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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 /  323화 대륙을 향한 칼 (3)

“빌어먹을! 대체 일들을 어떻게 하는 거야!”

날아가는 서류철.

그리고 그 뒤를 잇는 둔탁한 소리.

이재영의 이마에 주르륵 피가 흘렀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는 흘러나오는 피를 닦지도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죄송? 지금 이게 죄송이라는 말로 끝나는 일이야!”

왜냐하면, 얼마 전 있었던 대북 사업권 정리 과정에서 꽤나 큰 실수를 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얼마 전 삼성그룹은 현대그룹의 대북사업권을 인수했다.

남북정상회담,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그리고 오라클과 현대의 황금평-위화도 개발 사업까지, 그들이 가만히 있는 사이에 빠르게 세상이 변화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패착이었다.

대북 사업, 그것은 구리로 만든 달걀, 분명 황금으로 보였지만 생각보다 더 가치가 없는 상품이었다.

그들이 손에 쥐고자 했던 사업, 그것이 독을 품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때문에 그들은 그 상품을 은밀하게 처리하려 했다.

누군가 그 사실을 알아차리기 전에, 달걀이 구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전에 어떻게든 정리해 버리려 한 것이다.

사업 자체를 다른 이들의 손을 통해 정리함으로써.

그러나 그런 시도. 다른 이들이 상황을 파악하기 전에 빠르게 실책을 감추려던 그들의 실수는 한순간의 실수로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이재영이 사업의 정리를 맡아 움직이려던 그때, 정부가 그 정황을 포착해 버린 것이다.

“이번 일 때문에 김대중이 그 양반한테 가서 고개를 숙였다. 이제 임기 1년 남짓 남은 그 양반한테 내가 고개를 숙였단 말이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 아느냐?”

“죄송합니다. 하지만 분명 처음에는….”

“조용.”

손을 들어 이재영의 말을 막은 이건주,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가 계속 이런 식으로 하면 내가 너를 좋게 봐줄 수가 없다. 네가 아무리 장남이라고 하더라도 장남이 아닌 것으로 대우해 줄 수 있다는 말이야.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그의 시선에는 칼날 같은 날카로움이 가득했다.

그러자 잠시 그 시선을 받은 이재영, 그가 깊게 고개를 숙였다.

“……알고 있습니다.”

그 시선이 뜻하는 바를 알고 있었으니까.

“그래. 알아야만 할 거다. 만약 알지 못하면 네가 가진 모든 게 사라질 테니까.”

그렇게 한바탕 분노를 쏟아 낸 이건주, 그가 차게 식은 눈으로 이재영을 바라보았다.

한바탕 질책이 끝난 만큼 이제 그것을 수습하는 실력을 보려 했기 때문이었다.

“좋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만 하겠느냐?”

그러자 일순, 이재영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진지한 낯으로 입을 열었다.

이미 이건주의 입에서 최후통첩이 나온 이상 이떻게든 이 상황을 타개해야만 했다.

“일단 언론을 막아야만 합니다. 아무도 우리가 처한 상황을 알아서는 안 되겠죠.”

“언론을 막는다라… 그럼 이미 퍼진 사실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만들어 버리겠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최대한 많은 회사들을 섭외해 사업을 진행하겠습니다.”

이재영의 말, 그 말을 들은 이건주 얼굴에 가벼운 흥미가 감돌았다.

많은 회사를 섭외한다. 그 말인즉슨 이번 사태를 숨기는 동시에 정부가 가장 껄끄러워 하는 점을 쥐겠다는 말이기 때문이었다.

“인질을 잡겠다. 그 말이냐?”

“네. 이미 대북사업에 사활을 건 정부입니다. 분명 저희 쪽에서 본격적으로 나가면 가만히 있지 못할 겁니다. IMF를 끝낸다며 곳간을 가득 채워 놓은 상태이기도 하고요.”

“위험할 수도 있다. 임기가 겨우 1년 남은 정부야. 미국 쪽 분위기도 심상치 않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가능성도 충분하겠죠.”

그렇게 말을 마친 이재영, 그가 불현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는 진지한 낯으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 한 번만, 한 번만 제게 더 기회를 주십시오. 그럼 제가 그 자리에 어울리는 놈이라는 걸 증명하겠습니다.”

그의 시선에선 전에 없는 강렬한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러자 잠시 그를 바라보던 이건주, 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눈빛이 마음에 든다. 욕망은 목표를 정하는데 훌륭한 동기가 되지.”

“감사합….”

“하지만 명심하거라. 이번 일 실패하면 이제 더 이상 기회는 없다는 걸.”

이건주 회장, 그의 눈이 준엄하게 이재영을 짓눌렀다.

그의 눈은 말하고 있었다.

이제 두 번의 기회는 없을 것이라는 것을.

그러자 이내 꿀꺽- 마른 침을 집어삼킨 이재영,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럴 일 없을 겁니다.”

분명 위험한 일이긴 하지만 삼성의 힘이라면, 그렇다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좋다. 내 전권을 주마. 그러니 이번 일 한번 정리해 보거라.”

“물론입니다.”

그가 아는 한 이 나라에 삼성의 입김이 닿지 않는 곳은 없었으니까.

“……후우 간신히 살았군.”

하지만.

그는 몰랐다.

사실 그의 계획은 시작부터 잘못됐다는 것을.

그의 계획은 사실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왜냐하면.

“저, 전무님… 큰일 났습니다.”

“큰일?”

이미 그가 원하는 규모를 가진 회사들은 이미 한국에, 아니 정확하게 한반도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전무님이 말씀하신 건설사들이 모두 다 저희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뭐어? 아니 왜?”

“그게….”

“그게?”

“……모두 다 황금평 사업 쪽에 집중한다고….”

순간, 이재영, 그의 얼굴이 흉신악살처럼 일그러졌다.

*

빠앙-

긴 뱃고동 소리가 들려온다.

부르르 살이 떨리는 느낌, 천지가 부르르 떨리는 느낌에 고개를 들자 거대한 벌크선. 수십, 수백 개가 넘는 컨테이너들을 싣고 있는 거대한 고래가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렇게 항구로 다가온 벌크선 양옆으로 수 대의 예인선들이 달라붙어 거대한 고래를 인도하더니 이내 쿵- 제법 커다란 소리를 내며 접안에 성공한다.

그러자 그 순간.

파앙-

커다란 파열음이 들려오더니 이내 하늘 높이 커다란 폭죽이 터져 나왔다.

드디어 첫 접안, 첫 물류가 황금평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들어왔다! 들어왔어! 황금평에 들어온 첫 배야!”

“하하, 드디어 개시를 했구만. 이거, 물량이 얼마나 되려나?”

“글쎄? 적어도 1천 TEU는 될 것 같은데?”

일순, 심장이 선득거렸다.

불과 몇 달 사이 갈대만이 가득하던 삼각주가 이젠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항만으로 변한 것에 뿌듯함을 느낀 것이다.

그때.

“정말 올해 안에 끝냈군.”

옆에서 조금은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옆을 보자 어느새 정몽진, 그가 내 옆으로 다가와 있었다.

현대그룹의 후계자로서 그리고 황금평의 투자자로서 황금평의 첫 항만 개발을 축하하러 온 참이었다.

“약속 드렸지 않습니까. 올해 안에 항구를 완성하겠다고.”

“그랬지. 하지만 내심 불가능하다 생각했어. 한국 본토도 아니고 중국과 북한 한가운데 이런 땅을 만든다니 과욕이라 생각했거든.”

“그랬습니까?”

“그랬지. 그런데….”

정몽진, 그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주변을 살핀 그의 눈에는 약간의 경탄이 맺혀 있었다.

“이거 내가 사과를 해야겠군. 정말 멋지게 해냈어. 아니 반년도 안 되는 시간 안에 이 정도의 부지를 확보할 수 있을 거라 누가 생각했겠나.”

그가 가벼운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그 웃음에는 자신의 예측이 틀렸다는 것에 대한 유쾌한 감상이 깃들어 있었다.

“뭐 다들 열심히 해 준 덕분이죠.”

“하하 다들 열심히들 하지. 하지만 실제로 뭔가를 이뤄 내는 사람은 극소수일 뿐이네. 그러니까… 자네 같은 사람 말이야.”

그의 시선이 조용히 나를 향했다.

그의 눈빛에선 금덩이를 보는 것 같은 욕망이 들끓고 있었다.

“……뭐 그리 나쁜 기분은 아니군요.”

“나쁜 기분이 아니기는, 이럴 땐 좀 더 좋아해도 되는 법이네. 자네가 이뤄 낸 것은 그 정도의 가치가 있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말을 맺은 정몽진,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주변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이거 이 부두의 물동량이 얼마나 되는 거지?”

“일단 현재 완성된 1부두에선 최대 1만 TEU 정도의 물동량을 책임질 수 있을 거라 보고 있습니다.”

“1만이라… 인천항이 한 달에 한 15만 정도 되나?”

“그쯤 되죠. 부산항이 그 열 배쯤 되고요.”

그러자 일순 그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게 보니 꽤나 작아 보이는구만. 이 큰 항구가 말이지.”

아무래도 이 큰 대지, 이 큰 항구의 물동량이 생각보다 작다는 것에 놀란 것 같았다.

뭐 그의 생각도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지금으로선 국내 유수의 항구보다 물동량 측면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게 사실이었으니까.

하지만.

“아직 시작일 뿐입니다. 항로가 활성화되고 미완 상태인 2, 3, 4, 5 부두가 완공되고 나면 물동량은 더욱 늘어나게 되겠죠.”

그것 또한 ‘얼마 동안’의 일이었다.

왜냐하면.

“제가 그렇게 만들 테니까요.”

저 멀리 거대한 배들이 잇달아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

황금평-위화도 개발산업.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뭇 사람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키던 사업, 그 사업은 순풍을 받은 듯 빠르게 진행되어갔다.

“황금평 입주기업들 입주가 끝났습니다.”

“하루 물동량 1천 TEU, 1천 TEU에 도달했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러브콜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습니다!”

비록 미 대선 이후 이른바 네오콘이라 불리는 신보수주의자들.

딕 체니(Dick Cheney), 도널드 럼스펠드(Donald Rumsfeld), 콘돌리자 라이스(Condoleezza Rice) 등의 네오콘(Neocon) 들이 백악관의 입성 이후 약간 걱정을 하긴 했지만 의외로 별다른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미국 상황은 어때요?”

아직까지는 입성 초기, 그런 만큼 눈에 띄는 변화는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저 조용합니다. 뭐 조지 부시 대통령이 가끔 이상한 소리들을 하긴 하지만 뭐, 대부분 그 정도는 별거 아니다, 라는 분위깁니다.”

때문에 나는 이 기회를 이용, 최대한 빨리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

“좋아요. 그럼 본격적으로 진행하죠.”

폭풍 전야와 같은 이 시간, 이 기간을 최대한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본격적이요?”

“네. 이제부터는 시간이 정말 중요하니까요.”

일단 가장 먼저 나는 기존의 황금평 기반 산업에 들어갈 자본을 대폭 증가시켰다.

“이제부터 1순위는 시간, 그리고 2순위가 돈입니다. 그러니까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업체에게 그만큼의 급부를 더 책정할 거예요.”

“……급부라… 얼마나 생각하고 계신 거죠?”

“1달 공기를 단축할 때마다 200%. 그 정도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를 통해 최신의 공법, 최선의 자재들을 운송, 빠르게 기반 시설들을 만들어 냈다.

“200%요?”

압록강 강변의 평범한 삼각주 지역, 얼마간의 전답과 모래톱으로 이뤄진 이 대지를 철과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도시로 탈바꿈시키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네. 그 정도는 되어야 효과가 나타날 테니까요.”

그리고 그 결과, 빠르게 항만시설을 확충, 곧 2, 3부두의 개항을 이뤄 낼 수 있었다.

“2부두 개항 준비 완료되었습니다. 공기보다 정확히 1달 빠른 속도입니다.”

“3부두도 곧 개항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쪽은 15일 연속 야간 작업을 감수했더군요.”

드디어 본격적인 물량들이 황금평으로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안전엔 유의했죠?”

“물론입니다. 모두 다 인명 피해 전무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막 항만이 완성되고 본격적인 물류 체계를 일궈 나가고 있던 그때.

“회장님!”

한 가지 이상한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제4 그리고 5부두.

규모로 쳤을 때 제일 큰 물동량을 책임질 것으로 여겨지는 부두들. 그곳들의 공사에 트러블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트러블이요?”

“그렇습니다. 현재 현지 인력들의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물론 일반적인 공사의 경우 언제든지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었다. 사람의 일이란 언제나 피치 못할 사정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

문제는…

“……이게 확실한 거죠?”

“네. 확실합니다. 이미 증거를 찾아 뒀습니다.”

그 트러블에 외부 개입이 엿보인다는 것이었다.

거참 왜 파리떼가 안 꼬이나 했다.

나에게 맛좋은 먹이는 다른 이에게도 맛 좋은 것으로 보이는 법이었으니까

하지만,

“괜찮아요.”

뭐 상관 없었다

“괜찮다고요?”

“네.”

파리떼가 보이면….

“추가 증거만 확실하게 취합해 주세요.”

때려 잡으면 그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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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 회귀 재벌 - 1993 회귀 재벌-32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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