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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도 아니면 개 (4)

잠깐 잊고 있었지만, 원래 승지의 운은 극악한 편이다.

윷 네 가락이 까불거리며 하늘 위로 치솟았다.

그나마 각성 후 오른 행운 스탯의 결과는?

숨죽이며 지켜보던 사람들이 바닥으로 떨어진 윷을 확인했다.

“파하하하! 그렇게 잘난 척 하더니 겨우 도가 나왔냐!”

범윤오가 숨넘어가게 낄낄거렸다. 헬멧 안에서 승지의 얼굴이 벌개졌다.

젠장! 도가 뭐냐! 개나 걸 정도로만 나와도 좀 좋아?!

“팀 따라 팀장 잘~ 갔네.”

“윷보다 먼저 탈락부터 하고 싶냐?”

“헷. 랭킹 18위가 어딜 8위한테?”

“그럼 붙어 새꺄.”

승부고 뭐고 승지가 선빵부터 갈기려는데, 결과가 나온 윷 네 가락이 퉁 튕기며 통로를 열었다.

푸르스름한 빛에 감싸인 윷이 통로가 되는 바람에 무슨 SF영화에 나올 법한 것처럼 보였다.

[광선 문!]

“잉? 뭐야 저거.”

“윷을 던졌으니 이동하라는 겁니다!”

최자림은 당장이라도 싸움이 터지든지 말든지 신나서 손짓했다.

“대장! 싸움할 거면 승부 보고 계세요! 저 먼저 가서 기다리겠습니다!”

“…그래, 가라.”

천하 태평한 인간을 보니 화를 낼 기력마저 사라지는 기분이다. 최자림이 통로 안으로 쇽 사라지자 통로가 닫히며 다시 윷 네 가락이 통통 떨어졌다.

“자 그럼.”

반 죽여서 정신머리를 고쳐주마!

라고 외칠 생각이었는데 까만 헬멧이 사라지고 없었다.

승지가 휙휙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 새끼 어디 갔어?”

[위쪽이야!]

고개를 위로 들자 태양에 난 반점처럼 새까맣게 뜬 그림자가 보였다.

쉽사리 닿기 어려운 높이까지 뛰어오른 범윤오였다.

“헹! 내가 바보야? 쓸데없이 싸우면서 힘 뺄 생각 없다고!”

젠장, 저 약삭빠른 자식이!

승지가 잽싸게 밟고 뛰어오를 만한 걸 찾았다. 뭐라도 있으면 허공답보로 따라잡을 수 있다!

허나 옹기종기 모인 사람들을 빼고는 말판위엔 아무것도 없었다.

[우와아! 높아! 역시 랭킹 8위!]

제기랄. 역시 비행 스킬 하나는 가질 걸 그랬다. 승지가 관절을 빠득거리며 대기했다.

내려오는 순간 붙잡아버릴 생각이었다.

범윤오는 그걸 비웃듯 양 손을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뭐 또 스킬 쓰나 했더니, 성좌가 별안간 소리를 질렀다.

[아앗! 손에 윷을 들고 있어! 대체 언제 가져갔지!]

“뭐? 윷?”

범윤오가 시원하게 윷가락을 던졌다. 던지는 게 아니라 발사된 것처럼 네 개의 윷이 바닥에 내리꽂혔다.

쾅! 콰과광!

갑자기 바닥을 뒤흔든 진동에 사람들이 질겁했다. 어둑시니 길드원 몇몇이 눈 위에 손까지 올려가며 범윤오를 올려다보았다.

“저 새끼가!”

승지가 무작정 사람들을 밀쳤다. 일부러 자신이 있는 자리와 먼 곳에다가 윷을 던진 것이다.

“아싸, 윷!”

범윤오가 낄낄거리는 소리와 함께 또 다시 통로가 열렸다. 잠깐 허공에 떠있던 범윤오가 물 찬 제비처럼 속도를 올렸다.

“야 이 새꺄! 안 멈춰!?”

“먼저 갑니다요!”

범윤오가 갤갤거리며 통로 속으로 슉 사라졌다.

쓸데없이 윷판이 왜 이리 커!

간발의 차이로 그를 놓친 승지가 홱 고개를 들었다.

새까만 쫄쫄이가 저 멀리 앞에 있는 윷자리 칸에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아무 사정도 모르는 번태는 그저 한 방에 윷을 터트린 범윤오에게 엄지를 추켜세우고 있었다.

저 화상들! 내가 잡고 만다!

승지가 급한 김에 도로 윷을 잡아 던졌다.

달그랑!

[개!]

그나마 아까보단 높았지만, 조급한 승지의 마음과 달리 윷가락들이 잠잠했다.

“왜 안 열려?”

[헉! 승지야 저길 봐!]

범윤오가 있던 자리에서 푸르스름한 빛이 다시 올라오고 있었다. 벌컥 성질을 내려던 승지의 어깨를 누군가 짚었다.

“!”

“침착해요, 승지 씨.”

유월이 말끄러미 승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윷이면 한 사리 더 던져야죠.”

빌어먹을 그런 규칙이었지.

보란 듯이 한 번 더 윷을 던진 범윤오는 개가 나왔는지 두 칸을 더 나아갔다.

순식간에 거리가 벌어졌다.

아직 모른다. 빌어먹을.

윷놀이에서 앞서봤자 좋을 거 없거든? 다 잡아먹고 따라잡아주마!

승지가 바득바득 이를 갈았다.

승지는 다시 윷가락을 던졌지만 이번에도 잠잠했다.

“아직 한 팀 남았잖아요. 차례대로 던져야 효과가 나와요.”

“그린 어디 갔어! 걸 팀 나와!”

승지가 소리치자 간신히 올라와있던 각성자들 중에서 슬금슬금 겁먹은 인간 하나가 걸어 나왔다.

거의 때리다시피 윷가락을 안겨준 승지는 빨리 던지라는 무언의 압박을 가했다.

달그랑!

[걸!]

번태가 있는 걸 칸이 걸린 각성자가 울상을 지었지만 가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린을 대장으로 한 걸 팀이 걸 칸에 가자마자 30초 만에 탈락하는데도 승지는 다음 차례를 기다리기 바빴다.

“결국 앞선 칸에 있는 각성자를 이기지 못하면 윷을 던져도 나아갈 수가 없네요.”

지켜보던 유월이 중얼거렸다. 윷은 어둑시니 길드로 다시 넘어갔다.

특이하게도 윷은 모든 칸에 존재하는지 이쪽이 아니라 번태 쪽에서 윷을 던질 수가 있었다.

도가 나온 번태 팀이 앞으로 한 칸 이동하고, 더 이상 무서울 게 없어진 류의건 팀에서 걸을 던져 큼지막한 방으로 들어갔다.

드디어 차례가 돌아온 승지가 윷을 던졌다.

[개!]

물론 윷을 던져도 여전히 나오는 숫자는 처참했다. 승지는 인상을 구기면서도 일단 통로 속으로 발을 들였다.

휙!

통로 안에 들어서자마자 몸이 쏠리듯 이동하며 넓은 말판에 혼자서만 남겨지게 되었다.

“아아, 대장! 들리십니까?”

“왜?”

도 칸에 있던 최자림이 손가락을 움직이며 네모 칸을 만들어댔다. 메시지 창을 보라는 뜻인 거 같았다.

성좌가 얼른 메시지 창을 대신 열어주었다.

[ 방금 대장이 윷을 던졌을 때 저한테도 이동하는 문이 열렸습니다! 아무래도 팀원 중 누군가가 윷을 던지면 선착순으로 돌입할 수 있나 봅니다!]

정말 윷놀이랑 규칙은 똑같군.

말을 선택해서 전진할 수 있다니.

승지가 눈썹을 찌푸렸다.

이거 미리 지시를 내려두지 않으면 자기 마음대로 이동해서 좀 곤란해질 수도 있겠는데.

방금 전처럼 개가 나왔을 때 최자림이 무작정 이동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여기서 자신이 다음 차례까지 기다렸으면 범윤오는 한 바퀴를 다 돌고도 남을 테니까.

승지가 빠르게 답장을 보냈다.

[ 알았다. 일단 윷을 던지면 무조건 내가 이동할 테니까 전달해줘. ]

[ ㅋㅋ범윤오 잡으려고요? 오케이~ 그럼 그 때까지 우리가 쫙쫙 밀어드리죠! ]

커다랗게 팔을 벌린 최자림이 머리 위로 동그라미를 그렸다. 승지는 성좌에게도 지시했다.

“계속 윷판 보고 있지? 기록해서 띄워놔.”

[알았어!]

바로 작은 상태창이 뜨며 윷판이 그대로 그려진 창이 나타났다. 성좌는 팀 별로 말을 기록해두는 것뿐만 아니라 옆에 이름도 표시해두었다.

나중에 붙어야 할 때 어떤 말을 보내야 할지 판단하기 쉬우라고 한 것이다.

바깥에서 한 눈에 판을 볼 수 있는 윷놀이와 달리 직접 말판에 참여하는 터라 한 눈에 상황을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다행히 나한텐 성좌가 있지만.

승지가 개 칸에 올라간 동안 윷은 계속 돌았다.

도가 나온 범윤오 한 칸 전진, 걸이 나온 그린 팀, 개가 나온 번태가 바짝 범윤오의 뒤를 쫓아갔다.

안 돼! 내가 저 새끼 잡아야 한다고!

개가 나온 류의건 팀이 전진하는 걸 초조하게 기다린 승지가 냅다 윷을 던졌다.

달그락!

[도!]

성좌가 명쾌하게 상태창을 띄웠지만 험악한 승지의 기세에 얼른 지웠다.

또 도냐?

어떻게 던지는 것마다 도 아니면 개 밖에 안 나오냐고?

운수가 더러워도 이렇게 더럽냐.

그나마 승지를 먼저 보내겠다는 팀의 합의 덕분에 승지는 한 칸이나마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스팟!

앞으로 이동한 승지는 먼저 온 사람을 발견했다.

[앗! 아까 걸을 던졌던 그린 팀이다! 승지가 자리를 유지하려면 싸워서 이겨야 해!]

드디어 싸움 구경을 하게 된 성좌가 신나서 외쳤다.

혼자 기다리고 있던 각성자도 승지의 등장에 긴장했다. 빨간 헬멧을 뒤집어 쓴 존재를 갑자기 봤으니 단순히 놀란 것 일수도 있겠다.

저거 잡고 쫓아간다.

이기기만 하면 바로 윷을 한 번 더 던질 수 있다는 규칙을 떠올린 승지가 어깨를 풀었다.

어차피 먼저 온 각성자는 안중에도 없던 그린 팀 소속이다.

빨리 그를 잡고 가려는 생각밖에 없던 승지가 계단을 오를 때처럼 손을 휘둘렀다.

뻐억!

“…?!”

둔중한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막혔다?

팔에 밀리는 무게도 지금까지 밀어냈던 인간들과 차원이 달랐다. 근육에 실린 힘이 마치 강철 같다.

빠르게 팔을 회수한 승지가 급하게 다시 몸을 뒤로 빼냈다. 옳은 판단이었다.

“날래기가 쥐새끼 같구만.”

둥글넓적하게 생긴 팔이 방금 전까지 승지가 있던 자리를 끌어안고 있었다. 붙잡아서 으스러트리려는 모양새였다.

첫 부딪침부터 심상치 않았는데 단어 선택도 하필이면 승지가 싫어하는 걸로 기가 막히게 골라낸다.

그를 후려쳤던 팔에 은근히 남는 통증을 느낀 승지가 짧게 말꼬리를 올렸다.

“너 뭐냐?”

“뭐긴. 너랑 똑같이 게임 중인 사람아닌가.”

그가 무쇠바위 같은 주먹을 이끼 쓸 듯이 슬슬 쓰다듬었다.

“랭킹 1, 2위랑 놀다보니 다른 랭커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나 본데, 우리랑도 좀 놀아주지 그러나?”

순순히 떨어지진 않겠다는 신호가 온 몸으로 뿜어져 나왔다. 범윤오처럼 깝치면서 적대적이진 않았지만, 게임이니까 승부하겠다는 자세다.

의외로 그린 녀석이 인망이 좀 있는 모양이군. 승지가 미간을 구겼다.

* * *

“아! 지금 보시는 순간 남열 길드에서 나온 구자호 각성자가 도 팀의 레드와 마주쳤군요!”

“걸 팀! 과연 도 팀의 전진을 막을 수 있을까요!”

사회자가 열심히 중계하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물론 승지는 들을 수 없겠지만 성좌는 그를 위해 열심히 주변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으니까.

“토벌전의 수문장! 어떤 몬스터든 절대로 그의 정강이 보다 더 뒤로 갈 수는 없다! 아주 유명한 전설이죠!”

“지룡의 습격 때 건물을 물어뜯으려던 걸 자기 스스로를 대신 집어넣고 막아낸 일화는 아직도 잊을만 하면 되풀이 되지 않습니까?”

“맞아요! 질긴 살점! 씹혀도 씹히지 않는다!”

성좌는 사회자가 떠드는 소리를 재빨리 승지에게 요약해서 전달했다.

[완전 고기 방패! 질기대!]

[타격으로는 어려울 거야!]

승지는 빠르게 뜨는 성좌의 대화창도, 모여드는 드론의 정신 사나운 소리보다도 눈앞의 적에게 집중하기 바빴다.

던전이나 미션 때처럼 그냥 죽여 버리고 끝낼 수는 없었다. 사람이니까.

그리고 지금까지 승지의 활약상은 상대방을 죽여 버려도 아무 상관이 없는 마왕이나 괴물이기에 진가를 발휘했다.

아직 스탯이나 각성자로서의 경험을 따지자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던 것이다.

그런 차에 벌써부터 이런 난관이 준비되다니.

“오히려 잘 됐어!”

승지가 웃듯이 이를 악 물었다. 범윤오를 잡기 전에 몸 풀이 상대는 되겠네!

여전히 공격적인 기세를 늦추지 않는 승지를 본 구자호가 호기롭게 허허 웃었다.

“친선 대결이니 서로 봐주면서 하는 게 좋을 텐데?”

“그게 되면 해보시던가.”

승지가 목을 까딱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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