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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던전에서 던전으로 (5)

승지 일행은 나무 위로 올라갔다.

이연주가 깔아놓은 책 덕분에 나무 위에서도 방바닥처럼 편안하고 쾌적했다.

팝콘만 있으면 딱이겠군.

“정말 괜찮을까요?”

남 일처럼 평화로운 승지와 달리 다른 일행은 혼자 던전 중앙에 서 있는 류의건을 보고는 안절부절 못했다.

“괜찮다니까. 본인이 하겠다잖아.”

“승지 씨가 설득한 거잖아요!”

“실력에 자신 없었으면 안 넘어왔지.”

승지는 태평했다. 고블린 토벌전 때 본 류의건의 실력은 절대 저 정도가 아니었으니까.

“그치만….”

멀리 있는 류의건도 불안한지 계속 그들이 있는 쪽을 흘끔거렸다. 승지가 가볍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괜히 랭킹 2위겠냐.”

태연한 승지를 본 류의건이 드디어 결심했는지 검을 거꾸로 들었다.

너무 멀어서 뭐하고 있는지 잘 안 보이네.

“성좌야. 중계 좀 해봐라.”

슬쩍 성좌를 찔러보자 냉큼 화답했다.

[응! 지금 류의건이 칼끝으로 살짝 자기 손바닥을 그었어! 피로 몬스터를 유인할 건가봐!]

“호오.”

[바닥에 피가 몇 방울 떨어지네! 저걸로 쫓아오는 몬스터라면 후각이 아주 예민할 거야!]

“으음.”

승지가 혼자 끄덕거리자 은근히 신경 쓰였는지 일행이 힐끔거렸다.

“성좌가 정말 상황을 알려주는 거예요?”

“정답.”

“좋겠다….”

“혹시 같이 설명 해주실 수 있을까요?”

“너네 성좌는 어따 쓰고?”

“…우리 성좌는 중요한 일이 아니면 잘 안 나타난다고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곧 멀리서도 알아볼 만큼 시각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드드드등!

곧 던전 바닥이 들썩이며 불룩해졌다. 멀리서 보기에도 엄청난 크기였다.

매립한 파이프가 터지듯 연달아 들썩이는 돌바닥이 똑바로 류의건을 향해 다가왔다.

“두더지?”

“뱀이다!”

“아니, 저건 지네예요!”

식물 뿌리처럼 생긴 다리가 흙을 흩뿌리며 위로 솟구쳤다.

[히이익! 징그러! 이빨이 네 줄이나 달린 지네야! 목구멍 안에 새까만 촉수도 있어!]

류의건을 통째로 삼켜버리려는 듯 지네의 대가리가 류의건이 있던 자리를 마구 깨물었다.

[와아앗 하지만 역시 랭킹 2위! 가볍게 뛰었는데도 지네 머리 위를 훨씬 넘겼어! 공격하는 촉수들도 모두 잘라버렸고!]

번쩍. 순간순간 빛이 터지며 지네 머리 부근에서 류의건이 움직이는 게 보였다.

[위험해! 그래도 촉수가 너무 많아! 지네가 전략을 바꿨는지 입을 다물고 머리로 돌격해버리네! 류의건이 검으로 막아냈지만, 외피가 너무 딱딱한지 그대로 밀려났어!]

뒤이어 성좌의 상태창보다 먼저 휘릭 튀어나온 새까만 촉수가 류의건의 허리를 휘감았다.

“의건 씨!”

“꺄악!”

[어떡해, 잡혔다!]

“그래서 지금 어떻게 됐는데!”

덩달아 긴장한 승지가 재촉했다.

[우왓, 와아! 끌려가지 않도록 힘으로 버티고 있어! 검으로는 부족했는데 손가락이 지네 살갗을 그대로 파고드는 중이야!]

“키이익!”

상태창과 동시에 지네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정신없이 흔드는 지네 머리와 함께 류의건이 위태롭게 따라 흔들렸다.

놀란 사라설이 발을 동동 굴렀다.

“지금 무슨 상황인가요? 승지 씨!”

목소리는 들었지만, 승지는 대답할 정신이 없었다. 성좌의 중계를 읽기만도 바빴기 때문이다.

[지금 막 류의건이 주문을 외우네! 성좌 스킬인가 봐!]

순간 멀리서도 또렷하게 보일 만큼 푸른빛이 터져 나왔다.

[맙소사! 지금까지는 성좌가 힘을 빌려주고 있지 않았던 건가 봐! 지금 막 검의 빛이 푸른색으로 바뀌면서 류의건을 붙잡고 있던 촉수가 녹아버렸어!]

휘오오.

갑자기 바람이 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짧은 선처럼 푸른 검의 궤적이 지네의 머리를 내리그었다.

촤악!

지네의 머리에서 엄청난 양의 피가 분출되었다.

“키이이이이!”

그때까지 위로만 꿈틀거리던 지네가 발광하며 양옆으로 버둥거렸다.

쾅! 콰앙!

주체할 줄 모르고 우쭐거리는 지네의 다리가 마구잡이로 바닥을 때려 부쉈다.

“잡았나?”

“아직입니다.”

유청이 비스듬히 몸을 내밀었다. 이제 지네는 다시 땅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듯 거칠게 요동치며 돌바닥을 깨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붙잡는 쪽은 류의건이었다.

[아까 파고들었던 부분을 이젠 완전히 손잡이처럼 잡고 있어! 헉, 아예 발로 지네의 이빨을 부수며 디딜 자리를 만들어버리네!]

저 녀석, 쌓인 게 많았나?

생각보다 과격한 공격에 승지가 당황했다.

[우수수 이빨 다 떨어진다! 하지만 그 바람에 잠깐 휘청거렸어! 다른 쪽으로 공격한다!]

콰아앙!

빗나간 류의건의 공격이 던전 바닥의 절반을 날려버리며 거대한 궤적을 남겼다.

“와 시발….”

멀리서 보니 더 어마어마했다.

류의건한텐 깝치지 말자. 지금까지 존나 봐주고 있던 거였구나.

머리에 구멍이 뚫렸는데도 징하게 요동치는 지네도 만만치 않았다.

[이제 약점을 찾는 중인가 봐! 머리는 포기하려는지 손을 놓고 스스로 목구멍 안으로 떨어졌어!]

“지 스스로 먹혔다고?”

“네?”

“예?”

“뭐?”

일행의 경악과 함께 지네의 몸통에 푸른색 선이 그어졌다. 그 선은 정확하게 일직선을 그리며 아래로 내려가더니 바닥 아래로 사라졌다.

바르르.

그때, 갑자기 몸통이 굳어버린 지네가 다리를 떨며 경련했다.

“……!”

들리지 않는 비명을 온몸으로 표현한 지네가 그대로 양쪽으로 찢어졌다.

“윽…!”

[꺄아아 징그러워!!]

정준호가 급히 고개를 돌렸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홀린 듯이 지네가 쓰러지는 장면을 지켜보았다.

“잡은 거 맞지?”

“내려가 보죠.”

상황 판단을 끝낸 이연주와 유청이 재빨리 일행을 보호하고 있던 스킬을 해제했다.

나무에서 내려간 일행이 서둘러 다가가자 곧 지네의 체액으로 범벅이 된 바닥에서 돌덩이 몇 개가 들썩거렸다.

덜걱덜걱.

“후우…!”

잠시 후 흠뻑 젖은 류의건이 땅속에서 천천히 기어 올라왔다.

“아, 여러분.”

“의건 씨! 괜찮으세요?”

“네, 멀쩡합니다. 여러분도 무사하시군요.”

류의건이 안도한 얼굴로 활짝 웃었다.

음, 방금 몬스터 한 마리를 찢어버린 인간 치고는 참으로 해맑은 표정이지 않을 수 없다.

“고생했다.”

“생각보다 쉬웠습니다.”

“그러냐.”

류의건의 검은 다시 흰 빛으로 돌아가 있었다.

“고블린 토벌전 때는 파란색 안 쓰더니 주변에 사람이 있으면 아예 못 쓰는 거냐?”

“파란…? 아아, 네. 성좌의 가호는 오로지 정의를 수호할 때만 발휘할 수 있습니다. 각성자라면 그 누구도 다치게 할 수 없지요.”

그 상태로 킹고블린을 막아낸 네가 레전드다.

역시 랭킹 2위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다.

“아무튼 잘하네. 댁 같은 인재는 딱 던전 맞춤형인데? 누가 휘말릴 일만 없으면 엄청 세잖아.”

[승지야, 그래서 류의건한테 메인 미션 보상으로 열쇠장이의 고리가 주어진 게 아닐까?]

엥 이게 그렇게 되네?

성좌의 말에 갑자기 승지의 기분이 찝찝해졌다.

뭐야, 그럼 열쇠장이의 고리가 아예 류의건을 위해 마련한 아이템이었는데 중간에 내가 먹은 게 되네?

그것도 모르고 류의건은 여전히 감사의 말을 풀어놓기 바빴다.

“던전에 들어갈 때도 사실 혼자 공략하는 일은 드뭅니다. 하지만 지금은… 승지 씨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다른 건 신경 안 쓰고 싸움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아냐 고마워하지 마!

양심이…! 양심이 찔려온다!

승지가 화급히 화제를 돌렸다.

“크흠! 이번에는 몹을 잡았는데도 바닥이 안 무너졌네?”

“어, 그러게요?”

기특하게도 사라설이 함께 화제를 돌려주었다.

내가 진짜 너한테는 잘해주마.

승지가 사라설의 어깨를 턱 짚었다.

“그래, 이건 아직 지네가 더 있다는 뜻 아니겠냐?”

“그렇게 큰 놈이 또요?”

“아, 괜찮습니다. 여러분이 자리를 또 피해주시면 얼마든지 잡을 수 있습니다.”

류의건이 아까보다 훨씬 자신 있는 태도로 말했다.

“이젠 약점을 아니까요.”

“으응, 그래.”

그 약점 내장이었지.

무진장 잘 싸울 수 있다고 좋아하는 류의건을 보니 심란하다. 저걸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참.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주기적으로 던전에 들여보내서 몬스터를 잡게 해야 할 수준이다.

어쨌든 승지 일행은 잠시 다른 몬스터가 나타날 때까지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미리 대비하고 있던 보람도 없게 이번 층에 있던 몬스터는 지네가 전부였는지 시간이 지나자 다시 바닥이 무너졌다.

“웃차! 떨어집니다!”

이번엔 미리 밧줄로 서로의 몸을 묶어놓은 터라 쉽게 떨어질 수 있었다. 류의건이 여섯 명의 중심을 잡고 유청이 가까이 오는 바위를 깨부수는 전략이었다.

3층에 있던 몬스터도 류의건의 활약으로 쉽게 잡았는데, 이번에는 하루가 지나도 바닥이 무너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몬스터를 잡는 것과는 별개로 바닥이 무너지는 모양입니다.”

“던전에 있는 시간만큼 착실하게 아래층이 생성되는 구조인가 보네요.”

“바닥을 두드릴 때 나는 소리로 봐선 공간은 이미 존재하고 있습니다. 구성물을 만드는 걸지도 모르겠군요.”

랭커 각성자들이 뭔가 전문적인 분석에 나서는 동안 딱히 할 일이 없던 승지가 물었다.

“여긴 고어 같은 거 없냐?”

“아, 저도 찾고 있는데 이상하게 안 보이네요.”

“아직 중심부까지 도달하지 못한 걸까요?”

정준호가 진지하게 되물었다.

알고 보니 그는 근육질인 몸과 달리 마법사 성좌를 가진 각성자였다. 그동안 던전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사라설과 함께 꾸준히 마력 탐색을 진행했었다.

정준호가 바닥에 지팡이를 꽂아 넣고 한참 동안 무언가를 중얼중얼 외우면 이곳에 있는 마력의 흔적을 볼 수 있다나.

“시간은 되게 오래 걸리는데 몬스터도 감지 못한다며. 무슨 소용이냐.”

“하하… 마법이라는 게 원래 엄청 비효율적이라서요.”

“준호 씨도 각성한지 얼마 안 되신 분이라 더 힘들 거예요. 저희 길드에 승지 씨랑 같이 와주시면 좋을 텐데.”

사라설이 은근슬쩍 욕심을 내비쳤다.

미스핏 길드가 인력난은 인력난인가 보다. 보이는 인재마다 다 영입욕심이 있으니 말이다.

잠시 후 지팡이를 비틀어 빼낸 정준호가 땀을 닦아냈다.

“여기까지 내려오니까 확실히 이상하긴 하네요. 아래쪽으로 갈수록 뭔가 진한 마력의 흐름이 느껴져요. 저로서는 감히 범접할 수도 없을 만큼 강한….”

“야, 불길한 소리 하지 마. 부정 탄다.”

[부정 타는 게 뭐야?]

“괜한 소리해서 없을 일도 생겨버리는 거야.”

쿠구구궁.

승지의 발언과 동시에 바닥이 떨리기 시작했다.

…나는 차라리 말을 하지 말라는 거냐? 어떻게 입 떼자마자 난리가 나.

다행히 역대급 몬스터가 나타나는 급의 최악은 아니었고, 그저 시간이 다 채워져서 던전 바닥이 무너질 준비를 하는 거였다.

이연주가 총총 걸어왔다.

“여러분 모이세요! 다시 떨어질 시간~.”

찰칵. 허리에 매단 고리에 다시 밧줄을 건 여섯 사람이 옹기종기 모였다. 곧 미끈하고 허공을 밟는 느낌과 함께 바닥이 쑥 꺼졌다.

후웅.

아래쪽에서 올라온 공기가 빠르게 승지 일행을 감쌌다.

그들에게 익숙한 건 돌과 흙이 부딪치는 먼지의 냄새와 풀이 으깨어지는 풋 내음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낯선 비릿함이 후각을 자극했다.

물 냄새…?

승지가 빙글 몸을 돌려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곳엔 거대한 호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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