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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발화점 (2)

필살기와 완벽한 콤보는 다른 스킬이다.

반드시 적을 제거하는 스킬은 80콤보 만으로도 해결이 됐다. 물론 그 필살기라는 게 완벽한 콤보를 통해서 발동되는 것이긴 했지만.

그럴 거면 왜 콤보형 스킬로 존재하는지, 어째서 별개의 스킬이 아닌지 계속 의아해했던 것이다.

[ 완벽한 콤보 : 때릴수록 강해진다. 99회 연속 공격에 성공하면 특별한 부가효과가 나타난다. 단, 콤보 실패 시 페널티 발생. ]

필살기에서 반드시 목표를 제거한다는 것도 특별한 부가 효과에 속한다면?

일부러 광대의 소환으로 깔아둔 뿅망치는 어디까지나 안전장치였다. 메모라이즈 해둔 완벽한 콤보의 효과가 치명적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조금씩 떨리기 시작하는 뿅망치의 떨림은 승지를 붙잡은 구자호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몇 달간 기어 다니게 해주마!”

상체를 붙잡은 팔이 거세게 옥죄어왔지만 승지의 시선은 이미 그에게서 벗어나 있었다.

80콤보형 필살기는 적중하는 순간 프레임에 갇힌 시간이 느려지며 공격 태세로 전환했다.

반면 완벽한 콤보의 완성형인 99콤보는 적중하는 순간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게 아니라 극적으로 천천히 진행되었다.

광대가 무대 공연을 할 때는 모든 일들이 마법처럼 나타나지 않던가.

바닥에 널려있던 뿅망치들이 마치 실에 매달린 것처럼 위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일단 스킬이 발동되고 나면 나한테 없는 능력이라도 괜찮은 건가?”

“뭐?”

뾱!

갑자기 관자놀이를 강타한 경쾌한 소리에 구자호가 휙 머리를 돌렸다. 그러자 빨간색 앙증맞은 뿅망치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그에게 까딱거렸다.

“이게 뭐냐?”

뿅망치는 대답 대신 몸통 박치기로 답했다.

뾱!

“풉!”

헛웃음을 터트린 구자호가 목을 움직여 뿅망치를 떨궈냈다.

“무슨 이런 같잖은 짓을! 네 놈이 이래봤자 아무 소용없다!”

“글쎄다.”

승지야말로 신기하게 나머지 뿅망치들이 슬슬 일어나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바람의 정령이 들어있던 뿅망치를 중심으로 다른 뿅망치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선물 받은 뿅망치와 소환된 뿅망치는 미묘하게 색이 달랐던 것이다.

어차피 뿅망치기 때문에 그들의 공격은 아프지도 간지럽지도 않다. 그들을 찍고 있던 카메라도 단순히 신기한 스킬이라고 생각해서 촬영할 뿐이었다.

그런데 수가 점점 늘어났다. 강도도 점점 거세어진다.

무시하고 마저 승지의 허리를 분지르려던 그가 계속 눈가를 때리는 뿅망치를 참지 못하고 한 손을 흔들었다.

“저리 치워라!”

당연히 승지는 그 순간 그를 밀쳐 빠져나올 수 있었다.

“네 이놈! 어딜 가는 거냐!”

구자호가 호령했지만 승지는 이미 자유의 몸이었다.

다만 더 공격하지는 않고 슬그머니 빠져나와 팔짱만 꼈다. 쿵쿵거리며 그에게 돌진하려던 구자호가 두두두두 쏘아 박히는 뿅망치에 가로막혔다.

“가만 두지…!”

뿅.

“않겠……!”

뿅뿅.

그는 순식간에 날파리에게 둘러싸인 두꺼비처럼 변했다. 빨간 파리라고 해야 할까.

꼴사납군.

승지가 직접 공격하는 게 아니라 콤보 수가 뜨진 않았지만 성좌는 그걸 또 일일이 세고 있었는지 띠링 대화창을 띄웠다.

[와후~! 99번을 훨씬 넘겨도 계속 공격을 하네!]

“죽을 일은 없는 거지?”

[승지한테 죽일 생각이 없으면 절대 절대!]

그런 것치고 구자호는 점점 더 몰려드는 뿅망치에 이리저리 밀려다니고 있었다.

마치 고양이와 쥐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희극적인 장면이었다. 광대가 따로 없다.

구자호의 머리 위로 사람들의 비웃음이 마구 쏟아졌다.

“아아! 저 뿅망치가 저렇게 무서운 것인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저렇게 허무하게 맞다니요!”

“각성자의 세계는 역시~ 크흡, 다르네요!”

“가죽이 질겨서 오히려 동네북이에요~! 강점이 화를 불렀군요! 하하!”

남들 눈에는 고작 뿅망치에 쫓겨 다니는 구자호가 웃기기만 했을 것이다. 정작 본인은 움직일라 치며 관절에 머리를 들이박는 뿅망치 때문에 죽을 맛이었다.

완벽한 콤보의 효과는 이만하면 다 봤군.

[응? 승지야 어디가?]

갑자기 승지가 구경을 멈추고 걸어가자 성좌가 물었다. 그는 말없이 구자호가 떨어트렸던 망치 쪽으로 다가갔다.

공사현장에서 떨어트린 쇳덩이처럼 빛을 발하는 망치는 여전히 중장비가 없으면 무대에서 움직이지 조차 못할 것처럼 생겼다.

아까 구자호가 한 손에 하나씩 망치를 들어 올렸던 걸 생각하면서 승지가 손잡이를 붙들었다.

뒤지게 무겁네.

그의 스탯으론 살짝 버거운 무게였지만 승지는 일부러 허세를 섞어가며 떨림 하나 없이 망치를 위로 들어 올렸다.

그리고 쇠망치를 든 승지는 여전히 뿅망치에 이리저리 쫓겨 다니고 있는 구자호에게 향했다.

[승지야? 승지야?]

당황한 성좌가 대화창을 연달아 뛰었다.

[죽이진 않는다면서…]

후웅!

거센 바람 소리와 함께 쇠망치가 구자호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웃음소리가 뚝 끊겼다.

후두둑.

승지가 구자호의 머리 위를 내려친 순간 끈질기게 구자호를 두들겨 패던 뿅망치들이 모두 힘을 잃고 떨어졌다.

그의 정수리 바로 위에서 멈춘 망치가 지켜보는 관객들에겐 엄청난 압박감을 가져다왔다.

갑자기 공격이 사라진 구자호는 방어하고 있던 팔을 내렸다. 그가 올려다보자 역광 때문에 승지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무슨?!”

“네가 허접한 놈이라서 이긴 게 아니다.”

승지가 짧게 말했다.

자신이 쪽팔린 것도 싫지만 적이 저렇게 공개적으로 비웃음을 먹을 필요도 없다.

“내가 너무 세서 쪽팔리게 당하는 거지.”

“……허.”

구자호는 순간 복잡한 표정이 되었다. 얼핏 들으면 승지가 묶어서 웃음거리가 되고 싶지 않다는 것처럼 보였다.

강한 자존심 때문에 상대방이 그냥 멍청해서 당했다는 핑계를 주고 싶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덕분에 당한 인간도 쪽팔리게 당했다는 인상보다는 저 인간한텐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기억을 남기게 된다.

당연히 구자호는 후자가 훨씬 더 체면을 살릴 수 있고 말이다.

“댁이 인성 쓰레기는 아니니까 봐줬다.”

멍하니 올려다보는 구자호에게 승지가 쇠망치를 돌려 건넸다. 그 동작마저도 한 없이 가벼워 숨은 실력을 느끼게 했다.

퍼퍼펑!

떨어진 뿅망치가 하나 둘 씩 사라지는 걸 본 구자호는 방금 패배한 것보다 승지의 인상이 확 바뀌는 것을 느꼈다.

그저 운 좋게 랭커들과 어울리다 한 자리 차지한 길드 연합의 인간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직감을 받은 것이다.

구자호가 넙죽 망치를 붙들었다.

“저, 혹시 우리 길드 들어올 생각 없는가?”

“길드장 아니면 안 들어가.”

“주겠네!”

거절하려고 대충 던진 말에 냉큼 구자호가 수락했다.

승지는 어이가 없어졌다.

“어디서 날 길드 보증 세우려고? 딴 데 가서 알아봐.”

“하지만!”

“달란다고 길드장 주는 거 보면 길드 돌아가는 꼴도 훤하거든? 꺼져.”

승지가 잡았던 망치를 홱 놓자 구자호가 엉겁결에 뒤로 몇 발짝 물러났다.

[흥! 우리 승지는 어둑시니 길드에서도 캐스팅 제안이 날아온 몸인데 어딜 탐내!]

성좌가 대신 뻐겼다.

어쨌든 승부는 확실해졌으니 허공에서 달그락거리며 윷가락 네 개가 승지 앞으로 떨어졌다. 이겼다는 증표나 다름없었다.

윷가락을 주워드는 승지를 보며 성좌가 히죽거렸다.

[승지 은근히 무대 체질인거 같아!]

“쪽팔린 게 싫은 거지 벌벌 떨진 않는다.”

[크으! 넘 좋아! 역시 승지는 나랑 평생 전국 투어를 돌 만큼 성장할 재목이야!]

“안 해.”

[아니 아니! 들어봐! 알고 보면 광대는 마냥 웃기는 직업이 아니거든! 은근히 냉소와 세상을 꿰뚫는 재치를 보인달까! 승지는 바로 그런 비애에 강한 소질이 느껴져!]

“윷이나 던질란다.”

승지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성좌를 무시했다.

광대가 그냥 웃기는 직업이지 뭔 혓바닥이 그리 긴지.

달그락거리며 떨어진 윷가락이 세 개의 배를 보이며 걸이 되었다. 드디어 도와 개만 나오던 지옥에서 탈출한 건 좋았으나.

곧 윷이 통로로 변하고 승지는 세 칸을 이동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보이는 인간의 형체가 꽤 많았다.

“응?”

승지는 혹시 다른 사람의 스킬인가 싶어 눈살을 찌푸렸다. 알러트의 납치범도 분신 스킬을 쓰는 세상이니 각성자 한 둘이 분신술을 쓸 법도 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모습이 각기 다른데다가 심지어 서로 불꽃 튀게 싸우는 중이었다.

챙! 카캉!

세 명이 팀을 이루어 곡도를 휘두르더니 채찍을 피해 샤사삭 흩어졌다. 패싸움 같기도 했다.

“왜 사람이 많냐?”

자신이 아는 윷놀이 규칙으로라면 한 칸에 여러 말이 동시에 존재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차례 상 자신을 앞지르는 팀이 저렇게 많을 수가 없을 텐데?

성좌가 싸우는 동안 꺼놓았던 대화창을 주르륵 열어보더니 느낌표를 띄웠다.

[! 승지야! 승지가 싸우는 동안 다른 팀이 계속 윷을 던져서 앞지른 거야!]

“뭔 소리야?”

[승지가 싸워서 이기면 윷을 한 번 더 던질 수 있잖아! 그 싸움의 결과가 나오는 동안 다음 팀이 계속 순서를 이어받아 윷을 던진 거야! 승지 팀 차례 땐 다른 사람이 던졌고!]

“그럼 칸이 겹치잖아.”

[맞아! 그래서 저 사람들도 나아가기위해서 싸우고 있는 거야! 이기는 사람만 윷을 한 번 더 던질 테니까!]

승지는 와아아 하고 몰렸다가 퍼져나가는 팀이 세 갈래로 나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팀전인 거냐? 윷놀이에선 같은 팀이면 말을 업고 움직일 수 있으니까?”

[바로 그거야!]

“배틀 로얄이냐.”

살아남는 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번태가 말한 대로 낙오자가 쏟아질 만 했다.

지는 팀은 바로 탈락이니까.

팀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게 저런 뜻이었냐고. 단순히 윷놀이나 돌리게 시킬 줄 알았더니.

[꺅! 꺅! 배틀 로얄 같아! 승부를 위한 냉혹한 대결!]

“쳇, 저 비슷비슷한 놈들이! 빨리 싸우고 넘어갔어야지!”

[승지는 운이 좋았어! 승지가 싸울 때는 다른 사람들이 걸이 안 나와서 구자호만 물리치고 갈 수 있었던 거야!]

“다른 놈들도 도나 개밖에 안 나왔냐.”

[아니! 윷을 잘 던져서 빨리빨리 넘어간 건데? 심지어 류의건은 4연속 윷을 던져서 팀원 넷을 먼저 보냈어!]

언제 그걸 또 봤는지 성좌가 조잘조잘 중계해댔다.

“크윽, 젠장! 이래서 운빨 좋은 놈들은!”

[아무튼 우리도 빨리 여기 승부를 끝내고 쫓아가야 해! 안 그러면 계속 여기서 시간만 잡아먹힐 걸?]

승부가 빨리 끝나지 않을수록 통과하지 못한 팀이 늘어날 테니 칸 하나에서 점점 사람이 몰려 꽉 막히게 된다.

“잠깐, 그럼 먼저 출발한 놈들은?!”

승지가 성좌를 다그쳐 윷판 미니맵을 다시 띄웠다.

실제적인 무력도 강하고 먼저 출발하기도 했던 범윤오와 번태는 벌써 윷판의 절반쯤 지나간 상태였다.

먼저 출발한 이득을 고스란히 살리고 있던 것이다.

다른 놈은 몰라도 범윤오는 내가 붙잡아서 족쳐야 된다고!

마음이 조급해진 승지는 바로 공격할 준비를 했다.

[잠깐만! 지금 저긴 삼파전 중이라고! 승지는 혼자잖아! 다른 승지 팀원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싸우자!]

“이미 늦었어.”

온 몸을 새빨간 쫄쫄이와 헬멧으로 도배한 승지는 등장한 순간부터 이미 모든 어그로를 흡수한 상태였다.

세 갈래로 나눠져 있던 팀들이 승지를 보고 새로운 경계의식을 불태웠다.

전쟁의 봉화처럼 활활 끓는 색으로 승지가 주먹을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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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라면 99콤보까지 - 광대라면 99콤보까지-14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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