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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찍혔다 (1)

“후우!”

승지가 상쾌하게 흘러내린 땀을 훔쳤다.

이 성취감.

이 재미!

마치 이제 막 격투 게임에 입문한 초보자가 처음으로 상대를 쓰러트렸을 때 느끼는 쾌감 같았다.

짜릿한 손맛에 전율한 승지의 입이 히죽 벌어졌다.

“끝내주는데?”

[의욕을 느껴서 다행이지만. 승지야. 그러고 웃으면 무서워.]

아까 흠씬 두들겨 맞아서 승지의 얼굴은 흉측하게 부어올라 있었다.

뒤늦게 상처가 쿡쿡 쑤셔왔지만, 승지의 웃음은 지워지지 않았다.

“원래 피 한 칸 남겨놓고 상대를 쓰러트리면 더 재밌는 거야.”

[……격투 게임 얘기 맞지? 정말 네 미래가 걱정 돼, 승지야.]

성좌가 쫑알거리는 동안 승지는 발로 툭툭 쓰러진 각성자의 몸을 건드려보았다.

“죽었나?”

[저 사람도 각성자인걸. 그렇게 약하진 않아.]

“다행이네.”

바로 승지가 막타범의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우와, 정말 도둑놈 같아!]

“처음부터 이거 털려고 쫓아온 거잖아.”

난장판이 된 집을 물어주고 새로 옷과 물건을 사려면 이만저만 돈이 필요한 게 아니었다.

제발 이놈이 쌔벼간 게 비싼 거야 할 텐데.

여차하면 류의건이라는 놈한테 돌려준다고 하고 수고비를 좀 받는 게 나을 지도 모른다.

“이 새끼는 그걸 어다 둔 거야?”

[앗! 저기 있다! 그 동그란 거!]

호들갑을 떠는 상태창 밑에서 새까만 고리 하나가 굴러 나왔다.

[ 열쇠장이의 고리 : 모든 던전의 설계자가 남긴 물건이다. 하루에 한 번 랜덤한 던전의 문을 열 수 있다.

단, 던전의 기둥과 만나면 다시 열쇠가 되어 신에게로 돌아간다. ]

“랜덤하게 던전이 열린다고?”

[……!]

같이 지켜보고 있던 성좌가 경악해서 상태창을 크게 키웠다.

[승지야, 그거… 그거 진짜 좋은 물건이야! 절대로 팔면 안 돼!]

“뭐? 그럼 내 돈은?”

[다른 방식으로 벌어!]

성좌가 승지를 뜯어말렸다.

“그럼 뭐, 다른 것도 좀 챙겨가자. 깽값인 셈 치고.”

승지가 기절한 막타범의 벨트를 풀었다.

이상한 액체가 든 병 몇 개와, 칼, 그리고 주로 쓰던 무기인 창까지 야무지게 털었다.

“쯧. 제일 중요한 돈이 없네. 이 새낀 돈도 안 들고 다니나.”

[승지야! 그런 양아치 같은 발언은 안 돼~. 게다가 각성자들이 쓰는 코인은 성좌가 관리하니까 어차피 훔쳐갈 수도 없어!]

“쳇.”

승지가 아쉬워하던 찰나, 뒤에서 저벅거리는 소리가 돌렸다.

“!”

놀라서 일어난 승지가 반사적으로 움찔했다.

어깨에 누군가를 짊어진 남자가 쓰러진 각성자와 승지를 응시하고 있었다.

시선이 마주쳤나?

반사적으로 얼굴을 찡그린 승지가 몰려오는 통증에 후회했다.

아 씨, 눈이 부어서 잘 안보이잖아.

“…….”

누군지 긴가민가해서 입 다물고 있는 승지와 달리 그 쪽은 자신이 잘 보일 텐데도 말이 없었다.

가오를 잡는 건지, 놀란 건지.

뒤늦게 승지의 시야를 알아차린 성좌가 코앞에다가 상태창을 보냈다.

[승지야! 류의건이야! 쫓아왔나봐!]

뭐?

승지가 후다닥 일어났다.

그러고 보니 토벌전은 아까 끝났었지.

어쩐지 다른 한 놈이 안 나타나더라니, 류의건에게 이미 조져진 모양이다.

잠깐, 그럼 내가 도망을 쳐야 돼, 말아야 돼?

류의건의 막타를 뺏어먹은 건 딴 놈들이지만, 쓰러진 놈의 주머니를 털고 있었으니 누가 봐도 수상했다.

[그냥 도망쳐!]

승지가 슬금슬금 뒷걸음질 쳤다.

“잠깐…!”

그가 손을 뻗었지만 이미 프레임 컨트롤에 익숙해진 승지는 잽싸게 달아난 뒤였다.

그리고 왜 잠시나마 그가 멍청하게 서 있었는지는 집에 와서 거울을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이런 미친.”

몹인줄 알았네.

아까 광대분장 하느라 덕지덕지 발랐던 밀가루 반죽이 말라서 갈라진데다가 얻어터져서 얼룩덜룩한 얼굴이 다채로웠다.

이 꼴로 집까지 왔다니.

[고생했어, 승지야!]

“아 힘들어!”

털썩. 바닥에 쓰러진 승지가 꾸물꾸물 신발을 벗었다.

에이 씨, 비린내.

아직도 방에서 바다 냄새가 안 빠졌다.

[상처부터 치료해야지!]

“누구 덕분에 지금 병원 갈 돈도 없거든?”

[아까 쓰러트리고 포션도 챙겨왔었잖아?]

“포션?”

[병에 담긴 거!]

승지가 주섬주섬 주머니를 뒤집었다.

동그란 병에 주황색 액체가 찰랑거렸다.

[절반은 마시고 남은 절반은 상처 부위에다 바르면 될 거야!]

승지는 시키는 대로 했다.

[그나저나 정말 광대의 축복이 성공할 줄은 몰랐어! 운이 좋았지? 그치?]

“내 운은 아닌 듯.”

스킬은 좋았지만 미션이 최악이었다.

아직도 그 놈 앞에서 광대 짓 한 걸 생각하면 수치스럽다.

스킬을 준다니까 간신히 그 수모를 견뎠지.

[아냐! 승지 네가 수치심이 많은 인간이라 다행이었어! 나처럼 타고난 광대였으면 그런 미션이 나오지도 않았을 거 아냐?]

“참 나. 그래도 두 번은 안 해.”

생각하니 새삼 피곤이 밀려온 승지가 하품을 했다.

[어어, 승지야? 졸려?]

“안 피곤하겠냐.”

침대까지 갈 기력도 없었다. 승지는 그대로 엎어져서 잠들었다.

그리고 다시 깨어나니 온 몸이 말끔하게 회복되어 있었다.

“끄으으.”

기어가듯 기지개를 켠 승지가 곧 감탄했다. 바닥에서 잤는데도 몸상태가 개운했다.

“다 나았네?”

씻고 나오니 멀쩡해진 얼굴이 더 잘 보였다. 통증도 없었다.

만족한 승지는 간단하게 라면 하나를 끓여먹고 자리에 앉았다.

“좋아, 좋아. 그럼 어제 털었던 거 정산 좀 해보자.”

[팔아보잔 뜻이지?]

“고렇지.”

승지가 와르륵 바닥에 아이템을 쏟았다.

[ 밀라의 회복 포션 : 상태 회복 중급. 제작자 : 밀라. ]

[ 밀라의 체력 포션 : 체력 회복 중급. 제작자 : 밀라. ]

[ 뾰족한 단검 :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단검. 사용 시 추가 데미지 7 상승. ]

[ 라드이안의 창 : 사자 사냥꾼 라드이안의 창. 착용자에게 투지와 용기를 더해준다. 사용 시 추가 데미지 42 상승. ]

[그리고 아주 조금이지만 메인 미션에서 받은 보상도 들어와 있어!]

“참, 그것도 참가한 걸로 처리 됐었지. 얼마 들어왔는데?”

띠링!

[ 보유 코인 : 300 ]

“삼백 원?!”

[아아니! 현실 돈이랑 똑같이 생각하면 안 돼! 300 코인이면 어제 네가 썼던 포션 하나는 살 수 있는 돈이라구?]

“하지만 네가 조져놓은 방 보증금은 대신 할 수 없지.”

[에헷.]

미간을 좁힌 승지가 창을 집어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이거 팔면 얼마나 받을까? 그래도 그놈이 쓰던 무기면 꽤 좋은 걸 거 아냐.”

[그렇겠지? 경매장을 열어줄게!]

“경매장도 따로 있냐?”

[우리가 현실에 간섭하지 않을수록 좋으니까!]

“하긴.”

이세계의 신은 최대한 이세계의 일에 현실이 휘말리지 않도록 노력했다.

일부러 실질 가치가 없는 코인이라는 화폐를 만들고, 비각성자에게 피해를 입히면 강력한 페널티를 넣을 정도로 말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침체기에 놓여있던 세계 경제는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이했다.

여기가 이미 가상화폐로 실컷 해먹어본 적이 있는 세계라는 건 몰랐겠지.

뭐, 그건 내 알바 아니고.

“경매장 열어 봐.”

[알았어!]

띠링!

경매장은 상태창처럼 네모난 화면이었다.

[ 일라시안의 날개 팝니다. 선제.]

[ 이세계 철광석 삽니다. 현금 거래 가능. ]

[ 포션 팝니다. 코인 온리. ]

칸을 나눈 상태창 중앙에선 실시간으로 거래 글이 올라왔고, 왼쪽에는 현재 소지품이, 오른쪽에는 보유한 코인이 떴다.

[물건을 팔기 전에 왼쪽에 있는 상태창에서 선택하면 글을 쓸 수 있어!]

“인증까지 해?”

[거짓말로 올리거나, 도배하는 걸 막기 위해서야. 우리가 이렇게 상태창을 나타나게 하는 것도 실은 계속 힘이 드는 일이거든.]

“성좌는 그냥 만능일 줄 알았는데.”

[우리는 존재하기 위해서 힘이 필요해. 괜히 각성자들을 열심히 키우는 게 아니라구!]

“흐음.”

하긴 이세계 인간들도 모두 세계를 구할 만큼 사명감이 투철하진 않을 거다.

승지는 차례대로 단검과 창을 경매소에 등록했다. 적당히 시세를 찾아보고 올렸으니 기다리기만 하면 팔릴 것이다.

“포션은 나중에 쓸지도 모르니까 하나만 쟁여두자.”

체력 포션 하나면 병원 갈 일은 없으니까.

승지는 마지막으로 열쇠장이의 고리를 꺼냈다.

성좌가 팔지 말라고 하도 성화를 부려서 놔뒀지만 대충 용도가 뭔진 감이 왔다.

각성자가 성장하려면 미션이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토벌전 같은 메인 미션은 랜덤으로 주어졌고, 서브 미션엔 한계가 있었으니.

던전을 독점하면 미션과 상관없이 강해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건 어떻게 쓰는 거지?”

[그건 말이지!]

자신 있게 상태창이 터졌다.

[나도 몰라.]

“야 이 무쓸모한 성좌야.”

[히잉, 나도 이쪽으로 올 때 기본적인 시스템만 들었단 말이야.]

“아이템 설명은 잘만 띄웠잖아?”

[그건 내가 아는 게 아니라 신이 시스템으로 해주신 거였지.]

어쩐지 다른 상태창은 성좌처럼 방정맞지 않더라니.

승지가 고리를 잡고 흔들어보았다.

“열려라.”

묵묵부답.

“던전 오픈?”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쓰읍. 검색해보려고 해도 누가 컴퓨터랑 핸드폰을 다 조져놨으니…….”

[아하핫.]

소금물을 듬뿍 먹은 컴퓨터와 핸드폰은 그날로 요단강을 건넜다.

어차피 연락 올 데도 없긴 했지만.

갑자기 서글퍼진 승지가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었다.

“나가자.”

[어딜?]

“방법이 없으면 몸으로 뛰어야지.”

지익. 항공점퍼의 지퍼를 올린 승지가 주머니에 고리와 함께 손을 쑤셔 넣었다.

“각성자 관리소로 가서 물어보지 뭐. 겸사겸사 등록도 하고.”

* * *

승지는 털레털레 각성자 관리소로 이동했다.

1차 각성자가 나타났을 시절에는 당장 난무하는 괴물들과 싸우기 바빠서 관리고 뭐고 할 겨를이 없었다.

그러다 혼자서는 깰 수 없는 미션이 많아지자 일종의 각성자 중개소가 생겨났다.

서로 스킬이나 미션을 공개하고 필요한 인간을 데려갈 수 있게 말이다.

아직 길드가 없던 시기라 각성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협력해야만 했었다.

그렇게 지속되던 각성자 관리는 2차 각성자들이 폭발적으로 나타났을 때도 쏠쏠한 역할을 해주었다.

정부 지원까지 받아 가며 각성자 등록, 교육, 소개까지 도맡아 하게 된 것이다.

관리소에 등록해두면 아무리 쓸모없는 스킬이라도 한 번은 불려 나갈 일이 생긴다는 말까지 있었으니까.

설마 날 부를 일은 없겠지?

이미 1차 각성자의 대부분이 전투 계열이라 보통 2차 각성자까지 연락이 갈 일은 드물었다.

스스로 확신하며 승지가 관리소의 문을 열었다.

“어서 오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깔끔한 현대식 내부 데스크에 앉아있던 직원이 바로 인사했다.

“각성자 등록하러 왔는데요.”

“왼쪽에 보이는 키오스크에서 인증 받고 서류 가져오시면 됩니다.”

이세계는 현실에 영향을 안주게 한다더니?

그렇다기엔 벌써 완전히 자동화가 되어 있었다.

[우와, 너무 신기하다 승지야!]

성좌도 처음 보는 광경들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각성자 관리소 내부에선 화려한 홀로그램으로 1차 각성자들의 활약상을 계속해서 보여주었다.

최초로 메인 미션을 깨는 장면, 몬스터에게서 아이를 구하는 모습, 거대한 마법진을 하늘에 만들어내는 모습 등등.

완전히 영웅이나 마찬가지였다.

윽, 류의건도 있네.

괜히 찝찝해진 승지가 키오스크로 다가갔다.

화면에 뜬 각성자 등록 버튼을 누르자 간단한 문장이 떠올랐다.

“아래 투입구에 신체 부위를 넣고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낭랑한 기계음을 따라 승지가 양손을 집어넣었다.

그러자 화면이 바뀌는 대신 상태창이 나타났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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