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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99화 살려준 이유

그의 어머니였다. 무슨 일로 전화를 했을까? 한국에 귀국한 후 통화는 이미 몇 차례 했었다. 항상 그를 생각하는 마음이 깊으니 안부 전화일 수도 있지만 지난 주 금요일에 통화하고 별 일 없으면 당분간 전화 못한다고 말을 했다. 이번 주간 일본에서 G20 회합으로 아버지가 바빠졌기 때문이다. 보통 외교관이 바빠지면 부인도 덩달아 바빠진다. 다른 외교관의 부인들과 만나서 여러 일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리셉션 같은 자잘한 일들 말이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우혁아, 너 괜찮니?

“네? 왜요?”

전화를 받자마자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자신에게 괜찮으냐고 물어보는 어머니. 오히려 그가 의아해한다. 혹시 지난번에 다쳤던 일과 연관해서 묻는 것일까?

“저 이제 몸 괜찮아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 그래? 정말 괜찮은 거 맞지?

“네, 정말 괜찮아요. 갑자기 왜 그러세요?”

- 혹시 엄마한테 할 말 없니?

“무슨 할 말이요? 없…는 데요.”

이 부분에서는 좀 찔렸다. 세실리아 이야기가 걸려서다. 하지만 이건 전화로 이야기할 성질이 아니다. 직접 봐야 한다. 부모님께는 그녀의 정체를 말씀드려야 한다. 세상에서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자신의 아군이 되어주실 분 아닌가?

- 머리가 아프거나, 아님 이상한 게 보인다거나 그런 것은 없어?

“없어요, 엄마. 걱정 마시라니까요. 제가 지난번 부상으로 충격 받고 정신이 이상해진 것 같아요? 아니니까 걱정 마세요.”

- 그렇지? 알았다. 그런데 여름에 네 아빠 휴가 때 들어가려고 하니까 그 때 까지 몸 조리 잘 해. 무슨 일 있으면 반드시 병원 가보고. 알았지?

“네, 알았어요.”

전화를 끊으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짓는 우혁. 별 내용이 없다. 그의 몸을 걱정하는 것 이외에는. 아니다. 사실 그게 큰 이유일 수도 있다. 그만큼 그의 신상은 부모님께 큰 걱정거리다. 어렸을 때부터 하반신 마비로 살아왔다. 이제 좀 부모님의 짐이 되지 않도록 살아가다가 갑자기 찾아온 부상. 당연히 자주 그의 몸에 대한 체크를 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정말 건강하다. 이제 부상 후유증이라는 것도 없을 정도다. 이 모든 게 세실리아 덕분이다. 고마운 마음. 그래서 세실리아를 보니 그녀는 무언가 기다리는 표정이다. 그는 깨달았다. 아까 그가 말을 매듭짓지 못했다는 것을.

그런데 모든 것은 해야 할 타이밍이 있다. 특히 우혁의 경우 그게 더 심하다. 지금 와서 그녀가 듣고 싶은 말을 하려고 하니까 매우 쑥스럽고 부자연스럽다. 이럴 때 그가 하는 일은 화제를 돌리는 일이고 말로 하는 것보다 요즘은 TV를 이용한다. 가끔 그는 그녀의 까다로운 질문에 이렇게 방송을 이용한다.

그녀는 TV가 재미있나 보다. 요즘 한창 그렇게 즐기고 있다. 특히 드라마를 좋아한다. 지난번 순빈이 가짜로 지어낸 이야기라고 길게 설명을 했더니 그제야 잘 알아들었다. 요즘 그녀가 보는 드라마는 「대답하라 1999」이다. 밀레니엄을 앞두고 일어나는 대학생들의 연애담. 그것을 코믹하게 그려낸 것인데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신인 탤런트 하나가 대박을 쳤다. 그녀는 우혁도 한 번 안면이 있는 여자다. 바로 양세희다.

“어? 저 여자?”

“응? 왜?”

TV를 틀자 「연예가 화제」라는 연예 전문 방송을 하고 있었다. 그 프로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대상이 지금 양세희인데 세실리아가 알아본 것이다.

“내가 보는 드라마 나와.”

“아, 그래?”

IPTV로 다시보기를 열심히 한 모양이다. 요즘 그녀가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별 거 없다. 가만히 앉아서 멍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아주머니와 함께 어쩔 때에는 집 청소도 하고 이렇게 같이 TV를 보기도 한다. 우혁은 아주머니에게 당분간 오랫동안 집에 있어달라고 부탁을 했었다. 당연히 월급을 인상해준다는 말과 함께. 그로서는 세실리아를 두고 나간다는 게 좀 걸린 모양이다.

- 그럼 이상형으로 최우혁 선수가 있다는 말씀이죠?

- 네, 맞아요.

- 어떤 점이 맘에 들으셨는데요?

- 일단 시크하고 자신의 여자한테만 잘 해줄 것 같아서요.

- 이거 완전히 공개 고백인데요? 방송 나가도 돼요?

- 그런가요? 아, 그럼 편집해 주세요. 호호호.

- 그럴 순 없죠. 아마 이 방송 나가면 신문에도 몇 개 타이틀로 나갈 겁니다. 각오 단단히 하세요.

인터뷰에서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자 뭔가 했다. 자신을 이상형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양세희. 그 때 첫 날 친구로 삼았던 그녀가 이렇게 갑자기 유명세를 탔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

“저 여자가 우혁, 알아.”

“응. 예전에 만난 적 있어.”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하는 그를 보는 세실리아. 그녀의 눈에 담긴 감정. 복잡 미묘하다. 마치 예쁜 여자들은 다 그를 알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항의라도 하는 것과 같은 눈빛이다.

“그냥 한 번 봤어. 정말이야.”

“안 물어 봤는데.”

“그… 그렇지?”

“응.”

도대체 왜 자신이 이런 변명 같은 말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대답하기 곤란한 화제를 돌리기 위해서 TV를 틀어 놓았더니 자신을 이상형 운운하며 말하는 세희 덕에 더 곤란해 졌다.

“세실리아, 이건 변명이 아니라 나의 됨됨이를 변호하기 위한 것인데…”

이렇게 어렵게 이야기 하면 알아들을까? 그래도 왠지 꼭 전달하고 싶은가 보다. 요즘 드라마를 많이 보아서 잘 못 알아들어도 장면 전환이나 행간을 보고 눈치도 많이 늘은 세실리아다. 그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일단 자수하여 광명을 찾자는 심정인지 그는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나 여자관계 그렇게 복잡하지 않아. 사실 키스를 한 것도 너랑 처음이고, 그 이후에 여자는 미래 한 명 밖에 없었어.”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 지나가는 또 한 명의 여자. 빛나였다. 사귀지는 않았지만 거의 그 이전 단계까지 밟아나갔다는 것.

“아, 물론 동료로서 친구로서 약간의 감정이 생긴 사람도 있긴 했지만…”

변명이 아니라고 말을 하지만 이실직고를 하고 있다. 스스로에게 당당하기 위함인가? 아니면 그녀에게 자신의 깨끗함을 어필하려고 하는 것인가? 정작 이야기를 듣는 세실리아는 순진무구한 표정이다.

“키스? 처음? 나랑?”

“응. 그래. 그 때 물속에서 말이야. 아, 생각났다. 그동안 묻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 그 때 왜 나를 보고 키스를 한 거야?”

이제야 생각이 났다는 듯 그는 흥분해 있었다. 세실리아를 보기 전에 항상 품고 있었던 의문이다. 만나면 반드시 물어보려고 했던 말인데 재회했을 때에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서 묻지 못했고, 그 이후 이런 저런 사건에 묻혀서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야 떠올라서 그녀에게 묻는다.

“좋아서.”

“…….”

“그 때 우혁 보니 가슴이 뛰었어. 처음이었어. 그 느낌. 그래서 키스 했어. 살리고 싶었어.”

사랑의 고백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그렇지만 그녀의 눈빛은 진심이 가득하다. 결국 그녀의 말을 종합해 보면 자신에게 첫 눈에 반했다는 말이다. 그 누가 있어 정면에서 이런 말을 들으면, 그것도 여신 급 미모에 글래머러스한 몸매의 소유자가 말을 하는데 가슴이 떨리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랬구나…”

“사랑해.”

“응? 뭐? 뭐라고?”

“사랑해, 우혁. 이 말 꼭 하고 싶었어. 인간 말 배우면 꼭 하고 싶었어. 사랑해, 우혁.”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는 가슴속에서 솟구치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의 충동적인 성격. 이제는 다른 인간관계에서는 자제할지라도 이런 상황에서 일어나는 케미컬 작용은 절대 제어할 필요가 없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세차게 자신의 품으로 잡아끌었다. 그대로 안기는 그녀의 풍만한 몸. 그리고 일어나는 감정의 격정. 그는 그녀의 몸이 으스러지도록 안고야 말았다.

“그래, 그랬구나. 그랬어, 그랬구나.”

비슷한 말을 반복하고 있다. 그런데 그의 눈에서 흐르는 액체는 무엇인가? 감동을 해서 눈물까지 흘리고 있다. 누가 보면 참 못났다고 말을 할지라도 그는 이 감정을 숨기고 싶지 않았다.

“우혁, 울어?”

“응…”

“왜? 왜 울어?”

“몰라, 그냥 눈물이 나.”

“내가 뭐 잘 못 했어?”

“아냐, 아냐. 그게 아냐. 내가, 내가… 이제 널 사랑하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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