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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더 플래닛 오브 더 데드 (5)

아래쪽은 유령의 집처럼 아주 좁은 공간이 이어졌다. 모퉁이를 돌면 또 벽이 있고 기둥이 있는 식이었다.

“뭐가 이렇게 다 똑같냐.”

[꼭 만화경 속에 들어온 거 같아!]

“그것보단 관을 거꾸로 세워놓은 것 같은데.”

[으앙! 으스스한 소리 하지 마!]

성좌는 울면서도 착실하게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미니 맵으로 표시했다.

성좌의 시야는 자신보다 넓었으니 지도 속에 드러난 구역도 승지가 본 것보다 훨씬 넓고 정확했다.

[아무래도 중심부는 여기인 거 같아! 열어보자!]

지도상 육각형으로 이어진 벽면 앞이었다.

“딱 봐도 음침하게 생겼네.”

승지가 중얼거리며 벽을 부쉈다. 무기 중에 아무거나 묵직한 걸로 몇 번 두드리니 곧 균열이 갔다.

쩌적.

무너진 벽에서 훅하고 비린내가 끼쳐왔다.

“윽…!”

승지가 코를 가렸다. 눈앞이 붉었다. 방을 가득 채운 피와 살 때문에 벌어진 착각이었다.

진짜 미치게 한다.

승지는 남의 뱃속으로 들어온 기분에 눈살을 찌푸렸다.

죽은 시체들로 가득 찬 지상도 별로였지만 딱히 살아있다고 좋지도 않네.

벽면에서 펄떡거리는 내장은 얼마나 싱싱한지 생동감이 넘쳤던 것이다.

[흐엉… 흐어엉… 나 집에 갈래…! 이게 뭐야아… 나 무서워어어어….]

“여기 원래 너네 집이라고 온 거 아니었냐.”

[아니야! 내 집은 이제 승지 집이지! 으으 꿈에 나올 것 같아! 성좌가 된 뒤로는 잠 안 자서 다행이다!]

“그래 뭐, 하아…. 이건 어떻게 잡냐.”

어떻게 죽이든 꺼림칙하다.

그냥 글라세로 부하 조졌던 것처럼 불 질러 버릴까도 생각해봤지만 지하에서 화재를 내는 건 자살 행위겠지.

출입만 좀 더 자유로웠어도….

[!]

[잠깐만 어… 얼굴이…!]

[승지야! 저기 얼굴이 있어!]

성좌가 파들거리며 가리켰다.

“마왕이냐?”

벽을 깼던 무기를 고쳐 잡은 승지가 다가갔다. 기괴 호러 난장판인 벽면에서 유일하게 가죽이 있는 게 보였다.

심하게 딱딱해진 얼굴이라 오히려 가면처럼 보였다.

“이봐?”

승지가 툭 건드리자 턱이 벌어지더니 평범한 노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되었을 것을….”

“무슨 뱀 새끼가 용 되다가 떨어지는 소리야.”

도르륵. 감고 있던 눈을 뜨자 가면 같던 얼굴이 생동감을 되찾았다. 노인이 별안간 고함을 질렀다.

“삼킬 수가 없어!”

“틀니라도 해드려?”

승지가 찡그리며 대꾸했다. 귀청 떨어지는 줄 알았네. 삼키긴 뭘 삼켜.

방 안의 풍경은 오히려 다 토해놓은 것에 가까웠다.

심술궂은 노파의 얼굴이 승지의 말을 듣고는 눈을 번득였다.

“내가 지금 다른 마왕을 소화하는 중만 아니었으면 네 놈이 그렇게 건방을 떨 수는 없었을 거다!”

“뭘 또 주워 먹고 난리냐. 됐고, 너 마왕이냐?”

“아직은 아니지.”

노파가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급할 거 없다. 넌 이미 내 뱃속에 들어와 있으니까.”

“음. 대충 그럴 거라곤 생각했다.”

거대한 위벽 같은 주변을 잠깐 돌아본 승지가 대꾸했다.

“근데 자기 살을 다 내놓은 곳에다 인간을 처박아놓으면 오히려 약점이 되지 않겠냐?”

승지가 더 묻지도 않고 냅다 불룩 튀어나온 내장을 후려쳤다.

“꿰에엑!”

노파가 찢어져라 비명을 질렀다.

“뭐하는 거냐!”

“어, 왜 화내? 나 죽일 생각 아니었어?”

“죽을 거면 얌전히 죽어야 할 거 아냐!”

“너 같음 그러겠니?”

승지가 또 때리려고 들자 노파가 적반하장으로 화냈다.

“그만 둬! 소용없으니까!”

“응~ 니 생각~.”

“흥! 진짜로 소용없다!”

퍼억!

승지가 또 후려쳤지만 이번엔 비명이 터져 나오지 않았다. 노파가 의기양양하게 외쳤다.

“하! 감각을 차단 시켜놨지! 네가 그러든 말든 이젠 난 고통을 느끼지 않아!”

“아 예. 좋으시겠네.”

승지가 쯧 소리를 냈다. 어차피 콤보 수 올라가면 바로 처리할 수 있어서 상대가 아파하든 말든 상관없었다.

그냥 줘 패려던 승지는 이어지는 노파의 말에 잠깐 손을 멈췄다.

“버릇없는 것! 어쨌든 너 같은 놈도 마왕의 씨앗이라니 소화하면 도움은 되겠지.”

“방금 뭐라고 그랬냐?”

승지가 정색했다. 노파가 소리쳤다.

“마왕의 씨앗이라고 했다! 설마 그것도 모르느냐!”

승지는 바로 노파를 향한 관심을 끊었다.

“성좌야.”

[…으응. 이제 내가 말할 차례구나.]

성좌가 쭈뼛쭈뼛 대화창을 띄웠다.

[내가 다나우를 마왕으로 만들려고 했다는 건 알고 있지? 그 일이 실패하고 난 도망쳤었어.]

“저 날 파리 같은 건 뭐냐?”

노파도 성좌의 대화창이 보이는지 의아하게 중얼거렸다. 물론 승지도 성좌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완벽하게 실패한 건 아니었어. 진정한 마왕은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대신 그 일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 흔적이 남았거든. 마왕이 될 수 있는 씨앗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

잡초를 제거해도 뿌리까지 제거하지 않으면 금세 밭이 뒤덮이는 것과 같은 원리인가.

“그럼 뭐야. 기다리면 네가 마왕이 된다는 거냐?”

[아냐! 그러고 싶지 않아서 성좌가 되기로 한 거야! 성좌신 쪽으로 가면 마왕의 힘은 억눌러질 테니까!]

성좌는 승지를 안심시키려고 애썼다.

[그러니까 정말 승지는 신경 하나도 안 써도 돼. 내가 성좌로 있는 한 마왕이 될 일은 절대로 없어!]

“퍽이나 안심된다. 처음부터 그렇게 말할 것이지.”

[미안해! 아직 마왕도 모르는 승지한테 그런 얘기부터 할 수가 없었어! 용서해 줘….(╥﹏╥)o]

승지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결국 네가 그냥 광대라서 성좌로 선택된 건 아니란 소리네.”

[응….(◞‸◟;)]

성좌신이 정말로 아무 영혼이다 잡아다 성좌로 만든 건 아니라니. 불행 중 다행이지만.

의문이 풀리려던 승지의 뇌에 제동이 걸렸다.

“잠깐, 그럼 다른 성좌들도 너처럼 마왕을 만들려던 놈들이냐? 그러니까 온갖 잡놈들까지 다 성좌가 된 거지!”

[글, 글쎄…?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 다른 성좌들은 만나본 적 없지만… 다나우도 성좌가 됐다고 하니까.]

승지는 2차 각성자들이 한탄처럼 늘어놓던 하찮은 성좌의 직업들을 떠올렸다. 농부니 도둑이니.

죄다 광대처럼 성좌가 되기엔 한참 모자라 보이는 직업들이다.

승지가 머리를 헤집었다.

“미치겠네. 무슨 마왕이 그렇게 쉽게 생겨?”

“그거야 당연하지.”

흥미진진하게 듣고 있던 노파가 끼어들었다. 짜증이 난 승지가 돌아보자 노파의 얼굴은 기분 나쁘게 히죽거리고 있었다.

“거 소화나 할 것이지 남의 대화는 왜 엿듣고 지랄이십니까?”

“눈앞에서 말하는 데 안 듣고 배겨? 히히히.”

“그럼 내보내주든가.”

“아아, 안 되지.”

노파가 킬킬거렸다.

“보아하니 마왕이 되려다 실패한 떨거지들이 이 별까지 도망쳐온 모양이구나.”

“전혀 아닌데.”

“이 세상에는 그렇게 주제도 모르고 마왕을 탐낸 자들이 넘쳐나지.”

“사람 말 좀 듣지?”

노파는 승지를 무시한 채 음험한 미소를 지었다.

“흐흐흐. 돌이켜보면 난 정말로 운이 따라줬어. 웃음의 마왕을 발견하다니.”

중얼중얼 거리는 노파의 목소리는 점차 혼자만의 생각으로 빠져들었다.

“그저 사람 좀 웃게 만드는 마왕이 제국의 골칫거리가 된 것도 다 숙주를 만드는 능력 때문이지. 본체가 없는 대신 숙주가 마왕의 힘을 대신하니까… 그걸 잡아먹으면 누구든 마왕이 될 준비를 시작할 수 있다.”

시끄러운 노파의 입을 다물게 하려던 승지가 잠깐 공격을 보류했다.

이 정신 나간 인간의 말을 완벽하게 믿을 수는 없지만, 들어두면 쓸모가 있을 거 같았다.

두쿵, 두쿵 벽에서 뛰는 내장의 맥박 소리와 함께 노파의 말이 이어졌다.

“삼키고, 또 삼키고…. 웃음의 마왕 숙주였던 꼬맹이는 결국 도망쳤지만 대신 이 곳을 남겨두었지.”

[다나우 얘기야!]

승지는 드물게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 있던 게 뭐냐.”

“또 다른 마왕….”

노파가 음침하게 목소리를 끌었다.

“그것을 내가 잡아먹었으니 이제는 나뿐이다.”

아까 소화 어쩌고 하더니 결국 너냐.

결국 성좌가 떠난 이후로 체자라가 마녀를 거의 다 잡은 상태까지 몰아붙였으나, 마녀가 새로운 마왕을 발견하면서 판세가 뒤집힌 모양이다.

“바깥에 있던 시체들에겐 무슨 짓을 한 거지?”

“그것들은 마검사를 따르던 인간들이다. 내가 이 별에 있는 모든 인간들을 잡아먹기 전에 마검사가 그들의 영혼을 육체에 붙들어놨지. 나와 싸워보려고 말이다! 히히히!”

좀비가 그래서 탄생한 거였나.

침입자를 보고 습관적으로 공격하던 그들은 처절하리만큼 허약했다.

체자라가 썼던 마법이 얼마나 강력했을 진 몰라도 시체까지 멀쩡하게 남겨두기엔 부족했을 것이다.

승지의 표정이 빠르게 굳어갔다.

마왕 하나 때문에 별 하나가 완전히 초토화가 됐잖아.

운이 따르지 않았더라면 지구도 글라세로 때문에 비슷한 꼴이 되었을 것이다.

여기보다 훨씬 썩은 내가 풍기는 곳으로 변했겠지.

승지는 잠시 보류했던 무기를 다시 내장으로 가져갔다.

“역시 마왕 새끼들은 박멸이 답이다.”

“푸핫?!”

갑자기 노파가 숨넘어가게 웃어댔다.

“박멸! 하! 마왕을 다 잡는다고!”

“엉.”

“마왕은 절대로 다 잡을 수 없어! 꼬마야! 모든 마왕이 죽어도 새로운 마왕이 탄생한다!”

“거 되게 자신만만하시네. 다 죽여 봤어?”

“그래. 우리의 의지는 이어진다. 설령 모든 마왕이 사라지고 천 년 만 년이 흐른다고 해도 다시 마왕이 세력이 꽃피울 것이란 말이다!”

쿠르릉.

붉은 내장의 벽이 점차 검붉은 색으로 물들어갔다.

“자아 식전 운동은 이만하면 충분하지! 네 파릇파릇한 영혼을 내놓아라!”

벽에서 위액이 흐르기 시작했다. 노란 구슬땀처럼 맺혀 흐르는 역한 액체를 본 승지가 후 하고 숨을 내뱉었다.

“날 가둔 걸 후회하게 될 거다.”

“히히히히히! 그럴 리가!”

“성좌야. 인벤토리 절대 닫지 마라.”

[알았어!]

승지는 인벤토리에서 무기를 하나씩 뽑아 벽을 찍어 눌렀다.

무기에 찔린 벽은 피도 흘리지 않았다. 그저 잠시 찔린 부위가 오그라들었다가 늘어날 뿐이었다.

“소용없다! 이제 난 아픔을 느끼지 않는다니까! 넌 내 뱃속에 든 쥐야!”

“아주 내가 싫어하는 건 다 가져오는 구나.”

중얼거린 승지가 그 다음 무기를 꺼내 찔렀다. 또 한 번, 또 한 번.

넘치도록 많이 받은 무기와 협소한 공간이 합쳐지자 순식간에 승지 주위로 정글처럼 빽빽해졌다.

벽에 찔린 채로 고정된 무기들은 나무처럼 자라난 듯이 보였다. 뾰족한 검, 길게 건들거리는 창대와, 도끼와, 사슬이 늘어진 철퇴까지.

무기들이 만들어낸 그림자가 승지의 얼굴에 드리웠다.

노파는 승지가 최후의 발악을 한다고 생각했는지 살점으로 된 벽을 조여오기만 했다.

덕분에 공간이 점점 좁아져 무기를 꺼내기만 해도 벽에 찔렸다. 선물 받은 무기가 다 떨어진 승지가 인벤토리 바닥까지 긁어 남은 무기를 모두 꺼냈다.

“만약 네가 뒤진 다음에 영혼이란 게 남아있으면 다른 마왕 놈들한테 전해라.”

“뭐라?”

“날 보고도 안 도망가면 네 꼴 나는 거라고.”

푸욱!

깊게 파고 들어간 무기는 기분 나쁠 만큼 부드러운 소리를 냈지만 승지는 훨씬 더 경쾌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 80콤보! ]

콤보를 알리는 띠링 소리를 듣자마자 승지가 짧게 기합을 내질렀다.

“하아!”

[ 대상의 제거를 실행합니다. ]

빠르게 필살기를 발동하자 온 사방에 꽂혀있던 무기들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승지는 느려진 노파의 얼굴이 아주 천천히 바뀌어가는 걸 노려보았다.

“우…우…우?!”

꼭 배가 아픈 사람처럼 찡그리던 노파의 주름이 젊은이처럼 확 펴지기까지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승지의 체감으로는 훨씬 더 오래 걸렸지만.

“이럴… 리가 없는데….”

벽면에 소용돌이가 생겼다. 살점을 꿴 무기들이 돌아가며 만들어낸 무늬였다.

노파에겐 모든 무기가 동시에 자신의 위를 뚫고 지나가려는 것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는 느끼지 못했겠지만 필살기를 시전한 상태의 승지는 느려진 프레임 속에서 그 모든 무기들을 한 번씩 다 걷어찼다.

그리고 승지에게서 이어받은 힘은 필살기가 발동되는 순간 시간의 탄력을 받아 엄청난 힘으로 튀어 나갔다.

퍼버벅!

살로 된 벽이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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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라면 99콤보까지 - 광대라면 99콤보까지-12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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