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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70화 스캔들

“저, 싸인 좀.”

또 왔다. 얼굴에 주근깨가 가득한 여성. 그가 우혁에게 종이를 내민 것이다. 사실 그는 싸인을 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그래서 그에게 싸인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그냥 자신의 이름을 써 주고 있다. 단지 말은 별로 하지 않았다. 웃음이라거나 그런 것은 더욱 더 없다. 차가운 모습 그대로다. 사실 지금 친구와의 저녁식사를 자꾸 방해 받아서 조금 짜증이 난 상태다.

“감사합니다.”

그의 싸인을 받고 고개를 숙이고 간 여자. 자신보다 더 나이가 들어 보이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다시 칼질에 열중한다. 분명 누군가가 또 올지도 모른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스테이크 재료를 사서 집에서 해 먹을 걸 그랬다.

“팬들 잘 챙겨. 네 광고 보고 네가 선전한 물건 사 주는 사람이야.”

“알아. 그래서 참고 있는 거야.”

빛나가 그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 잘 달래고 있다. 아슬아슬하다. 폭발할 것 같아서. 그래도 꾹 눌러 참고 있는 그가 대견하다.

“친구와의 시간을 자꾸 방해만 받게 되잖아. 그래서 그런 거야.”

친구란 말. 그녀가 선언했고 이제는 확실히 선을 그은 그 말이다. 그런데 그 말을 듣는 그녀의 가슴은 왜 저릴까? 당연한 아픔이다. 그녀는 그 날 이후 단 한 번도 그를 생각하지 않은 날은 없었다.

안 보는 척 하지만 훈련장에서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그녀의 눈에 다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번복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두려움도 컸다. 그와 연인이 되려고 하다가 평생 그의 옆에서 떠나야 할 일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는 공포. 그것이 지금의 관계를 만든 것이다.

이제 친구로서 그의 곁에 남고자 한다. 아니 친구라는 이름을 쓰고 그의 곁에 붙어 있고 싶었다. 아직까지는 그 누군가와 연인이 되기는 싫다지 않은가? 그녀는 아직 모르고 있다. 그와 미래의 관계를.

“그래도 웃어 줘.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웃음을 가진 사나이잖아.”

“낯간지럽다. 그만 해라.”

“사실은 사실이니까.”

“됐다. 나중에 돈 많이 벌면 레스토랑 하나를 다 빌려야겠어. 친구와 단 둘이 정찬을 할 수 있도록. 그럼 이런 충고도 안 들을 수 있잖아.”

이 말. 듣는 사람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표현이다. 마치 빛나를 위해서 레스토랑을 전세 내겠다는 뜻이니. 그녀는 뛰는 심장을 주체할 수 없다. 자꾸 감정선을 건드리는 그가 얄밉기까지 하다.

“와인 마실까?”

“술도 마셔?”

“거의 안마시지.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그녀의 제안에 와인을 주문했다. 곧 이어 능숙하게 한 잔씩 따라주는 레스토랑 직원. 그녀는 그 잔을 든다.

“자, 무엇으로 건배 할까?”

“내년 아시안 게임 금메달.”

“역시, 최우혁 못 말려. 도대체 네 머릿속에는 수영 말고 아무것도 없구나.”

“그렇지는 않아. 하하하.”

드디어 웃음이 터졌다. 매력적인 그의 미소. 주변 사람들, 특히나 많은 여자들이 이 장면을 핸드폰으로 찍었다. 그렇게 찍은 사진은 급속도로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개인 이동 통신. 이 기물이 만들어 내는 신속한 장면.

“그럼 뭐가 더 있는데?”

“당연히…”

요즘 그의 머리를 많이 채우고 있는 것 중 단연 1위가 바로 미래다. 그의 여자 친구. 어쩌면 그녀의 이름대로 함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자신의 동반자. 아직 너무 어려서 그것까지는 힘들지만 상상은 자유다.

“참, 할 말이 있어. 이것은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서.”

“뭔데? 갑자기 진지한 얼굴이네. 폭탄선언을 할 것만 같아.”

“맞아. 폭탄선언 비슷한 거야. 우리 이제 친구니까 이해해 줄 것으로 믿고 말하려고 하는데…”

“뭐든지. 설마 여자 친구가 생겼다는 이야기는 아니지?”

그녀는 가장 확률이 낮은 이야기를 던져 보았다. 당연히 아닐 거라 믿으면서. 그런데 스테이크를 썰고 있는 그의 손이 멈추었다. 그는 와인을 들고 다시 목을 축인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아마도 그녀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대답이었을 것이다.

“맞아. 너한테 축하받고 싶어.”

“…….”

그녀의 반응. 역시나 스테이크를 써는 손이 멈추어졌다. 상당한 충격. 거기다 가슴은 왜 이렇게 아픈지.

“혹시… 미래야?”

“응. 맞아.”

그의 목소리가 작아진다. 그는 잘 알고 있다. 둘은 경쟁자였다는 것을. 그 사이에 놓인 그는 매우 곤란했었고, 그것으로 인해 갈등도 많았다. 이제 종지부를 찍었다. 어쩌면 친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그를 엄습하고 있었다.

“잘 됐네. 정말 잘 됐다.”

그녀의 손이 다시 스테이크를 썰기 시작한다. 비록 그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못하지만 침착 하려고 애쓰고 있다. 목소리가 살짝 떨리기는 하지만 우혁이 눈치 챌 정도는 아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

“그럼. 왜? 내가 어떻게 반응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 우리 친구잖아.”

“그렇지. 맞아. 그래서 이야기 한 거야. 이제 우리 친구니까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맹세코 말하지만 부모님한테도 아직 말 안 했어. 그러니까 우리 둘 사이를 알고 있는 사람은 네가 첫 번째야.”

그의 목소리가 많이 낮아졌다. 주변에 들릴 것 같아서이다. 다행히 사람들은 자신들의 대화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았다. 가끔 그를 보기는 하지만 그의 대화 내용을 엿들으려고 노력하는 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정말이야? 그런 영광까지 주다니. 그래도 우혁아, 부모님께는 말씀 드려. 그래야 하지 않겠어?”

“그렇지. 맞아, 네 말이. 가끔 참 나는 못된 아들인 것 같아.”

자조 섞인 그의 한탄. 부모님께 자주 연락도 못하는 불효자다. 빛나에게 먼저 말을 했다는 공치사를 하는 게 자랑이 아니다. 아무리 내리사랑이라지만 자신을 위해 인생을 희생하신 분들인데…

“오늘이라도 이야기 해. 딱 좋네. 크리스마스 핑계로 전화도 드리고.”

“응. 그래야지. 역시 난 좋은 친구를 둔 것 같아.”

그의 말이 자꾸 폐부를 찌른다. 친구라는 말. 아프다. 그 명사의 범위에서 벗어나고만 싶었는데. 하지만 어쩌겠는가? 생각해보니 자신이 경쟁에서 내려왔다. 미래는 경쟁자가 없는 그 순간 수월하게 승리를 쟁취한 것이다. 그녀에게 져서 억울한가? 그렇지 않다. 사랑은 게임이 아니다. 이제 그의 곁에서 친구로 남는다는 게 미치도록 슬펐다. 지금 그녀가 눈물을 꾹 참고 있다는 사실은 절대 모를 것이다. 모르게 해야 한다. 이 감정을 들키면 친구로라도 남지 못할 테니.

다만 어디 가서 울고 싶다. 충분히 울고 나서 자신의 마음을 달래고 싶다. 이제 자신이 썰고 있는 이 스테이크는 더 이상 먹고 싶지 않다. 제대로 체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나가자고 말 할 자신이 없었다. 그가 미래와 사귄다고 말하자마자 나가는 것은 모양새가 그렇지 않은가? 그나마 좋은 핑계가 생겼다. 그에게 전화가 온 것이다. 이 때 화장실은 간다는 핑계로 일어선 빛나.

“여보세요?”

- 나야.

“이 시간에 웬 일이야?”

미래의 전화다. 그런데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무언가에 화가 난 목소리다.

- 지금 빛나랑 있어?”

“응. 어떻게 알았어?”

- 어떻게 알긴. 네가 실시간 1위야. 크리스마스이브인데 네가 그것을 제쳤어.

전화를 하는 상황에서 검색어를 볼 수는 없다. 당연히 그녀에게 물어야 하는데 대충 짐작이 갔다. 지금 자신을 쳐다보는 많은 여성들. 그 중에는 핸드폰을 들고 여전히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었다.

“지금 무슨 생각 하고 있는 거야?”

- 안 좋은 생각.

“왜? 난 모르겠어. 내가 잘 못 한 거니? 빛나랑 나는 친구야.

- 친구? 남자와 여자 사이에 친구라는 말이 성립할 것 같아? 그건 둘째 치고 너 그냥 수영선수 아니야. 공인이야, 공인. 그렇게 여자랑 활보하고 다니면 바로 스캔들 터지는 공인이란 말이야. 그러니까…

그녀가 흥분을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친구에 대한 정의를 잘 못 알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을 했다. 그러느라 그녀가 계속 그녀가 하는 말을 한 귀로 흘릴 수밖에. 약간 화가 났다. 도대체 자신이 무엇을 잘못한지 알 수가 없었다. 한참을 그렇게 듣고 있었다. 아무 반응도 없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은 미래.

- 여보세요? 여보세요? 듣고 있어?

“말해.”

- 지금 너 화난 거니? 화는 내가 내야 하는 거 아냐?

“맞아. 나 지금 화가 났고, 너도 화를 내야 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화가 났다면 미안하다. 하지만 지금 내가 사과를 해야 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더 전화하고 싶지는 않아. 나중에 보자. 얼굴 보고 이야기 하자고.”

전화를 끊은 우혁. 다시 그녀에게 전화가 왔지만 받지 않았다. 잠시 후 빛나가 나오고 나서 그는 그 기색 그대로다. 그녀는 그가 뭐에 화가 났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신이 잘 못한 것은 없었다.

“내가 뭐 실수했니?”

“아냐, 너 때문에 그런 거.”

“그럼…”

“됐다. 이제 들어가자. 여기 불편해. 사람들이 계속 찍고 있으니 말이야.”

갑자기 일어나는 그는 계산을 치르고 밖으로 나갔다. 그의 뒤를 따라가는 빛나. 아마도 오늘 택시잡기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택시운전사들은 대목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결국 지하철을 선택한다.

그들이 향하는 방향.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한 사람을 선택했고, 다른 한 사람은 친구로 남았다. 그런데 다시 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스무 살이다. 스물 하나로 되기 며칠 전이다. 아직 젊은 그들. 작은 것에 흥분하고 싸우고 갈등하다가 화해하는 나이다. 물론 오늘 일은 작다고 보기에는 큰일이다. 그래서 파장도 작지 않을 것 같다.

============================ 작품 후기 ============================

지적이야 상관 없지만 이상한 댓글 좀 달지 말아주시기를. 연참하기 싫어지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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