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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화 새로운 사냥감 (2)

실리콘밸리(Silicon Valle).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지역 남부, 산호세(San Jose)부터 산타클라라, 서니베일, 쿠퍼티노, 마운틴뷰, 팔로알토, 멘로파크 지역을 총칭해 일컫는 말로, 원래는 이 지역에 실리콘 칩 제조 회사들이 많이 모여 있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었다.

하지만 이 실리콘밸리라는 이름은 다른 이유로 우리에게 더 유명한데, 그것은 이곳 실리콘밸리가 컴퓨터와 인터넷기술로 대표되는 첨단 기술의 첨병이자, 전 세계 기술혁신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1인당 특허 수 1위.

엔지니어의 비율 1위

모험자본 투자율 1위 등.

모든 기술 개발 부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첨단기술 산업의 산실.

1995년 닷컴버블 이후 어마어마한 성장을 거둔 IT산업 벤처기업들이 모여 있는 곳, 그곳이 바로 미국 서부의 진주, 캘리포니아 지역의 실리콘밸리였다.

때문에 나와 이어진은 소로스와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 낸 1,500억 원이라는 돈, 잘만 사용하면 대기업 하나를 휘청거리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아저씨 준비 됐죠?”

“당연하지.”

돈이란 본디 굴려야 커지는 것.

1995년. 이제 막 인터넷과 컴퓨터 기술을 기본으로 실리콘 밸리의 벤처 투자 붐이 일기 시작할 무렵인 만큼, 그 사냥감들의 뿔이 채 자라기 전에 모조리 다 쓸어먹기 위해서였다.

***

[손님 여러분. 우리 비행기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지금 이곳은 5월 25일. 오후 1시 55분이며 기온은 섭씨 18도입니다. 손님 여러분, 오늘도 여러분의 소중한 여행을 위해 저희 아메리칸…]

비행기가 지면에 닿는 느낌에 눈을 떴다.

고개를 들어 주변을 돌아보자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 5시간의 비행을 마친 뒤, 몸을 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미국 국내선인 만큼 대부분 비즈니스 혹은 여행을 위해 비행기를 탄 모습이었다.

그런데?

옆을 돌아보자 세상모르고 자고 있는 이어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니 이 양반 이 흔들림에 잠을 잔단 말이야?

보아하니 침까지 줄줄 흘리면서 자는 폼이 뭔가 무지무지 행복한 꿈. 이른바 꿀잠을 자는 것 같다.

하긴 생각해 보면 지난 5개월간 계속되는 일에 치여 퇴근도 잘 하지 못했을 테니 그럴 만도 하지. 뭐 비즈니스 클래스인 만큼 나름 편하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자고 있을 수만은 없는 법. 나는 마속의 목을 베는 제갈량의 심정으로 꿀잠을 자는 이어진의 어깨를 흔들어 깨웠다.

“아저씨!”

그러자 무슨 꿈을 꾸고 있었는지 이어진 깜짝 놀란 눈을 한 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어! 어어! 이병 이어진!”

큰 소리로 소리를 지르는 것이 아니가.

…아무래도 엄청나게 무서운 악몽이었던 것 같다.

아니 군대 전역한 지가 언젠데 아직도 군대 꿈을…….

주변을 돌아보자 사람들이 의아한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대부분 우리나라와 상관없는 나라의 사람들이었지만 저 멀리 한명은 우리나라 사람이었는지 입을 막고 쿡쿡- 웃음을 참는 것이 보였다.

“어? 어어?”

뒤늦게 이곳이 군대 내무반이 아님을, 자신 또한 스무살 창창한 나이가 아님을 알아차린 이어진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아저씨 괜찮아요?”

내가 묻자 얼굴을 시뻘겋게 붉힌 이어진이 털썩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쥐어뜯기 시작했다.

“하아… 젠장. 방금 전에 근무 투입될 뻔했어.”

아무래도 방금 전 꿈속에서 본 광경과 지금의 상황이 그의 머릿속에 뒤죽박죽 뒤섞인 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왠지 의기소침해진 얼굴을 한 이어진의 몸을 잡아 끌었다.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죠. 군대 꿈 안 꾸는 대한민국 남자가 어디 있어요.”

“…미필인 넌 모를 거야 이 공포를….”

안다 나도.

나 또한 과거 군복무를 했었으니까.

아무튼 그렇게 약간의 해프닝을 끝낸 뒤, 나와 이어진은 수속을 마치고 공항 밖으로 나왔다.

한시라도 빨리 샌프란시스코의 맑은 공기를 마셔야 이어진의 상태가 좋아질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일단 빨리 밖으로 나가죠.”

“…그래.”

그렇게 잠시 뒤, 그렇게 공항 밖으로 나온 나와 이어진이 샌프린시스코의 공기를 몸에 채우고 있던 때, 우리는 곧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이 대표님! 이사님! 여깁니다 여기예요!”

시커먼 선글라스를 낀 채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며 다가오는 한 남자.

시커멓게 탄 얼굴이 인상적인 어울리지 않게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있는 이상한 사내.

넥스트 게임즈를 창업한 사인방 중 한 명이자 훗날 대한민국 최대의 검색엔진 포털 사이트 네이브를 만들어 내는 천재.

거대 기업 NHN을 만들어 낸 뛰어난 창업자.

지난 5개월간 나의 명을 받아 실리콘밸리의 첨단 산업에 대한 학습을 위해 이곳에 머물고 있는 이번 사냥의 첨병.

이해진.

그가 우리를 마중 나온 것이다.

***

이해진의 차, 1995년형 포드를 타고 이동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이해진이 창문 밖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이사님 저기 보십시오. 저쪽에 보이는 다리가 베이 브릿지(Bay Bridge)고, 저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다리가 골든게이트 브릿지(Golden Gate Bridge) 그러니까 금문굡니다.”

그의 말에 따라 창밖을 바라보자 과연 그의 말대로 저 멀리 샌프란시스코 만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교각. 베이브릿지의 모습과 우리나라에서 금문교라 일컬어지는 골든게이트 브릿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뒤쪽으로 아스라이.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

시원한 여름과 안개,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언덕과 알카트라즈, 차이나타운 등으로 유명한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대도시이자 미국 전체에서 뉴욕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가 눈에 들어왔다.

과거에는 물론 지금까지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이야기. 노래. 방송은 많이 보고 들었지만 실제 와 보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약간 낯설면서도 감개가 무량했다.

사실 동부와 서부. 다 같이 미국이라는 나리에 속해 있긴 하지만 동부와 서부는 그 환경은 물론, 인종, 성향, 분위기 모든 것이 다른 만큼 보스턴과는 비슷하면서도 매우 다른 만큼, 샌프란시스코의 전경이 무척이나 새로웠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까 서부 쪽은 처음이네요.”

내가 슬쩍 고개를 돌리며 말하자 이해진이 가벼운 미소를 입에 물었다.

“하하, 그렇습니까?”

“네. 그동안은 맨날 동부 아니면 남부만 다녔거든요.”

“아. 이번 투자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제법 바쁘셨을 것 같더군요.”

“어 알고 계세요?”

의외였다. 아무리 나와 이해진이 넥스트 게임즈를 통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는 하나 미국 법인에서 진행하고 있는 일까지 넥스트에 전하고 있지 않은 만큼, 저번 투자, 그러니까 소로스의 일본침공에 우리가 끼어든 것을 모르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자 잠시 룸미러를 나를 바라보던 이해진, 그가 천천히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 네. 아무래도 이곳에 혼자 있다 신문을 많이 보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알게 됐습니다. 오라클이라는 이름이 많은 것은 아니니까요.”

“월스트리트 저널이 여기도 들어오나요?”

“아뇨.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미국 사람들이 돈에 대한 관심이 제법 많지 않습니까.”

“아, 뭐 그건 그렇죠.”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이해진이 핸들을 꺾으며 말했다.

“그래서인지 한동안 이쪽에 있는 사람들도 난리였습니다. 돈이 있는 친구들 모두 환율 투자를 한다 뭐한다… 그래서 이사님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해 줬더니 다들 믿지 않더군요. 11살에 투자를 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면서요.”

그가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표정에는 약간의 뿌듯함이 담겨 있었다.

나는 그의 시선을 마주하며 슬쩍 웃어보였다.

“이거 졸지에 없는 사람이 되어 버렸네요.”

“하하 저한테는 다행이죠. 사실 그 친구들과 내기를 했었거든요. 이사님 덕분에 한동안 술 걱정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약간 차갑고 냉철해 보였던 사람이 미국에 오더니 웃음이 많아진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변화가 그리 나빠 보이지는 않았는데. 조금 다가가기 어려웠던 그의 분위기가 정반대로 변했기 때문이었다.

“그러셨군요. 그런데… 친구들이라면…?”

내가 묻자 이해진이 슬쩍 웃음을 지운 채 나를 바라보았다.

“아마 생각하시는 사람들이 맞으실 겁니다. 야후, 그리고 실리콘 밸리의 사람들이죠.”

“제법 많은 친구를 만드신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공돌이들끼리는 공돌이들만의 그런 라포(rapport)가 있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샌프란시스코는 원래부터 그런 분위기이기도 했고요.”

“하긴 그렇죠. 좋아요 그럼 어떤가요. 그 사람들.”

나의 단도직입적인 말에 잠시 말을 아끼던 이해진, 그가 운전을 하던 자세 그대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천재들입니다.”

“천재들이요?”

“네. 천재. 말 그대로 재능이 넘치는 사람들이죠.”

조금 의외였다.

재능이라면 카이스트 출신인 그도 뒤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내 시선을 느꼈는지 이해진이 조금은 씁쓸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의외셨나 보군요.”

“조금이요.”

“뭐 그렇게 생각하실 만도 합니다. 사실 처음에 이곳에 왔을 때에는 그런 마음도 조금 있었거든요. ‘니들이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냐. 뭐 별다를 게 있겠냐.’ 솔직한 말로 처음엔 굳이 갈 필요 있나 하는 생각도 조금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생각이 조금 바꿨나 보네요?”

내가 묻자 그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무래도 인정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을 것 같았었거든요.”

스무스하게 브레이크를 밟는 그가 묵묵히 차창을 바라보았다.

“…힘드셨겠네요.”

“하하. 뭐 이젠 괜찮습니다. 처음에야 조금 어렵지 내려놓고 보니 그보다 더 쉬울 수는 없더군요.”

“그래서 자신은 생겼습니까.”

내가 묻자 그가 자연스런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물론입니다. 그동안 제법 많은 걸 배웠거든요.”

그의 눈엔 자신감이 가득해 보였다.

“좋습니다. 그럼 여기 일 마무리되는 대로 바로 연락 주세요. 투자금은 얼마라도 지원해 드리죠.”

“감사합니다. 실망시켜드리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야후 측 인사들은 어떻습니까? 투자 받을 생각이 있을 것 같던가요?”

순간, 이해진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그것이… 아무래도 좀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요?”

“네. 분명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분명 야후 측에서 투자를 받으려고 애가 닳아 있긴 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모습을 보니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아마도 이젠 배고프지 않은 상태라는 말이겠지.

“투자를 받았군요.”

“그것이… 네. 아무래도”

“금액이 얼마나 되죠?”

“그게…….”

조금 말을 아끼던 이해진,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300만 달러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나와 이어진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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