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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5화 스승과 제자

대회 첫 날. 남자 자유형 100미터 3위. 일수가 거둔 소기의 성과다. 그 이외에는 없었다. 3위 안에 들어야 그나마 알아주는 세상이다. 올림픽도 금, 은, 동이 있지 않은가? 시상식에 서지 못하면 사람들 뇌리에 잘 박히지 않는다.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나서 그는 잠시 호텔 밖을 나섰다. 누구를 만나러 가는 것일까? 그가 가는 곳이 궁금했지만 빛나는 그냥 놔두기로 했다. 아무래도 오늘 진 것에 대해 곤두선 느낌이다.

‘나도 오늘 졌는데, 그래서 속상한데…’

이럴 때는 서로 위로해 주는 게 최고라고 생각을 하는 그녀. 그런데 그가 그렇게 나가니 붙잡을 수가 없었다.

사실 목적지 없이 나간 것이다. 그저 정처 없이 걸었다. 도쿄 시내를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호텔을 못 찾지는 않을 것 같았다. 더구나 택시도 있다. 일어를 못하지 않는 그가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서 숙소로 오는 방법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다시 돌아 왔을 때 현관 앞에 있는 사람. 영욱이다. 걱정이 되어서 나온 것일까? 그는 우혁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잠시 이야기 좀 하자.”

“네…”

호텔에는 수영장이 있다. 선수들이 훈련을 하기 위한 곳은 아니다. 투숙객들이 즐기는 곳. 그 곳에 들어간 두 사제.

“기억나니? 너 훈련장에 들어오기 전에 물속에서 오래 있었던 일…”

“네…”

“나 그 때 깜짝 놀랐다. 사람 하나 죽는 줄 알고. 알다시피 사람이 물에서 숨을 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 부분에서 우혁은 잠시 죄책감이 들었다. 사실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있었던 것을 속이고 그는 그 때 이길 수밖에 없었던 짓을 한 것이다. 하지만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가 수중호흡이 가능하다는 것을?

“그 때 난 네가 고집만 쎈 젊은 놈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훈련을 묵묵히 해내고, 혼자와의 싸움을 이겨내는 것을 보면서 확신했다. 어쩌면 우리나라 수영계를 이끌 새로운 별이 탄생할 거라는.”

“…….”

“그런데 난 그 별이 도중에 다 타버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 무슨 이야기인지 알겠니?”

“네…”

항상 단답형이다. 그래도 이제 영욱은 대충 알고 있다. 자신의 말을 그가 잘 들어주고 있다는 것을. 말이 없는 제자다. 대인 관계도 좋지 못하다. 그래서 늘 눈에 밟혔다.

“코치님, 사실 저 작년까지 걷지도 못했어요.”

“응? 그게 무슨 소리지?”

“하반신 마비. 어렸을 적, 기억도 잘 나지 않은 그 때 소아마비가 왔어요. 그 이후 발을 못 쓰게 되었죠.”

“그… 그런 일이?”

그는 알지 못했던 사실에 꽤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원래 그가 우혁을 기다린 것은 다름이 아니라 격려를 하기 위해서다. 4위도 잘 한 거다. 첫 출전에 이 정도면 괜찮으니 스트레스를 받지 마라. 이런 이야기를 하려 했는데, 갑작스런 그의 과거에 그야 말로 멘붕 상태에 빠졌다.

“그러다가 작년에 치료가 되었어요. 모두들 기적이라고 했죠. 나 역시 그렇게 생각을 했으니까요. 그런데 불안한 것이 있어요. 원래 아팠던 사람은 다 그렇지만 다시 아플 수도 있다는 공포심이 있죠.”

“그래서 너도 가지고 있다는 거냐?”

“아뇨. 다시 아프기는 싫지만 무섭지는 않아요. 다만 그 전에 이루고 싶은 게 있어요. 아시잖아요. 제 목표.”

“음…”

안다. 왜 모르겠는가? 말수는 적지만 그는 항상 이야기하곤 했다. 올림픽 금메달. 그것이 꿈이다. 금메달을 따서 누군가에게 주고 싶단다. 물론 물어보지 않았다. 현재 그들 스승과 제자 사이에는 그냥 이 정도가 적당했다. 더 깊이 알려들지 않는 코치와 어느 정도까지만 알게 해주는 선수. 그나마 오늘 정말 깊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선수와 코치가 너무 서로를 이해한다? 좋을 수 있다. 이상적이고. 그러나 과연 그게 진짜로 좋은 일일까? 특히 코치의 입장에서 선수의 사생활을 너무 많이 알게 되면 냉정해지기 어렵다. 어린 선수라면 상관이 없다. 그들에게는 법적인 보호자가 있고, 사회적인 보호자인 코치들은 유대 관계를 통해 충분히 통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성인이 된 제자. 그들의 사생활. 왜 그렇게 되었는지 알게 되면 다음에는 다그치기가 어렵다. 그래서 참 어렵다. 스승과 제자의 거리 조율이. 그런데 오늘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그냥 지금처럼 대해주세요. 아니 가끔 혼내주세요.”

“아니, 넌 잘해내고 있는데…”

“아뇨. 그렇지 않아요. 더 잘하고 싶어요. 더 빨리 이루고 싶어요. 단지 그 뿐이에요. 장애를 딛고 일어선 훌륭한 스포츠 선수는 되고 싶지 않아요. 단지 그 정도에 머물고 싶지 않습니다. 차라리 저의 과거를 사람들이 몰랐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지금처럼 쭉. 그래서 못하면 못한다고 질책해 주세요. 견딜 수 있습니다. 두 다리가 움직이지 못할 때도 있었는데, 사실 전 지금 행복하거든요.”

“그럼 경기에 져서 그렇게 속이 상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거냐?”

“설명 못하죠. 그냥 진 것이 분하고 억울할 뿐이에요. 하하하. 그러나 금세 풀려요. 그게 저인가 봐요.”

“음…”

영욱은 이제야 느꼈다. 사실 그의 조언이나 격려가 전혀 필요가 없었다. 그의 말대로 장애를 딛고 일어선 훌륭한 스포츠 선수가 이미 되어 있다. 이 정도라면 정신력 측면에서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다.

“내가 쓸 데 없는 걱정을 했구나. 알았다, 네 뜻. 좋다. 각오해라. 앞으로 더욱 다그쳐 주마.”

영욱이 진짜로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다만 이 대화를 계기로 그들의 관계는 더욱 끈끈해져 갔다. 어쩌면 그가 우혁을 너무 잘 이해하는 데에 대한 부작용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는 확신하고 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제자가 난관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저도 하나 질문을 할 게요.”

“뭐냐?”

“태원이 형은 어떻게 이겨냈어요? 도대체 이 열악한 환경에서 대단한 것 같아요.”

“그 놈은 수영을 좋아했다. 순수한 열정. 그리고 긍정적인 자세. 너와 비슷하게 승부욕도 넘쳤고…”

우혁이 물어보는 이유. 그가 간 길을 밟아가려고 한 것인가? 아니다. 그가 밟아간 길을 깨려고 하는 것이다. 비슷하고 싶지도 않았다. 능가하고 싶었다. 참 욕심이 많다. 지난 20여 년 동안 가만히 앉아서 하지 못했던 것을 너무 한 번에 이루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또 하나 있어요.”

“오늘 너 답지 않게 말이 참 많구나. 하하.”

“유카리 미호. 도대체 왜 자유롭게 훈련장에 오는 거죠?”

“그건 나도 모르겠구나. 윗분들이 결정한 일이다.”

그의 대답을 듣고 우혁은 맘에 안 든다는 표정을 지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연맹의 인사들이 과히 그의 눈에 유능해 보이지 않았다. 아니 훼방이나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끔 가다가 그들의 어이없는 일처리에 말은 안했지만 화가 날 지경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유카리가 훈련장에 불쑥불쑥 나타나 신경이 쓰인다. 무관심한 척 하지만 그는 사실 그 누구보다도 감수성이 예민하다. 어쩌면 미래와 빛나 사이에 갈등을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를 선택하면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 때문에. 그래서 가장 불가능한 존재인 인어를 선택해 버렸다. 그게 그들에게 공평한 일이라고 생각을 했기에.

그런데 또 다른 여자가 이번에는 참 질길 것 같은 아이가 들러붙었다. 물론 국적이 다르다. 이번 대회가 끝나면 아마도 있을 다음 국제 대회 이전까지는 다시 보지 않겠지만, 왠지 모르게 또 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다. 그 예감을 확인해보기 위해서 물었다. 그러나 영욱이 알고 있는 사실이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지만.

‘뭐, 아직 쪼그만 어린애니…’

그는 단순하게 생각을 했다. 그 나이에는 외모에 관심이 많다. 자신의 것뿐만 아니라 이성의 것도. 크면 점점 현실적이 될 것이다. 주변에 있는 자신을 사랑해줄 수 있는 남자에게 눈이 갈 것이다. 그러면 멀리 떨어져 있겠다, 국적도 다르겠다, 자신을 생각이나 하겠는가?

결국 무관심이 최고의 명약이다. 다른 두 여자만으로 머리가 아플 지경이니 말이다. 지난번에는 얼마나 고민이 되는지 독일까지 갔다 왔다. 로렐라이 언덕. 자신이 기적을 만난 곳. 별 소득 없이 돌아왔지만.

그래도 속은 풀렸다. 그녀들 둘에 흔들릴 때마다 차라리 인어를 생각하기로 결심했다. 그 생각이 얼마나 오래 갈지는 모르겠다. 원래 아무리 의지가 굳은 사람도 그렇다. 보지 않으면 마음이 멀어지고 자주 보는 사람은 정들게 마련이다. 그래서 더 흥미롭다. 그와 그녀들의 이야기가. 앞으로 전개될 상황. 그의 입장에서는 머리가 아프겠지만 지켜보는 이들은 얼마나 재미있을지… 기대가 된다.

============================ 작품 후기 ============================

좋은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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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lash! - Splash-4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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