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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어제 네가 한 일은 (1)

휙. 탁. 휙. 탁.

완전히 몸을 회복한 승지는 의자에 길게 기대어 앉아 무기를 던졌다 받았다.

그가 던질 때마다 마왕의 무기는 뿅망치였다가, 테니스공이었다가 하는 식으로 계속 형태를 바꿨다.

무기가 내 의지대로 변하긴 하지만.

탁.

다가오는 사람을 본 승지가 마지막으로 무지를 잡고는 집어넣었다.

“오래 기다리셨죠?”

“별로.”

승지는 미스핏 길드에 와있었다. 국제 수사관인 아이샤에게 범윤오의 위치를 전달받은 국내 랭커들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그의 위치가 전세계 곳곳에 동시에 존재한다는 결과를 전달받았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랭커들은 해외 곳곳을 동시에 급습해댔다. 그러나 아이샤가 분명히 있다고 말한 장소에 범윤오가 존재한 적은 없었다.

그러기를 며칠.

아이샤는 계속해서 범윤오의 위치를 탐색하느라 탈진하기에 이르렀고, 국내에서 꾸준히 발생하는 대형 미션들 때문에 해외에 나가있던 랭커들도 오래 버티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승지는 현재 성좌가 분리된 상태라 출국에선 빠졌다. 대신 다른 랭커들이 온갖 견제를 다 받았다.

“왜 자꾸 한국 랭커들이 국경을 넘는지 항의가 미친 듯이 들어온대요.”

사라설이 자리에 앉으며 가볍게 소식을 전했다.

“외국 놈들도 알러트가 문제라는 거 알잖아?”

“알러트가 그냥 마약 조직이라고만 알고 있잖아요. 오히려 요새 키스 마약도 유통되지 않는데 과한 대응이 아니냐는 식이죠.”

“그쪽에선 사람을 납치 안 했나 보구만.”

“네. 한국 사람들만 데려가다니. 정말이지 같은 국적이라고 그렇게 챙겨줄 필요 없는데 말이죠.”

사라설이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승지 씨는 해외에 안 나가고 계속 여기 계신 거예요? 뜻밖이네요!”

“뭐, 그럴 일이 좀 있어서.”

승지가 절대로 나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광대가 주머니에서 꼼지락거렸다.

“아무튼 부탁한 자료는 다 가져왔냐?”

“네!”

사라설이 인벤토리를 열고 좌르륵 자료를 쏟아놓았다.

“말씀하신대로 마왕에 관한 자료를 빼놓지 않고 싹 쓸어왔어요!”

“땡큐.”

미스핏 길드 내에서만큼은 거의 길드장급 VIP대우를 받는 승지가 팔락거리며 종이를 넘겼다.

자료에는 세상에 알려진 각 마왕의 특징과 부하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 중에는 승지가 이세계에 갔을 때나 다른 랭커들이 간접적으로 접한 마왕의 이름들도 새로 추가되어 있었다.

“그동안 분류가 안 됐었거나 마왕의 힘이 잘못 기록되거나 한 게 많았었는데 계속 수정하고 있어요.”

“잘됐네.”

“역시 승지 씨는 대단하세요! 알러트를 상대하기 전에 그와 같은 편인 마왕을 먼저 찾아내 공략하겠다니.”

“많이 당해봐서 아는 것 뿐이다.”

승지는 알러트와 싸웠던 기억을 참고해가며 자료를 둘로 나눴다.

다나우에게 힘을 빌려줬던 마왕과 그렇지 않은 마왕을 구분하기 위해서다.

“헬바티아가 인형을 다루는 힘이니까 이 놈은 확실하고….”

어둠과, 저주와, 경계 등등. 온갖 마왕의 기행이 적힌 자료들을 승지가 양쪽으로 털썩털썩 떨어트렸다.

그러다 한 자료를 보다 멈칫했다.

-

이름 : 알 수 없음

짐승의 머리를 인간의 몸에 붙인 형태의 부하를 데리고 다닌다.

던전 열쇠 : 검고 가는 형태.

주요 능력 : 알 수 없음

특이 사항 : 던전이 아닌 이세계에서 종종 목격되었다는 제보가 있음. 다만 사람들과 함께 있었다고 함. 적대감을 지우는 능력을 지녔을지도??

-

“…….”

승지는 뚫어져라 그 종이를 노려보았다. 단순히 이 마왕도 다나우의 편을 들었다고 분류하고 넘어가기엔 어딘가 마음에 걸렸다.

던전이 아닌 곳에서, 인간의 머리를 갖고 있지 않은 것을 만난 적이 있던 것 같다.

고깃집에서 나타났던 염소 대가리 말고도 분명히…….

가물가물한 기억에 승지가 인상을 쓰자 사라설이 갸웃거렸다.

“왜 그러세요? 갑자기 어디 아프세요?”

“아니. 잠시….”

승지가 미간을 찌푸린 채 한참동안 기억을 쥐어짰다. 그래도 생각나는 게 없자 슬쩍 사라설에게 미끼를 던졌다.

“혹시 길드에서 고어 자료들 갖고 있는 거 있어?”

“네! 많아요!”

“전부 갖다 줘.”

사라설이 얼른 일어났다. 그가 자리를 비우자마자 승지가 얼른 광대를 주머니에서 꺼내놓았다.

“넌 기억 나냐?”

“흐으음?”

자료 위에 올라간 광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글쎄, 나도 잘 모르겠는 걸……아!”

“뭔데? 기억났냐!”

“확실하진 않지만, 우리가 옥새를 제국에 갖다 줬을 때 기억 나?”

그제야 승지의 기억에도 어렴풋한 이미지가 떠올랐다. 머리에 친친 천을 둘러 감췄지만, 그 모양이 분명히 모래시계처럼 생겼던 이가 하나 있었다.

“금괴?!”

“사람을 금괴로만 기억하면 어떡해 승지야. 하지만 그 사람이야!”

“확실히 얼굴을 못 보긴 했지.”

승지가 인상을 썼다.

“그 놈도 마왕의 부하일 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그 사람은 제국에서 꽤 지위가 높아보였잖아?”

광대와 승지가 동시에 고개를 갸웃했다.

“으으잉?”

“승지 씨! 자료 가져왔어요!”

때마침 돌아온 사라설의 목소리에 승지가 번개같이 광대를 다시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이럴 거면 그냥 인벤토리에 넣어주지…!”

“쉬잇.”

잇새로 소리를 낸 승지가 얼른 태연한 척 다리를 꼬았다.

“제가 번역하다 만 것도 있어서 좀 정신없긴 한데 그래도 한역본은 따로 준비 해뒀….”

주섬주섬 꺼내던 사라설이 멈칫했다. 약간 부끄러운 얼굴이었다.

“아. 어차피 승지 씨는 성좌가 다 번역해주셨죠?”

“어어. 아냐 근데, 괜찮아.”

승지가 도로 가져가려는 번역본을 손으로 눌렀다.

“충분히 도움이 돼. 고맙다.”

사라설의 얼굴이 약간 밝아졌다.

“참, 그리고 오는 길에 명구 씨랑 마주쳤는데 승지 씨 얘기를 하니까 꼭 보고 싶다고 했어요!”

“응? 걔가 왜.”

“모르겠어요. 급해 보이던데요?”

“진짜 급했으면 연락할 것이지… 게다가 어차피 최자림이랑 같이 있지 않았냐?”

“네 맞아요.”

“그럼 사양이다.”

가뜩이나 골치 아픈데 그 놈들까지 상대할 겨를은 없었다. 대충 자료를 훑어보는 척 하던 승지가 물었다.

“야 너라면 마왕인데 인간한테 힘을 빌려주고 싶겠냐?”

“뭐 나중에 마왕이 된 다음에 잡아먹을 생각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죠? 힘에 자신이 없으면 어렵겠지만요.”

확실히 힘이 약한 편에 속하는 클랩은 범윤오를 돕길 꺼렸었다.

그렇다고 강한 마왕들이 다 범윤오를 돕는 건 아니었다. 부르그골이나 피우같은 녀석들은 아예 관심도 없었으니까.

애매한 위치에 있는 놈들이라면 구미가 당길법한 일일 것이다.

혹은 더 큰 걸 노리거나.

곰곰이 생각하던 승지가 덧붙였다.

“그럼 인간이 아닌 나라는?”

“네?”

승지는 이세계에서 보았던 비행선이 모두 마왕의 힘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마왕을 꺼려하는 것치고는 힘은 알차게 써먹었단 말이지.”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요?”

사라설이 눈을 번쩍거렸다.

“승지 씨의 말대로라면 모든 별이 마왕의 힘을 끌어 쓸 만한 대담함을 갖췄다곤 볼 수 없어요. 마왕들한텐 차라리 그 별을 삼키는 편이 더 편할걸요?”

“그렇지. 그런데 마왕 새끼들이랑 묘하게 인간 놈들이 균형이 맞게 돌아갔단 말이지.”

“누군가 조정자가 있는 걸까요?”

조정자라는 말에 승지의 머리에 처음으로 떠오른 건 신의 심판자였다.

하지만 조정은커녕 제대로 소통도 안 되는 놈이 마왕이랑 인간 사이를 중재하고 다녔을 리가 없었다. 그냥 보이는 대로 죽이면 몰라도.

그렇다면?

승지의 표정이 빠르게 변화했다.

“……그 때 분위기가 조졌었던 게 어쩌면.”

“네?”

“제국 말이야. 이세계에 있는 거, 너도 알지?”

“아 네. 그럼요. 문서에서도 몇 번이나 발견되었는걸요.”

승지가 발을 빠르게 떨었다.

“만약 제국이 마왕과 협력하고 인간들의 목숨을 연장했다면?”

제국은 신의 심판자를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심판자는 성좌신의 뜻을 따른다. 신은 자신을 뜯어먹는 마왕을 박멸하기를 원한다.

그런데 인간들이 마왕에게 당한 성좌신 대신 마왕 편에 붙는 걸 선택했다면?

마무자의 신전에서 스스로를 희생하던 사제들도 떠올랐다.

만약 마왕들이 인간을 제물로 받는 대가로 힘을 빌려주고 별들 간의 이동을 허락했다면.

제국이 왜 그토록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겠나. 그들은 마왕을 뒤에 업고 있으니.

다나우가 살았던 별 하나 쯤은 손쉽게 좌지우지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썅, 이제야 말이 되네!”

승지가 탁자를 쿵 내리쳤다.

“그래서 성좌신이 우리 별을 택해서 각성자를 만든 거야! 다른 별은 이미 마왕과 결탁했을 테니까!”

“스, 승지 씨?”

당황한 사라설을 내버려둔 채 승지가 주변을 정신없이 서성거렸다.

승지가 있는 지구는 무엇인지도 모를 마왕의 힘으로 다른 별을 향해 이동하지 않았다.

오로지 제 힘으로 과학을 발명하고 우주선을 띄웠을 지언정. 외계의 존재와 접촉한 적은 없다.

마왕이 없는 땅.

승지의 눈이 싸하게 식었다.

그러나 예언은 이 별에서 마지막 마왕이 나올 것이라 지적했다.

그건 어떻게든 성좌신과 마왕이 벌이는 전쟁이 끝난다는 뜻일까.

아니면 그들마저 굴복하고 마왕과 교류하는 제국 같은 신세가 된다는 건가?

“빌어먹을! 마왕의 손을 잡으면 성좌신이 이겨도 살아남고, 마왕이 이겨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건가? 제국 놈들이 대가리 하난 잘 굴렸네.”

승지의 욕설에 반응하듯 광대가 들어있던 주머니가 격하게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사라설이 외계인이라도 본 것처럼 눈을 휘둥그레 떴다.

“승지 씨! 주머니가 움직여요!”

“뭐? 아, 이거.”

승지가 주머니를 누른 채 사라설을 바라보았다.

“미안한데 잠깐만 나가줄래? 이것 좀 처리해야겠다.”

“다, 다른 길드원을 불러다 드릴까요?”

“아니 괜찮아.”

승지가 떠밀 듯이 사라설을 내보낸 다음 광대를 꺼냈다. 광대도 엄청나게 참고 있었는지 머리를 꺼내자마자 소리쳤다.

“승지야! 그럼 제국이 나쁜 놈들이라는 소리야?!”

“일단은.”

승지가 광대를 내려놓자 그가 폴짝거리며 급하게 고어들을 들춰보았다.

“하지만 제국은 내 고향이 마왕한테 습격당했을 때 마검사를 보내서 도와줬는걸! 마왕을 사냥했잖아!”

“……모든 마왕은 아니잖아?”

승지가 우뚝 멈춰 섰다.

“범윤오가 지금도 일부 마왕의 힘을 쓰는 것처럼, 제국도 협력한 마왕이 다른 거야.”

“대표적으론?”

“부르그골.”

승지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리고 피우, 이런 애들. 우리가 탔던 배들 기억나지? 정말로 강력한 마왕들은 이미 제국을 통해서 인간들을 받고 있었던 거야.”

광대의 입이 쩍 벌어졌다.

“그, 그럼 우리가 제국에게 옥새를 갖다 준 게 실은 마왕을 도운 일이라는 거야?”

“잠깐만 생각 좀 하자.”

승지는 옥새를 빌려가는 대가로 금괴를 턱 내놓았던 모래시계 인간을 곱씹었다.

갑자기 기분이 ㅈ나게 더러워졌다.

“젠장할. 그냥 그 새끼를 족칠걸. 마왕 부하 놈들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인간 사이에 껴있어도 되냐고.”

“그럼, 그럼 다나우가 범윤오를 이용해서 마왕이 되려는 것도 사실은 나쁜 제국을 없애기 위해서가 아닐까?”

광대의 절박한 목소리에 승지의 시선이 휙 돌아갔다.

자신이 좋아했던 다나우가 완전히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믿고 싶어 하듯 필사적인 표정이었다.

승지는 그래봤자 다나우가 알러트를 조직한 순간부터 빼도박도 못하는 악당 새끼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지만. 굳이 그걸 알려주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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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라면 99콤보까지 - 광대라면 99콤보까지-18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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