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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그딴 식으로도 살지 마라. (1)

날개가 꺾인 철가면을 보고 류의건의 성좌를 떠올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5년이나 함께 싸웠으니 그의 성좌가 신의 심판자라는 사실만은 알고 있었지만 그 외엔 무엇 하나 알려진 게 없었으니까.

하지만 몸을 숨긴 큐라가 유월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이런, 골치 아프게 됐네. 신의 심판자는 마왕의 부하만 보면 닥치는 대로 죽여 버리는 걸.”

“그대로 사라지겠다는 건가요?”

유월도 따라서 목소리를 낮췄다. 아직 바닥이 부서지며 내는 소리가 요란해서 대화가 들릴 염려는 없었다.

“마왕님 명령이 있으니까 떠나진 않겠지만, 심판자가 사라질 때까지는 못 나와. 안전해지면 다시 봐, 안녕?”

희미하게 남아있던 큐라의 기척마저 사라졌다.

그러니까 저 사람…? 이 류의건 각성자의 성좌란 말이지.

유월은 흙먼지를 더 세게 만들어내며 펄럭이는 날개를 지켜보았다.

확실히 강해보이긴 하지만, 저건 누가 봐도 패배한 다음의 흔적인걸.

“…….”

계속 이쪽을 보고 있던 철가면은 큐라가 사라지자 다시 고개를 돌렸다. 아무래도 처음부터 마왕의 기운을 느끼고 쳐다본 것이지, 유월을 알아본 게 아닌 것 같았다.

내 성좌도 만나면 저럴까?

유월이나 유월의 성좌는 서로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다. 능력은 오르니 상관없었지만.

“#@%@#…….”

류의건에게 신의 심판자 어쩌고 하면서 친근하게 굴던 거스 대왕은 정작 진짜 신의 심판자를 보자 잔뜩 겁을 먹고 움츠러들었다.

그가 무어라 계속 말했지만 당연히 유월은 알아듣지 못했다. 반응이 없자 거스는 아는 한국말을 다 동원했다.

“유청. 유청.”

“난 유청이 아니라 유월이에요.”

유월이 비로소 거스 대왕을 내려다보았다. 거스가 얼른 손짓 발짓을 다 동원해 도망치자는 뜻을 전했다.

펄럭.

그 때 계속 자신에게 특정한 동작을 해보이던 심판자가 포기했는지 두터운 날개를 다시 펼쳤다.

의건 씨한테 분명 치유 스킬이 있었을 텐데. 왜 쓰질 않지?

심판자의 날개는 여전히 추락할 때 받은 꺾인 그대로였다. 하지만 심판자는 추호도 지체를 허락하지 않는지 꺾인 날개를 그대로 다시 펼쳤다.

놀랍게도 심판자는 떠올랐다. 부러진 날개 쪽으로 몸이 크게 기울긴 했지만, 억지로 힘을 써서 움직이는 것 같았다.

추락하자마자 심판자가 다시 자신이 왔던 곳으로 날아갔다.

“쫓아가보죠.”

“#$#[email protected]#@!!?!”

식겁한 거스 대왕의 눈이 튀어나왔다. 그러나 유월은 이미 그의 허리띠를 잡아끌고 있었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email protected]@!!!”

“뭐라는 지 모릅니다.”

유월이 냉정하게 말을 잘랐다. 심판자가 날아가는 속도가 제법 빨랐다. 그래도 부상을 입은 덕분인지 못 따라갈 정도는 아니었다.

두두두두.

유월이 심판자를 쫓아가자 큐라가 슬그머니 다시 나타났다.

“왜 쫓아가는 거야?”

서큐버스라 그런지 어떻게 근처에 잘 붙어 있어서 낙오되진 않은 모양이다.

유월이 달리며 대답했다.

“뭔가 감이 와서.”

“감? 심판자가 가는 곳에 자기가 있을 거란 얘기야?”

“관련이 없진 않겠죠.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일어난 우연의 일치보단 말이 되니까.”

“흐응~. 이크. 이쪽 본다.”

큐라가 재빨리 사라졌다.

날아가던 심판자가 머리만 아래로 내려 뒤를 보고 있었다. 거꾸로 내려온 철가면은 아무 잘못이 없어도 꽤나 섬뜩해 보였다.

그러나 심판자는 다시 앞을 보더니 어느 신전에 다다라서야 비행을 멈추고 내려갔다.

갑자기 나타난 신전이라. 확인해보지 않을 수 없겠네.

유월이 힘들어서 캑캑거리는 거스의 허리를 놓고 심판자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여기서 기다려요.”

“@#[email protected]#?!”

“통역해놔요.”

보이지 않는 큐라에게 명령한 유월이 신전 안으로 들어갔다. 안도 밖도 컴컴한 신전 내부에 유월의 발소리만 울려 퍼졌다.

먼저 간 심판자는 어디 있지?

콰직!

금속제 물건이 부러지는 소리에 유월이 발걸음을 멈췄다.

“……?”

유월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신전 내부로 들어간 심판자는 사람이 아니라 천체 모양 기구를 박살내고 있었다.

원래는 신비로웠을 반짝이는 천체가 심판자의 검에 닿을 때마다 질퍽질퍽 튀며 조각났다.

본인이 만족할 때까지 쪼개놓은 심판자가 그대로 망가진 천체에 검을 박아놓은 채 뭐라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큐라를 데려와서 통역을 시켰다간 죽고 말겠지.

잠깐 기다려보던 유월은 심판자의 주문이 금방 끝날 것 같지 않자 신전 밖으로 나왔다.

놔뒀던 자리에서 헥헥 대는 거스와 일렁이듯 나타난 큐라를 빼면 주변엔 아무것도 없었다.

풀만 웃자란 별이라니. 저벅저벅 걷던 유월이 뭔가 물컹한 걸 밟았다.

삐요우…!

“어라….”

귀엽게 생긴 인형이었다. 발끝으로 인형을 치우려던 유월은 바로 앞에 또 하나의 인형을 발견했다.

마치 이쪽으로 따라오라는 듯 점점이 떨어진 인형이 한 쪽으로 이어졌다.

헨젤과 그레텔 같네.

일종의 유인책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면서도 유월은 따라갔다. 따라가다 보니 장난감도 나왔고 뭔지 모를 물건도 함께 떨어져 있었다.

이런 곳에서 애가 있을 것 같진 않으니. 혹시 승지 씨가 남겨두고 간 건가.

채승지의 성좌가 광대라는 건 기억하고 있었다.

유월이 인형 하나를 집어 보았다. 솜이 빵빵하게 들어가서 제법 만지는 맛이 났다.

주섬주섬 장난감을 주우며 마지막까지 떨어져 있는 곳을 찾아냈지만 여전히 승지의 흔적은 없었다.

유월이 눈가를 찡그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클랩의 성에서 본 것보다 숫자는 적었지만 그래도 별을 떠나는 배가 보였다.

“설마 또 비행선에 탄 건 아니겠지.”

유월이 중얼거렸다.

채승지도 집으로 돌아가야 할 테니 한 곳에 머물러줄 줄 알았는데.

어쩌면 누군가 그를 데리러 올 거라고는 전혀 짐작하지 못했을 지도.

유월은 비로소 승지와 연락처를 교환해뒀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먼저 연락해볼까.

* * *

배에 올라탄 승지는 놀란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선원들을 마주 보았다.

이번에는 인간들이구만.

“누구냐?”

“어디서 탄 거야?”

“선장은?”

승지가 껄렁하게 용건만 반복하자 선원들의 반발심이 슬슬 발동되었다.

“선장님은 왜 찾는 거지?”

“당장 여기서 꺼져!”

“지금 배에서 내리면 죽는 거 아니었냐?”

“그건 우리가 알 바 아니다!”

선원이 위협적으로 몰아세웠다. 난간에 혼자 덜렁 올라온 승지는 그들에게 별로 위험해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 그럼. 나도 이제 내 알 바 아니다. 알간?”

가뜩이나 기분이 더러웠던 승지가 바로 싹 다 무대 매너를 걸어버렸다.

“윽?!”

털썩. 털썩. 선원들이 차례로 마비되어 쓰러졌다.

역시 별 것도 아닌 것들이었잖아.

조용해진 갑판에 내려선 승지가 보이는 대로 덥석덥석 문을 열어젖혔다.

“선장?”

“누구…!”

승지가 일단 보이는 족족 무대 매너를 걸어 쓰러트렸다. 배의 구조는 잘 모르지만 선장에 대해선 약간이나마 알고 있었다.

이상한 모자를 쓰고 있으면 선장이다.

계속 머리에 두건을 쓴 녀석들만 발견하자 승지가 머리를 갸웃했다.

“모자 쓴 놈은 왜 안 나오지?”

[…승지야. 설마 그런 얄팍한 기준으로 선장을 찾고 있는 거였어?]

“이거 의외로 중요하다고. 대가리들은 자기가 대가리인 거 티내길 좋아한단 말이지.”

어줍잖게 권력을 지닌 놈들일수록 미천한 놈들이랑은 똑같이 보이는 걸 싫어하거든.

벌컥!

승지가 문을 열자마자 고함을 친 녀석이 바로 그랬다.

“뭐냐! 감히 노크도 없이 들어오다니!”

“그래, 쟤처럼.”

승지가 무대 매너를 걸었다. 그러나 그래도 선장이라고 지능이 꽤 높은지 무대 매너가 금세 풀렸다.

“웃! 이 놈이?! 무슨 수작이냐!”

분기탱천해 일어난 선장이 칼을 뽑아 들었다. 그러나 승지는 간단하게 손바닥으로 후려쳐 검을 떨어트렸다.

콰앙!

“아이고 내 손!”

텁. 발끝으로 떨어트린 칼을 끌고 온 승지가 한쪽 발을 올린 채 말했다.

“자, 이제부터 이 배는 내가 관리한다.”

[우와…! 자연스럽게 공갈을!]

“과, 관리한다니.”

손목을 부여잡은 선장이 눈을 홉떴다.

“이 배, 드래곤 거라지?”

“그… 그래! 여긴 위대한 부르그골님의 배다! 부르그골님이 아시면 네놈은 무사하지 못하게 될 걸!”

“잘 됐네.”

승지의 표정이 더욱 더러워졌다.

“내가 지금 드래곤을 좀 잡고 싶거든?”

선장의 얼굴엔 미친놈인가? 하는 감상이 그대로 떠오르고 말았다.

“뭐… 뭐라고?”

“드래곤 사냥. 이제 슬슬 진 보스 나타날 때도 됐잖아.”

어리둥절한 선장을 본 승지가 으르렁거렸다.

“불러!”

[승지야 침착해! 바로 드래곤을 잡으러가기엔 아직 준비가 부족해!]

성좌가 승지를 말리는 척 한 술 더 떴다.

[최강 보스를 잡을 땐 계획을 완벽하게 세워야지! 드래곤 슬레이어의 칭호는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게 아니거든! 드래곤은 레벨로 따지면 99레벨의 최종 단계! 일단은 마법사와 힐러부터 동료로 삼아야지!]

“그건 또 뭐야.”

판타지엔 문외한인 승지가 잠깐 성좌의 말에 정신이 팔리자, 기회를 엿보던 선장이 냉큼 몸통 박치기를 하며 도망치려고 들었다.

“이잇!”

그러나 승지에 부딪친 선장의 몸은 쿵도 아니고 폭삭하는 소리를 내더니 부딪친 본인이 더 아파했다.

“꾸엑!”

“참내.”

일부러 웃기려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스탯이 일반인이랑 비교하면 어느 정돈지 잘 실감을 못하는 승지가 쌕쌕거리는 선장을 방구석으로 굴렸다.

“얌전히 있어. 인마. 해칠 생각은 딱히 없거든?”

“해치지 않기는! 위대한 드래곤님을 죽이려고 한다면서 그런 소리가 나오냐!”

“아무튼 사람은 안 죽인다고. 드래곤만 잡는다니까.”

“허! 그 무슨 바보 같은 소리냐!”

선장을 몰아넣은 승지가 물었다.

“됐고, 드래곤이나 불러보라니까. 네가 선장이잖아.”

“…이거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놈이 설치고 있었구만?”

입만 산 선장이 비웃었다.

“한낱 인간이 부르그골님을 막 부를 수 있을 거 같으냐? 게다가 그 분을 사냥한다니! 지금 당장 그분께서 힘을 거두기만 해도 넌 죽는 거야! 멍청한 것!”

“그건 나도 알아.”

승지가 눈 하나 깜짝 안하고 대꾸했다.

“하지만 모든 배가 함께 움직이는 게 아니라 따로 움직일 수 있으면 그놈의 드래곤한테 연락할 수단은 있다는 거겠지. 잔말 말고 그거나 내놓으라고.”

“…!”

집요한 승지를 본 선장이 의심스럽게 말꼬리를 올렸다.

“설마 부르그골님께 직접 연락해서 위치를 알아내겠다는 거냐?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협박은 내가 할 테니까 수단이나 내놔, 짜샤.”

승지는 참아왔던 분통이 슬슬 터지려고 했다. 드래곤 면상에다 대고 땋은 머리 얘기를 하지 않고서는 이 울화가 가라앉지 않을 것 같았다.

이 성질머리 때문에 알바에서 몇 번을 잘렸는지, 빌어먹을.

선장은 협박에 못 이겨서라기 보단 저 놈이 진짜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졌는지 순순히 품을 뒤지기 시작했다.

띠링!

뭐야. 아직 선장한테서 안 받았는데?

[헉, 승, 승지야…! 이럴 수가! 엄청난 일이 벌어졌어!]

성좌가 갑자기 바짝 긴장한 채 대화창을 띄웠다.

[유월한테서…! 선톡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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