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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어제 네가 한 일은 (2)

냉정해진 승지가 되물었다.

“다나우가 제국에 대해서 뭐라고 말한 적 있냐?”

“구체적으로 얘기한 적은 없어. 앗, 그치만 제국에서 마검사 교육을 받은 뒤부터 내가 알던 다나우랑 달라진 것 같았어. 확실해!”

광대는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한 상태였다.

성좌 녀석한테 미안하지만 승지는 그걸로는 아무것도 판단할 수 없다고 여겼다.

“다나우, 그거 분명히 범윤오 성좌랬지?”

“응.”

“그런데 그게 1차 각성자란 뜻이면 네가 죽은 뒤에도 다나우는 계속 살아있었다는 뜻이잖냐?”

“……어?”

광대가 멍해졌다.

“하지만 신전에서 다나우가 남긴 말에는… 자기도 죽어서 성좌가 됐다고….”

“번태 기억 안 나냐. 살아있는 상태로도 성좌가 되었어도 그 후에 뒤질 수도 있었잖아.”

“아아, 기억나!”

다나우가 번태의 성좌와 같은 과정을 밟았다면, 지금 광대가 하는 것처럼 본체와 떨어져서 다니는 일도 충분히 가능했다.

아마 아이샤가 범윤오의 존재를 동시에 여러 개로 느끼는 것도 전부 다나우 때문일 것이다.

그 정도 능력이면 이미 마왕이라고 불러도 되는 거 아니냐고.

혀를 찬 승지가 말했다.

“이미 죽기 전에도 다나우가 거의 준 마왕급이었다며?”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여신님이라는 소리는 꽤 들었는걸.”

“어쨌든 다나우는 네가 도망치기 전에도 다른 세계의 성좌가 될 정도로는 강했을 거 아냐.”

“으응.”

승지의 표정이 묘해졌다.

“그렇다면 이번 일도 인간일 때부터 준비해온 건가?”

둘이 침묵에 빠져들었다. 승지의 말은 단순했지만 끝에 남는 여운이 다른 것을 암시했다.

“혹시… 다나우가 그 세계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것도 이번 일과 연관이 있을 거란 뜻이야?”

“마왕이 되는 조건 좀 불러봐.”

승지가 팔짱을 꼈다. 망설이던 광대가 더듬거리며 말을 이었다.

“상당한 수준의 믿음을 획득할 것. 힘을 증명할 것. 허기를 감당할 수 있을 것. 주변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 살점을 먹은 적이 있을 것. 진실을 들어야 할 것. 그리고 마침내 일어나 마왕이 되리라 대답할 것.”

광대의 목소리는 꽉 메어 있어서 실제 말투보다 훨씬 경건하게 들렸다.

듣기에는 단순한 조건 같았다.

하지만 실제로 실행할 때는 훨씬 까다로울 게 분명했다.

예를 들어 저 살점을 먹는다는 부분이 실은 인간이나 마왕, 뭐 이런 것일 수 있지 않나.

아주 끔찍하군.

승지는 문득 마왕이 될 뻔했다는 자신의 광대가 저기 중에서 몇 가지 과정이나 거쳤는지 궁금해졌다.

…음, 제기랄. 별로 알아서 좋을 게 없겠어.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어.”

“대체한다는 건?”

“사람.”

광대가 속삭였다.

“마왕의 조건을 채운 사람을 죽여서 흡수하면 그 사람이 만족한 조건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어.”

승지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건 어떻게 알았냐?”

“왜냐하면, 내가 그래서 다나우한테서 도망쳤거든.”

광대가 몹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나우가 채우려던 조건 중 하나를 내가 훔쳤어. 그래서 다나우도 마왕이 되지 못한 거고, 나도 마왕이 될 뻔 한 거야.”

순간 승지는 살해 고백인가 싶었으나 광대가 죽은 뒤로도 다나우가 여전히 살아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죽여서 막을 정도는 아니었단 거지.

하긴 저 녀석이 누굴 죽였더라면 저렇게 발랄하진 않을 것 같았다.

그래도 마왕이 되는 일이니 상당히 끔찍한 조건이었던지 광대는 상당히 많이 떨고 있었다.

“잘했네.”

“어?”

“마왕 하나가 안 생기게 도왔다는데 그게 잘한 짓이지 그럼.”

승지는 성급하게 손가락을 딱딱거렸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그 조건만 채우면 다 마왕이 될 수 있다는 거지.”

“그게 왜?”

“다나우가 노리는 게 양산형 마왕일지도 모르잖냐.”

기겁한 광대의 눈이 커졌다.

“뭐, 뭐어?! 그럼 마왕을 잔뜩 만들어서 풀어놓겠다는 뜻이야?”

“마왕까진 아니더라도 마왕이 되면 주변에 있는 것들을 바꿀 수 있다면서. 자기 부하로 바꾸려고 납치했을 수도 있지.”

“그것도 끔찍하잖아!”

광대가 섬뜩한지 머리를 마구 흔들었다.

“우리가 사람들을 구출해야만 해!”

“그걸 못해서 지금 이러고 있는 거 아니냐.”

승지가 질근질근 이를 씹었다.

“대가리가 안 보이니 발목에서 잡아당기는 수밖에 없잖아. 다나우가 왜 이 짓거리를 하는지 알아야 범윤오를 찾을 수 있을 거 같지 않냐?”

“맞는… 말이야.”

광대는 한참이나 입술을 깨물었다.

“다나우는 우리를 지키고 싶어 했어.”

“그건 도움이 안….”

“제국으로부터.”

광대가 스산한 눈빛을 들어올렸다.

“다나우는 제국에서 무언가 알아낸 거야. 단순히 마왕과 결탁하는 것보다 더 끔찍한 비밀을.”

그게 지금 하는 일을 정당화 할 만큼 컸단 말인가?

승지가 물어보려던 찰나, 쿵쿵거리는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사라설이 돌아왔나?

승지가 급하게 쉿소리를 냈다.

“숨어!”

“응!”

멀리 떨어져있던 광대가 급하게 인벤토리로 뛰어들기 무섭게 문이 벌컥 열렸다.

“승지 씨 안에 계시죠!”

“넌 노크도 모르냐!”

움찔 놀란 승지가 버럭 소리쳤다. 당연히 양심이라곤 모르는 최자림은 뻔뻔하게 씨익 웃었다.

“우리 명구가 애타게 승지 씨를 찾는데 반응이 없으셨잖습니까.”

“죄송해요 승지 씨! 막으려고 했는데 최자림 씨가 워낙…!”

“아, 안녕하세요.”

이제는 익숙한 세 명의 미스핏 길드원이 굴러들어왔다. 이마를 짚은 승지가 어금니를 악물었다.

“또 개소리 하러 온 거면 진짜 죽인다.”

“그, 그게 아니라요.”

서명구가 침을 꿀꺽 삼켰다.

“범윤오 각성자의 위치, 제가 찾을 수 있는데요.”

“뭐?”

승지가 얼마나 급하게 다가왔는지 서명구가 움찔했다.

“무슨 소리야? 네가 어떻게?”

“우리 명구 스킬 기억하시죠?”

최자림이 자랑스럽게 명구의 어깨를 툭툭 치자 그가 얼굴을 붉혔다.

그엑. 돌겠네.

“스토커 스킬 말이야?”

“추적 스킬이에요!”

욱한 명구가 품에 안고 있던 책을 끌어안았다.

“예전에 미션 때문에 범윤오 각성자님을 기록했었는데 그 뒤로 지운 적이 없거든요.”

“스토커 맞네?”

반박할 수 없는지 서명구가 울상을 지었지만 당장 범윤오의 위치가 급한 승지가 재촉했다.

“아무튼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래서 어디 있는데?”

“안타깝지만 명구가 본 범윤오 각성자의 위치는 국제 수사관이 탐지해낸 것과 똑같습니다. 여러 곳이 동시에 뜨거든요.”

“뭐야, 결국 허탕이란 소리냐? 장난 해?”

“하지만 명구에겐 딱 하나 장점이 있지요!”

최자림이 자신만만하게 외쳤다.

“그것은 바로 실시간! 명구가 살아있는 네비게이션이 된다면 정확히 어떤 게 범윤오 각성자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지 찾아낼 수 있죠!”

헛소리를 들어나 보자 싶던 승지의 표정에도 약간의 설득력이 씌워졌다.

“진짜 범윤오는 아니더라도… 가짜부터 뭔지 알아내보자고?”

“바로 그거죠!”

하긴 지금까지 허탕을 친 각성자들이 작정하고 아이샤와 번태를 동행해가며 수차례 불법 이동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때마다 아이샤가 본 가짜 범윤오의 위치는 도착한 곳과 어긋나 있었다고 한다.

마치 계속해서 이동하는 것처럼.

인벤토리에 들어가 있던 광대가 입만 살짝 내밀고는 승지의 귀에다가 말해댔다.

“승지야, 어쩌면 그 가짜 범윤오가 나처럼 떨어져 나온 다나우 일지도 몰라!”

찰싹!

내용보다 귀가 가려워진 승지가 손바닥으로 제 귀를 때렸다.

“속삭이지 마라. 간지럽게.”

“네?”

“아, 아니. 목소리를 좀 더 키우라고.”

승지가 대충 둘러댔다.

아무튼 광대의 말도 그럴 듯 했다. 범윤오가 아니라 다나우라도 잡을 수만 있다면 이득이니까.

“좋은 생각이긴 한데 왜 다른 랭커들한텐 말 안 했냐?”

“명구가 워낙 소심하잖아요. 그리고 사실 명구의 스킬엔 범윤오 각성자만 기록된 게 아니라서요.”

다른 랭커들이라면 자신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감시되는 걸 반길 리 없었다.

일이 끝나면 아예 스킬을 못 쓰게 막아버릴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나마 쓸 만한 전투 스킬 하나 없는 명구에게 유일한 밥줄이 되는 스킬이니, 아무한테나 들키고 싶지 않는 건 이해가 갔다.

그걸 난 괜찮다니 희한하구만.

승지가 놀리듯이 물었다.

“호오, 나한테는 들켜도 된다는 뜻이냐?”

“그, 그게 아니라 채승지 각성자님한텐 이미 들켰으니까요. 그런데도 별 말 없으셨고…. 이해도 하셨으니까요.”

단순히 화내는 걸 까먹었을 뿐이다만.

“우리처럼 대담한 각성자들은 이런 거 신경 쓰지 않잖습니까! 촤하핫!”

“너… 저 인간이랑 진짜로 날 같은 취급한 거냐.”

“미, 믿을 수 있는 각성자란 뜻이죠!”

서명구가 벌개진 얼굴로 고백했다. 물론 최자림과 승지 둘 다 전혀 만족하지 못했다.

“됐다. 따져 뭐하냐. 아무튼 범윤오 위치부터 띄워봐.”

서명구가 책을 펼치자 예상했던 것과 조금 다른 광경이 펼쳐졌다.

성좌가 띄워주곤 했던 미니맵처럼 납작한 면이 아니라 여러 차원으로 이루어진 지도가 나타났다.

“뭐냐, 이거?”

“…사실 제가 최근에 서브 미션 하나를 끝냈습니다.”

서명구가 펄럭이는 종이 사이에서 말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다른 랭커들에겐 보여줄 수 없게 된 거예요.”

그가 스킬을 사용하자 책에 붙어있던 종이가 낱장으로 뜯어지더니 그곳에 들어있던 이름들이 분리되었다.

그리고는 점과 점을 연결하듯이 각각의 이름들을 연결하기 시작했다.

승지는 홀린 듯이 새로운 스킬을 지켜보았다.

마치 수십 개의 별이 거미줄을 치는 것 같았다.

보라색으로 떠오른 범윤오의 이름은 여러 곳에 동시에 나타났지만, 거기에 연결된 이름들은 각자 달랐다.

“소개합니다, 서명구 2.0!”

“으윽. …이건 이제 더 이상 위치 추적이 아니에요.”

서명구가 부르르 떨며 설명했다.

“위치 기반 개인정보 수집이죠.”

그가 이름을 툭 건드리자 배가 물살을 가르고 나아가듯 범윤오의 이름이 움직이며 다른 사람들의 이름과 붙었다가 떨어졌다.

“이제 현재 위치뿐만 아니라 누구랑 만났는지, 어디를 갔는지 모두 저장돼요. 그게 구체에 지도처럼 그려지구요.”

“…허어.”

승지가 감탄 섞인 헛웃음을 지었다.

“들키면 진짜 뒤지겠네.”

“저, 저도 이런 스킬일 줄 모르고 미션을 완료한 거였어요!”

서명구가 항변했다. 한 쪽으로 빠져 구경하던 사라설도 입을 쩍 벌렸다.

“세상에… 스킬 업그레이드 됐단 게 이거셨어요?”

“바로 맞췄어!”

최자림은 마냥 재밌어 했다. 하지만 빠르게 지도를 훑던 승지의 눈에는 충분히 위험성이 느껴졌다.

이거 완전 폭탄급이구만.

서명구가 책에 기록만 해두면 누가 누구와 친한지, 어디를 갔는지 전부 들통 나는 것이다.

아이샤가 보던 미래가 너무 광범위해서 개인을 하나씩 보려면 힘들다면, 서명구의 스킬은 그것의 정반대로 개인에만 특화되어 있었다.

미래까진 볼 수 없더라도 세밀하게 기록된 과거와 현재는 미래를 예측하게 만들어주기 마련이니 말이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으니.

승지는 여러 개의 범윤오 이름 중에서 유독 신경이 쓰이는 이름을 하나 쿡 찔렀다.

그러자 그 이름과 연관된 선이 유독 빛나며 방문했던 위치를 띄우기 시작했다.

“여긴 아무도 안 가본 거냐?”

“네? 아 네. 이미 다른 각성자가 가 계시니까요.”

서명구는 여상스럽게 말했다.

승지가 짚은 범윤오의 이름은 국내가 아니라 바로 옆 일본에서 마지막으로 출몰했다고 떴다.

그러나 승지는 위치가 아니라 특정한 범윤오의 이름을 꾸준히 한 각성자만 추적해왔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샤가 범윤오의 위치를 확인하고 랭커들을 보냈을 때, 장소가 다양했기 때문에 랭커들은 무작위로 출발하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꾸준히 같은 장소로만 추적하는 각성자가 있다고?

심지어 그 각성자의 이름은 승지가 아는 이름이었다.

박편호.

승지에게 집을 빼앗겼던 커넥트 길드의 수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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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라면 99콤보까지 - 광대라면 99콤보까지-18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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