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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발화점 (4)

다음 칸부터는 식은 죽 먹기였다.

[개!]

[도!]

[전진! 앞으로!]

승지는 파죽지세로 나아갔다. 범윤오가 있는 칸까지는 앞으로 둘. 나부끼는 새까만 망토를 발견한 성좌가 흥분했다.

[저기 있다! 등짝! 등짝을 보자!]

범윤오가 허리를 숙였다. 윷가락을 줍는 그를 본 승지가 눈을 이글거렸다.

도 나와라, 망할 자식!

그럼 다음 차례에 자신이 걸을 던져서 따라잡을 수 있다.

윷을 주운 범윤오는 바로 던지는 대신 뜬금없이 중얼거렸다.

“그런데 말이야.”

“?”

범윤오보다 앞 칸에 나가버린 번태와 뒤에 있는 승지가 동시에 멈칫했다.

이상하게도 한참 멀리 서있는 승지의 귀에도 범윤오의 목소리가 똑똑히 들렸다.

“아까부터 두 아재들이 나만 쫓아오는 거 같은데. 기분 탓이야?”

“기분 탓일세!”

“기분 탓 아니다.”

번태와 승지의 말이 엇갈렸다. 번태가 눈치를 주든 말든 승지는 처음의 입장을 고수했다.

“아까 그렇게 도발해놓고 그냥 넘어갈 줄 알았냐?”

“와, 고작 게임 가지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어이없네.”

“응 여기서 그 게임 누구보다 열심히 한 새끼?”

부정은 못하는지 범윤오가 그냥 킥킥거렸다.

“뭐 내가 능력 있어서 좀 빠르다고 치고.”

범윤오가 의미심장하게 목소리를 낮췄다.

“그런데 이거 다 진짜긴 한 거야?”

“무슨 뜻인가?”

“아니, 우리한테는 알러트를 낚는다는 핑계로 끌어들여놓고 사실은 마왕이 남긴 무기 따윈 없는 거 아니냐고요.”

그 반대다. 멍청한 놈아.

알러트를 낚기 위해서 일부러 시끄러운 판을 벌여서 지금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하지만 범윤오의 눈에는 그냥 번태가 놀고 싶어서 핑계를 댄 것처럼 보인 모양이다.

실제로 과거에 승지를 위한다는 핑계로 50인의 회의를 모집하기도 했으니.

범윤오가 윷가락을 흔들어댔다.

“아 몰라. 못 믿겠고. 증거 하나만 보여주시죠.”

“증거?”

“원래 실물을 보고 거래하는 게 기본이죠?”

헬멧에 가려진 번태의 표정은 알 수 없었다. 내부 사정을 아는 승지와 성좌만 좀 곤란해졌다.

[어떡해? 알러트 보스가 나타나기 전까진 무기를 보여줄 수 없잖아!]

“게다가 신호도 아직이야.”

모든 준비가 끝나면 백정민이 신호를 보내기로 했다. 윷판 절반을 지나는 동안 신호가 없었으니 아직 무기를 드러내고 알러트를 유인할 수가 없었다.

그럼 혹시 양동작전인가?

번태의 짐작대로 범윤오가 알러트의 보스라면 일부러 무기를 꺼내도록 유도할 속셈일지도 모른다.

[정말 범윤오가 알러트 보스인 거 아냐?? 꺄악 맙소사!]

“…아냐.”

[응? 어째서? 번태 아저씨 말대로 자꾸 무기를 보여 달라고 하는 것도 의심스럽잖아!]

타이밍이 그럴싸하긴 하지만 너무 적절하다는 게 오히려 마음에 걸렸다.

나이도 문제다. 어릴 때부터 범죄를 저지를 수야 있겠지만, 수많은 인간을 조직화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기껏해야 양아치 한 무리를 만들 수 있다면 모를까, 철저하게 명령에 따르는 범죄 집단을 어릴 때 만든다고?

다른 천재라면 모를까 적어도 범윤오한텐 그런 카리스마가 전혀 없었다.

저 녀석은 아니야.

승지는 확신했지만, 인성만 갖고 설득할 순 없었으므로 짧게 끊었다.

“직감이다.”

[(⚈▿⚈)! 승지의 직감!]

“흐음.”

범윤오의 말을 들은 번태는 헬멧을 쓴 걸 잊었는지 버릇처럼 턱을 문질렀다.

“게임에서 이기면 얼마든지 볼 수 있잖나.”

“시치미 떼지 마시죠, 아저씨. 작정하고 길드원 다 데려왔던데 처음부터 내줄 생각 없었잖아요?”

“이렇게 오해받는다니 슬프군.”

번태가 고개를 젓더니 손가락을 두 번 딱딱거렸다. 그러자 갑자기 조명이 켜지더니 불투명한 홀로그램을 띄웠다.

파아앗!

불에 녹았다가 굳어버린 것 같은 무기의 형상이 윷판 위로 떠올랐다. 마치 불시착한 우주선처럼 거대하고 위압적인 모습이었다.

“저게?”

“소문으로만 듣던 그 마왕의 무기가?!”

순식간에 흥분한 중계진의 카메라가 몰려들었다. 용암이 녹았다가 굳은 것처럼 새까만 검날 안으로 붉은 불똥이 숨을 쉬듯 뿜어져 나왔다.

범윤오가 눈을 번쩍거렸다.

“뭐야, 살아 있잖아!”

“그러게 마왕의 무기라고 하지 않았나.”

번태가 요란하게 번쩍이는 플래시 속에서 고개를 흔들었다.

“저런 무기다보니 어느 정도 강한 각성자가 아니면 다루기 곤란해서 말이야.”

“아항. 그래서 직접 나섰구나! 처음부터 남한테 줄 생각이 없어서!”

“이런 건 책임을 진다고 한다네!”

번태가 어깨를 으쓱했다. 어쨌든 마왕의 무기는 생긴 모습부터가 휘황찬란했다.

지금까지 마왕의 무기를 모르던 존재라고 할지라도 당장 군침을 흘리며 달려올 만큼.

[위험한 물건이라는 느낌이 듬뿍 나! 두근두근!]

승지가 저 멀리서 소리치듯 물었다.

“저 정도면 본인이 직접 쓰지 그랬어?”

“나랑 잘 안 맞아서 말이야. 저건 내 번개까지 다 먹어치우거든.”

먹어치워?

불길한 단어 선택이었으나 범윤오는 오히려 욕심을 그득그득 드러냈다.

“좋아! 멋진데! 확실히 봤어!”

드디어 그가 윷을 던졌다. 그런데 통로가 열리자마자 번태가 덧붙였다.

“그런데 자네 말고 다른 팀원들은 어떤가?”

“엉?”

통로를 타고 이동한 범윤오가 뒤늦게 반응했다.

“저 정도 무기면 부하들도 우리 길드를 통과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하거든.”

뒤이어 차례가 돌아온 번태의 손으로 윷이 나타났다. 헬멧 때문에 보이지 않았는데도 분명히 씨익 웃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이제 내 차례지?”

그가 윷을 던졌다.

[모!]

[모!]

[모!]

[모!]

[또 모야! 말도 안 돼!]

승지의 입이 쩍 벌어졌다.

“사기다!”

“사기잖아!”

누가 뭐랄 것도 없이 그들이 앞 다투어 소리를 질렀다.

번태가 가볍게 윷가락을 던졌다.

“으음? 자네들 타짜라는 말도 못 들어봤나?”

“윷놀이에 무슨 얼어 죽을 타짜야!”

“실력으로 운을 창조한다는 게 바로 타짜가 아니겠나! 류의건 선생처럼 타고난 운은 우리와 인연이 머니!”

번태가 웃으며 윷가락을 떨어트렸다. 그렇게 많이 윷을 던졌는데도 그가 있는 칸에서 통로가 열리지 않았다.

대신 미리 지시받은 대로 어둑시니 길드원들이 모를 타고 속속들이 모여들었다.

범윤오가 하나 둘 나타나는 어둑시니 길드원들을 사나운 기세로 쭉 돌아보았다.

“자, 너무 몰아붙이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지? 남은 던지기는 한 번씩 우리 팀원들이 맡아줄 걸세!”

“치사하다!”

“팀전은 원래 치사한 거야!”

번태가 아무렇지도 않게 소리쳤다.

띠링!

그 때 성좌가 급히 번태에게서 온 메시지를 띄웠다.

[ 작전이 곧 시작할걸세. 남은 일을 부탁하지! ]

이 양반이?!

승지가 급하게 번태를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인벤토리에 넣어놓았던 진동벨이 울렸다.

부웅. 부웅.

백정민이 보낸 준비가 끝났다는 신호였다. 그리고 자신만만하게 옆구리를 짚고 있던 번태의 몸도 조금 변했다.

키가 조금 작아지고, 숨겨진 군살이 튀어나왔다. 미리 주시하고 있지 않았더라면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변화였다.

지금 저 노란 헬멧과 노란 쫄쫄이 밑은 다른 사람이 들어있으니까.

[시작했어! 번태 아저씨가 본진으로 들어 갔나봐!]

백정민이 승지를 추격하기 위해서 보스에게 받은 스킬은 인체치환 스킬이었다.

손만 대면 인간 하나를 감쪽같이 본진으로 옮겨놓을 수 있으니 납치할 때 최고 좋은 스킬이 아닐 수 없다.

번태가 사라진 걸 눈치 채지 못한 범윤오는 계속 씩씩거렸다.

“좋아! 어차피 어둑시니 길드원이라고 해도 다 내 밑이잖아! 랭킹으로 붙어!”

“…….”

어둑시니 길드원들은 제대로 된 어른인지 그의 도발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다만 범윤오의 주변 칸을 모조리 장악하려는 듯 한 명씩 돌아가며 윷을 던져 자리를 차지했다.

다른 길드원들이 범윤오를 도와주러 오지 못하도록 막으려는 듯 했다.

무사히 본진으로 넘어간 번태가 메시지를 연달아 보냈다.

[ 마왕의 무기는 한 명이라도 골인한 순간 나타날 걸세! 작전 개시도 바로 그 순간이니 절대 놓치면 안 돼! ]

[ 그리고 범윤오를 부탁하지! 내 추측이 맞다는 걸 확인하려면 자네가 이겨야 해! ]

“알고 있다고요, 망할 양반아.”

승지가 휙 메시지 창을 치웠다.

범윤오가 알러트 보스라는 추측이 맞다면 그가 승리해서 마왕의 무기를 가져가는 일만은 막아야 했다.

알러트 보스의 목적만 달성시켜주는 셈이니까.

따라서 그가 아닌 사람이 승리하게 해, 무기가 노출된 순간 알러트 보스가 나타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인벤토리가 있는 각성자는 강도질도 쉽지 않았다.

일단 무기가 들어가면 밖으로 나올 일이 없고, 고문해서 빼내려고 해도 인벤토리가 열리는 순간 각성자 본인이 인벤토리 속으로 숨을 수 있으니.

결국 훔치려면 무기가 노출된 순간뿐이다.

왜 번태 길드장이 날 골랐는지 알겠구만.

제일 처음 무기를 쥔 상대가 류의건처럼 지나치게 강하면 알러트가 차라리 포기해버릴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다른 놈들의 취급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승지의 전력은 많이 축소되어있다.

그에게 결정적인 한 방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극소수뿐.

[역시 제일 중요한 역할은 승지 몫이지!]

마침내 승지의 손으로 윷이 돌아왔다. 그가 한 손으로 윷가락을 쥐고 잘그락거렸다.

여전히 게임인 척 하는 건 마음에 안들지만.

“안전하게 두들겨 패주는 거라면 나도 환영이다!”

승지가 윷을 던졌다.

[윷!]

처음으로 큰 수가 터져 나왔다. 승지는 바로 돌입했다. 도착한 칸에 있던 어둑시니 길드원이 승지를 흘끗 보더니 알아서 뒤로 걸어갔다.

슈웅!

어둑시니 길드원이 어둠 속으로 사라진 걸 본 범윤오가 어리둥절하게 중얼거렸다.

“뭐야, 둘이 지금?”

범윤오는 그들이 자신에게 접근하는 인간은 다 막을 줄 알았다. 그런데 승지를 그대로 통과시킨 걸 보고 그만 당황하고 말았던 것이다.

자동적으로 승리한 승지가 바로 다시 윷을 던졌다.

“잠깐만! 저거 반칙이잖아! 다른 팀을 돕는 게 어딨어!”

“팀전은 원래 그래.”

부웅!

승지가 통로를 통과하며 그대로 범윤오에게 주먹을 날렸다.

텅, 터텅!

검은 헬멧이 빙글 돌아가며 본체를 쭈욱 밀어냈다. 범윤오의 반응은 빨라서 쪽팔리게 자빠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볼썽사납게 휘청거리긴 했다.

쳇, 아직 1콤보라 위력이 볼품없잖아.

승지가 각을 쟀다. 저 놈은 재빠른 타입이니 바닥에 쓰러트려놓은 다음에야 콤보를 제대로 이어나가는 게 좋겠군.

괜히 중간에 튀었다가 페널티라도 받으면 곤란했다.

빙 돌아간 헬멧을 붙잡은 범윤오가 험상궂게 헬멧을 양손으로 휙 붙잡고 돌렸다.

“아저씨 주먹 함부로 쓰네?”

“누가 아저씨냐, 새꺄. 나도 아직 스물 둘이거든?”

“이십대면 다 아재지.”

천인공노할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던진 범윤오가 짜증스럽게 주먹을 맞부딪쳤다.

“좋아. 나도 이젠 안 봐줘.”

“누가 누굴?”

승지가 피식거리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오늘 네 제삿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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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라면 99콤보까지 - 광대라면 99콤보까지-14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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