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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쓰레기장 전투 (4)

유월은 다혈질이라 빨리 흥분이 끓어오르는 만큼 빨리 식었다.

오히려 일단 흥분이 가라앉고 나면 남들보다 더 냉정해질 때도 있었다.

홧김에 글라세로에게 칼을 휘둘렀던 유월이 실컷 분풀이를 한 뒤에 생각했다.

쟁쟁한 각성자들이 모였는데도 이렇게 긴 시간동안 핵을 찾지 못했다는 게 이상했다.

이럴 땐 목표에만 집착해선 안 된다.

유월은 핵을 찾겠다는 생각을 잠시 버렸다. 지하에서 뚫고 올라오는 괴물들의 목을 베어버리며 글라세로를 관찰하는 데만 집중했다.

그러자 비로소 번태의 번개가 글라세로를 관통할 때마다 굴절이 이상하게 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설마 글라세로의 핵은 다른 부하들처럼 고체가 아니라 액체로 되어있나?

다른 사람이었다면 유월과 똑같은 자리에서 보았다고 해도 알아차리기 어려울 만큼 미세한 차이였다.

액체로 된 핵이라면 당연히 찾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제거할 때도 마법이 통할지 확신하기 어려웠다.

부상자를 늘려서라도 류의건을 이쪽으로 데려와 처리할 수밖에 없나.

유월이 대도를 휘둘러 남은 찌꺼기를 떨어냈다.

그럼 모두 대피시킨다!

유월은 그 즉시 번태에게 연락하려고 했다.

“…으아아아!”

괴상한 생물체가 이쪽을 향해 달려오지 않았더라면 말이다.

“저게 뭐야?”

글라세로한테 저런 부하도 있었나?

본능적으로 공격하려던 유월이 멈칫했다. 다리가 네 개 달린 주제에 이족보행으로 달려오는 저건 괴물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그것도 아는 얼굴이 두 개 박힌.

“청이?”

유월의 입이 딱 벌어졌다.

절대로 못 싸우게 하려고 했는데, 돌격해오는 유청은 아무리 봐도 싸우려는 건 아니었다.

왜냐하면 유일하게 쓸 수 있는 팔로 채승지를 업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위는 대체?”

“으아아아!!”

업혀있는 채승지의 머리가 소리를 지르며 이쪽으로 달려왔다.

* * *

승지를 업느라 귀를 막을 수도 없는 처지인 유청이 힘겹게 외쳤다.

“꼭 그렇게 계속 소리를 질러야 합니까!?”

“으아아아! 이게 으아아! 필살기 기본 동작이야 ㅆ바아아아!!”

승지가 쪽팔림을 고함으로 날려버리려는 듯 더욱 크게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글라세로에게 가까이 갈수록 몸이 저절로 거부반응을 일으켜 더 크게 소리가 나오는 것 같기도 했다.

[ 기 모으기 발동 중! ]

승지의 몸에 붉은 기운이 어리기 시작했다. 이제 메모라이즈로 모아뒀던 필살기를 꺼내오기만 하면 된다.

다만 혹시라도 글라세로에게 공격이 적중하기 전에 주변에 깔려있는 다른 몬스터한테 필살기가 들어갈까 봐 직전까지는 일부러 발동하지 않았다.

[꺅! 방금 유월도 여길 본 거 같아!]

안 돼, 아니라고 해줘라.

승지가 현실부정 해보았지만 자기 눈에도 놀라 입을 벌리고 있는 유월이 보였다.

성좌가 희희낙락했다.

[잘됐다! 이거 점수 딴 거지!]

그거 아냐. 좋은 거 아냐. 누가 이 꼴을 보고 반하냐고.

승지가 참혹한 심정으로 그를 외면했다. 다행히 유청은 승차감이 좋았다. 몬스터를 피해 뛰어다니는 감각은 유감없이 랭커로서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었다.

사선으로 뛰어오른 유청이 글라세로가 토해낸 점액을 간단히 피해냈다.

“그래서 필살기 언제 됩니까!”

“…젠장! 더 붙어봐!”

승지가 유청이 움직이느라 아슬아슬하게 빗나간 글라세로의 육체를 돌아보며 답했다.

미리 콤보를 모아놓고 메모라이즈 해둔 건 좋았지만, 공격이 빗나가면 그만큼 페널티도 고스란히 돌아온다는 게 문제였다.

이미 페널티 문제는 던전에 있을 때 검증을 마친 거라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했다.

필살기를 딱 한 번만 써봤어도 감 잡았을 텐데.

목표를 정하면 원거리에서도 발동이 되는 건지. 반드시 근접해야 하는 건지 아직 알 수가 없었다.

모험을 해봐야 하는 순간이다.

승지가 업혀있던 자세에서 상체에 힘을 싣고는 하체를 빼낼 준비를 했다.

“그냥 던져!”

“뭐라고요?”

“마왕한테 던지라고!”

죽고 싶어서 환장했다면 아주 적임자를 찾은 셈이다. 유청이 악을 썼다.

“돌았습니까? 이 꼴로 만들어놓고 누굴 던지라고!?”

“아 날 죽이고 싶어서 환장하던 놈이 이제와서 빼는 거냐! 그럼 받치기라도 잘 해서 밀어봐!”

무릎으로 등을 누른 승지가 도약할 준비를 하며 무자비하게 그의 손을 밟아댔다.

한 손만 가지고 마구 움직이는 발을 붙잡으려던 유청이 승지를 90도로 굽힌 허리에 얹은 채 몬스터를 피한 건 정말 재능과 천운의 영역이었다.

드디어 용케 양쪽 발을 움켜쥔 유청이 울화를 토해내며 승지의 몸을 밀어붙였다.

“빌어먹을! 망하면 무덤까지 파내버릴 겁니다!!”

응, 그럴 일 없어!

승지의 몸이 그대로 훙 날아올랐다.

[꺄아아악!! 부딪치면 즉사야!!!]

끔찍한 냄새와 함께 글라세로의 면적이 눈앞으로 크게 다가왔다.

글라세로는 아예 공격하는 대신 그대로 삼켜서 녹여버릴 생각이었는지 꿈틀거리는 육체를 손처럼 뻗어왔다.

[ 메모라이즈 발동! ]

[ 마지막으로 슬롯에 저장된 스킬이 콤보형이기에 사용 대기 상태로 전환 됩니다! ]

“이야아아아!”

날아가며 기 모으기를 발동한 승지가 막 필살기를 발동하려고 했을 때였다.

“크읍?!”

글라세로가 가소롭다는 듯이 먼저 툿, 하고 몸에 흐르는 뼛조각을 승지에게 쏘아 보냈다.

저걸 맞으면 필살기는 쓸 수 있을지 몰라도 나도 죽는다!

이미 스킬은 발동했다. 글라세로에게 닿기만 하면 필살기를 먹여줄 수 있는데.

누가 먼저 뒈지는 지 보자는 거냐!

승지가 일부러 더 날아오는 공격을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았다. 그 때.

콰르릉!

“그렇겐 안 되지!”

이미 상황을 모두 지켜보고 있던 번태가 서둘러 번개를 치며 승지를 향한 공격을 태워버렸다.

번태는 단순히 마왕을 붙잡고만 있는 게 아니었는지 어느새 그의 머리 위로 형성된 거대한 먹구름이 계속해서 번개를 치며 위기에 빠진 각성자를 구해내고 있었던 것이다.

[악 내 눈!]

코앞에서 터진 번개에 눈 뽕을 맞은 건 승지도 마찬가지였다. 예고 좀 하고 쏘지!

거센 빛에 잠깐 눈앞이 안 보이는 바람에 승지가 억지로 허공답보를 쓰며 5초의 시간을 벌었다.

무언가 이상한 예감을 느꼈는지 글라세로가 꿀렁이며 몸을 뒤로 빼고 있었다.

여기서 빗나가면 망한다!

승지가 번태에게 고함을 질렀다.

“번태에애!! 원래 쓰려고 했던 거 지금 써!”

“뭐라?”

“때리라고!!!!”

번태가 파동의 정령을 꺼내 처음으로 글라세로를 뒤덮는 천둥을 내리친 순간, 무수히 갈라지는 벼락과 함께 승지의 발이 글라세로의 육체를 향해 내리쳐졌다.

더는 도망칠 수 없게 된 글라세로에게 필살기가 직격했다.

[ 필살기 발동! : 성좌 연동형 (웃고 있는 광대 1)

목표를 바꿀 수 없습니다. 대상의 제거를 실행합니다. ]

그대로 글라세로의 몸 속으로 떨어졌다고 여긴 승지는 순식간에 눈과 귀가 멀어 버렸다고 생각했다.

살아있는 시체와 독액 속으로 가라앉은 거였으니 바로 죽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

그런데 조금 시간이 흐르자 바로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글라세로의 몸에 빠진 것도 아니었다.

그저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이 정지 화면처럼 멈춰있었을 뿐이었다.

…내가 느려진 건가?

승지의 발끝이 천천히 글라세로의 몸을 파고드는 게 보였다. 의식할 순 있지만 움직일 순 없었다.

이 느낌은 예전에도 겪어본 적 있다.

목을 뚫리고, 죽기 직전에 성좌가 자신을 되살리던 때와 똑같아!

[ ☻⚆◑⚉ ]

[준비됐다.]

[준비됐어!]

연달아 뜨는 성좌의 대화창과 함께 승지의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빙의라도 당한 것처럼 자기 몸이 타의로 움직이는 경험은 기이하기 짝이 없었다.

이건, 이 움직임은!

유명 격투게임의 가장 강하고 가장 어려운 보스 캐릭터의 필살기와 똑같다.

“일순천격!”

깨달음을 얻은 승지의 외침과 동시에 그의 몸이 미친 듯한 빠르기로 글라세로를 타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눌리는 듯 밀려나던 글라세로의 몸은 점점 강해지는 이펙트와 함께 꿈틀거리며 크게 출렁이기 시작했다.

두두두두두!

빠르게 터지는 불꽃 속에서 승지는 폭죽처럼 올라가는 콤보도 볼 수 있었다.

너무 빨리 올라가는 콤보의 숫자는 눈으로 읽을 수조차 없었다.

찰나의 순간 천 번을 때린다는 공격은 게임 캐릭터와 완벽하게 동화된 승지의 움직임으로 재현되었다.

프레임 컨트롤과 완벽한 콤보가 극대화되면 이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나!

모든 조건을 다 지워버리고 그야말로 필살, 반드시 없애버리는 진정한 궁극기!

“……!”

글라세로는 자신의 육체가 점차 사라지는 걸 알면서도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인지는 마왕의 영역에서 이뤄졌으나 육체는 현실의 영역에서 이뤄졌으므로.

한 인간에게 고정된 시간 속에서 그는 극심한 분노로 타들어가는 육체를 고스란히 보고만 있어야 했다.

이제 막 쓸 만한 육체를 이룬 터인데, 이런 하찮은 장소에서 미천한 인간에게 당하다니!

필멸자에게 저주 있으리니!

노호한 글라세로의 외침은 부글거리는 육체의 끓는 소리에 가려져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았다.

[ …99콤보! ]

빠르게 올라가던 상태창이 차칵, 하고 마지막 숫자에서 멈추더니 폭발했다.

투아앙!!

갑자기 검은 하늘이 밝아지듯 쓰레기 매립지를 차지하고 있던 글라세로의 육체가 아무 쓸모도 가치도 없는 액체로 변해 떨어졌다.

프레임 속에서 자신의 움직임을 볼 수 있었던 승지와 달리 다른 사람들은 잠깐 눈 깜박할 사이에 글라세로가 폭발했다고 밖에 볼 수 없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있던 번태도, 이제 막 용을 제압한 류의건도, 바로 앞에서 폭발을 지켜본 유월도, 잠깐 지휘를 잊어버릴 만큼 놀란 오조희도.

최자림과 서명구, 거기 있던 모든 길드원과 센터원, 심지어는 몬스터들까지.

글라세로가 있던 자리에 혼자 유유히 떠있는 승지의 모습을 망막에 새길 수밖에 없었다.

띠링!

[ 서브 미션 완료! ]

[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

[ 완벽한 하이라이트! 히든 보상이 추가됩니다! ]

승지는 지금까지 자신을 지배하고 있던 몸의 주도권이 스르륵 자신에게 돌아오는 걸 느꼈다. 필살기가 끝났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서브 미션 보상보다 약간 늦게 메인 미션 보상의 알림도 떴다.

[ 메인 미션 완료! ]

[ 믿을 수 없는 성취! ]

[ 성좌신이 당신을 주목합니다. 기여도 점수가 가산됩니다. 보상 두 배가 적용됩니다! ]

촤르르륵 뜨는 보상 목록을 다 읽기도 전에 승지가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승지는 별 걱정이 없었다.

마왕을 내 손으로 잡았는데 뭐.

씨바, 마왕을 내 손으로 잡았네?

뼈끝까지 힘을 쏟아낸 승지는 저도 모르게 피식피식 웃음을 흘렸다.

봐라, 새끼들아. 내가 잡는댔지?

만족스럽게 웃는 승지와 달리 성좌만은 올라간 행운 수치를 불안하게 보고 있었다.

[ 행운 : 30 (1~99) ]

스탯을 분배하기도 전에 벌써 저만큼이나 오르다니.

승지에게 잠재력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나 폭발적으로 증가할 줄은 몰랐다.

게다가 정말로 글라세로를 잡을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이게 승지와 계약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까?

성좌는 혼란스러워졌다. 그리고 그 만큼이나 혼란스러워하는 인간이 딱 한 명 있었다.

[ 당신은 보고도 보지 않았습니다. ]

[ 이세계의 진실에 한 걸음 가까워졌습니다. ]

[ 눈 먼 자의 서브 미션이 추가됩니다. ]

유청은 갑자기 뜬 상태창에 어안이 벙벙해진 채 굳어버렸다.

왜 채승지가 아니라 나에게?

극도로 당황한 그는 자신에게 뜬 상태창이 원래 성좌신이 보내는 상태창과 다르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새까만 테두리를 두른 상태창은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흔적을 감췄다.

여전히 멍해있던 유청은 비로소 밝아진 시야로 떨어진 승지를 확인했다.

끝까지 내가 뒷수습을!

금세 고개를 저으며 잊어버린 그가 달렸다.

머슴은 머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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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라면 99콤보까지 - 광대라면 99콤보까지-6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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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라면 99콤보까지 - 광대라면 99콤보까지-6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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