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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일억 이천의 개들 (1)

경찰서에 소속된 개라 돈이 있다고 해도 쉽게 빼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번태는 오랜 길드장 경험치로 능수능란하게 공무원들 넋을 털더니 정말로 개 세 마리의 목줄을 쥐고 나타났다.

“협상에 성공했네! 이 셋은 우리가 맡고 일주일 안으로 새 탐지견을 수배해주기로 했지.”

“나 참. 그런 대사는 진짜 마약을 거래할 때 써야 하는 거 아닙니까.”

“비슷하지 않나?”

아예 관련이 없는 건 아니니까, 뭐.

승지는 개들을 미심쩍게 바라보았다.

“진짜로 밥만 주고 산책만 시켜주면 되는 겁니까?”

“나머진 다 훈련이 되어있다네!”

“그럼 한 달 동안만입니다.”

준 마왕의 힘을 받은 개들이 얼마나 변하는지, 위험한 일은 없는지 보호 관찰하는 기간으로 그 정도면 적당하지.

번태는 개를 대신 사준 것도 모자라 사료며 배변 패드 같은 애견 용품까지 바리바리 챙겨주었다.

본인이 키울 수 없어서 엄청나게 아쉬운 눈빛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내가 대신 키워주고 싶구만!”

“차라리 길드에다 맡기지 그럽니까?”

“다들 자리 비우는 일이 많아서 안 되네. 자네는 그럴 일은 없지 않나!”

하긴 내가 던전 들어갔을 땐 머슴 놈 불러놓으면 되니까.

목줄을 넘겨받은 승지는 별 생각 없이 집으로 개들을 데려갔다.

마침 넓은 집으로 이사해서 다행이군.

마당이 없어도 거실이 그만큼 넓어서 개들이 뛰어다니기 좋았다. 방음이야 잘됐으니까. 괜찮겠지.

“자, 놀아라.”

승지는 바로 목줄을 풀었다. 신나서 뛰어다닐 줄 알았던 개 세 마리가 얌전히 그 자리에 앉더니 승지를 바라보았다.

“잉? 왜 안가.”

[아이 예뻐라! 승지 명령을 기다리나봐!]

원래 탐지견이니 만큼 사육사에게서 멀리 떨어지지 않도록 훈련이 된 모양이다. 큼지막한 세 마리의 개가 앉은 걸 보니 제법 귀엽기도 하고.

[승지야! 이름 지어주자, 이름! 이제 우리가 키워주게 됐으니까 이름이 있어야지!]

“이름? 나 그런 거 잘 못 짓는데.”

승지가 자신 없이 중얼거렸다.

[괜찮아! 승지가 짓는 건데 뭐든 잘 어울릴 거야.]

“그럼 개일, 개이, 개삼?”

[응! 안 되겠다!]

성좌가 빠르게 거부했다. 약간 얼굴이 붉어진 승지가 투덜거렸다.

“그러게 내가 못 짓는다고 했잖아!”

[아무리 그래도 일이삼이 뭐야! 너무했어! 어감도 나빠!]

“넌 뭐 얼마나 잘 짓나보자.”

[으음, 으음, 멋지고 귀엽고 깜찍하게! 끝내주는 이름 어디 없을까?]

“그런 게 있으면 네 이름부터 새로 지었지.”

[꺅!]

한참을 고심하던 승지는 별로 없는 머릿속의 단어 사전을 뒤적였다.

“개가 세 마리니까 케로베로스라고 할까.”

성좌가 또 구리다고 할 까봐 승지가 재빨리 한 마리씩 가리켰다.

“케로, 베로, 스야.”

[케로베로스라면서? 왜 마지막은 스야야?]

“스라고 하면 이상하니까? 어떤 이상한 놈들이 스님을 그렇게 부르더라.”

[헛, 이상한 설득력이….]

성좌가 고뇌에 빠진 틈을 타 승지는 이름을 확정지어버렸다.

“됐어. 이제부터 눈에 얼룩 있으면 케로, 귀가 까만색은 베로, 전부 다 새까만 녀석이 스야다.”

[아앗! 진짜 그 이름으로 할 거야? 닉변권 주세요!]

성좌가 항의했지만 승지는 더 생각하기도 귀찮아진 상태였다.

“더 좋은 거 있으면 네 맘대로 붙여라. 난 잘란다.”

개들이 승지를 따라 방까지 들어오려고 하는 걸 발로 슬슬 막은 승지는 그대로 세 시간 쯤 수면을 취했다.

각성자가 된 뒤로 잠도 길게 잘 필요가 없었다. 뇌와 몸이 점점 더 짧은 시간만 자도 완벽한 휴식을 취한다고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정확하게 세 시간 뒤에 눈을 뜬 승지는 잠깐 더 침대에 누워있고 싶은 욕망에 휩싸였다.

뭐랄까, 너무 짧은 시간동안 잠들었다가 정확하게 일어나는 데 익숙해지는 건 예전에 새벽근무까지 풀로 뛰었던 시간을 생각나게 했던 것이다.

힘을 쓰는 건 좋았지만 각성자라는 게 점점 더 일반인의 감각과 멀어져 괴리감이 들었다.

그래도 일어나야지.

누워서 할 것도 없다.

벌떡 일어난 승지가 긁적거리며 거실로 나왔다. 어차피 밖엔 아무도 없을 텐데 거실까지 가는 길이 너무 멀었다.

그런데 조용할 줄 알았던 거실이 시끌벅적했다.

[승지야! 일어났구나! 이것 좀 봐!]

성좌가 잔뜩 흥분한 채로 대화창을 띄웠다. 케로베로스야도 덩달아 신났는지 꼬리를 마구 흔들고 있었다.

저마다 소파랑 카펫에 올라가 뛰어다닌 흔적이 역력했다.

승지는 약간 당황했다.

“너네 뭐하냐?”

[잘 봐봐!]

성좌는 인벤토리를 작게 열었다. 그리고는 승지한테 무기를 줄 때처럼 막대기를 쏘아 보냈다.

두다닥, 두닥.

바닥에 개 발바닥이 마구 두드려지는 소리와 함께 세 마리가 신나서 달려갔다.

그리고는 열쇠를 찾아올 때처럼 얼른 막대기를 주워 인벤토리가 열렸던 장소로 돌아왔다.

[잘했어! 멋쟁이 강아지야!]

성좌는 상으로 간식을 떨어트렸다. 아까 번태가 준 애견용품을 인벤토리에 넣어놨더니 그런 짓도 할 수 있는 모양이다.

개들이 꼬리를 흔들며 간식을 먹는 동안 성좌가 뿌듯하게 대화창을 띄웠다.

[봤지? 봤지?]

[얘네 정말 영리해! 금방 내 존재를 알아차렸어!]

“아, 그러네?”

[응! 내가 인벤토리를 열어서 냄새를 풍기면 내 쪽으로 달려와 준다니까!]

성좌는 개의 모습보다도 자유롭게 자신의 의도대로 접촉할 수 있다는 게 훨씬 기뻐 보였다.

원래 성좌는 계약자가 아니면 성좌신이랑만 소통할 수 있었다.

성좌끼리도 대화를 할 수 없는 건 물론, 다른 각성자가 성좌와 대화하려고 해도 성좌가 특별히 개발된 스마트폰에 접속해야만 했다.

류의건의 회사가 만들던 물건이 바로 그것이었지만 단가가 너무 세다는 이유로 현재는 개발이 중지됐단다.

남은 시제품은 은밀하게 경매로 팔리고 지금 승지가 쓰는 스마트폰과 류의건 것만 남아있다고.

그런데 정작 개발된 제품을 갖고도 승지 본인이 관심이 없었으니 성좌는 그동안 교류에 굶주려있던 모양이다.

평소에 말이 많길래 몰랐네.

아니, 그래서 말이 많아진 건가.

승지가 턱을 긁적거렸다.

“성좌면서 너도 외로움을 타냐?”

[승지는 외롭지 않아? 가족도 보러간 적이 없잖아!]

“글쎄.”

승지는 혼자 살면서 홀가분한 적이 더 많았다. 게임을 하느라 딱히 외로움을 느껴본 적도 없고.

부족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기에 연애를 하지 않은 점도 있었다. 어쨌든 승지 본인은 연애를 못한 게 아니라 안한 거라고 믿었으니까.

그래도 외로움과는 별개로 드는 감정이 있다. 가령, 꽤 넓다고 생각했던 집이 고작 개 세 마리에 꽉 찬다고 느껴지는 것.

몰랐는데 내가 시끄러운 걸 꽤 좋아하네.

승지가 흠하고 둘러보았다.

“개가 있으니까 집이 넓길 잘했다는 생각은 든다.”

[그거면 충분해! 승지도 우리 멋쟁이 강아지들을 사랑할 준비가 된 거야!]

[우리가 계속 키우자! 응? 너~무 사랑스럽잖아!]

“봐서.”

우당탕 소리를 내며 달려온 개들이 바짓단에 코를 문질렀다. 경찰서에선 딱 각이 잡혀있더니 성좌랑 노는 동안 금세 경계가 풀린 모양이었다.

그냥 평범한 강아지 같다.

혹은 이제 마왕의 힘이 도는 걸 수도 있고 말이다.

승지는 슬쩍 입을 열고 개들의 이빨을 확인했지만 갑자기 턱을 뚫고 나온다거나 흉악하게 뾰족해지지는 않았다.

뭐, 아직까진 안전하군.

승지는 개판이 된 거실에서 편안하게 자리를 깔고 앉았다. 그러자 케로, 베로, 스야가 달려왔다.

묵직한 발로 허벅지를 뛰어넘은 개들은 왼쪽 오른쪽에 한 마리씩 붙고, 남은 한 마리는 발치에 엎드렸다.

[오오! 개의 지배자! 개의 마왕 같아!]

“칭찬이냐.”

[저승에서 보면 꽤나 무서울 거야!]

개 세 마리를 끼고 있으니 무시무시한 것보다는 뜨끈뜨끈해서 좋군.

옆구리에 걸어 다니는 동물 난로를 낀 승지가 TV를 틀었다.

마침 번태의 행사 얘기가 언론에 들어갔는지 뉴스에서 특집 규모로 방송 중이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윷놀이 판이 벌어진다고 합니다!”

아나운서가 크게 외쳤다. 남의 입으로 듣는 행사의 이름은 더욱 낯설었다.

“하… 윷놀이라니.”

번태 양반은 정말 아저씨 티를 못 내서 안달이다.

턱을 괸 승지가 대충 번태에게서 들었던 행사의 내용을 다시 확인했다.

“어둑시니 길드장인 번태는 각성자들이 도, 개, 걸, 윷, 모로 나뉜 다섯 팀으로 합류해 겨루게 되는 시합을 연다고 밝혔습니다.”

“행사에 참가하고 싶다면 각 팀장을 직접 찾아내어 참가 신청을 넣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제보에 따르면 행사의 팀장들은 알아보기 쉬운 복장을 하고 있는데요!”

뉴스에서 자료화면이 떴다. 파란색 쫄쫄이를 입은 류의건이 매우 창피한 표정으로 각성자들의 참가를 받는 장면이었다.

“……취재까지 당했냐고. 저 불쌍한 새끼.”

진짜 입은 것도 놀랐는데 뉴스까지 탔으니 영구박제 감이다.

가만, 근데 나도 저 짓을 해야 하는 거잖아?

승지의 얼굴이 순식간에 구겨졌다.

왜 굳이 요란한 복장을 하고 있어야 하는지 절반쯤은 이유를 이해했다.

대외적으로 각성자 관리소가 존재하지만 경계 스킬도 받지 않고 관리소에도 등록하지 않은 각성자는 늘어나고 있었다.

알러트 때문이다.

비각성자를 강제로 각성시키는 알러트 대장의 힘 때문에 알러트 조직의 규모는 정확하게 계산할 수가 없었다.

일개 조직이 만든 마약이 순식간에 퍼져나간 것도 던전을 이용해 전 세계에 살포할 수 있는 인력망을 갖췄기 때문일 터다.

알러트 대가리만 잡아도 문제고 대가리를 못 잡아도 문제군.

대장이 잡혀간다고 밑에 놈들이 돈 잘 벌리는 마약 판매를 그만둘 리 없으니까 말이다.

밑에 놈들만 때려잡아도 대장만 있으면 얼마든지 새로 조직을 만들 수 있고 말이다.

때문에 번태는 큰 상품을 내걸고 알러트가 섞여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대가리와 부하 둘 다 잡아보려고.

한 때 청월량 길드에도 숨어들었던 놈들이니 이번 행사에도 몰래 들어올 가능성이 높았다.

번태는 최대한 많은 알러트 후보들을 확보하고 싶었는지 뉴스에다가 확실히 그 점을 강조해서 전달했다.

“최대한 많은 각성자가 참가할수록 유리하다니 들어갈 팀을 고르는 것도 신중히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하….”

나도 신중하고 싶었다. 팀장이 아니라 참가를 안 하는 쪽으로 신중했어야 했는데. 젠장.

TV를 끈 승지가 일어서려는 기미를 보이자 성좌가 냉큼 물었다.

[나갈 거야? 그럼 우리 개들은? 산책하는 셈치고 데려갈까?]

“가뜩이나 눈에 띄는데 저 개들까지 어떻게 데려가냐.”

[히잉, 그럼 집에 남겨진 개들은 외로워서 어떡해!]

“걱정마라.”

이러라고 머슴이 있는 거 아니겠냐.

유청은 물론 뜬금없는 호출에도 재깍 달려와야만 하는 처지였다.

“가겠습니다.”

음, 좋아. 올바른 머슴의 자세를 갖춰가는군.

이젠 지쳤다는 티를 내지도 않는 유청이 명령에 따라 출동했다.

“이번엔 또 무슨….”

“컹! 커컹!”

그때. 아까까지만 해도 얌전히 승지 옆에 앉아있던 개들이 갑자기 유청을 보고 짖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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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라면 99콤보까지 - 광대라면 99콤보까지-13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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