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툰 최신 접속주소바로가기
100% 동네 섹파 구하기 바로가기 [AD]토토커뮤니티 NO.1 먹튀검증 토토사이트 추천 바로가기

127. 더 플래닛 오브 더 데드 (4)

쾅! 쾅! 쾅!

시체들의 산이 거세게 투명한 알에 충돌했다.

마치 거인이 구슬치기를 하듯 괴상한 장면이었다. 떨어져선 안 될 게 공중으로 들렸다가 아래로 내리꽂혔다.

거인이 아니라 승지의 솜씨였지만.

최대한 숨을 참으며 턱을 치켜든 승지가 또 다시 팔을 휘둘렀다.

콰앙!

[소용없어! 작은 실금조차 안 가는 걸!]

성좌의 말 대로였다.

꿈틀거리는 시체의 무게는 엄청났다. 게다가 승지를 당장이라도 깔아뭉개려는 듯 움직이는 반동을 제어하는 것도 어려웠다.

빌어먹을, 허리 나가겠네.

“…그래도 한 번 더!”

승지가 고집 센 호두까기처럼 시체 공을 내려쳤다.

투웅!

[꺅! 소용없다니까! 99콤보를 채우려면 차라리 훨씬 가벼운 걸로 하는 게 낫겠어!]

“성좌야, 네 눈엔 어느 쪽이 더 계란처럼 생겼냐?”

[으엥? 갑자기 무슨 소리야?]

승지가 도저히 손으로 단단히 풀 수 없을 만큼 얽혀있는 시체들을 노려보았다.

사실 저것들, 하나씩 떨어트려놓으면 별 거 아니잖아?

계란으로 바위를 깨트리든 계란이 깨지든, 승지로서는 골치 아픈 장애물이 없어지는 셈이다.

“난 어느 쪽이든 상관없거든!”

쿠웅!

승지가 내리치며 만들어낸 진동이 부르르 팔을 따라 흔들렸다.

마법으로 된 계란과 시체로 된 바위의 대결은 바위가 깨지는 것으로 결론이 날 모양이다.

조금씩 균열이 가던 시체공에서 가벼운 시체부터 튕겨 나오기 시작했다.

[(ෆ ͒•∘̬• ͒)! 망가진다!]

승지는 살짝 손을 풀어가며 내려쳐 시체들이 공에서 떨어져 나오도록 흘렸다.

곧 구체였던 시체 공의 윤곽은 울퉁불퉁하게 바뀌더니, 몇 구의 시체만 남기고는 죄다 흩어져버렸다.

뒤늦게 쫓아온 체자라의 시체는 마치 놀란 것처럼 떨어진 시체 주변으로 느리게 걸어 다녔다.

지익, 탁. 지익 탁.

승지는 그가 걷는 박자에 맞춰 손을 털었다. 따로 떨어지자 팔 다리를 잃은 시체들은 더 이상 굴러올 수 없었다. 그대로 묘비에 안장되면 딱 적합하련만.

“좋아. 하난 해결.”

[다행이다! 모두들 평범한 시체로 돌아가서! 승지야. 우리가 나중에 묻어주자!]

“보스부터 끝내고.”

승지는 이미 시체 썩는 냄새로 마비된 코를 킁하고 훌쩍였다. 도저히 잊힐 것 같지 않는 냄새다.

시체들이 묘하게 색이 바래서 마네킹 같은 느낌을 주지 않았더라면 더 꺼림칙했을 것이다.

“좋아. 예상대로 콤보 중단 페널티도 안 들어왔어.”

[노렸구나! 처음부터 둘 중 아무거나 부서트릴 생각으로 쳤지!]

“엉. 그나저나 저긴 어떻게 들어 가냐.”

알은 여전히 굳건했다. 결국 99콤보를 채워서 부수는 수밖에 없나.

그랬다간 안에 있는 것까지 다 날아갈까 봐 신경이 쓰였다. 조사하러 와서 집을 다 날려버리면 무슨 소용이냐고요.

승지가 망설이고 있는데 체자라의 시체가 다가와 팔을 휘둘렀다.

툭.

“뭐야?”

“…….”

여전히 승지가 무력화시킨 그대로라 건드리는 동작마저 매우 하찮았다.

아직 움직이는 시체라도 방심하면 안 되나?

그런데 무언가 전처럼 공격하려는 게 아니었다. 팔을 휘두르는 동작만 갖고 구분한다는 게 좀 우습긴 하지만.

성좌가 보기에도 주의를 끄는 것처럼 보였는지 갸우뚱거렸다.

[승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걸까?]

“성좌신이 몸짓 언어는 통역 안 시켜주나.”

승지와 성좌가 빤히 바라보고만 있자 체자라는 알 쪽으로 고개를 한 번 돌렸다가 승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눈을 뒤집더니 바닥으로 허물어졌다.

“엇…!”

[체자라!]

체자라의 정수리를 통해서 무언가 검은 형체가 빠져나가고 있었다.

순간 공격하는 줄 알았던 승지가 주춤한 사이, 체자라는 완전히 평범한 시체로 돌아갔다.

더는 움직이지도, 반응하지도 않게 된 것이다.

“뭐, 뭐야.”

[승지야, 저길 봐! 체자라의 영혼을 받아들이려고 알에 통로가 생겼어!]

“저게 진짜 영혼이라고?”

반신반의하면서도 승지는 까만 형체를 따라 달려갔다.

투명한 알의 표면에 파문이 일더니 검은 형체를 꿀꺽 삼켰다.

“어딜!”

승지는 형체의 꼬리가 끝나기 전에 냅다 팔부터 집어넣었다.

[통과했다!]

분명히 아까는 단단한 막이었던 경계가 푸들거리는 계란 흰자처럼 떨리고 있었다.

[으아! 들어갔어! 하지만 구멍이 너무 좁아! 끼이겠어!]

“기다려봐!”

승지가 끙끙거리며 경계의 틈새로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억지로라도 우겨넣고 들어갈 생각이었다.

[승지야! 다른 시체들 좀 봐!]

“!”

검은 형체가 사방에서 피어올랐다.

분리된 시체들은 그래도 아직 꿈틀거릴 수 있을 정도로 움직임이 있었는데,

체자라가 영혼을 포기하자 그들의 몸에서도 하나 둘 씩 영혼이 나오기 시작했다.

“저것들…….”

설마 정말로 본인의 의지가 있는 시체들이었던 건가?

한꺼번에 날아온 검은 형체를 삼키느라 알에 생겨났던 통로는 더욱 커졌다.

그 틈을 타 승지는 검은 형체들과 함께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

콰당탕!

승지의 몸이 계단으로 직행했다.

“아오, 씁….”

더 굴러 떨어지기 직전에 승지가 벽을 짚었다.

투명한 알 안쪽은 좁고 깊은 계단이었다. 알에 들어왔던 검은 형체들은 순식간에 바닥으로 사라져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어두운 건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인테리어 취향 하고는.”

[꺄아! 으스스해! 드디어 본진에 들어왔다는 실감이 나! 저 아래에 마왕이 있겠지!?]

“뭐든 있겠지.”

승지가 천천히 벽을 짚고 내려갔다. 계단의 경사가 몹시 가팔라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전치 몇 주론 끝나지 않을 듯 했다.

내려가는 동안 성좌가 조잘거렸다.

[역시 체자라야! 다른 사람들과 달리 네크로맨서에게 완벽하게 조종당하지 않았던 거지! 처음에 승지를 공격했던 것도 승지가 착한 사람인 줄 몰라봐서 그랬을 거야!]

대단히 희망적인 관측이지만 별로 동의할 수가 없었다. 승지가 찌푸린 얼굴로 중얼거렸다.

“…저것들 조종 받는 게 아니야.”

[응? 그치만 시체를 움직이려면 네크로맨서잖아! 웃음의 마왕으로는 불가능하고 말이야!]

성좌의 말은 타당했지만 이번 일에는 들어맞지 않았다. 가뜩이나 골이 패어있던 승지의 미간이 더욱 가팔라졌다.

“둘 다 아닐 가능성은 없냐?”

[(ㅇㅁㅇ)?]

“조종당하는 시체가 왜 날 돕겠냐고. 네가 말했던 대로 영혼이라도 남아있지 않는 이상.”

[그 어떤 마왕도 영혼을 조종할 수는 없어! 그건 신의 권한인걸.]

“마왕이라더니 그런 것도 못해? 노오력을 해야지.”

[흐잉 노력으로도 안 되지! 마왕은 자기가 갖고 있는 세계만큼만 힘을 쓸 수 있거든!]

[성좌신처럼 영혼까지 다루려면 다른 마왕을 다 잡아먹어도 모자랄 걸!]

“우웩, 그것들 서로 잡아먹기까지 하냐.”

가뜩이나 비호감인데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됐군.

[승지의 얘기를 들으니까 정말 새로 만들어진 마왕일 가능성이 있겠어! 우리가 막아야 해!]

“인마 난 처음부터 조질 생각이었다고.”

곧 계단이 끝나고 넓고 어두운 공간이 나타났다. 승지는 휴대폰을 꺼내 주위를 밝혔다.

엷은 빛이 바닥을 따라 둥글게 퍼져나갔다.

“…성좌야. 전에 너도 마왕을 만들 뻔 했다고 말했었지?”

[응!]

“그럼 너도 이런 짓 했냐?”

승지는 치미는 역겨움을 참으며 불빛을 위로 올렸다. 지하 전당에는 내장의 향연이 펼쳐져 있었다. 벽부터 천장까지.

[꺄아악! 절대 아니야! 꺄아아아악! 저게 뭐야아아!]

성좌가 파들거리며 진저리를 쳤다.

[저거 눈이잖아! 꺅 저건 심장! 꺄아악! 징그러! 징그러워어어어! 미친 거 아냐?!]

간만에 나도 동의한다.

미친놈이잖아?

“진짜 마왕 놈 취향 개 때리고 싶다.”

승지가 어디다 시선을 둬도 색채 화려하게 뒤덮인 참상을 보며 눈을 굴렸다.

대체 어디서 구해왔는지 되다 만 사람 같은 게 주르륵 벽에 걸려 있었다.

심지어 맥박까지 뛰는 듯 쿵쿵거리는 진동이 눈으로 보였다. 불룩 튀어나온 내장인지 혈관인지 모를 저게 벽을 따라 거미줄처럼 쭉 이어져 있었다.

와, 이건. 진짜.

비위 상하는 일을 많이도 봤지만 이건 정말 역대급이다.

“마왕 새끼 잡고 정신 병원부터 가야겠는데.”

[무조건 상담 필수! 우우욱! 나부터 상담하게 해줘! 오에엑!]

성좌가 오열했다.

뇌 건강에 제대로 흠집을 낼만한 광경이었지만 의외로 승지는 침착했다.

지능 스탯이 담력에도 영향을 주던가?

성좌처럼 역겹다며 구토를 하는 대신 저건 일단 공격할 의지가 없다는 판단이 앞섰다.

오조희네 센터에서 각성자들이 치료된 것처럼 생각보다 지능이 두뇌에 영향을 많이 끼치는 건가.

어쨌든 그 덕분에 바닥을 기어오는 공격을 제 때 발견할 수 있었다.

“성좌야, 무기 꺼내라!”

[오에엑…? 알았어!]

바로 열린 인벤토리에서 승지가 칼을 잡아챘다.

뻐끔거리는 입이 달린 팔이 마구잡이로 승지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여간 부하 몹까지 더럽게 징그럽네!”

까앙!

승지가 손목을 정확히 내려찍었다.

“끼에에엑!”

두 동간 난 살이 엄청난 고음으로 비명을 질렀다. 누가 들으면 정말 사람이라도 잡았다고 오해할 법했다.

“에라이 ㅆ발!”

승지는 닥치는 대로 칼을 휘둘렀다. 밖에서 공격하던 시체들에 비하면 훨씬 약했지만 더 악착같이 들러붙어 떼어내는 게 귀찮을 정도였다.

[어떡해! 계속 몰려와!]

“일단 콤보 올린다!”

사방이 적이니 콤보 쌓기는 좋았다. 단숨에 몇 십 콤보를 채운 승지가 바로 기합을 내질렀다.

“으아아아!”

[ 기 모으기 발동 중! ]

[ 필살기 발동! : 성좌 연동형 (웃고 있는 광대 1)

목표를 바꿀 수 없습니다. 대상의 제거를 실행합니다. ]

휘릭!

승지의 팔이 크게 휘어지더니 대지에 내리꽂는 벼락처럼 바닥을 내리쳤다.

꽈아앙!

돌로 된 바닥이 파도처럼 물결치면서 위로 솟구쳤다. 튜토리얼 때 잡았던 쥐 떼들처럼 괴물들이 터져나가기 시작했다.

“끼이이이!”

“끼에엑!”

고막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지르는 소리가 곧 살점을 펑 튀기며 사라졌다. 그게 한두 개가 아니었다.

“…허, 미친.”

승지가 다시 원래의 시간 흐름으로 돌아왔는데도 폭발하는 몬스터의 연쇄가 끊이질 않았다.

필살기가 직격했던 중심부는 이미 싹 쓸려버렸지만 아직도 가까운 곳에서 비명과 함께 터지는 소리가 났다.

성좌도 경악했다.

[맙소사 아직도 필살기가 이어지고 있잖아? 대체 얼마나 많은 몬스터들이 여기 있던 거였어!?]

“게다가 얼마나 넓은 거냐, 여기.”

바깥에서 봤던 알의 봉우리는 정말로 끝부분이었던 모양이다.

승지는 혹시라도 다른 적이 나올 까봐 잠시 무기를 들고 기다렸지만, 필살기의 효과는 확실했다.

일단 필살기가 지나간 자리는 몬스터의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이다.

더 나타나는 것들도 스킬이 해결해주겠지.

칼을 집어넣은 승지는 다시 휴대폰을 꺼내 앞 쪽을 비췄다.

“나머지는 필살기가 알아서 잡도록 내버려주고, 우린 본체로 가자.”

[응! 알겠어!]

간간히 폭발하는 소리와 몬스터의 비명을 배경으로 삼은 채 승지가 더 깊은 곳으로 걸어 들어갔다.

오류신고

아래 오류에 해당하는 버튼을 클릭해 주시면 빠른 시일내 수정작업이 이루어 집니다.

광대라면 99콤보까지 - 광대라면 99콤보까지-127화
[127 / 총200]

광대라면 99콤보까지 - 광대라면 99콤보까지-127화

연재 총 200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