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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화 봉이 김선달 (2)

“아저씨.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구경이 뭐게요?”

내 질문을 들은 이어진은 피식 웃었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다. 싸움 구경이지?”

“맞아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경이란 강 건너 불 구경, 물 구경.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신작 OS 윈도우즈95 발매! MSM과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탑재 - 경X일보. 1995. 08. 28]

싸움구경.

서로가 자신의 욕심을 지키기 위해 혹은 욕심나는 것을 차지하기 위해 물고, 뜯고, 할퀴는 싸우는 장면이다.

왜냐.

싸움이란 이슈와 논란을 만들어 내고 또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보았을 때 8월 말부터 시작된 마이크로소프트와 넷스케이프의 싸움은 흥미롭고 또 유익한 싸움이었다.

‘검투사 콜로세움을 보는 느낌이네.’

인터넷 시장이라는 노다지.

들어가서 선점하기만 한다면 앉은 자리에서 돈이 쏟아져 들어올 시장.

그 시장을 선점, 유지하려는 자와 새로이 점령하려는 자의 싸움으로 미국 경제계 전체가 들썩들썩하며 요동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넷스케이프, 마이크로소프트의 신작 OS 윈도우즈95 비판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끼워 팔기는 시장을 좀 먹는 짓’ - 워싱턴포스트. 1995. 8. 30]

[마이크로스프트 측 넷스케이프의 비판이란 ‘사탕을 빼앗긴 어린 아이’의 그것과 같은 것 - 데일리뉴욕. 1995. 8. 29]

시작은 처음 마이크로소프트 측에서 이뤄졌다.

MS측에서 먼저 자사의 신작 OS인 ‘윈도우즈95’에 인터넷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기본 탑재한 채 제품을 발매하면서 넷스케이프는 물론, 기타 인터넷 브라우저 업체에 선전포고를 내려 버린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시장 점유율 90%의 괴물 넷스케이프와 인터넷 전쟁 개시?! - 경X신문 1995. 08. 29]

물론 지금에서야 이러한 MS의 조처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일이겠지만, 1995년까지만 하더라도 인터넷 브라우저란 개개의 브라우저 운영 업체들이 자체적인 브라우저를 만들어 판매, 배포하면 사용자가 자신에 맡는 인터넷 브라우저를 결제, 사용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그런 만큼 인터넷 브라우저 업체들의 입장에서는 MS의 이러한 끼워 팔기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컴퓨터 운영체계와 인터넷 브라우저 간의 독립성.

은연중에 만들어져 있던 사고, 지금까지 그들이 인터넷 브라우저를 키워 왔던 시장의 금언을 OS제조자인 MS 측에서 완전히 무시, 박살내버리는 행위였기 때문이었다.

“MS쪽 행태가 파격적이긴 하네요.”

“파격적인 걸 넘어서 말도 안 되는 걸로 보이는데 나는.”

“왜 말이 안 돼요?”

“안 되지. 자체 웹브라우저라니, 대놓고 시장을 독점하겠다는 거 아냐. 마이크로소프트가 너무 깡패인데.”

“깡패가 뭐 별건가요. 돈 있고 힘 세면 다 깡패가 되는 거지.”

마이크로소프트에게도 시장 권력을 향한 순정이 있다. 이것을 짓밟으면 그땐 마이크로소프트도 깡패가 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넷스케이프에게 위기감을 심하게 느끼고 있을 무렵이니 더더욱 봐주는 게 없겠지.’

때문에 넷스케이프를 필두로 한 인터넷 연합군들은 시장을 잠식하려는 폭군, MS측에 격렬히 저항하는 중이었다.

윈도우즈 95의 혁신성과 대중성, 그리고 그로 인한 시장성을 미뤄 짐작해 봤을 때 이대로 마이크로소프트 사 측의 끼워 팔기를 인정했다간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들이 설 자리는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넷스케이프 MS측에 불쾌감 표명. ‘MS의 독점 추구는 파국을 맞이할 것’ - 마이니치 신문. 1995. 9. 5]

[웹 브라우저 업체들 ‘넷스케이프 측과 함께 MS에 대한 공동전선 구축’ -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 1995. 9. 6]

“…한동안은 넷스케이프가 유리할 거예요.”

“그래? 하긴, 인터넷 시장 초기 사용자들은 넷스케이프 편을 들긴 하더라. 미래학자들이나 언론들도 다 비슷하고.”

이어진의 말은 맞다.

나는 신문에 쓰여 있는 칼럼으로 시선을 옮겼다.

[하버드 경제학과 교수 밴 오버다이먼 ‘MS의 행위는 장기적으로 시장을 교란할 것’ 비판 - 보스턴글로브. 1995. 9. 8]

하지만.

“…어디까지나 한동안일 뿐이죠.”

내려갈 팀은 내려가고 낙엽이 떨어지는 것은 막을 수 없듯, 넷스케이프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시장 점유율을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커져만 가겠지.

그리고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듯, 마이크로소프트의 천하가 도래할 것이다.

아니 말마따나 컴퓨터를 샀을 때 무료로 깔려 있는 인터넷 브라우저와 직접 찾아서 깔아야만 하는 브라우저. 어느 쪽이 더 경쟁력이 있을지는 11살 먹은 어린 아이도 알 정도가 아닌가.

물론 인터넷 브라우저 간의 성능차가 많이 났다면 또 모르지만, 약간의 속도와 최적화를 제외하면 확연히 눈에 띄는 성능적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바로 넷스케이프와 익스플로러의 관계였다.

[1995년 9월 인터넷 브라우저 점유율]

1.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 85%.

2. 인터넷 익스플로러 15%.

3. Others 10%.

‘원래 대기업의 벤치마킹이란 그런 식으로 이뤄지는 법이지. 뭐 현지화 자체는 MS가 압도적이기도 했고.’

그 결과, 윈도우즈95의 판매량을 무기로 한 익스플로러의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넷스케이프 주가 또한 떨어지기 시작했다.

[넷스케이프 69.00▼ 3.00]

OS라는 절대 권력을 쥐고 있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보여 주는 현실이었다.

[넷스케이프 65.50▼ 3.50]

[넷스케이프 61.20▼ 4.30]

[넷스케이프 59.00▼ 3.20]

그리고 그 와중에 은밀히, 그리고 열심히 움직였던 사람이 있었다.

그게 누구냐고?

‘누구긴 바로 나지.’

장이 마감하기 직전, 나는 잠시 신문을 읽느라 눈을 뗐던 주식 차트를 다시 들여다보았다.

“아저씨. 넷스케이프 주가 어떻게 됐어요?”

“어떻게 되긴 떨어지고 있는 중이지!”

“얼마나요?”

“현재 59포인트!”

나는 급전직하 쭉 떨어지는 넷스케이프의 주가를 보며 가벼운 미소를 입에 물었다.

지금 떨어지고 있는 주가만큼의 돈이 곧 내 주머니 속으로 들어올 것이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게 바로 봉이 김선달이지.’

얼마 전 나는 신문에서 한 가지 기사를 보았다.

기사의 내용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이라면 절대 모를 수 없는 기업, 몰라선 안 되는 기업의 신제품 발표 소식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 8월 24일 신제품 발표! 대중의 관심 급증! - 시카고 트리뷴. 1995. 9. 10]

순간, 나는 머리에 벼락이 떨어지는 것만 같은 충격을 받았다.

1995년.

마이크로소프트.

신제품.

세 가지 키워드를 인지한 순간, 머릿속에서 팍- 하고 떠오르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윈도우즈 95! 젠장 내가 왜 잊고 있었지?’

아무래도 그동안 넷스케이프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때부터 나는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이야 마이크로소프트가 던질 폭탄이 얼마나 큰지 모르고 있었기에 조용했지만 나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던진 폭탄.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

차후 인터넷 시장을 먹어치우겠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밀무기.

그것이 도래하기 전에 어떻게든, 최대한의 준비를 해 놔야 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분명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식으로 돈을 버는 것은 간단하다.

그저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주식을 선점해 놓으면 되는 것이니까.

물론 MS,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가 지금까지 투자했던 벤처기업들의 주가에 비해 제법 높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가치는 충분했다.

윈도우즈 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시대, 새로 패러다임을 제시한 MS의 주가는 내가 알기로 지금부터 시작이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넷스케이프’

한때 시장의 절대 강자였지만 OS를 무기로 침략해 온 오랑캐 MS의 공세를 막지 못하고 스러지는 기업.

나스닥 상장 기업 중 가장 빠르게 시가총액 18억 달러를 달성한 기업.

그 기업의 추락을 어떻게 이용하느냐하는 것이었다.

‘뭐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있긴 하지만… 뭔가 아깝단 말이야.’

그런데 그때.

‘공매도 걸어 버리는 건 어때?’

내 고민을 들은 이어진이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공매도(空賣渡).

없는 물건을 파는 것.

흔히 싸게 산 다음 비싸게 팔아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공매도는 매수 후 매도하는 일반 거래와 다르게 일단 비싸게 팔고 나중에 싸게 사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쉽게 말하자면 가격이 떨어지면 돈을 따는 것이다.

하지만.

‘네? 공매도요? 그거 위험한 거 아니에요?’

내가 알기로 공매도는 그 위험성 때문에 시장에서 통제를 제법 많이 받는 기법이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회사 자체가 날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긴 미국이잖아. 다른 헤지펀드들도 다 쓰는 방법인데? 정 그러면 무차입 매도 말고 차입매도 하면 되고.’

설마 이게 된다고?

‘무차입 매도요?’

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묻자 이어진이 당연하다는 듯 웃으며 내게 말했다.

‘어. 빌려서 팔고 나중에 갚는 거지. 무차입보다는 제약이 적어. 뭐 일단 빌려서 갚는 거니까 투기적 성격도 좀 낮고.’

그래? 그렇다면…

그때부터 나는 넷스케이프의 공매도 가능성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넷스케이프의 주가가 떨어질 것을 상정하고 우리가 공매도를 했을 때 위험성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 결과.

‘이게 되네?’

나는 이어진의 말이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살던 2020년에야 공매도에 대한 제약이 대거 강화된 상태이긴 하지만 현재는 그러한 제약이 상대적으로 덜했던 것이다.

때문에 나는 그때부터 넷스케이프의 공매도를 준비했다.

공매도가 가능하다면, 그리고 무차입매도보다 차입매도가 더 안전하다면 두말할 것 없었다.

물론 내가 주식을 빌린 기업, 그 기업은 내가 돈을 버는 만큼 상대적으로 돈을 잃게 되겠지만, 다행스럽게도 나에게는 돈을 빌리더라도, 그리고 돈을 잃더라도 전혀 상관없는, 양심에 터럭 하나만큼의 상처도 입지 않을 만한 그런 기업들을 많이, 아주 많이 알고 있었다.

미쓰비시(三菱).

가와사키(川崎).

코마츠(小松).

닛산(日産).

마쓰시타(松下).

.

.

일본 기업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전범기업들의 나스닥 시장 투자는 흔한 편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결과.

9월.

나는 천금의 돈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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