을 클릭해 주시면 빠른 시일내 수정작업이 이루어 집니다.

1993 회귀 재벌 - 1993 회귀 재벌-13화
[14 / 총381]

1993 회귀 재벌 - 1993 회귀 재벌-13화

연재 총 38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