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툰 최신 접속주소바로가기
100% 동네 섹파 구하기 바로가기 [AD]토토커뮤니티 NO.1 먹튀검증 토토사이트 추천 바로가기

45. 잠입 (2)

백정민의 협력을 받아낸 승지가 던전 열쇠를 열었다.

허공에서 돌아간 열쇠는 까맣게 변하더니 철퍽철퍽 떨어졌다.

잠깐만…?

[어? 왜 익숙하지?]

징그럽게 늘어나며 떨어지는 저 살 덩어리. 던전 입구 중에서도 최고로 밥맛을 상실케 하는 색과 모양. 승지가 현실을 부정하며 중얼거렸다.

“설마 글라세로의 던전은 아니라고 해줘라.”

“맞다.”

백정민이 짧게 현실부정을 박살냈다.

“…빌어먹을. 재수가 없어도 이렇게까지.”

하필이면 글라세로의 던전일 게 뭐냐. 저주 속도 빨라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다른 열쇠 없냐?”

“없다. 무슨 문제라도?”

대답 대신 승지의 표정이 썩어들어갔다.

[괘… 괜찮아 승지야! 설마 잠깐 들어갔다고 바로 들키겠어?]

스스로 저주의 수명을 앞당기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단 말이다. 게다가 내가 하는 설마는 대체로 맞아떨어진다고.

하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관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금처럼 협조적인 문지기를 만나는 절호의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결국 선수필승. 먼저 치고 빠진다.

아직 오조희가 잡혀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침입해야 가장 확보할 확률이 높았다.

지금도 승지의 페널티는 돌아오지 않았다. 오조희의 스킬이 여전히 발동된 상태라면 아직 살아있다는 뜻이니.

설마 죽일 생각으로 잡아간 건 아니겠지.

승지가 백정민을 쳐다보았다.

“던전 들어가면 바로 본진까지 갈 수 있도록 해줘.”

“노력해보지.”

백정민이 그새 피웠던 담배를 비벼 껐다. 승지는 불안해하는 말라깽이를 억지로 끌고 던전으로 들어갔다.

이번 글라세로의 던전은 처음 들어갔던 던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다만 전보다 동굴 벽이 붉었고, 통로가 훨씬 좁았다.

백정민은 익숙하게 안으로 들어왔다.

“몬스터는?”

“잡고 있다 보면 본진 쪽 문지기가 나타나지.”

승지는 아직 조용한 던전 내부를 둘러보았다. 분신에게 성좌를 넘겨 비각성자나 마찬가지인 말라깽이는 초조하게 그들의 뒤에 바짝 붙었다.

“모, 몬스터가 나오면 지켜줘야 합니다, 선생님. 여기까지 무사히 안내 했잖아요….”

“알았으니까 조용히 해봐.”

승지는 곧장 뜨는 상태창에 시선을 빼앗겼다.

[ 글라세로의 던전에 들어오셨습니다! 글라세로가 당신의 기척을 알아차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글라세로의 저주 진행도 : 17/100 ]

아직 들어오기만 했는데도 벌써 수치가 훅 올라갔다. 시간을 끌수록 마왕 소환이 앞당겨질 것이다.

승지가 초조하게 발을 떨었다.

“다른 문지기를 미리 부를 수는 없어?”

“본진 쪽 문지기는 아까 분신과 함께 갔으니 다시 돌아오려면 시간이 꽤 걸릴 거다. 난 말단이라 그쪽 문지기를 부를 순 없고.”

“에라이.”

“오히려 좋지 않나? 난 말단이니까 쉽게 배신할 수 있었던 거다.”

“정작 너도 배신해놓고 별생각 없어 보인다만?”

“막상 각성자가 되고 보니 시시해져서.”

백정민이 아무렇지도 않게 덧붙였다.

“알러트에서 각성자로 만들어준다는 얘기에 들어왔지만, 생각보다 얻는 이득이 크진 않군.”

“뭐?”

“예?”

[말도 안 돼!]

그 자리에 있던 자들이 모조리 경악했다.

귀를 의심한 승지가 되물었다.

“비각성자를 강제로 각성자로 만드는 방법이 있다고?”

“못 들었나?”

오히려 말하는 본인이 너무 태연해서 진짜인지 의심이 들었다. 말라깽이는 너무 놀란 나머지 턱을 다물지도 못했다.

“어, 어떻게 그게 가능….”

“알러트에 들어온 비각성자들은 다 알고 있는 얘기다. 그게 아니라면 왜 굳이 각성자 일에 끼어들겠나.”

[그건 불가능해! 각성은 성좌신이 성좌와 각성자를 직접 연결시켜주는 거란 말이야! 인간이 각성자를 만들다니!]

성좌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얘기인지 혼란스럽게 대화창을 띄웠다.

“내가 봐도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 무슨 방법으로 그렇게 만든다는 거지?”

“자세한 건 보스만 알고 있다.”

“보, 보스한테 그런 힘이 있었다니. 정말 우리 조직에서 각성자까지 만들어낼 수 있었단 말이야?”

백정민은 산 증인이 여기 있지 않냐는 듯 양손을 짧게 들어 올렸다.

승지와 말라깽이가 조용해지자 백정민은 아무렇지도 않게 덧붙였다.

“알러트가 그렇게 극성을 부리는데도 각성자 길드 연합이 되도록 존재를 숨기는 건 이유가 있지. 바깥에 알려지면 남은 사람들이 전부 알러트로 전향할 테니.”

당연히 그러겠지!

자신 같아도 각성 전이면 당장 혹해서 알러트에 가입했을 것이다.

그만큼 바깥에서 각성자와 비각성자 차별은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게다가 다른 사람은 능력이 있는데 자신만 없다는 걸 순순히 받아들일 인간이 얼마나 있겠나.

[맙소사… 너무 충격적이야. 신께선 이걸 알고 계신 걸까? 아니면 사실 알러트의 보스는 사람이 아니라 마왕인 게 분명해! 설명이 안 되는 걸!]

성좌의 중얼거림과 함께 승지의 표정도 점점 굳어갔다.

그래서 유청의 약점을 찾을 때 알러트에 관한 정보는 깡그리 지워져 있었나.

유청이 왜 알러트를 증오하는지에 대한 실마리가 잡힐 듯 말 듯 어른거렸다.

역시 이 길을 따라가 봐야 유청 놈을 족칠만한 정보가 있는지 확인 할 수 있겠다.

고민하던 승지가 물었다.

“너네 조직이 그렇게 각성자를 만들어내는 이유가 뭐지?”

“글쎄. 평범하게 세계 정복이라도 꿈꾸지 않겠나.”

“평범한 게 다 뒤졌다. 세계 정복이라니.”

승지의 말에 백정민이 느긋하게 지적했다.

“저기 몬스터가 오는군.”

“힉!”

말라깽이가 후다닥 숨었다. 과연 통로 끝에서 진흙 괴물이 세 마리 나타난 게 보였다.

“우…어어….”

진흙 괴물이 걸을 때마다 질퍽거리며 더러운 물을 질질 흘렸다.

글라세로 이 자식은 어떻게 자기 던전 몬스터들까지 징그럽게 만들어 놨냐.

벌써부터 서울에 나타난 글라세로가 얼마나 끔찍할지 상상이 됐다.

몬스터를 본 승지는 싸울 준비를 했지만 백정민과 말라깽이는 그대로 뒤에 앉아있었다.

“야, 넌 안 싸우냐?”

“저런 몬스터랑 싸우는 재주는 없어서.”

“그럼 근성으로 싸워, 임마!”

“난 굳이 본진에 갈 필요가 없는데. 어디까지나 널 안내하는 것만 돕기로 한 거다.”

안 싸우겠다는 소리를 길게도 나불거린다.

빡친 승지가 협박했다.

“이 위기감 없는 새끼들…! 진짜 안 싸워? 당하든 말든 버리고 간다!”

“그럼 본진 가는 열쇠는 필요 없나보군?”

“…아오!”

결국 열쇠 얻고 싶으면 자길 지켜달라는 뜻이다.

승지의 혈압이 치솟았다.

내 나중에 저것들도 손을 봐주고 말지. 본진만 가봐라.

잔뜩 찌푸린 얼굴로 승지가 라드이안의 창을 꺼냈다. 그를 발견한 진흙 괴물들이 벽을 밀치며 다가왔다.

“우어…!”

“에라, 먹어라!”

[ 1콤보! ]

푸슈욱.

괴물 속에 깊이 찔린 창대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던전에서 처음 나온 몬스터라 아주 강하진 않았지만, 진흙으로 되어있는 몸이 상대하기 까다로웠다.

[핵을 노려 승지야! 이 괴물들 몸엔 실체가 없어!]

뒤늦게 정신을 차린 성좌가 보조했다.

괴물을 찌르고도 질퍽하게 달라붙는 진흙 때문에 창이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불끈. 상체에 힘을 준 승지가 짧게 창대를 휘둘러 진흙을 털어냈다.

사방으로 튀는 걸 보니 생각보다 끈적거리진 않는다. 그렇다면 차라리 풍압으로 날려버리는 게 좋겠어!

“그어어…!”

코앞까지 다가온 진흙 괴물 앞에서 승지가 침착하게 양손으로 풀 스윙을 갈겼다.

후우웅!

“그어… 그억….”

바람에 덜덜덜덜 밀려난 진흙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동시에 뱃속에 숨겨져 있던 동그란 핵이 드러났다.

승지는 재빨리 프레임 컨트롤로 드러난 부위를 고정시킨 다음 터트렸다.

뻐엉!

폭죽처럼 터지는 소리가 나더니 진흙 괴물의 몸이 허물어졌다.

짝. 짝.

깔끔한 마무리에 뒤에서 백정민이 박수까지 쳤다.

“잘 싸우는군.”

“구경만 하는 놈이 시끄럽긴.”

“뒤, 뒤에 또 옵니다요!”

말라깽이의 지적을 따라 승지가 가볍게 몸을 피했다.

비각성자를 상대하는 것도 간단했는데 몬스터도 이렇게까지 쉬울 줄이야.

던전 하나 깨는 건 일도 아니겠구만.

승지는 손쉽게 같은 방법으로 나머지 몬스터도 쓰러트렸다.

던전 벽에 지저분하게 묻은 진흙이 피처럼 주르륵 흘러내렸다. 승지가 뺨에 묻은 걸 닦아냈다.

“더 없나?”

[으음, 일단 내 눈엔 안 보여!]

저벅저벅.

잠시 기다리자 또 다른 진흙 괴물이 아니라 발소리가 들려왔다. 승지는 바로 무기를 집어넣었다.

“야, 배신자. 지금 오는 게 알러트 본진 문지기지?”

“그래. 이제 내가 나설 차례군.”

백정민이 일어섰다.

곧 통로 끝에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

“여기서 뭘 하는 거지, 신입?”

알러트 본진 문지기는 뜻밖에도 꽤 지적으로 보이는 인물이었다.

아아, 나 이거 안다. 딱 조폭 영화에서 조폭을 돕는 변호사네.

백정민은 뒤에 서 있는 두 사람을 가리켰다.

“코스모스 센터 임무 종료 후 귀환하는 본체들입니다.”

“그래. 아까 분신을 데려갔었다. 하지만 왜 둘밖에 안 남았지? 센터는? 분명히 내게 모두 포획했다고 말하지 않았나?”

본진 문지기의 시선이 말라깽이를 향했다. 가뜩이나 비지땀을 흘리고 있던 그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예. 그, 그런데 갑자기 경찰이 와서 간신히 탈출했습니다.”

“경찰이라니 무슨 개소리야. 각성자들 일에 무슨 경찰?”

“비각성자들은 신고가 가능합니다.”

한발 물러서 있던 백정민이 담담하게 가르쳐주었다. 물론 문지기의 표정은 더욱 굳어갔다.

“내가 지금 그런 당연한 사실을 묻는 것 같나? 센터에 있는 각성자를 모두 데려왔는데 누가 신고했냐고 묻는 거다.”

“그… 저어…….”

험악한 시선을 받자 말라깽이는 더욱 주눅이 들어 눈을 굴려댔다.

어떻게 자신이 협박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고 전달할지 머리를 돌려봐도 도저히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문지기의 의심은 점점 더 커져갔다.

“나한테 거짓말 탐지 스킬이 있다는 걸 잊진 않았겠지. 솔직히 말해라.”

본진 문지기가 성큼성큼 말라깽이에게 다가갔다.

세상 참 너무하는군. 착한 놈들한테 없던 거짓말 탐지 스킬이 악당한테 있냐.

승지는 팔짱을 낀 채 문지기를 공격할지 말지 고민했다.

문지기를 제압하는 건 어려워 보이지 않았지만, 그가 기절하면 인벤토리에서 열쇠를 꺼낼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문지기가 계속 말라깽이에게 가까워졌다.

“뭘 속이고 있지?”

“저, 저….”

말라깽이가 황급히 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동시에 백정민이 문지기의 뒷목을 후려쳤다.

빠악!

“!”

문지기는 바로 쓰러져버렸다.

“헉…!”

기겁한 말라깽이가 반사적으로 도망쳤다. 승지도 다소 놀랐다.

“야 그걸, 막 조져도 되냐? 열쇠는 분명히 인벤토리에 있을 텐데?”

“상관없다.”

백정민이 기절한 문지기의 뒷목을 붙들어 들었다. 잠시 후, 허공을 더듬는듯하던 그가 쑥 열쇠 하나를 빼냈다.

“봐라.”

“허.”

[(°◇°;) 허억! 이젠 남의 인벤토리까지 건드리다니!]

물고기 내장 빼듯 간단하게 처리해버리는 솜씨에 승지가 할 말을 잃어버렸다.

말라깽이는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떨었다.

“너, 너 대체 정체가 뭐야?”

“나한테 묻지 마. 보스한테서 ‘그런’ 성좌를 받은 거다.”

백정민이 피식거렸다.

오류신고

아래 오류에 해당하는 버튼을 클릭해 주시면 빠른 시일내 수정작업이 이루어 집니다.

광대라면 99콤보까지 - 광대라면 99콤보까지-45화
[45 / 총200]

광대라면 99콤보까지 - 광대라면 99콤보까지-45화

연재 총 200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