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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라세로의 저주 (3)

처음 위화감을 느낀 건 귀였다.

스켈레톤의 주의를 끌려고 던진 돌이었지만 공격은 공격이었기에 1콤보라는 소리가 제대로 떴었다.

그러나 상단! 중단! 하단! 스킬이 적용된 방어를 펼쳤을 때는 스켈레톤과 아무리 부딪쳐도 콤보가 연계되지 않았다.

공격이 아니었으니까.

승지가 창을 들고 뛰어들었다. 굳게 창을 움켜쥔 손은 절대로 휘두르지 않았다.

그렇게만 해도 스켈레톤이 알아서 몸을 부딪쳐 주었다.

카가강!

뼈와 창이 부딪치며 갈렸다.

그러나 인간의 몸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강도의 창에 부딪치자 다치는 건 오히려 뼈다귀 쪽이었다.

“카윽!”

쩍하고 금이 간 스켈레톤에게서 뼛가루가 날렸다.

먹힌다!

분노한 스켈레톤이 턱뼈를 크게 벌렸다. 다른 스켈레톤들도 덩달아 흥분해서 동작이 격해졌다.

그러나 이젠 믿을 구석이 생긴 승지는 오히려 그들을 도발했다.

“덤벼봐 이 자식들아!”

뇌가 없는 스켈레톤들은 모조리 뼈를 달그락거리며 달려들었다.

딱! 따닥!

승지는 수월하게 그들의 공격을 방어해냈다.

미리 찍어둔 체력과 민첩, 게임으로 길러둔 동체시력, 성좌의 적극적인 목표 설정 덕분이었다.

게다가 확실히 무기가 좋긴 좋았다.

한 번 방어할 때마다 라드이안의 창에 부딪친 스켈레톤의 뼈가 대신 부서져 나갔다.

심지어는 본인이 칼로 내리친 충격으로 팔꿈치가 부러진 놈까지 있을 정도였다.

크아, 이렇게 편한 걸 지금까지 썩히고 있었다니!

지금까지 페널티 때문에 찔끔찔끔 사냥하고 구린 무기를 골랐던 답답함이 한 방에 날아갔다.

간만에 속이 시원해진 승지의 눈이 돌아갔다.

“더 때려봐! 더!”

[스, 승지야. 진정해!]

“공격을 안 하면 죽일 수가 없잖아!”

팔을 잃은 스켈레톤은 딱딱거리며 위협만 할 뿐 다가오지 못했다.

지능이 부족한지 다른 놈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들었지만, 곧 제때 막아내는 창에 부딪쳐 무기가 부서지고 뼈가 부러졌다.

이 정도라면…!

승지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남은 놈들도 팔다리가 끊어지는 건 시간문제였다.

이대로 공격을 시작해도 콤보가 끊길 걱정은 없겠지만.

혹시 모를 페널티는 최대한 줄여두는 게 낫겠지.

승지는 일부러 스켈레톤의 아가리를 향해 뛰어들었다.

아무리 팔을 잃은 놈들이라도 공격성까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다.

썩어빠진 이빨이라도 깨물어보려고 무섭게 달려들었던 것이다.

빠각!

깨물리기 직전까지 먹음직스러운 머리를 보여주다가 잽싸게 창으로 바꿔치기했다.

강철을 깨문 스켈레톤은 고통스러워하며 이가 우수수 빠졌다.

“그렇지! 그대로 두개골까지 빠개져라!”

승지가 소리쳤다.

가뜩이나 지능이 낮은데다가 계속 깝죽거리는 승지를 보며 스켈레톤들이 불나방처럼 계속 달려들었다.

아예 적당히 싸우면 모를까, 본인이 코앞까지 다가와 미끼가 되어주는데 몬스터가 어떻게 포기하겠는가.

살을 내어주고 뼈를 취한다!

실제로는 살도 내어주지 않으니까 더 좋지.

대부분의 스켈레톤이 전투불능 상태에 들어가자 승지는 창의 방향을 바꿨다.

이 정도면 한 대씩만 툭툭 쳐도 죽겠지.

방어할 때와 달리 어설픈 동작으로 승지가 창을 휘둘렀다.

찌른다기보단 몽둥이질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스켈레톤의 몸을 부수기엔 이쪽이 더 나았다.

콰직! 콰직!

[ 1콤보! ]

[ 2콤보! ]

척추를 정확히 가격하는 공격에 스켈레톤들이 무너져 내렸다.

빠가각!

[ 13콤보! ]

마지막 한 마리까지 깔끔하게 해치웠다.

[승지야! 정말 대단해! 설마 방어만으로 스켈레톤을 잡을 줄이야!]

“운이 좋았어.”

드물게 행운을 찾으며 승지가 배어나온 땀을 닦았다.

만약 던전에 있던 몬스터가 조금만 물렁한 살을 가지고 있다거나 튼튼한 놈이었다면 이런 요행은 통하지 않았을 것이다.

방어만 해서 적을 쓰러트려보니 오히려 공격을 향한 갈망이 더욱 커졌다.

페널티의 조건을 제대로 확인하고, 공격이 끊이지 않을 수 있는 무기도 필요해.

제대로 콤보를 채우기만 하면 완벽한 콤보는 사기적인 성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아예 구십구연발 총 같은 걸 쏴버려?

완전히 박살난 스켈레톤들은 더 공격하지 않아도 잘게 부서지더니 바람을 타고 날아갔다.

그리고 곧 우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또다시 던전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엥, 이대로 끝이야? 스켈레톤 얘네는 보물 같은 것도 안 들고 다니냐?”

[아직 던전 초반이니까!]

스켈레톤이 있던 자리에는 그 흔한 금화나 하다못해 칼마저도 남아있지 않았다.

탐색만 하겠다고는 했지만, 기왕 던전에 들어온 거 욕심이 났다. 미션까지 성공해서 나가고 싶은걸.

쩍, 쩌적.

“어어, 흔들린다!”

[조심해 승지야!]

때맞춰 진동하던 던전이 발밑에서 갈라졌다.

그리고는 광활한 암석들이 그대로 위로 솟구쳤다. 지진이 나듯 대지가 갈라지자 그 사이로 용암처럼 빛이 새어 나왔다.

“안에 건물이 있어!”

[던전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고 있는 거야!]

지하에 숨겨져 있던 수많은 방과 신전들이 대지 위로 솟아오르려 하고 있었다.

승지는 서둘러 고리를 꺼내 손에 쥐었다. 위험해지면 언제든지 던전에서 나가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벽이 솟아오르고 내부의 모습이 언뜻언뜻 보이는 순간.

갑자기 승지의 생각이 바뀌었다.

드드득.

매섭게 솟구치던 절벽과 신전이 거대한 진동과 갑자기 느려지기 시작했다.

[어, 어라? 뭐야? 왜 느려졌지?]

당황한 성좌가 허둥지둥하는 사이 승지는 온 사방이 당겨지는 느낌에 만족했다.

[뭐야? 승지 네가 뭘 한 거야?]

“그래. 저길 봐!”

승지의 눈은 막 생성되는 벽 너머로 보이는 작은 제단에 고정되어 있었다.

딱 봐도 귀해 보이는 물빛 항아리가 놓여있었다.

“딱 봐도 보물 같지 않냐?”

[너, 너 설마!]

성좌가 경악했다.

[지금 던전을 상대로 프레임 컨트롤을 쓴 거야!?]

정답!

프레임 컨트롤에 걸린 던전은 강제로 느려진 시간에 분노하듯 우르릉거렸다.

[ 사용자보다 대상이 너무 강력해 프레임 컨트롤 스킬을 오래 지속할 수 없습니다! ]

경고 메시지가 다급하게 떠올랐다.

승지는 더 기다리지 않고 달리기 시작했다.

“저것만 가져오고 튀자!”

[미쳤어! 어떻게 던전을 멈출 생각을 해? 지금까지 아무도 그래본 적 없는데 대체 뭘 겪을 줄 알고!]

“적어도 이 스킬엔 페널티 없잖아!”

승지가 갈라진 틈을 뛰어넘었다.

막 생성되는 던전의 지형은 승지 자신이 있던 위치에서 가장 먼 곳에 보물을 숨겨두었다.

프레임 컨트롤 스킬이 아니었더라면 보물이 있는 방까지 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함정과 방을 통과해야 할지 짐작도 안 갔다.

승지처럼 초보 각성자라면 아예 불가능한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니까 완성되기 전에 가져와야지!

쿠구구구.

시간이 초 단위로 지날 때마다 던전의 진동이 점점 커져갔다. 금방이라도 스킬이 깨지고 던전이 완성될 것 같았다.

그렇겐 안 되지!

승지가 필사적으로 달렸다.

젠자앙! 프레임 컨트롤을 대상 두 개에만 쓸 수 있었어도 진작 가져오고도 남았을 텐데!

순수하게 자기 힘만으로 뛰어간 승지가 미끄러지듯이 느리게 움직이는 절벽 사이를 통과했다.

그리고는 제단 위의 항아리를 낚아챘다.

띠링!

[ 마무자의 성… ]

“이제 가자!”

보물을 집자마자 무어라 상태창이 떴지만 일단 보물 획득에 성공한 승지가 바로 열쇠장이의 고리를 비틀었다.

[ 프레임 컨트롤 스킬이 깨집니다! ]

쿠구구궁.

기다렸다는 듯이 올라오는 던전의 옆구리에 열린 구멍으로 승지가 뛰어들었다.

“크윽!”

쿠당탕!

곧장 바닥으로 떨어진 승지가 황급히 고리를 잡아당겼다.

부당한 방법으로 빼앗긴 보물에 분노하듯 던전의 벽이 공격하듯 입구 너머로 뾰족하게 튀어나왔다.

그러나 다행히 고리를 잡아 빼자마자 던전의 입구는 빠득거리며 돌가루를 흩날리더니 강제로 닫혔다.

“후우…후우….”

항아리를 꽉 껴안은 채 승지가 숨을 몰아쉬었다.

던전 밖은 여전히 거짓말처럼 평화로운 미스핏 길드의 방 안이었다.

무사히 성공했나.

[ 서브 미션 완료! ]

[ 서브 미션 보상 : 페널티 수치화 획득 ]

띠링 띠링 연달아 알림 음이 떴다.

그제야 보물을 꽉 안고 있던 팔에 힘이 풀렸다.

“아~! 살았다~!”

벌러덩 드러누운 승지가 가쁘게 뛰는 심장을 가라앉혔다.

미션 성공에다 무사 생환까지 했으니 당연히 축하해줄 줄 알았던 성좌가 뜻밖에도 화를 냈다.

[왜 그렇게까지 무모한 짓을 한 거야! 방금 얼마나 위험했는지 알아?]

“결과적으론 잘 풀렸잖아. 조금만 늦었어도 던전 다 만들어져서 보물은커녕 개고생만 했을 텐데.”

[너…! 너 정말! 목숨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거 아냐? 우리 세계의 힘이 정말로 그렇게 간단해 보여?]

너한테 들을 소리는 아닌 것 같다만.

생각 없기로는 역대급인 성좌가 이제 와서 무슨 소리람.

승지는 얼굴을 찡그리며 일어나려고 했다. 그러나 갑자기 눈앞이 핑 돌며 머리가 아찔해졌다.

어?

갑자기 뭔가 뜨거운 게 얼굴에 흘렀다.

비틀거리던 승지가 손등으로 얼굴을 훔쳤다. 그러자 손등에 뜨겁고 축축한 액체가 흠뻑 묻어나왔다.

얼레, 코피?

[아… 안 돼! 승지야!]

“어… 잠깐만….”

자각하자마자 순식간에 코피가 후두둑 쏟아졌다.

“어지럽네?”

페널티가 생긴 것도 아닐 텐데?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승지가 그대로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아까 가져왔던 보물의 맨질맨질한 바닥에 자신의 얼굴이 거울처럼 비쳐 보였다.

머리 위에 못 보던 붉은 글씨가 떠있었다.

[ 64 ]

저게 뭐지.

텅.

승지가 그대로 고개를 보물에 처박았다. 기절한 것이다.

[승지야!!]

* * *

두리번, 두리번.

버드나무 아래 숨어있던 명구는 열심히 주변을 살폈다. 자신처럼 비 전투계열 각성자는 다른 각성자가 공격적으로 나오면 너무 무서웠다.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데.

혹시라도 들킬까 봐 잔뜩 겁을 먹은 그의 뒤로 그림자가 졌다.

“우리 명구… 여기 있었네?”

“히익!”

기겁한 명구의 목덜미가 곧장 붙잡혔다.

“최, 최자림 각성자님!”

“너 내가 새로 온 사람 잘 따라다니라고 했어 안 했어?”

“그… 그게요….”

사나운 자림의 얼굴을 본 명구가 훌쩍였다.

“그 사람 너무 이상하고 무서워요! 막 혼잣말도 하고… 그냥 최자림 각성자님이 따라다니면 안 될까요?”

“안 돼. 내가 계속 근처에 있으면 의심할 거란 말이야.”

“의심이요?”

켁켁거리던 명구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 사람 우리 신입으로 들어올 거 아니었어요? 왜 의심을 해요?”

“…그런 거였으면 내가 굳이 너보고 붙어 다니라고 했겠니? 그냥 본부인 청와대로 보내버리지.”

“청와각이라고 하세요!”

“각이나 대나. 아무튼 길드장님도 특별히 허락하셨어. 지금 랭커들 중에 이 문제를 신경 안 쓰는 사람이 없으니까.”

“랭, 랭커요?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했는데요?”

“그걸 이제부터 알아봐야지. 너무 순순히 따라와서 나도 좀 놀랐지만.”

최자림이 흠하고 미간을 주물렀다.

“제발 헛다리 짚은 게 아니면 좋겠어. 만약 틀리면 유청 녀석이 또 얼마나 비웃을지. 으으.”

앓는 소리를 내던 최자림이 철썩 명구의 등을 갈겼다.

“그러니까 명구 네 역할이 중요하다. 어! 싫어해도 찰싹 같이 붙어서 뭐든 알아내 보라구, 응?”

“무서운데….”

시무룩하게 말꼬리를 내리던 명구가 되물었다.

“그런데 지금 그 사람 혼자 둬도 돼요?”

“뭐 별일이야 있겠어? 우리 길드 안에 있는데. 나가면 보초 서던 애들이 알려주겠지.”

“그럼 저도 굳이 감시할 필요 없잖아요!”

명구가 욱하고 항의했다.

“명구야, 밖에 나가는 건 보초가 감시해도 안에서는 네가 활약해야 한단다. 너 관찰하는 거 좋아하잖아.”

“안 좋아해요.”

“그럼 이제부터 좋아해 봐.”

최자림이 킥킥거리며 명구의 팔을 잡아당겼다.

물론 승지의 방문을 열자마자 그들의 웃음기는 싹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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