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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92화 솔직하지 못한 마음

세실리아의 말. 인어는 인간 때문에 다 죽었다. 우혁은 그 과정을 잘 모른다고 여기면서 십분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어디 인간 때문에 피해를 입은 생명체가 인어 하나뿐이겠는가? 잦은 환경 파괴로 세상이 변해가고 있다. 이제는 인간 스스로도 파멸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것이다.

“설명 안 해줘도 돼. 뭐, 우리가 나빴겠지.”

“우혁, 좋아. 인간 다 안 나빠.”

이것도 무슨 내용인지 대충 알았다. 그는 세실리아에게 우리말을 가르치면서 오히려 배우는 게 더 많은 것 같았다. 어떻게 이렇게 편견이 없을 수가 있단 말인가? 그는 그렇지 않다. 스스로 다른 사람들의 편견을 깨트려 준다고 하면서 자신의 안에 갇혀 있었다. 남들이 하지 말라는 것을 일부러 더 하고, 자기가 고집하는 것을 끝끝내 시도했다.

“아냐, 나도 나쁜 사람이야. 그러니까 나 믿지 마.”

“우혁, 안 나빠. 우혁, 좋아.”

그녀는 고개를 흔들었다. 순수함이 묻어 나오는 눈빛으로 그를 계속 보면서. 자신을 믿어준다. 그리고 자신을 좋아해준다. 그것도 무조건. 감격은 이런 데서 오는 것이다. 점점 그녀가 자신의 마음속에 들어온다. 부정해보지만 사실인 걸 어떻게 하랴? 그는 이제 그녀가 좋다. 자신을 좋아해 주어서가 아니라 그녀 자체가 좋은 것이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다.

그래서 미래에게 미안했다. 마치 그녀를 배신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끝까지 그녀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말 걸. 지금 와서 후회가 된다. 돌이킬 수 있다면 다시 돌이키고 싶었다.

“아냐, 나에게 어떻게 해 주었는데? 그럴 수는 없어.”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미래가 자신의 인생에서 어떤 존재이던가? 첫 친구. 그리고 첫 여자 친구. 처음으로 성의 기쁨을 알게 해 준 사람. 처음으로 수영을 알려준 존재. ‘첫’, 그리고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잔뜩 붙을 정도로 그녀로 인해서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

“응?”

세실리아는 그가 한참동안 말이 없다가 갑자기 고개를 좌우로 저으니 이상해 보였다. 무슨 고민이 있는 사람처럼. 그러다가 다시 그의 눈과 부딪혔다. 빨려 들어갈 것 같았다. 바로 그의 이런 매력 때문에 그녀가 그렇게 푹 빠진 것이다. 종족을 버리고 나올 정도로.

“세실리아, 넌 내게 생명을 주었다. 그 생명은 단지 숨만 붙어 있는 의미가 아니라 세상을 진짜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었어. 난 그것에 대해서 너무 감사하고 있다. 너를 평생 지켜주겠다는 맹세를 할 정도로. 하지만 난 이미 여자가 있다. 나를 사랑해주는 여자.”

세실리아의 눈이 반짝였다. 그의 말이 빨라졌지만 그녀의 감각으로 눈치 못 챌 정도가 아니다. 그에게 여자가 있다는 말. 그렇다는 이야기는 그가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뜻이다. 인어의 기준. 사람의 관습과 도덕이 미치는 범위 이외에 그들의 법과 질서가 존재한다. 따라서 큰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그를 바라본다.

“사랑?”

“그래, 사랑. 많이 좋아한다는 뜻이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이성으로 좋아한다는 의미. 그게 사랑이야. 그녀는 나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

“그럼 우혁, 그녀 사랑해?”

“나?”

갑작스런 질문. 그는 순순히 대답을 하지 못했다. 미래를 사랑하는가?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해 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를 사랑해 주었던 여자들. 그 중에 그녀와 빛나는 항상 그의 주변을 맴돌았다. 청춘은 이성을 잡아당기는 마음을 주었고, 그는 그녀들이 좋았다.

하지만 어떤 것이 사랑이라는 감정이란 말인가? 되짚어 보면 자신을 좋아했기에 그녀들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어렵다. 세실리아의 질문이. 오늘 그녀가 한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못해주는 것 같았다. 특히 중요한 물음이면 더욱 더.

“그… 그래. 그녀를… 사랑해.”

“그럼 나는? 우혁, 나 사랑해?”

드디어 그녀가 알고 싶은 질문을 또 던지기 시작했다. 미래를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부터 우혁은 그녀의 시선을 회피했다. 거짓말이 들킬 것 같아서다. 어쨌든 자신의 여자 친구가 먼저다. 그 때 자신을 구하고 왜 없어졌던가? 왜 한동안 보이지 않았던가? 그랬다면 오히려 세실리아가 먼저였을 텐데.

지금 그래서 그녀의 질문에 대답을 하기가 힘들다. 속마음은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을 강력하게 긍정하고 있지만 겉으로 보여주는 그의 고개. 좌우로 돌리고 있다. 두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 그의 도덕규범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두 여자 모두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기에.

그래서 세실리아에게 상처를 줘야만 했다. 자신을 위해 동족을 모두 버리고 온 그녀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자신의 도덕규범을 지키기 위해서 그녀에게 잔인한 고갯짓을 내보이고 말았다.

“나는 우혁 사랑해. 그러니까 괜찮아.”

그런데 그녀는 그의 생각만큼 상처를 받지 않은 것 같다. 밝은 표정, 밝은 목소리로 그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놀라서 그녀를 쳐다보는 우혁. 그가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고 하는데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것인가?

“괜찮다고?”

“응. 괜찮아. 나 우혁 사랑해. 우혁, 나중에 나 사랑해. 그럼 괜찮아.”

이제야 그녀의 뜻을 알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고 자신을 사랑하게 되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다. 이것은 우혁도 세실리아도 서로의 관습과 도덕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오해이다. 특히 먼저 그가 깨달았다. 그녀가 뭔가 잘못 알고 있다고.

“세실리아, 그건… 설명하기 힘들지만 한 번 말해볼게. 네가 알아들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 난 있잖아. 너를 사랑한다고 약속할 수는 없어. 앞일을 기약할 수 없다는 말이야. 무엇보다도 현재 나를 사랑해주고 내가 사랑하는 그녀를 배신하기는 싫어. 그러니까 널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야. 그러니까…”

말을 하면서 중단한 우혁. 도무지 앞뒤가 제대로 맞지 않는다. 그녀를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다? 그를 사랑하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다고 멀리 떠나보내지 않고 가족처럼 생각하며 평생 그녀를 지켜준다고 말을 하는 것. 이 무슨 이기적인 심보인가?

“휴우, 어려운 문제구나.”

어렵다. 하지만 간단한 문제일수 있다.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미래와 세실리아. 그가 더 사랑하는 쪽을 선택하면 답을 얻을 수 있는 명쾌한 문제다. 단지 그것이 싫을 뿐. 왜냐하면 지금 그의 마음은 자신의 앞에 있는 인어에게 가 있기에.

결국 미래에게 상처를 주기 싫어서 앞에 있는 세실리아에게 상처를 주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엾은 인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왔는데,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난 솔직하지 못하다, 난 솔직하지 못해…’

그는 이 순간 자책한다. 솔직하지 못한 자신의 마음. 사랑이 자기 마음대로 제어가 되는 감정인가? 결코 그럴 수 없다. 그런데 왜 그는 현실에 무릎을 꿇고 마는가? 세상에 모든 편견을 다 깨트리겠다고 다짐하며 그것을 위해 수영을 시작했던 사람이 말이다.

“시간이 필요해…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혼자 중얼거린다. 세실리아는 여전히 그를 바라보고 있고, 그는 그 시선을 외면한다. 어쨌든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을 이 일에 대해서 좀 더 심사숙고하겠다는 뜻이다. 감정과 생각. 내적갈등의 시작이다. 아마 앞으로 계속 될 이 갈등의 시작. 그를 힘들게 할 것이다. 그리고 결론을 빨리 내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도 오랫동안 힘들게 할 것이다.

“세실리아, 그래도 넌 거기서 자. 난 여기서 잘 테니. 결코 내려와서는 안 돼. 알았지?”

고개를 끄덕이는 세실리아. 그는 참 ‘안 돼’라는 말을 너무 많이 한다. 너무 규칙이 많다. 자유롭게 물살을 헤치며 살아왔던 그녀가 그의 이런 규칙들에 적응을 하는 것은 그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이다. 그래서 동의를 하고 있다. 지금은 말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올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우혁이 세실리아를 제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래저래 한 사람과 한 인어의 크루즈 여행은 복잡한 심경이 담긴 여행이 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많은 결정을 담게 될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

============================ 작품 후기 ============================

작가가 내상을 입고 있습니다. 슈우우욱~ 퍽. 크아아아악. 일단 써 놓은 것 다 방출하고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되짚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말씀이라도 좋으니 조언 부탁드립니다. 욕을 해주셔도 좋으니... 일단 고칠 점이 있다면 고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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