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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색돌 (5)

성좌가 제안한 건 개였다.

[승지가 갖고 있는 돌로 탐지견을 훈련시키면 되잖아! 다른 사람들과 달리 스킬이 아니니까!]

“말이 되냐? 마왕 냄새를 개가 어떻게 구분해?”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법! 동물들도 따지고 보면 마왕에게 피해를 받잖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면 거꾸로도 가능할 거야!]

“그 무슨 역발상이냐, 그게. 마왕한테 당할 수 있으니까 마왕 냄새를 맡을 수 있다니.”

승지가 성좌와 하는 대화를 절반만 들은 김엄택과 번태의 표정이 묘해졌다.

“그러니까 제가 들은 대로 말해보자면 지금 채승지 씨의 마왕 감지 스킬로 탐지견을 훈련시키자는 겁니까?”

“내 제안이 아니라 내 성좌가.”

승지는 얼른 자신과 성좌를 구분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자네가 갖고 있는 게 정말 마왕을 감지할 수 있는 물건이라면 도움이 될 지도 모르지!”

“아니, 이보쇼. 생각이란 걸 하면 차라리 내 물건보다는 던전 열쇠를 갖다가 냄새 맡게 시키는 게 맞지.”

승지는 제안에 낚이려는 그들을 먼저 말렸다. 그가 가리켰다.

“마침 나르키스의 던전 열쇠도 죄다 긁어모았으니 저걸로 해보지 그래.”

“저걸로는 효과가 없습니다. 그 정도는 저희도 해봤죠. 하지만 마약도, 던전 열쇠도 모두 무색무취입니다.”

그럼 내 것도 소용 없을 거라고 주장하고 싶은데 성좌가 말을 듣지 않았다.

[해보라니까! 분명히 성공이야!]

“왜 그렇게 확신해. 너 혹시 나 몰래 또 말 안하고 숨기는 거 있냐?”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강경하게 주장할 리가 없다.

찔끔한 성좌가 대화창을 띄웠다.

[헤헤, 나 믿지, 승지야?]

자고로 저 말이 나온 순간부터 믿으면 안 될 놈으로 취급해야 한다지만.

승지는 믿어보았다.

“컹! 컹!”

김엄택은 바로 승지 일행을 근처 관내에 있는 탐지견 사육소로 안내했다.

개들은 코가 새까맣고 털이 반지르르 빛났다. 덩치가 크고 사나워 보이는 생김새에도 불구하고 눈이 무척 순했다.

[꺄! 귀여워∼! 너무너무 착하게 생겼다!]

성좌는 보자마자 감탄성을 내질렀다. 경찰서 내부로 안내된 각성자들도 넓고 깨끗한 시설에 놀랐다.

“생각보다 시설이 잘 돼있네요.”

“탐지견 하나에 드는 돈이 저희 연봉보다 많을 겁니다.”

김엄택이 농담 삼아 대답했다. 그가 담당자를 부르자 세 마리의 개가 한꺼번에 다가왔다. 담당자가 설명했다.

“모두 셰퍼드 종이고 마약 탐지 훈련을 마친 애들입니다.”

“인천 공항에서 실제로 마약을 찾아내기도 한 녀석들이에요.”

김엄택이 무릎을 굽히더니 랭커들에게서 압수해온 열쇠를 내밀었다. 나르키스의 던전 열쇠는 자주빛이었는데, 몇 번 코를 킁킁거리던 녀석들은 곧 흥미를 잃고 다른 곳을 바라보았다.

“방금 냄새를 맡은 건 열쇠에 밴 사람들의 체취입니다. 바로 뒤에다 키스 마약이나 열쇠를 던져놔도 찾아올 수가 없죠.”

김엄택이 다시 한 번 실망스럽게 말했다. 그럼에도 승지에게 한 가닥 기대를 건 표정이었다.

미리 집에 들러 방치해뒀던 결석을 가져왔던 승지가 어정쩡하게 돌을 꺼냈다.

“정말 이걸로 되나.”

[믿고 맡겨봐!]

승지는 헥헥거리는 숨소리도 나지 않는 탐지견 세 마리에게 돌을 내밀었다.

혹시나 보랏빛으로 번쩍이진 않을까 하는 말도 안 되는 기대도 해보았지만 당연히 돌은 그대로였다. 개들이 마왕과 관련될 일도 없었으니까.

따라서 개들은 그냥 평범한 돌을 본 반응을 해야 했다. 물어뜯는 게 아니라.

“엇?!”

“안 돼!”

당황한 사람들이 소리 지르는 것과 동시에 침을 흘리는 입이 승지의 손으로 달려들었다.

까각. 깍!

개들이 격하게 돌을 깨물기 시작하자 승지가 얼른 주먹을 꽉 쥐었다. 혹시라도 돌이 개 목구멍으로 넘어갔다간 보통 일이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당황한 사육사가 얼른 개들을 떼어놓는 사이 승지가 조심스럽게 손을 뒤로 뺐다.

“괜찮으십니까?”

“어, 뭐. 걱정할 거 없어.”

승지가 멀쩡한 손을 들어 올리자 류의건이 멈칫했다. 이미 수많은 괴물과 싸울 수 있는 몸인데 한낱 개에게 상처가 날 리가 없었다.

침은 좀 많이 묻었지만.

개 특유의 누린내에 승지가 코를 찡그렸다.

“윽, 냄새.”

“정말 죄송합니다! 원래 이런 애들이 아닌데…! 괜찮으세요?”

대경실색한 담당자가 급히 승지의 손을 살폈지만 생채기 하나 없는 모습에 당황했다.

“어라?”

김엄택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말 스탯이 높으셨던 분이었군요. 그런데 왜 갑자기 개들이 저걸 물어뜯은 겁니까? 원래 그런 식으로 작동합니까?”

“글쎄요. 성좌야?”

[응! 짐승이니까 당연히 탐을 낼 거라고 생각했어!]

이세계에 다녀온 뒤로는 조금 더 거리낌 없이 말하게 된 성좌가 설명했다.

[마왕끼리는 서로 잡아먹으면서 힘을 키우는 거 기억하지? 그런데 다른 생물이 잡아먹어도 마왕의 힘은 똑같이 흡수할 수 있어!]

“사람도?”

[사람이 제일 쉽지!]

방금 충격적인 얘기를 아무렇게나 한 거 같은데.

그럼 인간이 마왕을 잡아먹으면 마왕이 된다는 거냐?

미간을 좁힌 승지의 마음을 읽은 것처럼 성좌의 설명이 이어졌다.

[하지만 사람은 짐승처럼 아무거나 주워 먹지도 않고 금방 소화시키지도 않아! 대신 짐승들은 사라진 마왕의 힘이나 다른 마왕의 흔적을 주워 먹고 새로운 괴물이 되곤 하지!]

[승지가 지금까지 봤던 괴물들, 여기에서도 볼법한 생김새 아니었어?]

말이 되냐, 하고 따지려던 승지는 꼼장어나 거북이처럼 생겼던 괴물들을 떠올렸다.

그러니까 그쪽에선 이게 흔한 일이라는 거군.

“그럼 개들이 마왕의 힘을 먹어도 괜찮은 거냐?”

“예? 뭐라고요? 마왕이요?”

멍하니 듣고 있던 김엄택이 소스라쳤다. 덩달아 유심히 개들을 보고 있던 번태가 지적했다.

“그러고 보니 저 개들, 색이 좀 변했군!”

갈색과 검은색이 섞여 까무잡잡했던 셰퍼드의 털이 모두 그윽하고 깊은 밤색으로 변해있었다.

“아니, 이게….”

“잠, 잠시만요. 마왕의 마약을 검출해달라고 했지 새로운 마왕을 만들어달라고 한 적은 없습니다!”

김엄택이 다급하게 말했다.

[걱정 마! 준 마왕의 결석이라서 마왕의 영향을 받을 만큼 강하진 않아! 게다가 많이 먹지도 않았잖아?]

“성좌는 괜찮다는데.”

승지가 돌을 다시 살폈다. 개 이빨에 테두리가 좀 깎여나가긴 했지만 여전히 큼지막한 돌덩이 그대로였다.

승지가 설명을 간략화해서 다시 그들에게 들려주었다. 갑자기 쏟아지는 마왕에 관한 지식에 김엄택은 매우 어지러워보였다.

반면 어느 정도 지식이 있던 번태와 류의건은 꽤나 납득하는 표정이 되었다.

“호오, 그럴 수도 있겠어!”

“아무리 마왕의 힘까진 아니더라도 상당히 위험한 시도 같은데요. 그렇게 무작정…….”

“흠. 지금부터 시험해 보자고.”

사육사의 손에 제압된 개들은 좀 더 먹고 싶은 눈빛으로 승지 손에 들린 돌을 바라보았다.

승지는 김엄택에게서 던전 열쇠를 다시 받아왔다. 김엄택이 홀린 듯이 내어주었다.

“자 하나는 맡고 하나는 찾는 거다.”

승지가 개들의 코앞에 다시 던전 열쇠를 내밀었다. 이번에는 개들의 축축한 코가 킁킁거리며 제대로 열쇠에 머물렀다.

그들이 충분히 맡았다고 생각한 승지가 사육소 한 쪽으로 열쇠를 던졌다.

“물어 와라!”

승지의 눈짓에 사육사가 목줄을 풀자 세 마리의 개가 신나서 달려갔다. 서로 털까지 부딪쳐가며 달려가던 세 마리가 곧 아웅다웅하며 침 범벅이 된 던전 열쇠를 가져왔다.

“차… 찾았다.”

김엄택이 멍하니 중얼거렸다.

“잘했어.”

개가 물어오면 칭찬을 꼭 해주라고 했었나. 승지가 개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여전히 믿을 수 없던 류의건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던진 물건이라 그냥 물어온 게 아닐까요?”

“그럼 이번엔 숨겨보지 뭐.”

승지가 너그럽게 답했다. 결과는 몇 번을 반복해도 같았다. 승지가 어디에 숨기든, 열쇠 세 개를 동시에 숨기든 개들은 정확하게 열쇠를 찾아 물고 왔다.

“그럼 이것도…!”

얼빠진 김엄택이 부랴부랴 봉지에 밀봉되어 있던 마약 키스를 꺼냈다. 김엄택의 주먹 안에 감춰놓았는데도 바로 알아차린 개들이 그의 주먹에 몰려들었다.

[자, 봐! 확실하지!]

“확실하네.”

의기양양한 성좌를 따라 승지도 만족했다. 나쁘지 않은데? 이렇게도 쓸 수 있다니.

즐거운 얼굴로 유심히 지켜보던 번태가 덧붙였다.

“자네들도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마왕의 열쇠를 찾을 때마다 털이 희미하게 보랏빛으로 변하는군!”

“아, 그거까지 돌이랑 똑같네.”

승지가 직접 열쇠에 근접시켜 돌이 보라색으로 빛나는 걸 확인시켜주자 마침내 김엄택도 안심했다.

“정말 뜻밖이지만…! 굉장합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현장에 투입할 수 있겠어요!”

“준 마왕의 힘을 흡수했다는 건 비밀로 해주게. 밖으로 퍼져서 좋을 게 없을 거 같군.”

하긴 귀찮아 지려나.

당장 김엄택만 해도 아까와 달리 준 마왕의 결석을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예! 당연히 비밀로 하겠습니다! 그런데 채승지 각성자님. 정말,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거 팔면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계십니까?”

혼잣말만 하더니 웬 돌덩이를 들고 왔냐는 의문이 싹 사라졌다. 그가 결연하게 외쳤다.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모든 현장에 보급하고 싶습니다! 많이도 필요치 않습니다! 아까 보니까 개들이 아주 소량만 섭취했는데도 이정도 효과를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반대로 말하면 많이 먹으면 더 큰 변화를 보인다는 건가.

갑자기 생체 실험에 참여한 거 같아서 기분이 미묘해졌다.

[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잖아!]

순진한 성좌는 마냥 좋아했지만 승지의 정신은 냉철해졌다.

“도와줄 의향은 있지만 그 전에 먼저 다른 위험은 없는지 확인이 되면 드리겠습니다.”

“위험이라면…?”

“정말로 개들한테 문제는 없는지 좀 두고 봐야할 거 아닙니까. 털색 변했다고 다른 거 변하지 말란 법 없으니까.”

만약 옳다구나 결석을 먹이고 전국구에 마약 탐지하라고 뿌렸다가 괴물로 변하면 망하는 거잖아.

어쨌든 준 마왕이래도 이세계를 향한 불신은 뿌리가 깊었다.

약한 녀석들이니 여차하면 쉽게 때려잡을 수도 있었지만 원래 죄가 없는 개들을 보니 그런 사태는 방지하고 싶었다.

김엄택이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알겠습니다! 제가 성급했군요.”

“정말 자네가 다시 보이는구만! 하긴 개에게 변화를 가져다 준 사람이 자네이니! 맡아서 확인할 수밖에 없겠어!”

“예?”

번태의 말에 승지가 당황했다.

“무슨 소립니까?! 지금까지 애완동물 같은 거 한 번도 길러본 적 없는 사람한테.”

“자네의 물건을 먹인 개들이니 자네가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나?”

“저기 길드장님 단어 선택을 좀….”

“게다가 허락 없이 개들을 경찰서 밖으로 반출할 수는 없습니다만….”

번태의 말에 환장한 세 사람이 연달아 말했다. 가볍게 일타 삼피를 해낸 번태가 덧붙였다.

“승지 자네는 걱정 말게! 개 문제는 내가 처리해주지! 한 마리 당 두 배씩 보상해주면 되나?”

“네? 한 마리에 사천만원 정도는 되는데요?!”

놀란 김엄택이 외쳤다. 승지도 덩달아 기함했다.

“사천만?! 개 세 마리가 그렇게 비싸?”

“세 마리 가격이 아니라 한 마리 당 사천만원입니다! 훈련까지 모두 끝난 녀석들 이라서요.”

[헉!! 그럼 세 마리에 일억 이천?!]

벙찐 승지와 김엄택은 아랑곳하지도 않고 번태가 확답했다.

“현금으로 지불하지!”

일억 이천, 모두 현금이다!

이게 현실에 실존할 수 있는 말이었냐고.

개들은 해맑게 헥헥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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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라면 99콤보까지 - 광대라면 99콤보까지-13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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