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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은밀하게 시끄럽게 (1)

시간이 얼마나 지난 거지?

던전과 현실의 시간은 다르게 흘렀기에 상황을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적어도 처음에 예상한 것처럼 길드장들이 자신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가 덮치는 일은 없었다.

즉, 유청은 완전히 자신이 죽은 걸로 알고 있다는 뜻이다.

“…차라리 잘됐어. 이대로 내가 돌아온 걸 숨기고 죽은 척 하자.”

[헉, 그럼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

성좌가 큼지막하게 인벤토리를 열었다.

[여기로 들어와! 몰래 빠져나가자!]

“거길 들어가라고?”

[응! 인벤토리에 들어가면 아무도 널 보지 못하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거야!]

“성좌가 현실에 개입하면 힘이 필요하다면서?”

[걱정 마! 던전에서 이 정도는 감당할 만큼 벌었다구!]

성좌는 자신만만했다.

저 녀석, 분명히 페널티 받지 않았었나?

묘하게 쌩쌩해 보이는 게 미심쩍긴 했지만, 뭐 우울한 것보단 낫지. 다른 방법이 없었으므로 승지는 인벤토리로 들어갔다.

인벤토리가 닫히자 처음에는 온통 깜깜하더니 성좌가 조정을 한 건지 벽이 반투명하게 바뀌었다.

[자아 이제 출발!]

“기분 묘하네.”

말로만 듣던 투명망토 속에 들어간 기분이었다. 승지가 조심스레 움직이자 인벤토리도 따라 움직였다.

딱 투명한 햄스터 볼에 들어간 꼴이다.

승지는 바깥으로 나왔다. 호수 쪽으로 나오자 지나다니는 사람이 있었지만 정말 아무도 자신을 보지 못했다.

안심한 승지가 가볍게 호수 옆을 내달렸다.

현실로 돌아오자마자 승지는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도 고려해봤다. 그러면 유청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테니까.

하지만 그래선 복수할 수가 없잖아.

인정하기 싫지만, 유청은 오랫동안 각성자로서 입지를 쌓아온 인물이다.

심지어 방송 출연도 많아 대중들의 인식까지 좋았다. 강하고, 화려하고, 각성자의 표본 같은 인물이랄까.

그런 그가 자신을 죽이려고 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봤자 별로 타격을 입지도 않을 것이다.

유청이 마왕의 저주에 걸린 채승지를 죽였다?

근데? 걔가 누구임?

여기서 자세한 설명을 덧붙여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아니, 무조건 더 나빠진다.

유청이 무조건 백일 후에 마왕을 소환하는 녀석을 던전에서 죽이고 돌아왔다고요? 영웅 아닌가요?

…시발.

대략 이러한 논리로 승지는 남의 도움을 포기했다.

류의건 정도라면 자신의 편을 들어줄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 녀석도 물렁물렁해서 큰 처벌에는 찬성하지 않을 게 뻔했다.

그리고 난 직접 담판을 보고 싶거든.

가볍게 바닥을 박찬 승지가 담장을 한 걸음 만에 뛰어넘었다.

순식간에 미스핏 길드에서 멀어진 승지가 그제야 인벤토리에서 빠져나왔다.

“이정도면 괜찮겠지.”

[꺅! 무사 탈출 축하해 승지야!]

성좌가 사방에 박수 이모티콘을 뿌렸다.

[이제 어떡할 거야?]

“다들 내가 죽은 줄 알고 있으니 일단 계속 숨어 다녀야겠지.”

유청에게 제대로 엿을 먹여주는 건 그 다음이다.

승지는 우선 상황파악에 들어갔다.

“상태창 열어봐. 상태이상 부분만.”

[알았어!]

띠링!

[ 상태 이상 : 글라세로의 저주 (13/100) ]

“던전에 들어가 있었는데도 꽤 진행됐네.”

[완벽하게 저주를 막아주는 방법은 아니었으니까. :( 그래도 던전이 아니었으면 벌써 30은 넘겼을 거야!]

“나도 체감 상 동의한다.”

이제 더 이상 던전 버프로 저주를 늦추는 건 기대할 수 없었다.

[로잉을 키우는 동안 시간을 많이 벌긴 했지만! 과연 사람들이 그동안 마왕을 무찌를 방법을 찾아냈을까?]

“상관없어. 어차피 나만 망하는 것도 아니잖아?”

승지가 음산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최대한 고통 받게 해줘야지.”

다른 놈도 말고 더도 말고 딱 너만.

유청 개자식!

[와 사악한 표정!]

“크흠. 가자.”

승지는 차를 타는 대신 직접 뛰어서 이동했다.

돌아온 세상은 조용했다. 여전히 마왕이 나타날 거란 사실도 모르고, 자신이 잠깐 사라졌다 돌아왔다는 사실도 몰랐으니.

유유자적 오가는 행인들은 아무도 자신을 몰라 평화로웠다.

원래 살던 자취방으로 들어가려던 승지는 비밀번호가 바뀌어있다는 걸 깨달았다.

삐비빅!

“벌써 방을 뺐나?”

승지가 건물에 딸린 경비실 창문을 두드렸다.

툭툭.

“아저씨.”

“커헉, 컹. 누구야?”

꿈벅꿈벅 졸고 있던 경비가 침 먹는 소리를 내며 일어났다. 승지가 창문으로 허리를 기울였다.

“여기 314호 방 뺐어요?”

“어어, 그런데? 누구시더라?”

여기서 제법 오래 살았는데 날 기억을 못하나?

던전에서 사는 동안 자기 모습이 어떻게 됐는지 모르는 승지가 이마를 긁적였다.

“아, 나 그 뭐냐. 314호 살던 사람 친군데요. 걔가 전에 알려준 비밀번호로 안 들어가지네요?”

“아하. 그 청년~! 글쎄, 죽었다던가 그랬을 거야. 부모가 와서 짐 빼고 다 실어 날랐었어.”

“그래요?”

“쯧쯧, 친구가 되어가지곤 그것도 여태 몰랐어? 벌써 며칠 전 일이야. 게다가 엄청 유명한 각성자도 한 명 왔었거든. 아주 난리도 아니었어.”

여기까지 따라 왔냐, 류의건.

승지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냥 사망 소식만 알려주고 말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죄책감이 심했던 모양이다.

“알려줘서 감사합니다.”

쳇, 일처리 하난 더럽게 빠르다.

류의건 덕분에 사망 신고는 확실히 들어갔겠군.

갑자기 유청의 복수보다 현실적인 문제가 닥쳐오기 시작했다.

“잠깐만, 그럼 나 지금 노숙자냐?”

[헉! 그러네? 원래 있던 집은 사라지고 미스핏 길드로도 못 돌아가잖아!]

“이런 미친.”

승지의 표정이 찌그러졌다.

결국 다시 원점이다. 집도 없고, 돈도 없는 그런 신세.

대체 누가 자신을 보고 랭커들과 함께 던전을 휩쓸었으며, 혼자 용을 키워낸 사람이라고 믿어줄까?

우선 자신이 겪었던 모험은 털어버린 승지가 각성자 인력소로 목적지를 바꿨다.

현실로 돌아온 뒤에도 먹고 살기가 팍팍하다니.

갑자기 로잉이 격하게 보고 싶어졌다.

걔는 태어날 때부터 집, 아니 던전이 있잖아. 부럽다. 던전주.

승지가 각성자 인력소 문을 열고 들어갔다.

“어서 오십쇼~.”

인력소 내부는 참 허름했다. 책상 하나에 컴퓨터만 하나 덜렁 놓여있었으니.

인력소장이 끼익 의자를 돌렸다.

“소온님 이신가? 일하러 오셨나?”

“그래. 대충 숙식해결 되는 곳이면 아무데나. 기왕이면 서울은 안 벗어났으면 좋겠고. 왔다갔다 번거로워서.”

“으잉?”

반말에 반말로 나가는 승지의 화법을 들은 인력소장이 눈을 홉떴다.

“어허허허, 거 일하러 와놓고 성격 있으신 분이네? 뭐어, 그래. 성좌가 어떻게 되시나?”

“…그걸 꼭 알아야 하나?”

“요새는 미션이 점점 어려워져서 길드에서 요구하는 것도 까~다롭 거든? 그냥 아무 성좌나 붙었다고 데려갔다간 내가 힘~들어져요?”

“힘 스탯 32에 민첩 스탯 19. 이정도면 어디 가서 보기도 힘들 텐데?”

“에이 그걸 내가 어떻게 믿어~. 일단 성좌부터 불러나 보셔. 조회해보게.”

인력소장이 깐족거리며 마우스를 흔들었다. 성질이 뻗친 승지의 말투가 험악해졌다.

“직접 증명해줘?”

“어허허허. 이거 왜 이래. 간단한 걸 가지고. 성좌가 무슨 죄 졌어?”

그거야 내가 광대라고 말하자마자 스탯 확인도 안하고 깔 것 같으니까 그러지, 이 자식아.

“뭐 싫으면 마시고~. 불만이면 직접 길드 들어가시든가~.”

[참나! 우리 승지가 방금 전까지 뭐하다 왔는지 알아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성좌까지 열 받아서 마구 대화창을 쏟아냈다.

[내가 허락할 게 승지야! 쓸어버려!]

“넌 또 뭐라는 거야.”

“아저씨!”

그때 뒤쪽에서 잔뜩 화가 난 여자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제가 분명히 저희 센터 사람은 건드리지 말라고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왐마야, 또 왔네, 저거 저거. 귀찮은 거.”

인력소장이 홱 의자를 돌렸다.

씩씩거리며 들어온 여자는 먼저 와있던 승지를 발견하고는 눈썹을 치켜 올렸다.

“당신은…!”

“응?”

여자가 자신에게 말을 걸자 승지가 덩달아 당황했다.

설마 벌써 날 아는 사람과 마주친다고?

…근데 당신 누구야?

승지는 처음 보는 듯한 여자가 거침없이 말을 쏟아냈다.

“여기서 또 뭘 하고 계세요!”

쫙!

“아야?”

여자가 너무 거리낌 없이 등짝을 때려서 승지가 얼떨떨하게 맞았다.

하나도 안 아프긴 한데, 뭐냐고?

“이봐, 나 알아요?”

“그럼 어떻게 몰라요! 세상에, 꼴은 또 왜 그렇게 돼서는!”

내가 뭐가 어때서?

[뭐야? 누구야?]

“나도 몰라.”

승지가 중얼거리자 여자는 진심으로 속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혼잣말까지…! 이렇게 아픈 사람한테 어떻게 이러실 수가 있어요!”

????

뭔데? 나한테도 좀 설명해봐?

인력소장이 콧바람을 흥 불었다.

“또 왜 그래. 저 치는 자기 발로 찾아와서 일 달라고 그런 거란 말이야. 게다가 아가씨 센터 사람도 아니잖아?”

“각성자도 아닌 사람한테 일을 맡기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요!”

여자의 언성이 높아지자 인력소장도 삐걱 의자를 당겼다.

“이잉? 각성자 아니야?”

“맞아.”

“하, 정말. 단단히 아프시군요.”

여자가 한숨을 푹 쉬었다.

“나 각성자 맞다니까?”

“정말! 그 때도 그러면서 뿅망치만 들고 몬스터들한테 뛰어들더니 아직도 이렇게 돌아다니시는 거예요?”

“뭐?”

여자의 말에 퍼뜩 기억 하나가 스쳐지나갔다.

고블린 토벌전에서 킹고블린의 등장으로 뿔뿔이 흩어지던 각성자들을 막아 세우던 여자였다.

성좌도 드디어 기억이 났는지 소리쳤다.

[아아! 그 페널티 연장 스킬이 있다던 각성자야!]

“나도 기억났다!”

“하아… 다행이다. 그래도 기억은 멀쩡하시군요.”

여자가 안심했는지 살짝 눈을 훔쳤다.

드디어 이게 뭔 난리인지 알아차린 승지가 수습하려고 입을 떼었다.

“저기 뭔가 좀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그래요, 그래요. 비록 경계 스킬도 없는 분이 뿅망치 하나만 들어도 몬스터와 싸울 수 있는 각성자라고 믿고 싶겠죠.”

“아니, 이 봐.”

“에이 미친 놈이었구만. 어쩐지 이상하더라.”

대화를 듣고 있던 인력소장이 한마디 했다.

열 받은 승지의 눈이 위협적으로 번득이자 움찔하긴 했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뭘 제대로 해보기도 전에 여자가 나서서 을러댔던 것이다.

“제가 그런 식으로 부르지 말랬죠! 소장님은 비각성자라고 괜찮을 줄 아세요?”

“그럼 미친 놈 보고 미친 놈이라 하지 뭐라고 해?”

“이 새꺄, 미친놈한테 죽어볼래?”

“안 되겠다, 나가요.”

여자가 허겁지겁 승지의 등을 밀었다. 승지는 기가 막혔지만, 여자가 하도 열심히 오해하고 있는 터라 말할 틈이 없었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보호자한테 데려다 드릴게요.”

“오해라니까. 난 그런 거 없어!”

“어쩐지…! 보호해주는 사람도 없으니 자꾸만 몬스터들이 있는 곳으로 가려고 하는 거군요!”

“환장하겠네.”

여자는 승지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팔뚝을 꼬옥 잡았다.

“제 이름은 오조희예요. 가까운 곳에 저희 센터가 있으니 같이 가요. 안전하게 보호해드릴게요.”

“글쎄, 사람 잘못 봤다니까.”

[일단 따라가 보자! 어차피 우린 갈 데도 없잖아?]

그건…! 그러네.

하지만 미친놈 취급을 받으면서까지 머물고 싶은 기분은 아니라고.

심란하게 표정을 구긴 승지에게 오조희가 살갑게 물었다.

“이름이 어떻게 돼요?”

“……채승지.”

승지는 잡히지 않은 팔로 마른세수를 했다. 살다가 별 일을 다 당해본다.

“센터라는 게 대체 뭐하는 곳인데?”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안식처죠.”

오조희가 승지를 끌고 앞장섰다. 그때까지만 해도 승지는 센터가 어떤 곳일지 짐작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시작부터 불덩이를 맞을 줄은 몰랐지만.

“우와악!”

센터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눈앞으로 화염구가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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