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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뇌물 공세 (2)

그 후로도 승지에게서 옥새를 사고 싶어 하는 귀족들의 발길은 끊이질 않았다.

“진주 한 상자를 주겠네.”

“원하는 무기가 있으면 말해보게. 내가 소유한 대장간은 모성에서도 알아주는 장인이….”

“다이아몬드!”

“귀한 마법서가….”

승지는 한 명씩 따로 불러다가 진지하게 고려하는 척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다 황제를 무지하게 생각해서 주는 선물이라 이겁니까?”

“물론이지.”

탐욕으로 눈을 빛내던 귀족들이 황제 얘기만 나오면 바로 낯짝 두껍게 충성심이 있는 척 둘러댔다.

한 놈만 그런 것도 아니고 죄다 그러니까 좀 웃기네.

승지는 마치 그들의 제안을 승낙할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으니까 돌아가 보십쇼. 좋은 소식 있으면 알려줄 테니까.”

안색이 밝아진 귀족들은 만족해서 돌아갔다.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던 승지가 더는 방문자가 없을 때까지 기다렸다.

“더 안 오냐?”

[살 사람은 다 온 거 같아!]

“좋아. 이제 젤 큰 건수를 해결하러 가자.”

[(*≧▽≦)금괴 오백 개!]

승지가 일어났다. 자기를 여기까지 안내한 하인을 부르기 위해서였다.

“그 주인 놈 시간 되지?”

“물론이지요. 기다리고 계실 겁니다.”

승지가 부른 호칭에 약간 눈가가 움찔했지만 하인은 순순히 그를 안내했다.

가끔 배에서 지나다니는 병사가 승지를 발견하고는 멈칫했지만, 그를 데리고 가는 사람을 확인하고는 그냥 보냈다.

죄인을 이끌고 가는 게 아니라 확실히 손님 취급이 된다 이거지. 혹은 날 데려가는 놈이 제법 뭔가 있긴 있나보네.

하긴 교섭 우선권만 달라는 데도 금괴 오백 개를 준다는 놈이니 어련하겠어.

은근히 기대감이 올라갔다.

그리고 그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승지는 들어가자마자 목격한 건 금괴였다.

방 한 쪽에 번쩍거리며 쌓인 금빛이 본래의 묵직함을 갖고 있는 걸 보면 누구라도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게 금이 가진 마력이니까.

와 씨, 저게 얼마야? 진짜 방에 금을 쌓아두고 산다니.

때문에 승지는 정작 금의 주인이자 교섭 상대를 조금 늦게 알아차렸다.

“…….”

그건 정말로 이상하게 생긴 귀족이었다. 그는 머리를 천으로 전부 감싸두었는데, 일반적으로 동그란 사람의 두상이 아니라 위 아래로 납작한 모래시계 모양이었다.

모자와 턱 밑에 무언가 받쳐둔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저 밑에 모래시계 모양 얼굴이 있는 진 모르겠지만.

승지가 들어온 뒤로도 그는 침묵 속에서 계속 응시하고 있었다.

이세계 인간들을 왜 이렇게 얼굴을 가리는 걸 좋아하는 거야? 류의건 놈 성좌도 그렇고, 그 염소 대가리도 그렇고.

기묘한 귀족의 모습에 승지는 설렁설렁한 태도를 버렸다.

“말할 줄 아냐?”

“그래.”

의외로 또렷하고 굵은 목소리였다. 인간 목소리긴 하군.

모래시계 머리는 스님들이 입는 것 같은 긴 비단 도포에 장갑을 끼고 앉아 있었다.

이건 또 무슨 혼종이냐.

승지는 천천히 경계심을 슬슬 올리며 그의 앞에 놓인 방석에 앉았다.

“많은 자가 다녀갔더군.”

“아직 안 넘겼으니 안심해.”

“그랬다면 부르지도 않았겠지.”

승지가 삐딱하게 눈썹을 들어올렸다.

“생각이라도 읽는 거냐?”

“전해주는 귀가 많을 뿐.”

그가 손짓하자 허공으로 납작한 과자가 쌓여있는 접시가 떠오르더니 날아왔다.

아하, 마법사라고.

승지가 일부러 쩝쩝거리며 과자를 먹었다. 과자는 달고 끈적거렸다.

“옥새를 사는 게 아니라 교섭 우선권을 달라는 게 무슨 의미지?”

“다른 자들처럼 폐하에게 옥새를 바로 바칠 생각이 아니라 잠시 이용하고 싶을 뿐이다. 선물은 그 대가로 주지.”

“얼마나 줄 건데?”

“네 스탯을 올려주지.”

[!]

승지의 상체가 바로 섰다. 이세계에서 처음으로 스탯의 존재를 아는 자와 만난 것이다.

“너도 각성자냐?”

“성좌 신을 아는 자라고만 해두지.”

모래시계 머리가 옆으로 기울었다. 머리와 바닥부분이 얼마나 납작한지 그 두 끝이 주둥이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승지는 과자를 물고 있던 손을 내렸다.

“…증명해봐.”

띠링!

[ ???님이 교환 조건으로 스탯 분배치 100을 제안하셨습니다! ]

정말로 상태창이 나타났다.

게다가 저 말도 안 되는 수치는 또 뭐야?

[히으윽!? 배애액? 성좌신이 마왕 잡는 메인 미션을 터트렸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대체 뭐하는 인간이야? 설마 자기 스탯이라도 떼서 주는 게 아니고서야!]

휘둥그레진 승지의 시선은 상태창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스탯 100?

지금까지 자신이 미션을 통해서 번 스탯을 다 합쳐도 100은 안 될 거 같았다.

이정도면 2차 각성자고 뭐고 바로 랭커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다.

각성자들의 랭크는 스탯 종합치와 미션 완료치로 저절로 계산되니까, 이미 승지는 마왕을 잡아서 상당히 높은 곳까지 올라와있었다. 여기서 스탯 100까지 더 받는다면 바로 50위권에 안착할 수 있다.

이는 곧 세계권 랭킹도 노려볼 만한 수치였다.

랭킹 10위 이내부터는 나라에서도 국위선양을 위해 지원과 정보력을 아끼지 않는다고 들었다.

본격적인 각성자 생활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동의하겠나?”

더 물으나 마나다.

“정말 잠깐만 쓰겠다는 건 어떻게 알지? 보장이 필요한데.”

모래시계 머리는 번거롭게 말하지 않았다.

띠링!

[ 채승지님이 사용할 교환 조건은 ‘옥새 대여’입니다. 지금 옥새를 넘기고 배에서 내리기 직전에 돌려받으실 수 있습니다. 교환하시겠습니까?

수락/거절 ]

마치 게임처럼 정확한 상태창이 나타났다.

시스템은 신의 보증을 받고 있다. 확실하게 거래하겠다는 의사를 이보다 더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받지 않으면 무조건 손해다.

저 빌어먹을 자식, 자신만만한 이유가 있었어!

평소 같았으면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한 마디쯤은 던졌을 성좌도 엄청난 수치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와, 우와아. 저걸 받으면 도대체 몇 년의 시간을 단축하는 거야?(๑O๑)]

어쩌면 저 녀석이 뭔가 음모를 꾸미고 있을 지도 모르겠지. 아니 백 프로다. 왕의 옥새로 개짓거리할 수 있는 짓거리가 황제 사칭이나 반역 둘 중 하나 아니겠어?

하지만 그건 어차피 제국의 일이다.

승지가 턱을 들어올렸다.

“좋아.”

“확인 받았다.”

[ 교환 성립! ]

[ 스탯 분배치 100이 이동합니다! ]

따라라라락!

수레가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상태창이 사라졌다. 그리고 대신 성좌가 탄성을 내질렀다.

[정말 들어왔어! 승지야! 꺅! 스탯 분배치 100이야!]

[대박이다아!!]

[( ๑˃̶ ꇴ ˂̶)]

승지에겐 아주 만족스러운 거래였다. 길거리에서 주운 공돈도 이정도면 세금 내야 되는 거거든.

어차피 승지가 제국에 대해 아는 건 미쳐서 그를 공격한 네크로멘서와 금테 안경 둘뿐이었다.

알 게 뭐야. 귀족 놈들이 있는 제국 따위. 망해버리라지.

게다가 저 자식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으니까. 난 보상만 받으면 저 놈이 망하든 말든 아무 상관없다네!

기분이 좋아진 승지가 방긋 웃었다.

“옥새는?”

모래시계 머리가 손을 쩍 내밀었다. 승지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인벤토리에서 옥새를 꺼냈다.

장갑을 낀 손이 곧장 다가왔다. 그러나 그가 옥새가 든 주머니를 집었는데도 승지의 손이 그걸 놓아주지 않았다.

“한 가지 더 받고 싶은데.”

“…무엇이지?”

“이건 거래 조건이 아니라 순수한 호의로 처리해줬으면 해서 말이야. 말하자면 거래 끝나기 전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자는 거지.”

승지가 빙긋거렸다.

아마 눈코입이 있었다면 탐탁치 않아했을 모래시계 머리는 승지의 마지막 조건을 듣고는 쉽게 승낙했다.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로군. 그렇게 하지.”

“감사. 그럼 편히 쓰시지.”

승지가 주머니를 놓았다. 모래시계 머리는 옥새를 가져다가 갈라진 자신의 윗옷 안주머니에 넣었다.

“돌려받는 건 언제로 하지?”

“배가 멈추기 전날 밤, 그대에게 되돌려놓도록 하지.”

“좋아.”

거래를 끝낸 승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깜박할 뻔 했다는 듯 금괴가 쌓인 쪽으로 턱짓했다.

“아, 그리고 다른 선물도 받아갑니다. 성좌야, 먹어.”

[웅!]

냉큼 열린 인벤토리가 순식간에 금괴더미를 먹어치웠다.

그게 어디 가는 게 아니라 바로 내 손으로 들어왔단 말이지.

단단히 목돈을 만지게 된 승지의 입꼬리가 자꾸만 하늘로 치솟았다. 한없이 가벼워지는 승지의 어깨를 본 금괴의 전 주인이 당부했다.

“당연히 알고 있겠지만, 이 거래의 내용은 비밀이다.”

“아, 그럼 그럼. 그걸로 죽을 쑤든 반역을 하든 신경 안 써. 왜냐? 난 너네들한테 외계인이잖냐.”

외계인이 된 기분도 썩 나쁘진 않군.

거래를 마친 승지가 만면에 미소를 띤 채 방 바깥으로 나왔다. 우연찮게도 복도에는 못 볼 꼴을 본 것처럼 잔뜩 찌푸린 표정을 한 체르마가 있었다.

“그 방은…….”

“아, 안녕하쇼.”

마음이 넉넉해진 승지가 웬일로 먼저 인사까지 다 걸었다. 승지가 자꾸 실실거리는 게 불안했는지 체르마가 물었다.

“설마 저 쪽과 거래를 한 건 아니겠지?”

“걱정하지 마. 음, 저 쪽이랑은 잘 해결됐으니까.”

승지가 잔뜩 경직된 체르마의 어깨를 툭툭 쳤다.

“옥새는 너한테 넘겨줄 거다.”

“정말이냐?”

“그래, 그 나비스 행성이라는 걸 준다는 데 다른 보상이 눈에 들어와야 말이지.”

체르마가 약간 안심했다.

“그래…. 행성이라는 보상은 아무나 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좋은 선택을 내렸다.”

“뭐 그래. 너도 이걸로 황제한테 말발 좀 세울 수 있겠지.”

복잡 미묘한 표정이 일렁이던 체르마가 손을 내밀었다.

“악수하자고?”

“아니, 지금 물건을 달라는 뜻이다.”

“내가 뭘 믿고 벌써부터 물건을 넘겨줘? 황제 앞에 갈 때까진 내가 보관하고 있지.”

“화, 황제 폐하 앞에까지?”

“어차피 황제한테 넘긴다면서? 그 전가지 난 그냥 걸어 다니는 상자라고 생각하면 돼. 쉽지?”

승지가 여유롭게 대화를 받아쳤다.

[와아, 능청맞게 잘한다! 언제부터 그렇게 유들유들했어! 승지 안 같아!]

그게 바로 돈의 힘이야.

돈 주면 뭐라도 다 한다니까.

달라진 승지의 태도를 어쩔 수 없이 거래 승낙으로 받아들인 체르마가 여전히 남아있는 찝찝한 마음을 협박으로 감췄다.

“만에 하나라도 날 기만한 거라면 네 남은 생은 결코 편안하지 못할 것이다.”

“걱정하지 말라니까. 난 거짓말은 안 했어.”

다만 빠트린 사실이 있을 뿐이지.

원래 있던 방으로 들어온 승지는 한참동안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던전 갈 때마다 보조배터리를 사서 인벤에 던져놨으니 사용할 시간은 충분했다.

성좌는 스탯 분배치 100을 얻은 승지가 환호하며 바로 스탯을 올릴 줄 알았다.

그 대신 승지는 간만에 심각해진 표정으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승지가 이것저것 뭔가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뭘 하는 진 몰랐던 성좌가 구경하다 말고 물었다.

[승지야! 뭘 그렇게 고민하고 있어? 스탯 안 올릴 거야?]

“잠깐만.”

어차피 도착할 때까지 시간도 많이 남은 터라 스탯은 나중에 찍어도 된다.

대신 그동안 미뤄왔던 한 가지 일을 지금 처리할 생각이라 매우 신중해졌다.

[ 유월 ]

“후우.”

경매장과 연동된 메시지 창을 바라보며 승지가 심호흡했다.

일이 잘 풀리면 한꺼번에 다 해결돼.

승지는 드디어 유월에게 먼저 연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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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라면 99콤보까지 - 광대라면 99콤보까지-1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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