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툰 최신 접속주소바로가기
100% 동네 섹파 구하기 바로가기 [AD]토토커뮤니티 NO.1 먹튀검증 토토사이트 추천 바로가기

160. 연극이 끝난 뒤 (5)

성좌가 다나우를 찾아냈을 때 던전에서 풀려났다고 한 게 정답이었다.

소중한 사람이나 싫어하는 사람 같은 추상적인 관계가 아니라 던전을 만든 인간이 같았던 것이다!

승지는 폭풍 같은 기세로 뛰쳐나갔다. 뒤늦게 진실을 깨달은 성좌도 함께였다.

[그래, 그랬던 거였구나! 하지만 승지야! 다나우의 숙주는 아직 누구인지 모르잖아!]

[게다가 웬만한 각성자들도 다 만나 보았는걸! 우리가 아는 사람들 중엔 다나우가 없다는 뜻이잖아!]

성좌의 말은 현실에서 찾지 못했던 다나우의 본체를 찾을 리 없다는 뜻이었다.

승지는 다르게 생각했다.

여기서 찾을 수 있다면, 현실에서도 밝혀진다.

오히려 상황을 뒤집는 열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승지는 무작정 어둑시니 길드로 쳐들어갔다. 짚이는 구석이 있었으니까.

던전에 있는 동안 워낙 많이 오갔던 터라 길드원들도 승지를 제지하지 않았다.

“번태 있어?”

“회의실에요.”

콰당!

문을 벌컥 연 승지가 여전히 용머리를 달고 있는 번태를 찾아 소리쳤다.

“당신이 틀린 게 아니라면?”

탁자에 발을 올리고 떠들고 있던 번태가 발을 내렸다.

“무슨 일인가?”

“알러트 말이야.”

잠깐의 정적 후 번태가 바로 이동했다. 콰르릉 거리는 번개가 두 번 치더니 승지를 옮겨놓은 번태가 자연스럽게 어깨에서 손을 뗐다.

“우린 이미 끝내지 않았나?”

“문제는 이 망할 던전이지.”

대강의 사정을 알고 있던 번태는 승지의 추측을 자연스럽게 흡수했다.

“그래. 자네의 추리가 맞다면 현실도 위험하겠군! 알러트 보스의 성좌가 여전히 돌아다니고 있을 테니!”

번태가 자연스럽게 자신을 던전 속 존재로 지칭했다. 승지는 위화감을 느꼈다.

“너희들이 가짜라고 얘기하는 데도 내 말을 믿는 거냐?”

“물론이지!”

“난 너희들이 현실과 똑같다고 생각 되는데, 그럼 너희도 가짜라는 소리에 뭔가 이상하게 느껴야 되지 않냐?”

번태가 고개를 기울였다. 그러자 꼬불거리는 용 수염이 길게 늘어졌다.

“자네가 철학적인 얘기를 할 줄은 몰랐군!”

“너무 잘 받아들이니까 수상해서 그렇지.”

“맞아. 자네의 말대로 우리가 이렇게 쉽게 상황을 납득하는 것도 던전에서 만들어낸 착각일 수 있다는 거지.”

번태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지만 그걸 어떻게 증명하겠나?”

승지는 그런 증명에는 관심 없었다.

던전만 클리어하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문제니까.

승지는 번태가 던진 질문은 집어치우고 애초에 그를 찾아왔던 용건을 던졌다.

“됐고, 내 질문에 하나만 답해봐.”

“얼마든지!”

“내가 범윤오를 만난 적 있나?”

번태가 즉각 답했다.

“그렇지 않다네! 어허? 이상하군. 그러고 보니 자네에게 모든 각성자를 보여줄 생각이었는데 왜 그를 빼놓았지?”

번태가 이상한 듯 수염을 쓰다듬었다.

“나도 기억이 없어. 지금까지 당신이 알러트의 보스로 가장 유력하게 생각해 온 범윤오를 던전에 있는 동안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지.”

확실하게 수상한 건 지금까진 그의 존재조차도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나우가 이 던전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떠올린 순간 비로소 번태의 제일 큰 용의자가 생각났고, 범윤오의 존재로 이어진 것이다.

“알러트 보스를 잡은 다음에 범윤오 본 적 있어?”

“아니. 없다네.”

“지금 어디 있는지는?”

“알아보지!”

결과는 어디에서도 범윤오를 찾을 수 없다는 연락만 돌아왔다.

아무리 던전 속이라도 그만한 랭커가 한 달 동안 실종되어 있을 수는 없다.

서성거리던 승지가 용 머리를 올려다보았다.

“당신이 범윤오를 알러트 보스로 생각한 가장 유력한 이유가 뭐지?”

“단독행동을 한 적이 드물어서 아무도 모르고 있지만, 몬스터는 그를 직접 공격하지 않는다. 그가 얻은 랭킹과 명성은 마치 마왕들이 제물로 바친 듯 했다네.”

번태의 길드인 어둑시니는 참여했던 모든 미션과 던전을 촬영했다. 대책을 세우고 일반인에게도 도피 요령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그렇기 때문에 범윤오를 공격하는 적이 없다는 사실을 유일하게 그들만이 알아챘던 것이다.

“다만 스킬의 일부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알러트 보스라고 단정 짓는 건 보류하고 있었다네.”

[다나우가 분명해.]

성좌도 급하게 말을 더했다.

[마왕들과 협력해서 마왕이 되려고 했던 다나우의 방식과 똑같아!]

자신을 공격하지 않는 적을 상대하기란 얼마나 쉬웠을 것인가.

그 자신감. 오만함.

범윤오의 치기어린 행동이 마지막 열쇠처럼 맞물렸다.

승지가 확신한 순간 낯선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다 찾았네.”

홱. 승지가 급하게 시선을 돌렸다.

흑표범 머리를 한 인간이 탁자에 웅크려 앉아있었다.

갑자기 시간이 멈춘 것처럼 승지와 대화하던 번태가 미동도 없이 굳어있었다.

염소 대가리를 만났을 때와 똑같다.

[……나 무서워.]

성좌까지 무서워하자 비로소 진짜 보스, 던전의 주인이 비로소 몸을 드러냈다는 실감이 왔다.

승지가 입꼬리를 올렸다.

“너 범윤오냐?”

“몸은.”

“아니면 다나우냐?”

“머리는.”

흑표범이 그르릉 거리며 이를 드러냈다. 승지도 계속 허리에 매달고 다녔던 마왕의 무기를 잡았다.

뭉툭한 칼끝이 표범 탈을 쓴 범윤오에게 향했다.

“죽고 싶어서 나왔겠지?”

“죽기 전에 한 마디만 해도 돼?”

“해 봐.”

코웃음을 친 승지가 턱을 까딱였다. 바로 턱 밑까지 들어온 칼에도 그가 태연하게 말했다.

“내가 이겼어.”

푸욱!

그가 스스로 승지의 칼에 목을 찔렀다.

“!”

[꺄아아아악!!]

놀라서 눈을 크게 뜨긴 했지만 승지는 칼을 뒤로 당기거나 힘을 빼지 않았다.

칼을 타고 주르륵 흐르는 피가 검었기 때문도 아니고, 꼬치처럼 꿰인 표범탈의 머리가 지독하게 무거워서도 아니었다.

그게 아직 말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왕들은 내게 잡아먹을 수 있는 새로운 마왕을 원했다.”

“뭐라고?”

“나는 그들이 바라는 대로 마왕이 되어 거꾸로 그들을 삼켜버리려고 했지. 하지만 반대역은 도망쳤고 계획은 실패했다.”

끄륵거리는 목구멍으로 거품이 터지듯 목소리가 계속 흘러나왔다.

“이제 나는 새로운 계획을 세웠고, 모든 마왕들이 그 계획에 침을 흘리며 협조했다.”

승지의 미간에 점점 더 골이 패였다. 죽어가며 내뱉는 헛소리였지만 어쩐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처럼 들렸다.

미친 소리일수록 거짓말을 짜내기 어렵듯이.

승지가 노려보는 동안 흑표범은 점점 목과 머리가 분리되어갔다.

“성좌신은 아주 큰 실수를 저질렀고 우리는 그것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신을 축복하리라!”

“미친 놈!”

승지는 헛소리를 더 참지 않았다. 그가 각성하기 전의 힘을 그대로 쏟아내며 남아있던 부위까지 잘라내 버렸다.

뚜둑! 하고 질긴 가죽이 뜯어지는 소리가 나며 드디어 머리가 떨어졌다.

머리를 잃은 범윤오의 몸은 사람처럼 털썩 쓰러지더니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굴러간 짐승의 머리는 여전히 말을 했다.

“흐흐흐흐!”

[…저게 정말 다나우야?]

성좌가 두려움에 몸서리쳤다. 이미 그가 아는 다나우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다나우가 저렇게 변해버렸을 리 없어…. 마왕들에게 갔을 때까지만 해도 내가 아는 다나우는 당당하고, 고집 세고….]

[괴물이 아니었는걸.]

성좌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흑표범의 털가죽 아래로 피를 흘리듯 물빛 머리카락이 튀어나왔다.

[……!]

“대역아.”

아주 가녀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성좌의 기억 속에서 들었던 다나우의 음성 그대로였다.

“걱정하지 마 대역아. 너한테도 기회를 줄게.”

[기회? 무슨 기회?]

성좌가 정신을 빼앗긴 동안 승지는 움직이지 않는 몸을 한 쪽으로 걷어차고 잘린 머리 쪽으로 다가갔다.

“듣지 마.”

[어?]

“너도 저게 괴물이란 걸 알잖아.”

승지는 동요하지 않고 그대로 칼끝으로 머리를 찍었다.

뿌득!

어깨까지 충격이 전해질 만큼 단단한 두개골과 무기가 부딪쳤다.

그동안 던전에서 반쯤 미쳐버리기 전까지 몰고 간 분노가 섞여있는 공격이었다.

까득거리며 뼈가 긁히는 소리가 나는데도 다나우의 목소리는 여전히 평온했다.

“언젠가 너도 진실을 알게 된다면 날 이해할 거야.”

“모두가 그런 개소리를 하지.”

쩍!

승지가 칼을 뽑았다. 그러나 피 대신 물빛 머리카락만 한 움큼 흘러나왔다.

승지의 눈이 차가워졌다.

“근데 현실은 반대거든? 지금 이해할 수 없으면 나중에 알았을 때 더 빡칠 뿐이야.”

“훗! 대역이 너 재밌는 사람을 계약자로 만났구나.”

잘린 머리가 웃었다.

“맞아. 네가 화를 내면 좋겠다. 내가 항상 화나있었던 거 보다 훨씬 더 많이 화를 내면 좋겠어!”

[다나우…….]

“왜냐하면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은 마왕이 될 수 없거든.”

흑표범의 아가리가 쭉 찢어지더니 괴상한 웃음을 만들어냈다.

“넌 마왕이 될 거야! 아무리 싫어도, 거부해도! 이 던전에 들어왔을 때부터 난 알았어! 이미 넌…!”

“아가리.”

푸욱!

승지가 그대로 짐승의 혀를 무기로 찍어버렸다.

대가리를 찍어도 찍어도 말을 하냐.

웃고 있던 흑표범이 입을 우물거렸다. 승지는 그 모양이 ‘또 봐.’ 라는 말처럼 보였다.

그가 찔린 칼 끝 위로 체중을 실어 눌렀다.

“다음에 현실에서 볼 땐 유언장 들고 와라.”

두두득.

그는 완전히 머리를 으깨버렸다.

검은 곤죽으로 변한 흑표범의 머리는 처음 던전 열쇠를 열었을 때 보았던 암흑으로 변했다.

칼끝을 타고 온 암흑이 순식간에 승지를 덮쳤다.

곧 승지는 자신이 던전을 열었던 침실에 서있다는 걸 깨달았다.

[…돌아왔어.]

성좌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그러나 던전에 있는 동안 수없이 많은 날을 던전 속의 집에서 지냈던 승지는 가차 없었다.

“인벤토리 열어봐.”

[아, 응. 으응.]

성좌가 다시 인벤토리를 열었다.

[열린다! 정말 돌아온 거야!]

어쨌든 던전에서 빠져나온 성좌는 순수하게 기뻐했다.

아무래도 던전 속에서 들었던 다나우의 이야기를 진짜라고 생각하지 않으려는 듯 했다.

별로 정신 건강에 좋은 일은 아니었으니까.

[우린 나쁜 꿈을 꾼 거야. 그치?]

글쎄.

승지는 별다른 반응 없이 인벤토리를 뒤져 휴대폰을 찾았다.

그리고 전화를 걸며 창문 쪽으로 나아갔다.

바깥에 있는 인간들이 짐승 대가리를 하지 않았다는 걸 먼저 보고 싶었던 것이다.

“컹! 커엉!”

[우리 케로베로스야!! 헉, 그러고 보니 던전에 갇혀있는 동안 많이 배고팠겠다!]

개들은 멀쩡해보였다. 승지가 집에 없는 동안 유청이 꾸준히 집에 드나들며 돌봐준 모양이었다.

던전에 있는 동안 현실의 시간이 상당히 지났을 테니.

“빨리 받아라.”

통화 대기음을 기다리며 승지가 이를 갈았다.

일부러 이리저리 다른 곳에 관심을 쏟던 성좌가 갑자기 갸웃했다.

[승지야 그런데 손에 그거 뭐야?]

“뭐가?”

무심코 대꾸한 승지가 이제 막 연결된 통화를 끊었다.

방금까지 던전 속에서 흑표범의 머리를 으깼던 마왕의 무기가 칼이 아닌 새빨간 뿅망치로 변해있었다.

오류신고

아래 오류에 해당하는 버튼을 클릭해 주시면 빠른 시일내 수정작업이 이루어 집니다.

광대라면 99콤보까지 - 광대라면 99콤보까지-160화
[160 / 총200]

광대라면 99콤보까지 - 광대라면 99콤보까지-160화

연재 총 200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