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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3)

중장비에 쓰이는 이동식 급유 탱크에는 가솔린이 가득 들어있었다. 승지는 한 팔로 들기에도 버거운 탱크를 굳건히 챙겼다.

용랑이 꽉꽉 찼는지 꼭대기쯤에서 액체가 찰랑거리는 게 아주 만족스러웠다.

“충분해. 양 된다.”

[그게 뭔데?]

“엉? 환상의 불꽃쇼.”

[불꽃쇼 좋아!!!!!!]

처음으로 성좌 좋은 일 좀 하겠군.

신나서 환장하는 성좌를 흐뭇하게 바라본 승지가 마개를 뽑았다.

저만큼 깊은 구덩이면 불 좀 난다고 해도 번지진 않겠지. 쓰레기 매립지랑 느낌도 비슷하고.

가뿐히 주유탱크를 들어 올린 승지가 노즐을 잡았다.

그리고는 괴물들을 향해 콸콸콸 쏟아 부었다.

뽀드드득.

기름을 먹은 괴물들이 자기들끼리 미끄러지며 괴랄한 뽀득뽀득 소리를 냈다.

“…소리 뭐냐.”

[우웨에엑 진짜 싫어!]

승지는 그대로 주유 탱크를 던져버리고는 재빨리 인벤토리를 열었다.

성냥이나 라이터가 없으니 아쉬운 대로 불의 정령을 쓸 생각이었다. 뒤로 바짝 붙은 승지가 틱하고 정령을 튕겼다.

화르륵!

“킈이이익!”

“게에에에!”

[ 1콤보! ]

화력은 끝내줬다. 불이 붙는 게 아니라 펑하고 터져버렸으니까.

“우웃…!”

이만큼 거리를 뒀는데도 타오르는 불구덩이에 얼굴이 순식간에 뜨거워졌다. 살 다 익겠네.

[우와! 우와아아! 엄청나다!!]

성좌가 넋을 놓고 불타는 장면을 지켜보았다. 반면에 승지는 잔뜩 찡그렸다.

성좌는 못 느끼겠지만 괴물이 폭발하면서 타이어가 타는 듯한 독한 냄새가 올라왔던 것이다.

역시 괴물은 먹을 게 아니었어. 잘 가라, 꼼장어 괴물.

타닥거리며 엄청난 소리가 구덩이 안에서 소용돌이 쳤다.

[ 2콤보! ]

[ 3콤보! ]

[ 4콤보! ]

“으응?”

불만 보고 멍 때리고 있던 승지가 연속으로 뜨는 콤보에 당황했다.

“야야, 잠깐만. 왜 지금 콤보가 올라가?”

[어… 그러게? 설마 한 마리가 죽을 때마다 콤보로 처리 되는 걸까?]

“남의 일처럼 얘기하지 말고! 불을 붙인 건 한 번인데 왜 연계가 돼!”

[톡톡 터져서?]

“뭔 소리야.”

[ 11콤보! ]

[ 12콤보! ]

[아마 괴물들이 바닥까지 깊숙이 깔려있어서 뒤늦게 공격이 닿았나봐! 그래서 콤보가 뜬 거 같아!]

[ 21콤보! ]

[ 22콤보! ]

“잠깐만. 그럼 괴물을 다 태워도 99콤보가 안 되면 페널티를 받는다는 소리냐?”

[헉! 그러네! 승지 너 죽을 지도 모르겠다!]

“야 이! 그걸 말이라고…!”

[ 41콤보! ]

[ 42콤보! ]

[괘, 괜찮아! 이번에도 내가 페널티 대신 잔뜩 받고 승지 널 살려낼 테니까!]

“…장난하냐!”

울컥할 뻔한 승지가 마음을 가라앉혔다.

“페널티만 있으면 뭐든 다 해결할 수 있는 게 말이 안 되잖아. 대체 이놈의 페널티 시스템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성좌라면서 왜 페널티가 있냐고? 솔직히 불어. 또 뛰어들기 전에.”

[…….]

[ 61콤보! ]

[ 62콤보! ]

성좌는 올라가는 콤보와 노려보는 승지를 보며 안절부절 못했다. 보다 못한 승지의 발이 불구덩이로 슥 나갔다.

[으악! 으악! 말할게!]

[ 71콤보! ]

[페널티를 받아도 모든 성좌가 계약자를 살릴 수 있는 건 아니야! 원래 세계에서 성좌신을 만나본 사람만 계약자의 운명에 개입할 수 있어!]

“그게 무슨 소리야? 너 광대라더니 사제였어?”

[아냐! 광대 맞아! 설명하자면 복잡한데, 난 이미 거기서 죽은 몸이었어!]

[ 81콤보! ]

…죽은 사람이라고?

본인 입으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그렇게 강조해서 당연히 살아있는 사람으로 상상하고 있었다.

너 반대역이라는 이름도 있었잖아. 아직 제대로 불러준 적은 없지만.

“성좌 너 그럼 영혼인 거냐? 죽으면 성좌신한테 가는 거고?”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처음 신의 예상과 달리 승지가 사는 세계는 사람이 너무 많았던 거야. 각성자에 비해 계약할 성좌가 모자랐어.

그래서 성좌신은 이미 죽은 영혼과 계약을 맺어 성좌로 만들기로 한 거야!]

2차 각성자!

왜 굳이 시기를 나눠서 각성했나 했더니…! 두 번째 성좌들과 차례차례 계약하느라 2차 각성의 시기가 달라진 모양이다.

가만? 그럼 1차 각성자들의 성좌는 지금도 살아있다는 거잖아.

성좌는 굳어버린 승지를 보며 조심스럽게 대화창을 띄웠다.

[다른 성좌들은 계약자가 죽어도 원래 몸으로 돌아갈 뿐이지만, 승지가 죽으면 난 진짜 끝이야.]

[ 91콤보! ]

[그러니까 난 어떤 페널티든 감수할 수 있어. 승지를 위해서라면 강해질 거야!]

띠링!

[ 서브 미션 완료! ]

[ 99콤보! ]

미션 완료 창과 마지막 콤보가 동시에 떠올랐다.

그리고 구덩이에서 타오르던 불길이 모든 연기와 불티와 함께 사라졌다.

승지는 불구덩이 앞에서 말끔히 사라지는 불길을 보았다. 여전히 성좌가 해준 말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이해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테지만.

“…지금 한 얘기 기억해둔다.”

[(>//‿//<)]

[응! 승지는 그럴 거야!]

성좌는 다정한 말도 협박처럼 하는 승지가 너무 좋았다.

[ 성좌 연결도가 올랐습니다! ]

“우선 할 일부터 하자.”

완벽한 콤보가 완료되면서 미션 결과까지 영향을 끼쳤는지 괴물은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구덩이는 오로지 새까맣게 그을린 자국만 남아있었다.

승지가 파스스 재가 날리는 구덩이 벽면을 타고 내려갔다.

“콤보가 성공한 건 좋지만 아예 사라질 줄은 몰랐네.”

[바닥을 잘 봐! 뭐가 있어!]

재가 타고 눌어붙은 바닥 중앙에서 무언가 반짝거렸다.

그건 뾰족하게 생긴 모서리가 여덟 방향으로 나있는 납작한 금장식이었다.

“무슨 마법 양탄자처럼 생겼네.”

물건을 잡자 상태 창이 떴다.

[ 나란히 선 여덟별 : 성좌신의 우주는 하나이자 무한히 광대하다. 그 안에서 인력은 허락을 구하지 않나니. ]

“이게 성좌신이 말한 보상인가?”

승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성좌신의 말대로라면 지금 받은 보상이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물건이라는 뜻이 된다.

일단 무기는 아니네.

승지는 시험 삼아 금장식을 휘둘러보았지만, 딱히 던지거나 뾰족한 부분으로 찌를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뒤늦게 아이템을 알아본 성좌가 소리쳤다.

[아앗!!! 그건 소환 아이템이야!]

[뭐든 승지가 원하는 걸 당장 이 자리로 불러낼 수 있어! 딱 한 번뿐이지만!]

승지의 눈이 커졌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유청 놈을 친히 불러내어 조지라는 성좌신의 계시구나!

성좌도 덩달아 흥분했다.

[우리 지금 같은 생각 하는 거 맞지?]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 줄 알고?”

[아잉. 왜 그래! 지금이야말로 현실로 돌아온 이유가 실현되는 순간이잖아! 기쁘지? 기쁘지?]

승지가 피식 웃었다. 더 행복해진 성좌가 기운차게 대화창을 띄웠다.

[지금 바로! 유청을 불러내는 거야!]

“잠깐. 소환하기 전에 붙잡아둘 준비 좀 해야겠는데.”

[그건 걱정 마! 소환한 사람의 허락이 없다면 소환당한 사람은 절대로 나란히 선 여덟별을 벗어날 수 없으니까!]

“호오 그런 아주 기특한 기능까지?”

그렇다면 더 기다릴 것도 없겠다.

“어떻게 소환하면 되냐?”

[나란히 선 여덟별을 바닥에 놓고 소환하고 싶은 걸 떠올려! 그리고 상태창에 있는 주문을 그대로 외우면 돼!]

“좋아.”

승지는 바로 아이템을 바닥에 떨어트렸다.

사적 심판을 허락하지 않는 현대 사회에서 성좌신이 준 보상은 유달리 이질적으로 빛났다.

각성자끼리 죽이는 일엔 페널티가 없다, 이거지.

성좌신이 각성자를 방치하는 건지 애정을 퍼붓는 건진 잘 모르겠지만 이번엔 내 편이 되어줘야겠어.

“성좌신의 우주는 하나이자 무한히 광대하다. 그 안에서 인력은 허락을 구하지 않나니.”

기이잉…!

주문을 외우자 홀로그램 원단처럼 화려하고 강한 빛이 감돌더니, 곧 강한 빛의 기둥이 되어 솟구쳐 올랐다.

[우웃, 눈부셔!]

승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빛을 노려보았다.

하얗게 바랜 무지개처럼 움트던 빛 속에서 그림자가 지듯 인영이 생기고 형체가 잡혔다.

그것은 마침내 사람이 되었다.

“!”

터엉.

갑작스레 바뀐 풍경에 당황한 남자가 뒤로 물러나다가 벽에 부딪쳤다.

정말로 주인의 허락이 없으면 바닥에 깔린 별 바깥으로 나갈 수 없는 모양이다.

하긴 신이 준 보상인데 확실해야지.

방금 전까지 전투 중이었는지 더러운 꼴인 그가 뻔뻔하게도 숨을 들이켰다.

“당…신은…!”

“오랜만이다?”

살다보니 저 새끼가 저렇게 놀란 표정도 보는군.

눈을 부릅뜬 유청이 바깥에서 노려보는 승지를 보고 입을 꽉 닫아버렸다.

[하! 드디어 살인자를 잡았다!]

유청의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며 이 상황을 애써 인식하려고 굴러갔다.

“눈깔 굴리지 마라.”

간만에 봐도 새삼스럽게 빡치는군.

같잖게 경악한 모습도 짜증나는데,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애써 침착한 척 표정을 바꾸는 모습도 열 받았다.

[ 성좌 연결도가 올랐습니다! ]

성좌도 같은 심정인지 유청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연결도가 쭉쭉 올랐다.

막 성좌의 이야기를 들은 직후라 더욱 이해가 갔다.

유청의 얼굴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화가 치솟고 다쳤던 목이 근지러워서 긁고 싶어졌다.

승지가 내뱉었다.

“널 죽이러 돌아왔다, 개새끼야.”

“…….”

핏기가 빠져나간 유청의 손등에 핏줄이 섰다. 꽉 쥐어진 주먹은 승지를 때리지 못하자 대신 자신을 가두고 있는 빛의 벽을 후려쳤다.

콰앙! 쿵!

“허.”

그래도 사람이면 자기가 죽인 얼굴을 보자마자 무슨 죄책감이라도 느낄 줄 알았는데.

사과는커녕 탈출 시도부터 하는 것부터가 글러먹은 인간이다.

어이가 없어진 승지는 유청이 발악을 하는 꼴을 그냥 지켜보았다.

말도 못하게 계속 쿵쾅거리던 유청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닫고는 피투성이가 된 주먹을 다시 확 내렸다.

이런 순간에도 또렷한 눈동자가 증오인지 뭔지 모를 감정으로 번들거렸다.

“할 말 있냐?”

“…….”

“변명할 기회를 줘도 못 받아 처먹네.”

“죽여.”

유청이 짧게 말을 끊었다. 승지가 허하고 헛웃음을 내뱉었다.

“그건 내가 결정해.”

[뻔뻔하기는!]

승지와 성좌가 동시에 분노를 토해냈을 때였다.

띠링!

[ 성좌 연결도가 올랐습니다! ]

[ 성좌 연결도가 50%에 도달해 잠겨있던 스킬이 해방됩니다! ]

[ ??? → 광대의 소환 : 무대 역할에 맞는 소도구를 소환한다. 소환된 도구는 한 장면을 끝내야만 소환을 해제할 수 있다. ]

새롭게 나타난 스킬에 승지와 성좌가 다소 놀랐다.

“소환이라고?”

“!”

철컹!

소환이라는 말에 반응했는지 갑자기 허공에서 쇠사슬과 나무판이 튀어나오더니 빛의 기둥에 갇힌 유청을 구속했다.

그런데 스킬을 쓴 사람이 승지여서 그런지 꽤나 토속적인 구속구가 나와버렸다.

민속촌에서 자주 보는 십자 형틀에 양팔과 양 다리가 묶인 유청이 당황해서 고개를 쳐들었다.

“뭐… 무슨!?”

“크흡.”

하마터면 웃음이 터질 뻔한 승지가 볼 살까지 깨물어가며 참았다.

지금 심각한 장면인데 갑자기 웃기기 있냐.

구속을 완료하자 덜컹 하고 옆에 곤장까지 떨어진 게 화룡점정이었다.

“…이거 풀어!”

유청이 발악했지만 이젠 그저 웃기기만 했다.

[이게 무슨 도구야? 팔 다리만 묶어뒀지 이러면 목을 자를 때 머리가 계속 움직여서 힘들잖아!]

“응, 괜찮아. 거기도 묶을 거야.”

승지는 요동치는 유청의 뒤통수를 꾹 눌렀다.

“자 대가리 박고.”

“놔!”

더없이 굴욕적인 자세에 유청이 분개했지만, 승지는 휘파람까지 불며 겉옷을 벗었다.

소매로 목을 감아 단단히 묶어두자 그럭저럭 매듭이 지어졌다. 자세가 달랐으면 풀렸을지도 모르지만, 꼼짝없이 엎드려서 고개만 들썩인다고 풀리진 않겠다.

승지는 그대로 인벤토리에서 부러진 검을 꺼냈다.

“네가 무슨 생각인지 몰라도 뱉은 말은 기억하겠지? 어디 팔 다리가 잘리고도 죽이라고 하나 볼까.”

부러진 검이 공중으로 높게 올라갔다. 질끈 입술을 깨문 유청이 한 쪽으로 머리를 돌렸다.

바로 그 때.

빠아아앙!

“안 됩니다, 승지 씨!”

눈부신 헤드라이트와 함께 차가 날아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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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라면 99콤보까지 - 광대라면 99콤보까지-5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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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라면 99콤보까지 - 광대라면 99콤보까지-5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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